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지강산은 이제 화면의 데이터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내 사진은 왜 달래?”지은영은 허서령에게 엄청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차마 털어놓지 못했다.“그냥 오빠가 아직 살아 있는지 보고 싶대.”지강산은 더 말하지 않고 다시 일에 몰두하며 감정을 마비시켰다.사진 보정을 끝낸 지은영은 만족스러운 듯 몰래 웃고는 허서령에게 보냈다. 자기가 보정한 사진이라 그런지, 본인은 전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사진을 본 허서령은 소파에 힘없이 무너져 내리며 눈물이 눈가에 가득 고였다.사진 속 지강산의 얼굴에는 핏기 한 점 없었다. 입술은 터지고 각질이 벗겨졌으며, 눈은 깊게 들어가 얼굴이 몹시 수척했다. 고작 이틀 만에 자신을 심하게 혹사해 살이 쏙 빠진 듯했다. 몸에 감은 붕대는 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이불까지 온통 피투성이였다.허서령은 떨리는 손으로 지은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물이라도 마시게 하고, 죽 같은 것도 조금 먹여 줘.][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아서 지금은 링거로 겨우 생명 징후만 유지하고 있어요.][상처에서 피가 나는데 왜 의사를 불러 지혈하지 않는 거야?][깨어난 뒤로 아무도 자기 몸에 손대지 못하게 해요.][왜 그렇게까지 삶을 포기한 사람처럼 구는 거야?][살아 봐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나 봐요.][아직도 나를 만나기 싫대?][네.]...그 뒤 일주일 동안 허서령은 지은영의 메시지를 통해서만 지강산의 소식을 들었다.그는 병원에 고작 일주일만 머문 뒤 퇴원했다.지은영의 말로는 지강산의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몸도 점점 쇠약해진다고 했다.그 탓에 허서령의 감정도 크게 흔들렸다. 매일 정신이 반쯤 나간 채 그를 걱정하고 그리워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었다.그렇게 여드레째가 되었다.정오, 그녀는 소준혁과 법원에 가서 재판에 참석했다. 첫 공판은 꽤 순조롭게 진행됐다.법정을 나온 소준혁이 함께 저녁을 먹자고 했지만, 그녀는 거절했다. 차로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말도 거절했다.일할 때만 그나마 괜찮았다. 조
“그러니까 그런 척하면 되잖아!”지강산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허서령의 죄책감에서 비롯된 동정을 원하지 않았다.떳떳하지 못한 거짓말로 그녀가 잠시 돌아오게 해 봤자, 똑같은 악순환만 되풀이할 것이다.“필요 없어. 이 이야기를 또 꺼낼 거면 너도 돌아가.”“알았어. 오빠 말 들을게.”“앞으로 그 사람 이야기도 꺼내지 마.”“알았어. 오빠, 이번에 큰 고비를 넘겼으니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거야.”지은영은 그의 손을 붙들고 진심으로 안도했다.“나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앞으로는 이렇게 무모하게 굴지 마.”“안 그럴게.”지강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미안해. 은영아, 걱정하게 해서.”...병원을 나온 뒤로 허서령은 온종일 넋이 나간 사람처럼 지냈다.경찰은 금고를 훔쳐 간 도둑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그녀는 업무를 처리한 뒤 법원에 배상금의 절반을 냈다.다음 날 저녁 무렵, 이은경이 지하철역 밖에서 그녀를 가로막았다.법원이 돈을 송금해 주었지만 이은경은 몹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따졌다.“왜 절반밖에 안 돼?”허서령은 이은경의 모습을 훑어보았다.그녀는 환경미화원 복장을 하고 손에는 빗자루까지 들고 있었다. 아마 근처에 자리를 잡고 환경미화원 일을 구한 모양이었다.허서령이 담담히 대답했다.“지금은 돈이 부족해요. 나머지는 조금 뒤에 드릴게요.”이은경이 콧방귀를 뀌었다.“그 지씨 성을 가진 남자 친구는 돈이 많다며? 대신 다 갚아 주겠다고까지 했잖아.”“우린 결혼하지 않았으니 그 사람이 이 돈을 대신 낼 이유가 없어요. 남은 배상금을 받고 싶다면 얌전히 계세요. 또 저를 괴롭힐 생각을 하면 나머지 돈도 절대 주지 않을 거예요.”“네 아버지 명의로 정기예금도 있다던데. 법원에 신청해서 네 아버지 계좌를 동결한 다음 남은 돈을 가져오면 되겠네.”허서령이 흠칫했다.“누구한테 들었어요?”이은경이 대답했다.“네 남동생.”또 그 이기적인 남동생이었다. 허서령은 어이가 없었지만 꾹 참고 이은경의 곁을
