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Chapter 221 - Chapter 230

319 Chapters

221. 종이 표면을 긁어낸 결재란

세레나가 다음 문장을 읽었다.재제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대신 황실 군수조달국에서 특별 승인서가 내려왔다.‘황실 구호 긴급 물자로 재분류되었으므로 원산지 재검증 생략.’승인 담당.리오넬 카르트.당시 직급으로는 단독 승인 권한이 없었다.그 아래 상급 결재자가 있어야 했다.그러나 상급자 칸은 검게 지워져 있었다.세실이 종이를 등잔에 비춰 봤다.“잉크로 지운 게 아니라 종이 표면을 긁어냈습니다.”세레나는 손을 대지 않았다.“복원 가능합니까?”“흔적은 볼 수 있겠지만 이름까지 확정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확정하지 못하면 추정으로 남겨 주세요.”세실이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날짜와 물량 번호를 현재 사건 기록과 대조했다.일곱 해 전 회수된 품질 재검사 장부.원산지를 지운 뒤 드레이크 제3정제소 물량으로 바뀐 백휘석.그리고 지금 루멘 성전의 무료 구호품과 성기사단 전용 약품에서 반복해서 나온 회색 불순물.같은 광맥의 물건인지 아직 증명되지는 않았다.그러나 오염된 물건의 출처를 지우는 방식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세실이 마지막 서류 한 장을 꺼냈다.“이건 별도 보관돼 있었습니다.”“무엇입니까?”“리오넬 카르트의 파견 종료 보고서입니다.”세레나는 보고서를 받지 않고 열람대 위에서 읽었다.대부분은 평범했다.서부 광산 운송 계약 정비.부적합 물량 회수.군 의료 납품 차질 없음.그런데 마지막 문장 하나가 이상했다.‘현장 치료 기록은 운송 품질 판정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별도 기관으로 이관.’세레나가 물었다.“별도 기관이 어디입니까?”세실이 난감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기록이 없습니다.”“당시 황실이 광산 환자 기록까지 가져갔습니까?”“보통은 그러지 않습니다.”테오도르가 말했다.“리오넬은 제 앞에서 환자 명단은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세레나가 그의 말을 받았다.“그렇다면 공식 보고와 현장에서 한 말이 다릅니다.”세실이 페이지 아래쪽을 가리켰다.“이관 확인 인장이 하나 있습니다.”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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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결론을 먼저 내리지 마세요

남부 제3구호소의 치료실에는 아직 환자가 사용하던 침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세레나는 구호소에 도착하자마자 시신을 먼저 보지 않았다. 사망 진단을 내린 황실 의원과 지역 치료사, 마지막 투약을 담당한 루멘 성전 파견 치료사가 모두 있는지 확인한 뒤 기록을 시간순으로 나누었다.요한 브레트.마흔다섯 살.가죽 염색 작업장 노동자.사흘 전 무료 안정 패치 사용.이틀 전 고열과 구토.어제 오후 은빛 혈관 확인.새벽 한 시 십 분, 호흡 악화.한 시 삼십 분, 루멘 성전 파견 치료사 도착.세레나는 다음 줄에서 손을 멈췄다.새벽 한 시 사십 분.고농도 성력 주입.한 시 오십 분.구토와 복부 통증 심화.두 시 십 분.의식 혼란.두 시 이십 분.두 번째 고농도 성력 주입.두 시 사십 분.심정지.나디아가 아직 오지 않았기에 세레나는 황실 의원에게 물었다.“배뇨량 기록은 있습니까?”“어제 저녁부터 거의 없었습니다.”“출혈은요?”“첫 성력 주입 뒤 잇몸 출혈이 확인됐습니다.”세레나의 얼굴이 굳었다.성전 파견 치료사인 피에르 신관이 곧바로 말했다.“환자가 이미 중증이었습니다. 성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더 빨리 사망했을 수도 있습니다.”세레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그 가능성도 기록하겠습니다.”피에르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다.세레나는 시신을 확인하기 전 가족에게 동의 절차가 있었는지부터 물었다.구호소 책임자가 고개를 저었다.“가족은 아직 오지 못했습니다.”“그럼 필요한 최소 확인만 하겠습니다.”황실 의원과 함께 피부 상태와 기록된 증상을 대조했다. 은빛 혈관은 팔과 가슴까지 올라와 있었고, 입가에는 마른 혈액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세레나는 성맥을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죽은 사람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이유는 없었다.그녀는 장갑을 벗고 손을 씻은 뒤 기록대 앞으로 돌아왔다.“제 분류 지침이 이곳에 언제 도착했습니까?”구호소 책임자가 문서를 가져왔다.성 루치아에서 작성한 백휘열 의심군 임시 분류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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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성전이 원하던 장면을 주지 않는 법

