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저택의 거실 한복판에 홀로 앉아 있던 요스케의 어머니는 예고도 없이 단신으로 들이닥친 유진을 보면서 차가운 안색을 숨기지 않았다.“요스케는 어디 가고 네가 왔니?”유진은 주눅 들기는커녕 단정하고 매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무릎 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제가 이삿짐 풀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요스케와 같이 여기 오면, 어머니와 말도 못 섞게 하실 것 같고. 매일 얼굴 뵐 텐데 계속 어머님 불편하게 해 드릴 수는 없어서 요.”이제 그의 어머니는 그녀의 시어머니가 되었다.유진은 정중하고도 당당하게 그녀를 어머님이라는 호칭으로 모셨다.그때 어머니가 들고 있던 도자기 찻잔을 테이블 위로 신경질적으로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찻잔 위의 차가 아슬아슬하게 출렁였다.“나 불편 안하게 한다는 애가 옆 집으로 이사를 오니?”유진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그리고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잘못을 그녀에게 고백했다.“잘못 했습니다. 제가 미우신 거 알아요. 제가 어머니와의 오랜 약속을 저버리고 신뢰를 드리지 못했으니, 어머님께서 저를 미워하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제가 살고 싶어서요. 제가 어머님의 소중한 아들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어서 염치 불구하고 붙잡았습니다. 평생 남편과 이 가문을 위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아주 너 같이 여우 같은 애는 처음이다. 내가 너 이런다고 다 잊고 받아줄 거라고 쉽게 착각한 모양인데…… 어림없다.”“알고 있습니다. 제가 무리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부모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어머님 정이 그리워서요.”순간 어머니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날카로워졌다.유진은 도망치지 않고 그 매서운 시선을 똑바로 받아냈다.“이런 처량한 신파극을 늘어놓으면, 네가 널 불쌍하게라도 여길 거라고 생각하나 본데, 착각하지 마라.”그 서슬 퍼런 조롱에도, 유진은 오히려 더 우아한 미소를 지어보였다.대범하다 못해 오만한 유진의 여유로움에, 냉정함으로 무장했던 어머니의 눈가에 기분 나쁜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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