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Kapitel 251 – Kapitel 260

287 Kapitel

#250. 찬란한 선물, 이제 시작이야

치열했던 오후 유세의 열기가 식고, 밤의 정적이 묵직하게 내려앉아서야 우리는 비로소 차준호의 호텔 스위트룸에 발을 디뎠다.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각. 명색이 법적 부부가 된 우리의 첫날밤 문이 열렸다. 선거가 이제 열흘도 채 남지 않아 하루하루가 금쪽같은 시기였기에 선대위원장 이승은이 알면 기절을 할 만한 스케줄이었지만, 차준호는 오만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나를 이 공간으로 끌어당겼다.은밀하게 비껴가는 조명 아래, 우리는 마주 보고 앉았다.작년 크리스마스, 그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거절당했던 잔인한 자리이자······ 재작년 성탄절, 뜨거운 열기 속에서 그와 처음으로 몸을 맞대었던 바로 그 장소가 이곳인데.수많은 감정과 미련이 밀도 높게 얽힌 이 스위트룸에서, 우리는 부부가 된 첫날을 기념하는 조촐하고도 위험한 둘만의 파티를 열고 있었다.“신하늘, 와인 한 잔 할까?”나른하게 젖어 든 음성으로 와인을 권하는 이 남자는 내 안에 그의 작은 생명이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그의 깊은 눈동자를 쏘아보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난 대표님을 하루라도 더 살려서 남편으로 부려 먹을 생각이에요. 와인은 질색이니까 무알코올 샴페인으로 만족하세요.”사실 그 어떤 알코올도, 무알코올 음료조차도 아기와 그의 건강을 생각하며 고민했다. 내 단호한 태도에 차준호는 나지막하게 실소를 터뜨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와인 셀러 깊숙한 곳에서 의외의 포도주스 하나를 꺼내 들었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최고급 와이너리에서 상류층을 위해 한정 생산하는, 알코올이 단 0.01%조차 섞이지 않은 와인용 포도 착즙 원액이었다. 웬만한 빈티지 와인보다 구하기 힘든 물건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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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구원의 씨앗, 폭주하는 광기

나는 유세차 단상 위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시선만큼은 아래에 서 있는 차준호를 내리꽂듯 바라보았다.늘 세상의 꼭대기에서 타인의 머리꼭대기를 부감하던 오만한 남자가, 오직 나 하나를 위해 저 아수라장 같은 인파 속에서 평범한 유권자들과 손을 잡고 있었다.심지어 우리의 신접살림은 세종동 한구석에 자리한 내 작고 허름한 주택에 차려졌다. 차준호는 제 명의의 초대형 특급 호텔을 뒤로한 채, 언제 옮겨두었는지 주소지마저 내 집으로 올려둔 상태였다.남편이자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의 자격까지 갖추겠다는, 그다운 오만한 선언도 함께였다.[서 비서, CC그룹 지분도 확보 시작해. 신하늘에게 양도하도록.]멀리서 내지르는 유세 소음에 묻혀 직관적인 대사는 들리지 않았지만, 차준호의 입술 모양은 끊임없이 내 이름을 읊조리고 있었다. 서진원과의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는 나를 위해 새로운 권력의 판을 짜고 있었다.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그의 지휘는 서늘할 정도로 치밀했다. 자신이 세운 대기업을 이끄는 수장답게 일처리는 완벽했고, 정치판에 뛰어든 ‘배우자’로서의 행보 역시 독보적이었다. 한 손으로는 지지자의 투박하고 억센 손을 잡고 매혹적으로 미소 지으면서도, 다른 한 손으로는 대한민국 건설 지형을 흔들 파괴적인 명령을 서진원에게 내리고 있었다.그는 현재 내 삶을 완벽하게 받쳐주는 가장 든든하고 단단한 버팀목이었다.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던 그가 시시각각 나와 시선을 얽어왔다. 이내 그는 우아하게 유세차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자신이 마땅히 서 있어야 할 자리, 그리고 내가 당연하게 기대어 쉴 수 있는 거리까지 그는 망설임 없이 단 한 걸음에 다가왔다.나는 깊게 숨을 참아내며 마이크의 볼륨을 올렸다.“여러분! 저는 오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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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찬탈할 가치가 있다면 움켜쥐어야지