VIP 병실 앞, 허서령은 벽에 기대선 채 지씨 집안 사람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들은 병실에서 나왔다.지은영은 마지막으로 나와 허서령 앞에 섰다.“서령 언니, 돌아가요.”“나도 들어가서 잠깐 만나 보면 안 될까?”허서령은 긴장한 채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초조함을 감출 수 없었다.지은영은 고개를 저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미안해요, 언니. 둘째 오빠가 언니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요.”“왜?”허서령이 당황해 다급히 설명했다.“난 소준혁이랑 혼인 신고 안 했어. 강산 씨 친구의 아내도 아니야. 그냥 강산 씨를 한번 보고 싶을 뿐이야. 얼마나 다쳤는지, 괜찮은지 확인만 하게 해 줘.”지은영은 슬픈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괜찮지 않아요. 갈비뼈도 부러지고 두 다리도 못 쓰게 됐어요. 평생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대요. 오빠는 언니에게 완전히 실망해서 더는 아무 관계도 맺고 싶지 않대요. 그냥 가 달라고 했어요.”허서령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지강산이 평생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만 귓가에서 울렸다.두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다 벽에 기대서야 겨우 몸을 지탱했다.죄책감에 사로잡힌 가슴은 바늘로 찌르는 듯 아팠다. 차갑게 식은 손을 주먹 쥔 채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깨물며 심장에서 퍼지는 고통을 억눌렀다.지은영은 더 말하지 않고 병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허서령은 문 앞에 아주 오랫동안 서 있다가 몸이 더는 버티지 못할 지경이 되어서야 벽을 짚고 밖으로 걸어갔다.하지만 병원을 떠나지는 않고, 병원 정문 밖 화단 가장자리에 앉아 어둑해진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가슴은 텅 빈 듯했다....병실 안에서는 지강산이 이미 깨어나 있었다.왼쪽 허벅지 뼈가 골절돼 고정 장치를 하고 있었고, 갈비뼈가 부러져 붕대를 감고 있었다. 이마와 팔에도 상처와 찰과상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했다. 지은영이 허서령에게 말한 것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지씨 집안 사람들은 그의 부상이 대부분
손이 너무 심하게 떨려 물이 조금 넘쳤다. 그녀는 컵을 천천히 입가로 가져가 한 모금 마셨다.숨 쉬는 것도, 삼키는 것도 아팠다.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컵을 옆 바닥에 내려놓고 다리를 끌어안아 얼굴을 무릎에 묻었다.지태일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였다.“강산이는 한 번도 너를 포기한 적이 없어. 너의 아버지 사건은 재심에 필요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나에게 따로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어. 그 아이는 계속 버티고 있는데 너는 왜 이렇게 쉽게 포기하는 거야?”이미 다 말라 버린 줄 알았던 허서령의 눈물이 다시 조용히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두 어깨를 들썩이며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걷잡을 수 없이 흐느꼈다.긴 의자 쪽에는 지씨 집안 사람들이 함께 앉아 있었다.큰어머니 도미란이 화를 내며 물었다.“강산이가 왜 교통사고를 당한 거야? 운전자는 대체 어떻게 차를 몬 거니?”지은영은 코를 훌쩍였다.“운전자 잘못은 아니에요. 그 사람도 억울해요. 둘째 오빠가 도로 상황도 보지 않고 미친 듯이 달려서 무단횡단하다 사고가 난 거예요.”도미란은 놀랐다.“왜 그런 짓을 했어?”지은영은 고개를 숙였다.“서령 언니가 준혁 오빠와 구청에 가서 혼인 등기를 하려 했거든요. 오빠가 완전히 이성을 잃었어요.”“또 허서령이야.”도미란은 주먹을 쥐고 이를 악문 채 분노했다.“그 아이는 강산이를 대체 어디까지 망쳐야...”말을 끝내기도 전에 지용식이 매섭게 끊었다.