피에르의 입이 다물렸다.황실 조사관의 펜이 다시 움직였다.그때 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이어졌다.한두 대가 아니었다.구호소 책임자가 창가로 다가갔다가 얼굴이 굳었다.“성전 심사관들이 왔습니다.”세레나는 장갑을 새것으로 갈아 끼우지 않았다.현재 진료가 끝났기 때문이다.“몇 명입니까?”“여섯 명 정도입니다.”잠시 뒤 흰 법복을 입은 성전 자격심사국 관리들이 치료실 앞에 나타났다. 선두에 선 이는 전날 심리실에도 있었던 성전 법무관 베르나르 케인이었다.그는 세레나를 보자 인사부터 하지 않았다.“세리스 베인 수습 치료사.”세레나는 손을 닦은 천을 정리하고 그를 바라봤다.“베르나르 케인 법무관님.”“금일부로 귀하의 외부 수습 치료 자격을 임시 정지합니다.”구호소 안이 조용해졌다.세레나는 놀란 표정을 짓지 않았다.“근거 문서를 보여 주세요.”베르나르는 봉인된 명령서를 펼쳤다.“무자격 범위를 넘어선 질병 분류 공표, 성전 공식 치료 지침 방해, 미검증 치료법 확산, 그리고 요한 브레트 환자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입니다.”“요한 브레트 환자가 제 지침을 받은 시각을 알고 계십니까?”“그 판단은 징계위원회에서”“알고 계신지만 묻고 있습니다.”베르나르의 시선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세레나는 더 몰아붙이지 않았다.“자격이 임시 정지된 시각은 언제입니까?”“지금 이 명령을 고지한 시점입니다.”“좋습니다.”세레나는 구호소 책임자에게 돌아섰다.“그 시각을 기록해 주세요. 지금부터 제가 독립적으로 치료 지시를 하지 않겠습니다.”베르나르가 예상하지 못한 듯 그녀를 봤다.세레나는 저항하지 않았다.치료사 자격 정지 명령에 반발하며 계속 환자를 보는 순간 성전이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 줄 수 있었다.대신 다음 일을 바로 정했다.“현재 제가 맡고 있던 성 루치아 환자들은 오웬 신부와 황실 파견 의원에게 인계합니다. 각 환자 기록 사본은 기존대로 성 루치아와 황실 의료감찰원이 한 부씩 보관하고요.”베르나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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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내일은 제가 먼저 묻겠습니다

아벨이 바로 기록했다.세레나는 그제야 문턱 바깥을 봤다.테오도르는 움직이지 않았다.성전이 그녀의 치료사 자격을 정지했고 황실 보호를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병력을 앞으로 끌어오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손은 칼자루를 찾지 않았다.세레나는 몇 초 동안 그를 본 뒤 베르나르에게 돌아왔다.“내일 출석하겠습니다.”“도주하지 않겠다는 뜻입니까?”세레나의 시선이 아주 서늘해졌다.“베르나르 케인 법무관님.”그 이름이 구호소 안에 또렷하게 떨어졌다.“출석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거기에 다른 뜻을 붙이지 마세요.”베르나르는 입을 다물었다.성전 심사관들이 돌아간 뒤에도 세레나는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요한 브레트의 기록을 황실 조사관과 함께 다시 봉인하고, 가족이 도착하면 사망 원인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확정된 것처럼 말하지 않도록 구호소 책임자에게 요청했다. 그리고 자신이 치료 지휘에서 빠진 시각을 마지막으로 기록한 뒤 문밖으로 나왔다.테오도르는 복도 끝이 아니라 문 옆에 서 있었다.세레나가 가까워지자 그가 물었다.“제가 맡아야 할 일이 있습니까?”예전 같았으면 그 한마디에 기대고 싶지 않아서 아무것도 없다고 했을 것이다.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세레나는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있습니다.”테오도르의 시선이 그녀에게 고정됐다.“말씀하십시오.”“내일 징계위원회에 와 주세요.”“증인으로요?”“네.”세레나는 한 박자 멈췄다가 더 정확하게 말했다.“이번에는 제가 요청한 증인으로 와 주세요.”테오도르의 손이 옆구리 근처에서 아주 천천히 풀렸다.“어느 범위까지 말하면 됩니까?”“오늘 확인한 일곱 해 전 리오넬 카르트의 장부 회수, 칼베른군이 당시 불량 물량을 반려했던 기록, 그리고 성전이 최근 공작님의 옛 군 의료 협약을 확대 사용한 사실까지요.”“세리스 치료사의 신원에 대해서는?”“묻더라도 제가 허락한 범위 밖으로 답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세레나는 그 대답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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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증인석의 리오넬 카르트

