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류의 집착은 극에 달했다. 그는 희수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담은 거대한 나체화 한 점을 남편 앞으로 보냈다. 희수의 위선적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한 류의 최후의 통첩이었다.그림을 확인한 남편 앞에서, 희수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울부짖었다."여보, 살려줘요! 저 미친 스토커 새끼가 날 협박하고 있어요! 나는 피해자예요!"]"아아… 아아아악!!"서아는 결국 책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그녀는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짐승처럼 비명을 질렀다.화재가 나기 직전의 밤.이안이 보낸 누드화 앞에서 자신이 도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놓았던 변명과, 소설 속 희수의 변명은 표현만 달랐을 뿐 핵심이 정확히 같았다.'스토커가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자신은 일방적인 피해자다.'도진은 속은 것이 아니었다.그는 그날 밤, 자신의 발밑에서 거짓 눈물을 흘리며 뻔뻔하게 자신을 변호하던 아내의 꼴을 보며 속으로 얼마나 비웃었을까.자신이 쓴 소설의 대본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는 꼭두각시를 보며 얼마나 희열을 느꼈을까.[희수는 끝까지 자신이 피해자라고 믿었다. 자신의 더러운 육욕이 청년의 인생을 짓밟았다는 사실은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우아한 껍데기를 지키기 위해 그 청년을 스토커라는 이름의 제단 위에 바쳤다. 그것은 희수가 완성한 가장 완벽하고도 추악한 위선이었다.]바닥에 엎어진 책의 펼쳐진 페이지에서, 이 문장이 서아의 눈을 잔인하게 찔러왔다."도진 씨가… 다 알고 있었어…."서아의 턱이 덜덜 떨렸다.치아끼리 부딪히는 딱딱 소리가 침실의 적막을 채웠다.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내가 이안과 눈이 맞은 첫날부터. 작업실과 갤러리의 사각지대를 오가
서아의 눈동자가 확 커졌다.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소름이 쫙 돋아났다."그 가을밤…?"서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그날은 서아가 이안의 끈질긴 구애에 넘어가, 남편에게 대학 동기 모임이 있다고 거짓말하고 오후 일곱 시에 해방촌 옥탑 작업실을 찾아가 이안과 처음으로 완전한 육체관계를 맺었던 바로 그날 밤이었다.'대학 동기들이 오랜만에 모이기로 했다.'그것은 서아가 도진에게 둘러댔던 변명의 핵심을 소름 끼치도록 정확하게 옮겨놓은 문장이었다."우, 우연일 거야… 그냥 날짜가 우연히…."서아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미친 듯이 활자를 읽어 내려갔다.[해방촌 옥탑 작업실의 녹슨 철문이 닫히자, 류가 굶주린 들개처럼 희수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희수를 캔버스 더미 쪽으로 밀어붙이고 짐승처럼 입을 맞췄다."아, 읍… 류, 잠깐만…!"희수가 반항할 새도 없이, 류의 거친 손길이 그녀의 비싼 실크 블라우스를 움켜쥐었다. 투둑, 투두둑. 자개 단추들이 뜯겨 나가 바닥과 캔버스 사이로 사방에 흩어졌다.]쨍그랑-!!서아의 손에 들려 있던 와인잔이 침대 아래로 굴러떨어지며 박살이 났다.붉은 와인이 하얀색 카펫 위로 섬뜩하게 번져나갔다.하지만 서아는 깨진 유리 조각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녀의 얼굴에서 핏기가 완전히 가셨다.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며 갈비뼈를 부숴버릴 듯 뛰기 시작했다."이게… 이게 뭐야…."비싼 실크 블라우스.사방으로 뜯겨 나간 자개 단추들.그날 밤 이안이 거칠게 자신의 옷을 벗기며 캔버스 사이로 흩뜨린 바로 그 단추들이었다. 그 장면은 자신과 이안
화재로부터 정확히 여섯 달이 지난 그날 밤.서아는 관장직을 유지한 채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이전 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이사회 조사 뒤 대외활동 제한이 한동안 이어졌지만, 갤러리 운영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 몇몇 행사는 여전히 부관장이 대신 참석했고 주요 계약은 공동 결재를 거쳤다. 예전처럼 모든 권한이 한 손에 모여 있지는 않았지만, 명함에는 다시 ‘관장 백서아’가 적혀 있었다.사람들은 그녀의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오전 일정은 다시 분 단위로 정리됐고, 작품 설명회에서는 예전과 같은 미소를 지었다. 한동안 피하던 전시장에도 들어갈 수 있었고, 컬렉터들의 시선을 받아내는 법도 되찾았다.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달랐다. 잠들기 전 현관 잠금장치를 두 번 확인했고, 낯선 배송 알림이 뜨면 손부터 차가워졌다. 붉은색이 강한 그림 앞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호흡이 짧아졌다. 