“강산이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은 게 서령이와 무슨 상관이야? 무슨 일이든 그 아이 탓으로 돌리지 마.”도미란은 숨을 가라앉히며 구석에 있는 허서령을 흘겨보았다.지상훈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혼잣말했다.“그래, 결과는 내가 책임져야지. 전부 내 잘못이야.”“여보, 그게 무슨 뜻이에요?”하선희는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울먹여 물었다.지상훈은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그때 의사가 수술실 문을 열고 나왔다. 거의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도미란도 지용
허서령의 세계는 그 순간 모든 소리와 색을 잃었다. 그녀는 거의 미친 듯한 속도로 달려 지강산의 곁에 멈췄다.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했고 눈에는 짙은 핏빛만 보였다. 그 색이 심장을 불태웠다. 목이 무언가에 막혀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온몸은 저리고 떨렸다.갑자기 두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눈물이 시야를 가린 채 떨리는 손으로 지강산의 손가락을 천천히 만졌다. 입을 벌렸지만 그의 이름조차 부를 수 없었다. 거대한 손이 심장을 짓뭉개는 듯 뼛속까지 아팠다.지강산은 피로 가득한 바닥에 엎드린 채 숨도, 의식도, 움직임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소준혁은 전화를 걸고 있었고 사고를 낸 운전자도 전화 중이었다.지은영은 두 무릎을 꿇고 온몸을 떨며 눈물을 머금은 채 손을 내밀어 코앞의 숨을 확인했다.모두가 2차 부상이 걱정돼 함부로 몸을 건드리지 못했다. 구조대를 기다리는 시간은 허서령에게 몇 번의 생을 보내는 것처럼 길었다.구급차와 교통경찰이 거의 동시에 도착해, 가장 먼저 지강산을 들것에 실었다.창백한 입가에서 피 섞인 거품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을 본 순간, 찬란한 별 하나가 곧 떨어질 것 같았다.허서령은 차갑게 떨리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절망과 슬픔 속에서 그녀의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그저 너무 아프다고만 느꼈다. 하지만 지금의 슬픔은 단순히 아프다는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지강산이 살지 못한다면 자신도 살지 않겠다는 절망이었다.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그녀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허서령은 이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지은영은 구급차에 함께 탔다. 정신이 아득한 가운데 소준혁이 그녀의 손을 잡아 차에 태운 뒤 시동을 걸고 구급차를 따라갔다.허서령은 고통 때문에 머릿속이 완전히 새하얘졌다. 시간은 낫처럼 계속 심장을 베고 피를 뽑아내는 듯했다.병원 응급실 앞에 도착한 그녀는 온몸에 힘이 풀린 채 구석에 쪼그려 앉아 차가운 몸을 꼭 감쌌다. 눈물조차 더는 나오지 않아 그저 조용히
“오빠, 같이 가!”지은영은 침대 위의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뒤를 쫓아 나갔다.지강산은 앞뜰로 달려가 지은영의 차를 보았다. 차고보다 훨씬 가까웠다. 마음이 급했던 그는 차고에 자신의 차를 가지러 갈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뒤따라 달려온 지은영에게 돌아서 외쳤다.“차 키 줘.”지은영은 열쇠를 꺼내 손에 꼭 쥐었다.“어젯밤 몇 시까지 술 마셨어?”“몰라. 새벽 세 시나 네 시쯤이었나. 기억 안 나.”지강산은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에는 조급함이 가득했고 다급히 외쳤다.“시간 없어. 열쇠 줘.”“안 돼. 술 마신 지 얼마 안 돼서 지금 운전하면 음주운전이야.”지은영은 그를 밀어내고 문을 열어 운전석에 앉았다.“타. 내가 구청까지 데려다줄게.”“그래.”지강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차 앞을 돌아 조수석에 앉은 후 재빨리 안전벨트를 맸다.지은영은 시동을 걸고 넓은 저택을 빠져나갔다. 차가 나가자 대문은 자동으로 닫혔고 철컥 소리와 함께 잠겼다.왼쪽 담벼락에 세로로 붙은 현판에는 세 글자가 선명했다.[강령원].