고미주는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바짝 쥐었다.제 품의 차진아는 자신의 인생을 어둠 속에 매몰시킨 근원이기도 했지만, 단 한 순간도 이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해 본 적은 없었다.뱃속의 어린 생명이 무슨 죄란 말인가. 임신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도망치듯 한남동 저택을 벗어났던 그날이 스쳐 지나갔다. 아비 없는 자식으로 키우는 것도 모자라,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간 사이 일어난 화재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딸을 볼 때면 고미주의 가슴은 피고름이 차오르듯 미어졌다.“엄마, 지금 표정 되게 심각해.”“너 그냥은 힘들게 안 해. 회장님한테 크게 보상해 달라고 할 거야.”고미주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절박하면서도 속물적인 진심을 비로소 힘겹게 토해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이었기에 자꾸만 못난 탐욕이 고개를 들었다.“하하, 엄마, 그건 당연한 거지! 회장님이 날 위해 공부 안 해도 되게 이 카페 옆에 커다란 식당 하나 차려주셨으면 좋겠다. 거기서 밥 먹고 엄마 카페에 차 마시러 오게.”그 말에 기가 막힌 고미주는 차진아의 등을 찰싹 때렸다.“어우! 무슨 또 식당이야! 너는 그냥 남들처럼 공부나 하라니까?”“엄마! 아파! 말로 해!”고미주가 잔소리를 쏟아내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카페 문에 달린 맑은 종소리와 함께 습하고 짠 바닷바람이 훅 끼쳐 들어왔다. 묵직하고 서늘한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돌린 고미주의 눈이 순식간에 경악으로 물들었다.“어머⋯!”차진아 역시 얼어붙은 채 입을 벌리고 마른침을 삼켰다.한때 손가락 하나로 대한민국 경제 지도를 좌지우지하던 거인이었으나, 지금은 몰라보게 수척해진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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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모두를 길들이는 그녀

제주도의 바닷바람은 분명 따뜻해야 마땅했으나, 지금 고미주의 피부에 닿는 바람은 뼈마디를 파고들 만큼 서늘했다.아직도 훤칠한 미중년의 아우라를 품은 그였다. 당당한 풍모와 세상을 호령하는 추진력, 그리고 손가락 하나로 거대 자본을 주무르는 무소불위의 부. 누구라도 한 번쯤 저런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열망하게 만드는,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쥐고 태어난 남자.그런 남자를 동경하고 사랑했으며, 끝내 아이까지 품었으나 철저히 버려졌던 고미주였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의 가슴속에는 미친 듯한 만감이 교차했다.자신과 차진아가 제주도 구석으로 밀려나 숨죽여 살 때 단 한 번 들여다보지도 않았던 사람인데, 한남동 저택에서 임신한 몸으로 도망쳤을 때조차 사람을 풀어 찾지 않았던 차진철이었다. 그랬던 남자가 제 발로 이 허름한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결국 차준호의 목숨이 벼랑 끝에 몰리고 나서야 움직였다고 생각하니, 고미주의 가슴 밑바닥에서 냉기가 차올랐다.“여기서 고생이 많았겠군.”죽을 때까지 다 쓰지도 못할 돈을 쌓아두고 세상을 조종하는 남자의 눈에는 이 아담한 카페가 시시하고 허름하게 보인 모양이었다.“저희는 아늑한 곳에서 잘 자고, 따뜻한 밥 먹으며 지내고 있었습니다.”그러나 의지와 달리 목구멍 끝이 파르르 떨려 나왔다.그 순간 옆에 있던 차진아가 고미주의 손을 꼭 쥐어 왔다. 마치 ‘엄마, 나 때문에 미안해’라고 말하는 듯한 주춤거리는 온기였다.고미주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자신의 전부인 아이가 왜 자신을 버린 아비 앞에서 이토록 죄인처럼 굴어야 한단 말인가.차진아는 늘 존재 자체가 제 인생의 걸림돌이라 평생 여겨 온, 가여운 아이였다.원인은 차진철이었는데. 그때 차진철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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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가장 고상하고 강렬한 전략