회복은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무너진 부분을 남에게 보이지 않게 관리하는 기술에 가까웠다.도진과의 관계도 겉으로는 평온했다. 그는 이전보다 더 자상했고, 이안에 관해서는 먼저 한 번도 묻지 않았다. 그 침묵 덕분에 서아는 모든 일이 끝났다고 믿을 수 있었다.출간 행사를 마치고 귀가한 뒤 도진에게서 직접 받은 양장본을 품에 안고 침실로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초판 띠지에는 도진의 신작이 기록적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속표지에는 도진의 익숙한 필체가 남아 있었다.‘나의 영원하고도 완벽한 뮤즈, 서아에게.’그래서 양장본을 품에 안은 채 침실 문 앞에 섰다. 아직은 그 책이 축하와 사랑의 증표라고 믿고 있었다.침실 문을 닫기 직전까지도, 이 책이 지난 여섯 달 동안 간신히 복원해 둔 세계를 다시 무너뜨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하
디자이너가 흥미롭다는 듯 맞장구를 쳤다.서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불륜? 도진 씨가 그런 삼류 소재를 썼다고?'뭔가 기분이 찜찜했지만,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어차피 천재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픽션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일 테니,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다."다 됐습니다, 사모님. 오늘 정말 최고로 아름다우세요."자리에서 일어난 서아는 카드를 내밀어 수백만 원어치의 결제를 시원하게 긁었다.발걸음이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벼웠다.'오늘 밤은 내가 주인공이야. 모두가 나를 부러워하겠지.'오후 7시.서아가 관장으로 있는 청담동 갤러리 도아.갤러리 1층은 전시된 미술품들 사이로 화려한 케이터링 뷔페가 차려져 있었고, 대한민국 정재계와 문화 예술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샴페인 잔을 들고 모여들었다.오늘의 표면적인 이유는 갤러리의 봄 기획전 오프닝이었지만, 사실상 강도진의 신작 출간을 축하하는 부부의 화려한 사교 파티나 다름없었다."어머, 서아 관장님! 오늘 너무 아름다워요.""강 작가님 책 대박 난 거 축하해요! 두 분 정말 부러워 죽겠어."서아는 밀려드는 축하 인사에 우아하게 미소 지으며 잔을 부딪쳤다."감사해요. 도진 씨가 워낙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저는 옆에서 챙겨준 것밖에 없는걸요."그녀는 완벽한 현모양처의 얼굴로 가식을 떨었다.딸깍, 쿵.그때 갤러리 입구의 육중한 유리문이 열리고, 도진이 들어섰다.그가 등장하자 장내의 시선이 일제히 그를 향했다. 사람들은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비켜주며 박수를 쳤다."도진 씨!"서아가 한 마리의 우아한 백조처럼 미끄러지듯 다가가 도진의 팔짱을 꼈다.도진
도진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곧바로 인터넷 기사로 쏟아져 내렸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부터 5위까지는 온통 '강도진', '타인의 뮤즈', '차희수' 등의 키워드로 도배되었다.간담회가 끝나고 대기실로 돌아온 도진은, 소파에 몸을 깊숙이 기대며 넥타이를 살짝 느슨하게 풀었다.벌컥.출판사 대표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강 작가! 대박이야, 대박! 지금 교보랑 예스24 서버 또 터졌어! 2쇄 10만 부 추가로 발주 넣었고, 당장 다음 주부터 전국 서점 매대 싹 다 도배될 거야!""수고하셨습니다, 대표님."도진이 가볍게 목례를 하자, 대표는 도진의 두 손을 덥석 부여잡으며 호들갑을 떨었다."내가 진짜 소설 원고 처음 받았을 때, 그 자리에서 바지에 지릴 뻔했다니까? 도대체 지난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옛날 그 건조하고 관념적이던 문체는 싹 사라지고, 그냥 칼로 생살을 도려내는 것처럼 날카롭고 끈적해졌어. 특히 그 화가 놈 작업실 묘사! 그 테레빈유 냄새랑 여자의 땀 냄새가 섞이는 묘사는, 진짜 눈앞에서 불륜 현장을 훔쳐보는 것 같아서 내 심장이 다 벌렁거리더라고!""과찬이십니다.""과찬은 무슨! 이 책은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 될 거야. 벌써 영화사 세 곳에서 판권 달라고 백지수표 내밀고, 해외 출판사에서도 번역 판권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출판사 대표가 침을 튀기며 떠드는 동안, 도진의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화면에는 '사랑하는 아내'라는 발신자 이름이 떠 있었다.[도진 씨, 간담회 잘 마쳤어요? 기사 쏟아지는 거 보고 있어요. 내 남편이지만 너무 자랑스러워. 이따 저녁에 갤러리 파티에서 봐요. 사랑해♡]도진은 화면 속 서아의 애교 섞인 메시지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하."