루멘 성전 중앙 자격심사실은 전날의 신원 심리가 열렸던 방보다 작았지만, 세레나는 오히려 그 편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높은 천장과 계단식 방청석이 사람을 압도하던 중앙 심리실과 달리, 오늘 징계위원회는 긴 타원형 탁자를 중심으로 모든 참석자의 얼굴이 서로 보이게 배치되어 있었다. 숨길 수 있는 표정이 적고, 누가 언제 어떤 문서를 내미는지도 확인하기 쉬웠다. 무엇보다 황실 의료감찰원 기록관 세 명이 성전 측 기록관과 마주 보고 앉아 있어, 어제처럼 어느 한쪽이 자신에게 유리한 표현만 남기기는 어려웠다.세레나는 지정된 자리에 앉기 전에 자신의 외부 수습 신분패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세리스 베인.’현재 그 자격은 임시 정지 상태였다.목에 걸고 있어도 치료 행위를 할 권한이 생기지는 않았고, 반대로 탁자 위에 내려놓는다고 지금까지 했던 일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세레나는 그 구분이 마음에 들었다.오늘은 치료사가 아니라 징계 대상자이자 백휘석 오염 조사 참고인으로 이 자리에 앉는다.그 역할만 하면 됐다.“출석 확인하겠습니다.”황실 기록관이 먼저 이름을 읽었다.세리스 베인.피에르 신관.루멘 성전 중앙 약제국 검사관 펠로드 마인.동부 회복원 관리 사제 펠릭스 마른.칼베른 공작 테오도르 칼베른.그리고 마지막.“리오넬 카르트.”문이 열렸다.세레나는 얼굴보다 걸음걸이를 먼저 봤다.마흔을 조금 넘겼을 법한 남자는 황실 군무 특별보좌관의 짙은 남청색 제복을 입고 있었고, 왼쪽 가슴에는 에드릭 황자의 은독수리 문장이 달려 있었다. 머리카락은 짧게 정리되어 있었으며 눈 아래에는 며칠 잠을 설친 사람처럼 어두운 그늘이 있었지만, 걸음에는 서두른 흔적이 없었다.테오도르가 먼저 알아봤다.반응은 크지 않았다.다만 의자 팔걸이 위에 놓여 있던 그의 오른손이 잠시 멈췄다.리오넬 역시 테오도르를 보았다.“오랜만입니다, 칼베른 공작 각하.”테오도르는 일어나지 않았다.“그렇군.”짧은 인사 뒤에는 반가움도 적의도 붙지 않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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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정확한 실수만 기록에 남깁니다

