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는 방향을 틀었다.그렇게 해가 뜨고 지기를 반복하는 사이, 어느덧 보름이 훌쩍 지났다.마차는 관도를 따라 계속 내달렸다.삼월로 접어들면서 남쪽으로 향할수록 날씨는 한결 온화해졌다.길가에는 들꽃들이 바람에 나부꼈고, 하늘에는 새 떼가 자유로이 날갯짓을 했다.강유영은 창밖 풍경을 내다보며 모처럼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아씨, 저 앞에 역잔이 보이네요. 객잔과 다루도 있는데, 잠시 쉬어 가실까요?”마부석에 앉은 단비가 돌아보며 물었다.“찻집에 가서 요깃거리로 할 만한 다과가 있는지 살펴보자꾸나.”강유영은 손으로 햇살을 가리며 저만치 늘어선 누각들을 내다보았다.“예, 아씨.”단비는 쾌활하게 대답하며 찻집 앞 공터에 마차를 세웠다.“강 소저?”마차에서 내려 찻집으로 들어서려던 찰나, 밖에서 누군가 놀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강유영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도경진이 놀란 표정으로 서 있었다.“도 대인?”도경진은 분명 경성의 요직을 맡고 있었다.그런 그가 왜 수백 리나 떨어진 이곳에 불쑥 나타난 것일까?“소저께서 어찌 이런 곳에 계십니까?”도경진 역시 이 우연이 믿기지 않는 듯 놀라움과 의문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강유영에게 다가가며 가슴이 두근거렸다.맑고 깨끗한 얼굴, 흰 피부는 여전했다.예전보다 야윈 듯했으나, 주눅 들어 있던 과거와 달리 한결 생기가 돌고 눈빛도 또렷했다.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한 재회에 그는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았다.“말하자면 깁니다.”강유영은 복잡한 사연을 얼버무리고는 가볍게 웃어 보였다.“어찌 되었든, 저는 더 이상 진국공부에 머물지 않습니다. 양주에 터를 잡고 조용히 지낼 생각인데, 대인께서는 어찌 이곳에 계십니까?”그녀도 말을 건네며 그를 찬찬히 살폈다.그림처럼 수려한 이목구비와 반듯한 군자의 풍모는 여전했다.“고과를 무사히 마쳐, 소주 통판으로 발령받았습니다.”도경진은 애써 감정을 누르며 머뭇거리다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소저, 저와 함께 소주로 가시는 것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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