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그날 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타오르던 마포구 망원동 낡은 상가 건물 지하 작업실의 화염은 거짓말처럼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혔다.젊고 전도유망했던 천재 화가 이안.그가 스스로 불을 지르고 양팔과 손의 신경이 크게 손상된 채 영원히 붓을 놓게 되었다는 충격적인 뉴스는, 하루 이틀 대중의 가십거리가 되더니 이내 새로운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판의 비리 뉴스에 밀려 자취를 감추었다.타인의 비극은 대중에게 그저 씹다 버리는 껌보다 못한 유희거리에 불과했다.화재로 작업실에 남아 있던 나머지 누드화 원본과 작업용 저장 장치가 전소되자, 이사회가 확보한 CCTV 캡처본과 일부 문자만으로는 편집 여부와 전체 맥락을 확정하기 어려워졌다. 도진은 외부에 서아가 집착적인 화가에게 스토킹과 협박을 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조용히 흘렸다. 법무팀이 원본 파일과 메타데이터의 부재를 문제 삼으면서 해임안은 보류되었고, 서아는 여섯 주 뒤 대외활동 제한을 조건으로 관장직에 복귀했다.복귀한 뒤 남은 넉 달여 동안 서아는 후원자들을 다시 붙잡고 스캔들을 덮는 데 매달렸다. 상처 난 평판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었지만, 강도진의 명성과 피해자 프레임은 그녀가 관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패가 되어주었다.그리고 화재로부터 정확히 6개월 후, 다음 해 봄.대한민국 문단과 출판계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폭발적인 이슈로 들끓고 있었다.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수백 명의 기자와 문학 평론가, 그리고 출판계 관계자들이 입추의 여지 없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플래시 세례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쉴 새 없이 터졌다.찰칵! 찰칵찰칵!그 눈부신 빛의 홍수 중심에, 강도진이 앉아 있었다.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 지적인 인상을 주는 은테 안경. 흠잡
제3화 마침표가 없는 방(1)계단을 오르는 도진의 발소리는 대리석 바닥에 규칙적으로 부딪히며 서재 앞으로 향했다.문을 열자, 차갑게 식은 공기가 그를 맞이했다. 서재는 그의 성소이자, 거대한 감옥이었다.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는 고전부터 현대 소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선명하게 박힌 장편 소설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넓고 묵직한 마호가니 책상 앞에 앉았다. 의자에 몸을 기대자 기분 좋은 가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도진은 심호흡을 크게 한 번 내쉬고는, 전원 버튼을 눌렀다.부잉-, 하는 기계음과
제4화 마침표가 없는 방(2)그는 연기 속에서 잠시나마 안도감을 느꼈다.하지만 담배가 타들어갈수록, 그의 불안감은 다시 피어올랐다.담배가 손가락에 닿을 정도로 짧아지자, 그는 재떨이에 비벼 껐다.그는 다시 키보드 앞으로 다가갔다.'한 문장이라도 쓰자. 딱 한 문장만.'그는 눈을 질끈 감고,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타닥, 타닥, 타닥.[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그는 또다시 'Back Space' 키를 눌렀다.투투투툭.햇살? 너무 흔해. 오후? 그래서?그는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가
제6화 완벽한 세계에 떨어진 불씨(2)"지루해……."서아는 무의식중에 중얼거렸다.완벽해서 지루했고, 안전해서 숨이 막혔다.그녀는 나른한 손길로 남은 포트폴리오 더미를 뒤적거렸다. 그러다 문득, 가장 아래쪽에 깔려 있던 서류 봉투 하나가 눈에 띄었다.다른 지원자들의 화려한 가죽 바인더나 고급스러운 클리어 파일과는 전혀 다른, 구겨지고 낡은 크라프트지 서류 봉투였다.봉투 겉면에는 발신인의 이름조차 제대로 적혀 있지 않았다. 그저 검은색 매직으로 투박하게 갈겨쓴 두 글자만이 전부였다.[ 이 안 ]"이안……? 성도 없이 이
제5화 완벽한 세계에 떨어진 불씨(1)오전 9시 30분.갤러리 ‘아르테’의 아침은 서아의 구두굽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또각, 또각.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는 10센티미터 스틸레토 힐의 마찰음. 그 소리는 갤러리 내부의 모든 스태프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이자 신호였다.서아가 메인 전시홀에 들어서자, 작품을 닦고 조명을 맞추던 직원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였다."수석님, 안녕하십니까.""좋은 아침입니다."서아는 눈으로 가볍게 인사를 받으며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허공이 아니라, 갤러리 벽면에 걸린 억대의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