그 한마디로 첫 번째 쟁점이 바뀌었다.자신이 죄가 없다고 외치는 대신, 문서가 어떻게 그 결론을 먼저 가지고 있었는지를 묻는다.마티아스는 더 이상 같은 질문을 밀어붙이지 않았다.“그 부분은 보고서 작성자를 통해 확인하겠습니다. 먼저 피에르 신관의 증언부터 듣지요.”피에르의 증언은 세레나가 예상한 것보다 조심스러웠다.그는 요한 브레트가 자신이 도착했을 때 이미 고열과 의식 혼란, 심한 탈수를 보였으며, 성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자신이 첫 번째 고농도 성력 처치 이후 잇몸 출혈을 확인했음에도 두 번째 처치를 시행한 사실도 부인하지 않았다.마티아스가 물었다.“당시 세리스 베인의 지침을 알고 있었습니까?”“아닙니다.”“성력이 출혈을 악화할 가능성은 알고 있었습니까?”피에르의 입술이 굳었다.“일반적으로 고농도 성력은 중증 환자에게 사용됩니다.”“질문에 답하십시오.”뜻밖에도 마티아스가 다시 물었다.피에르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가능성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세레나는 그 대답을 듣고도 그를 몰아붙이지 않았다.자신에게 발언권이 돌아왔을 때 질문은 하나만 했다.“두 번째 처치 전에 환자의 배뇨량을 확인하셨습니까?”피에르가 대답하지 못했다.“기록이 없습니까?”“제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알겠습니다.”세레나는 거기서 멈췄다.피에르가 왜 그랬는지 해설하게 만들지도 않았다.정확한 실수가 기록으로 남으면 충분했다.다음 증인은 중앙 약제국 검사관 펠로드였다.그는 전날 성전 중앙동에 배포된 ‘안전 재검사 완료’ 안정제가 기존 문제 물량과 다른 생산분이라고 주장했다.“검사는 어떤 방식으로 했습니까?”세레나가 물었다.“순도와 성력 안정성, 결정 용해도 검사를 시행했습니다.”“금속성 불순물 검사는요?”펠로드의 시선이 잠깐 움직였다.“통상 검사 항목은 아닙니다.”“왜입니까?”“백휘석 정제 과정에서 문제가 될 정도의 금속이 혼입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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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답을 먼저 적어 놓고 사람을 맞추는 방식

“에드몬 헤일이 성전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군요.”“증거가 없으니까요.”“그렇다면 동부 회복원 사건을 성전 전체의 책임으로 연결하는 것도 부적절하지 않겠습니까?”세레나는 잠시 생각했다.“그 역시 현재는 단정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왜 계속 성전의 자료를 문제 삼습니까?”“같은 행정망에서 반복해서 같은 방식의 서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방식이라면?”세레나는 하나씩 세지 않았다.위조한 자진 동의서.강제 이송을 ‘보호’라고 적은 기록.세리스라는 이름을 신원 혼란 증상으로 분류한 병상 문서.환자 사망 전에 결론이 정해진 보고서.“답을 먼저 적어 놓고, 나중에 사람을 거기에 맞추는 방식입니다.”심리실 안이 조용해졌다.세레나는 자신의 신분패를 손가락으로 가리지 않았다.“저는 그 방식이 치료에도, 신원 심리에도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겁니다.”마티아스는 더 묻지 않았다.대신 마지막 증인을 불렀다.“리오넬 카르트 보좌관.”리오넬은 증인석에 앉으며 제복 소매를 한 번 정리했다.황실 군무 특별보좌관으로서 익숙한 자리인지 긴장한 기색은 거의 없었다. 그는 준비해 온 진술서를 펼치지 않았고, 먼저 마티아스의 질문을 기다렸다.“카르트 보좌관은 에드릭 황자실에서 진행한 겨울 구호 사업의 군수 협조를 담당했습니까?”“일부를 담당했습니다.”“백휘석 구호품 배포에도 관여했습니까?”“운송과 창고 배정만 확인했습니다. 제품의 의료적 품질은 루멘 성전의 책임입니다.”깔끔한 선 긋기였다.마티아스가 물었다.“최근 세리스 베인 수습 치료사가 구호품에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습니까?”리오넬은 세레나를 한 번 봤다.“배포가 중단되었고, 몇몇 구호 시설에서 약품 반납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성전 물품 전체가 위험하다는 소문도 퍼졌습니다.”“그로 인해 겨울 구호 사업이 차질을 빚었습니까?”“그렇습니다.”“세리스 베인의 주장 때문에라고 보십니까?”세레나는 끼어들지 않았다.리오넬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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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모른다고 기록하겠습니다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세레나는 황실 군수기록 보존소에서 받은 회수 목록 사본을 올렸다.“회수 기록에는 보좌관님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리오넬은 종이를 보지 않았다.“그렇다면 회수했겠지요.”“두 권 가운데 품질 재검사 장부의 현재 위치가 사라져 있습니다.”“제가 보관 담당자는 아니었습니다.”“그것도 알고 있습니다.”세레나는 손을 옮겨 다음 문서를 올렸다.“반려된 72상자의 백휘석이 일주일 뒤 드레이크 제3정제소 출발 물량 69상자로 다시 등록된 것도 알고 계셨습니까?”리오넬이 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그 두 물량이 같다는 증거가 있습니까?”“없습니다.”“그렇다면 같은 물량처럼 질문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같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세레나는 그의 말을 또 한 번 그대로 돌려주었다.“보좌관님이 후자의 특별 승인 담당자였다는 기록이 있어서 알고 계셨는지 묻는 겁니다.”리오넬의 시선이 처음으로 마티아스 쪽으로 움직였다.짧았다.그러나 세레나는 봤다.마티아스도 그를 보지 않았다.“특별 승인 업무는 수십 건을 처리했습니다.”“그중 원산지 재검증을 생략한 이유는 기억하십니까?”“황실 구호 긴급 물자였기 때문이겠지요.”“당시에도 구호 물자였습니까?”“기록이 그렇게 되어 있다면요.”세레나는 다음 문서를 올렸다.칼베른 군수관 로드릭 베른의 항의서.반려 물량과 외형적 특징이 유사하므로 재검사를 요구한다는 내용.그 요구를 거부한 특별 승인.리오넬의 서명.상급 결재자의 이름은 긁혀 있었다.“상급 결재자는 누구였습니까?”“기억하지 못합니다.”“서류에 이름이 왜 지워졌는지 아십니까?”“모릅니다.”“누가 지웠습니까?”“모릅니다.”세레나는 계속 몰아붙이지 않았다.“좋습니다. 모른다고 기록하겠습니다.”리오넬의 턱이 아주 조금 굳었다.그는 세레나가 답을 만들어 낼 거라고 예상했던 것 같았다.그러나 세레나는 빈칸을 빈칸으로 남겼다.그리고 마침내 테오도르의 이름을 불렀다.“공작님.”증인석 반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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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제 징계 판단부터 내려 주시지요