그날 오후. 선거 사무실 안은 그야말로 어수선함의 극치였다. 끊임없이 울려 대는 전화벨 소리와 팩스 출력음, 자원봉사자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한데 엉켜 묘한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사무실 한구석, 소파에 비스듬히 기댄 차준호는 노트북을 펼쳐 둔 채 서진원과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정밀한 감각은 온통 나를 향해 쫑긋 세워져 있었다.“후보님, 지금 네거티브 전략이야말로 가장 빠른 지름길이자 완벽한 치트키입니다!”이승은 선대위원장이 답답함에 가슴을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붉어진 얼굴로 서류 뭉치를 내미는 그녀를 향해, 나는 지금도 SNS에 ‘선대위원장님께 잔소리 듣는 중’이라는 글을 올리며 슬그머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런 구태의연한 선거 운동은 질색이라서요. 대중은 이미 다 압니다. 남을 깎아내리며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국회의원이 누구인지.”“후보님은 정치 신인이신 데다 현장 경험도 없습니다! 실제 선거판은 뚜껑을 열어보면 전혀 달라요. 유세조차 조용히 하시겠다니요. 게다가 왜 유세 차량에서 노래조차 못 틀게 하시는 겁니까?”이승은의 연속된 질타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패드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창가로 걸어가 세종동 마을의 풍경을 손끝으로 가만히 짚어 냈다.“아기를 키우는 집도 있고, 예민하게 공부하는 수험생도 있어요. 하루 종일 소음에 시달리다 보면 그 후보 이름만 들어도 싫어지지 않을까요?”“선거는 축제입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요!”물론 나도 아주 잘 알았다. 들썩이는 유세 차량을 졸졸 따라다니는 어르신들도, 익숙한 선거 송에 맞춰 흥겹게 춤추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저는 그 축제를 시끄러운 길거리 한복판에서만 즐길 생각이에요. 조용한 주택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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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침묵이 강력한 울림이 되는 순간

단 하루가 채 되지 않았는데.그 짧은 시간 동안 온라인 세상에서 벌어진 일은 가히 폭발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시작은 도국의 개인 SNS 계정에 기습적으로 올라온 15초짜리 릴스 영상이었다.노을이 사그라드는 잠실벌 초고층 레지던스를 배경으로, 소매를 접어 올린 루즈핏 흰 셔츠 차림의 도국과 단정한 검은 슈트를 입은 이아준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다.본래 선거 유세 곡 역시 도국의 대표 히트곡에 가사만 바꾼 형태였기에 대중에게는 더없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감각적이고 중독성 강한 비트 위로 도국 특유의 나른하면서도 절제된 춤선이 얹어졌다. 거기에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 수장인 이아준이 자기도 모르게 터뜨린 환한 웃음과 엉성하지만 힙한 몸짓이 더해진 순간, 알고리즘은 미친 듯이 폭주하기 시작했다.[#SkyBlue_Challenge][#Quiet_Is_The_New_Loud][#DG_Challenge][#이게선거냐축제지][#VoteWithVibe] [#시끄러운건딱질색이라][#세종동_클래스]처음에는 도국의 글로벌 팬덤 '댄저러스'가 즉각 반응했다. 언어를 불문하고 댓글 창이 실시간으로 터져 나갔다.[이 미친 비트 뭐야? DG잖아!][옆에 있는 남자 L그룹 차기 회장 맞아? 둘이 케미 미쳤다! 저 사람도 연예인인 줄!][노래 가사가 바뀐 거 같은데? 설마 이거 선거 운동 곡이라고?]이유를 알 수 없는 흥겨움은 순식간에 국경을 넘었다. 진실이 밝혀지자 대중의 반응은 그야말로 도파민의 폭발이었다.그리고 '스카이 블루' 신하늘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중국 활동을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간 에스텔라는 휴대폰을 부여잡고 웃느라 정신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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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해피엔딩으로 가는 울림