차와 사람이 뒤엉킨 도심 거리는 아침부터 몹시 막혔다. 지강산에게 일분일초는 고문과 같았다. 그는 창문을 열어 아침 바람을 들이며 몸에 남은 술기운을 깨우려 했다.팔꿈치를 창틀에 댄 그는 표정이 차갑고 무거웠다. 충혈된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이틀 밤사이에 자신을 한없이 괴롭힌 탓에 초췌하고 나이 들어 보였으며 기운도 없었다.“더 빨리 가.”지강산의 목소리는 차갑고 다급했다.“도심 간선도로에는 제한속도가 있어. 오빠!”지은영은 난처했다.지강산은 앞길이 그나마 막히지 않은 것을 보며 더욱 다급하게 말했다.“액셀 밟아. 은영아, 더 빨리.”지은영은 안전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속도를 높인 뒤 고개를 돌려 지강산을 한 번 보았다.‘밝고 햇살 같던 둘째 오빠가 어쩌다 자신을 이 지경까지 몰아붙였을까...’이미 초췌하고 지친 데다 잃을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는, 슬픔에 잠긴 초라한 남자가 되어 있었다.지강산은 어려서부터 부족한
공기가 얼어붙은 것처럼 정적이 내려앉았다. 주변의 소음이 잦아들고 세상의 색채가 빛을 잃어가는 가운데 오직 지강산만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연한 블루 반팔 셔츠에 블랙 바지 차림의 지강산이 청량하면서도 멋진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평범한 출근룩이었음에도 조각 같은 이목구비, 탄탄한 몸매와 훤칠한 키 덕분에 우아하고 기품이 흘러넘쳤다.그가 깊고 어두운 눈으로 빤히 쳐다보자 허서령은 저도 모르게 긴장감에 휩싸였다.소유하가 슬리퍼를 가져와 지강산의 앞에 놓으며 살갑게 굴었다.“오빠, 신발 갈아 신어.”하지만 지강산은 아무 반응
다음 날.업무를 마친 허서령이 휴대폰을 들어 심인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인혜야, 깼어?][어, 깼어.][시욱 씨랑은 어떻게 됐어?][얘기 잘 끝냈어. 시욱 씨가 양보하기로 해서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해.][미안해서 어떡하지? 지금 손에 엄청 중요한 사건이 하나 있거든. 다음 달에 출장 가야 할 것 같아. 들러리 못 서줄 것 같은데... 이번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양쪽의 비주얼 담당 두 사람이 다 못 온다고? 둘이 짰어?][그게 무슨 소리야?][지강산 씨도 일이 생겨서 못 온대.]지강산 역시 허서령을 만나고
허서령은 진심으로 겁이 났다.지난번 사람들이 북적이는 호텔에서도 허서령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지강산이었다.지금은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인 데다가 아파트 복도에 인적도 끊겼다. 지강산이 또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강산 씨도 여기에 올 줄은 몰랐어요.”허서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현관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당장이라도 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칠 기세였다.“강산 씨 눈앞에 일부러 나타난 게 아니에요.”지강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말없이 구석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걸어가더니 피우던 담배를 비벼 꺼서 던져 넣었
병원 안.허서령이 수납을 마치고 영수증을 챙겨 병원을 나섰다. 그때 진성호가 뒤쫓아와 허서령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지난번에 내가 얘기했던 거 생각해 봤어?”허서령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진성호의 손을 뿌리치며 째려봤다.“미친놈.”진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러고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오만한 태도를 취했다.“허서령, 나한테 시집오면 배상금 1억 6천만 원을 주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 병원비도 낼 필요 없고. 게다가 너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은행에서 1억 원 대출받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