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전에서 돌아온 밤, 설련은 잠들지 못했다.자녕궁 제 방의 향안 위에는, 아직 돌려보내지 못한 낡은 명패가 있었다. 죽은 군졸의 것이었고, 뒤에 작은 새가 새겨져 있었다.가족을 찾아 돌려보내라는 황후의 명이 있었으나, 그 패는 어쩐 일인지 자녕궁 한쪽에 남았다. 누군가 일부러 그 손을 늦춘 것이었다.설련은 그 새를 손끝으로 만졌다.'형이 밤길에 무섭지 말라고요.'임학의 동생이 새겼다는 그 새를, 설련은 낮에 심가의 딸에게서 전해 들었다. 죽은 사람의 이름을 손수 챙기던 그 얼굴이, 오늘 황후전에서 자리가 아니라 사람을 잰다던 그 목소리가, 밤이 되어도 지워지지 않았다.설련은 오래 살면서, 자리를 재는 사람들만 보았다.고모는 자리를 쥐려 했고, 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했다. 설련 자신도, 고모의 손 곁이라는 자리를 잃을까 늘 겁냈다. 그 자리 밖으로 나가면 살 수 없다고 배웠다.그런데 오늘 본 사람은, 자리를 재지 않았다.*이튿날 아침, 설련은 고모에게 갔다."고모님.""봄의 부름은 어찌 되었느냐."숙비가 물었다. 설련이 관찰자로 그 자리에 있었으니, 심월령이 어떤 얼굴로 섰는지 듣고자 함이었다.설련은 잠시 말을 골랐다."심 소저는… 떨었습니다."거짓이 아니었다. 손끝이 떨렸다. 설련은 그것을 보았다."자리를 탐내는 얼굴이었느냐."설련의 입술이 열렸다가, 잠시 멎었다.여기서 '그렇다'고 하면, 고모는 그 얼굴을 흠으로 쓸 것이었다. 설련은 겁이 많았고, 겁 많은 사람은 거짓말을 잘 못 했다. 그러나 오늘은, 거짓과 참 사이에서 한 번 망설였다."잘 모르겠습니다."설련이 말했다."떨기는 했으나, 무엇을 탐내는 떨림인지는… 소녀가 읽지 못했습니다."숙비의 눈이 조카를 보았다."네가 사람을 못 읽는다는 말이냐.""소녀는 겁이 많아, 겁먹은 사람만 잘 봅니다. 그 사람은 겁을 먹었으나, 겁먹은 채로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런 떨림은… 처음 보았습니다."숙비는 오래 조카를 보았다.그 말에는 거짓이 없었다. 다만 그 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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