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령은 고개를 숙인 채 얼음처럼 차가운 손가락을 주먹으로 쥐며 끄덕였다.“내 큰아들의 직업은 너도 알고 있을 거야. 아무리 압박해도 결혼하려 하지 않아. 일이 너무 바쁘고 위험하며 언제든 나라와 국민을 위해 희생할 각오로 하루하루를 산다고 해. 그래서 이제 내 모든 희망은 강산이에게 걸려 있어.”허서령은 무겁게 숨을 내쉬고 슬픔을 참으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아저씨,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강산 씨와 다시 만나지 않았고, 그 사람의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해.”지상훈은 한숨을 쉬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아이는 한 번 마음 먹으면 바꾸지 않고, 지나치게 순정적이고 집요해. 너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네가 혼자 있는 한 그 아이도 영원히 혼자일 거야.”허서령의 심장은 반복해서 쥐어짜듯 아팠고, 붉어진 눈은 눈물로 젖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지상훈을 바라보았다.“아저씨, 무슨 뜻이세요?”지상훈은 진지하게 말했다.“떠나거나 결혼해야 해. 제산시에 안정적인 직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으니, 차라리 결혼해.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해? 내가 소개해 줄게.”허서령은 씁쓸하게 웃었다. 탁자 아래의 손을 말아 천천히 주먹을 쥐자 손톱이 손바닥 살을 깊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 통증도 심장이 아픈 것의 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했다.“미안하다. 서령아, 나도 정말 이 아들을 어찌할 수 없어. 그래서 너에게 부탁하는 거야.”허서령은 가슴이 무언가에 막혀 곧 질식할 듯했다.그녀는 입을 살짝 벌려 숨을 내쉬며 태연한 척했다.“마음은 감사합니다. 저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으니 굳이 아저씨께서 소개해 주지 않으셔도 돼요.”“이 일은...”“알아요. 이게 아저씨의 뜻이라는 사실을 강산 씨에게 알리지 말라는 거죠? 부자 관계가 나빠질 테니까요.”“그래.”“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결혼할 때 강산 씨에게 청첩장을 보낼게요.”허서령은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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