선거는 이제 고작 5일밖에 남지 않았다.해거름이 뉘엿뉘엿 내리는 저녁, 차준호는 신하늘의 유세 현장에 지원을 나오게 되었다.세종동 편도 8차선 도로의 거대한 사거리 한가운데에 위치한 회차로. 신하늘은 거기서 거대한 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유세 차량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도로를 둘러싼 인도와 갓길, 그리고 구석구석까지 꾸역꾸역 몰려든 수천 명의 인파가 자신의 여자를 향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차준호는 그 무수한 눈동자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유세차 위에서 환하게 빛나는 이 근사한 풍경을 천천히 눈에 담았다.그리고 귓가를 울리는 시끄러운 유세 소음과 환호성 속에서도, 귀와 입으로는 차진철과의 통화를 무던하게 이어 나갔다.“아예 제주도에서 살 작정이세요?”― 이놈 봐라. 애비 없다고 신났구만? 어디 선거 운동 나왔나 보군.차준호는 저 멀리 유세단 위에 서 있는 신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단상 위에서 연설을 다듬던 그녀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자신을 향해 살짝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청중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어쩌다 보니 자신마저 꼭 연예인이 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아버지가 그렇게 바라시던 ‘정치인 며느리’인데, 안 보고 싶으세요?”이미 혼인신고까지 마친 사이인데, 명색이 시아버지가 수고한다, 기특하다 한마디쯤 해 줄 법도 하건만. 차준호는 약간의 서운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차진철에게 퉁명스러운 말을 툭 던져 보았다.그러자 휴대전화 너머에서 차진철이 큼큼하며 헛기침을 뱉어냈다.― 텔레비전만 틀면 나오는데 뭘 또 봐. 내가 안 나타나는 게 도와주는 거지.차준호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나지막이 말을 덧붙였다.“텔레비전이 문제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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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우리의 앞날을 축복해 줘. 제발

금요일 밤.퇴근 시간이지만 CH-컴퍼니 사무실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조금 전 저녁 먹으러 나간 김에 세종동 선거 유세를 보고 온 직원들은 삼각김밥과 샌드위치만 사들고 회사로 들어와도 배가 부른 표정이었다.“한 과장님! 봤어요? 한국 정치판이 이렇게 힙할 일인가요?”나정아는 도무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게임 성공 분석 기사를 내기 위해 자료를 받으러 온 한은숙에게 바람처럼 달려갔다.“나 과장, 봤지. 대표님께서 외조하는 모습도 내가 사진 찍었잖아. 내일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날 거야.”이번 3월에 파격적으로 승진을 한 나정아와 한은숙은 그저 회사에 요즘 모였다 하면 신하늘과 차준호 이야기뿐이라 그저 입꼬리가 사정없이 올라가고만 있었다.“두 분 4월 1일 혼인신고도 정말 충격받았잖아요. 이거 하나씩 드세요. 세종동 붕어빵 이것까지 요즘 유명해졌더라고요.”한규련 대리가 오면서 모두에게 붕어빵 하나씩 돌리고 있었다.“하도 유세를 안 하니까 우리 신 과장님이 유세를 한다고 공지를 하면 잡상인들도 미리 판을 벌린다면서요?”나정아는 휴대전화를 띄워 실시간 SNS 핫트렌드 창에서 시선이 떨어질 줄을 몰랐다. 김강무나 다른 CH-컴퍼니 직원들도 너도나도 릴스 영상을 감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우리 회사가 선거 운동 마케팅 대행사로 업종 변경해야 하는 거 아니야? 주가는 천장을 뚫었어요. 하하!”그때 지나가던 최기범도 훈훈하게 웃으며 붕어빵 봉지를 흔들었다.“이거, 차준호가 나 퇴사했는데도 불러들인 이유가 있었군요. 모두 일을 안 하고 이러고 있으니 말입니다.”“최 실장님, 오신 김에 숏폼 챌린지나 참여하고 가세요. 신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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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균열, 강철 같은 마음을 두드리다

