샤워를 마치고 도윤의 가운을 대충 걸친 서우가 욕실 문을 열고 나왔다.젖은 머리카락에서 아직도 물방울이 똑똑 떨어져 내렸지만, 그는 상관없다는 듯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화장품은 뭐…….”말을 하던 서우의 입술이 눈 앞의 광경에 그대로 멈췄다.“……와.”짧은 숨이 새어 나왔다.넓은 거실 한복판, 카펫 위에 두툼한 요와 이불이 길게 펼쳐져 있었다.“어때? 꼭 캠핑 온 거 같지 않아?”베개를 안고 나온 해인이 해맑게 물었다.“캠핑……, 보다는 난민촌에 가깝지 않아?”“뭐? 그건 좀 너무 했어!”새초롬한 말투와 달리 해인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나란히 베개 3개를 놓았다.“아무튼 우리 오늘 여기서 다 같이 잘거야.”“어?”서우가 토끼눈을 하고서 도윤을 쳐다봤다.“내 제안 아니야. 해인이가 하자니까 하는 거지.”도윤은 여전히 수트 차림이었다. 넥타이만 간신히 풀어 내린 그는, 젖은 머리로 서 있는 서우를 불쾌한 듯 훑어내렸다.“난 씻고 나올 테니까, 허튼짓하지 말고 있어.”도윤은 경고하듯 서우를 쏘아보고는 제 방으로 들어갔다. 묵직한 방문이 닫히자마자, 거실에는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서우야, 이리 와봐.”이불 모서리를 정리하던 해인이 손을 까딱이며 서우를 불렀다.“서우야, 이리 와봐.”이불 모서리를 정리하던 해인이 손을 까딱이며 서우를 불렀다.“왜?”툴툴거리며 서우가 다가서자, 해인은 그를 제 방쪽으로 끌고 갔다.“뭐 하려고?”“로션 발라야 한다며, 내꺼 쓰는 게 훨씬 나을 거야. 오빠꺼 쓰면 상처 아플 걸?”“아, 됐어. 그럼 그냥 안 바르면 되지. 무슨 여자꺼까지.”“안 돼. 어차피 연고도 발라야 하니까, 이리 앉아봐.”해인은 기어이 서우를 화장대 앞 보조 의자에 앉혔다. 그는 이 상황이 황당하면서도, 제 팔목을 잡아끄는 해인의 손길이 의외로 단단해서 순순히 엉덩이를 붙였다.“머리는 또 왜 이래. 수건으로 대충 털기만 하면 다야? 나중에 대머리 된다.”해인이 드라이기를 꺼내 전원을 켰다. 우우웅. 소음이 방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