밤 12시를 훌쩍 넘긴 시각.시끌벅적했던 선거사무실을 뒤로하고 세종동 집으로 돌아와서야, 우리는 비로소 치열했던 금요일을 마감하고 토요일의 고요를 맞이하게 되었다.드디어 선거 직전의 마지막 주말.다른 후보들이 밤을 잊은 채 야시장과 편의점을 전전하며 사력을 다하고 있을 텐데.하지만 나와 차준호가 머무는 밤은 정적에 가까울 만큼 조용했다. 나의 체력과 그의 위태로운 몸 상태를 고려해, 현장 유세 대신 SNS로 지지자들과 소통하며 온라인에서의 활동만 나직하게 이어 나갔다.나를 위해 자발적으로 밈을 제작하고 챌린지를 이어가는 이들과 나의 선거 공약을 깊이 있게 분석해 준 인플루언서들의 글을 찾아다니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성의를 다했다.나와 차준호는 거실 한가운데 놓인 오래된 소파에 서로의 몸을 깊숙이 끌어안은 채, 그가 배송받은 다과를 펼치며 소소한 담소를 주고받았다.빛바랜 벽지, 조금은 꺼진 소파 스펀지, 보풀이 듬성듬성 일어난 무릎 담요, 그리고 오래된 텔레비전.명색이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신혼부부의 신접살림이라고 하기엔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고즈넉하고 적막한 공간이었다.“평소엔 텔레비전 따위 보지도 않는데, 신하늘을 만나고부터는 밤낮으로 뉴스만 보게 되는군.”차준호는 특유의 능글맞은 어조로 굴며 텔레비전 채널을 뉴스 화면에 고정하더니, 예쁘게 깎인 과일을 내 입가에 내밀었다. 화면 속 세상은 거실의 정적과 달리 온통 뜨거운 열기로 요동치고 있었다.뉴스 채널마다 온통 ‘신하늘 밈’을 다루느라 여념이 없었고, 실시간 숏폼과 SNS 동영상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속도로 전 세계를 향해 퍼져 나가고 있었다.“저도 마찬가지예요. 평생 볼 뉴스를 올해 다 몰아서 보는 기분이에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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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절박하게

차준호의 주치의인 강진욱 박사의 문자라면 분명 급한 일일 터였다.“뭐야? 이 시각에.”나는 옆에 차준호가 밀착해 있었음에도 망설임 없이 화면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스피커 너머로 얇은 진동음이 거실의 정적을 깨고 울려 퍼졌다.차준호의 미간이 단번에 찌푸려졌다.“강 박사님이어서요.”내 대답에 차준호의 눈빛이 순간 서늘하게 식어버렸다. 어둠 속에서 낮게 가라앉은 그의 음성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또 무슨 수작을 부린 건가.”“전혀요. 수작은 통화 끝나는 거 보고 부려보려고요.”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나는 그를 향해 거의 애원하듯 간절한 눈빛을 보낸 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집중했다.“박사님, 늦은 시각에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신하늘 씨, 방금 뇌사자 장기이식센터 응급 콜을 받고 병원에 출근했다가 차 대표 생각이 나서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스피커 너머로 들려온 단어에 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뇌사자 장기이식이요?”하긴, 왜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전혀 예상치 못했던 단어에 손끝이 차갑게 식어 내렸다. 강 박사의 차분한 설명이 이어졌다.[오늘 장기 이식팀 의료진들과 비상 회의를 하다 보니, 차 대표처럼 대기 등록조차 거부하는 환자들의 골든타임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당장 차 대표에게 해드릴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제발 대기 명단이라도 올려놓으시길 권유드립니다.]공여받는 절차와 차준호의 건강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대기 순위는 높게 매겨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이 한밤중에 주치의가 응급 출근길에 직접 전화를 걸어올 정도로 긴박하고도 진심 어린 제안이었다. 오죽하면 이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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