“현장에서는 필요 없다고 하셨고, 공식 보고에는 이관했다고 적으셨습니다. 둘 중 어떤 것이 맞습니까?”리오넬의 목젖이 아주 작게 움직였다.“제가 직접 가져가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그럼 누가 가져갔습니까?”“기억하지 못합니다.”“왜 치료 기록을 군수 품질 판정과 분리해야 한다고 보고하셨습니까?”“당시 광산 환자들의 증상이 백휘석 품질 논란을 과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처음으로 새로운 문장이 나왔다.세레나는 바로 물었다.“누구의 의견이었습니까?”리오넬이 입을 다물었다.“황실 군수조달국입니까?”대답이 없었다.“루멘 성전입니까?”리오넬의 손가락이 제복 소매 위에서 미세하게 움직였다.세레나는 그 움직임을 봤지만 의미를 붙이지 않았다.“기억나지 않으시면 그렇게 말씀하세요.”한참 뒤 리오넬이 말했다.“루멘 성전 쪽 의견도 있었습니다.”심리실의 공기가 바뀌었다.마티아스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없었다.세레나는 그를 보지 않았다.“어떤 내용이었습니까?”“광산 환자들이 여러 원인으로 아플 수 있으니 치료 기록을 백휘석 품질 자료와 직접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누가 전달했습니까?”리오넬은 이번에도 대답을 늦췄다.“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서면이었습니까?”“네.”“그 문서가 남아 있습니까?”“모릅니다.”세레나는 질문을 멈췄다.일곱 해 전에도 성전은 백휘석 품질 문제와 환자 증상을 분리하려 했다.지금은 반대로 백휘열 환자의 책임을 세레나의 치료 방식에 연결하려 한다.자료를 붙이고 떼는 기준이 언제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였다.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큰 진전이었다.그런데 황실 조사관이 손을 들었다.“카르트 보좌관께 한 가지 더 묻겠습니다.”리오넬이 굳은 얼굴로 그를 봤다.“어제 제2황자궁에서 반출된 고순도 안정제 한 병을 가져가신 사실이 있습니까?”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사건이었다.리오넬의 손이 멈췄다.“누가 그런 말을 했습니까?”“제2황자궁 내부 이동 기록입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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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다른 근거를 제시해 주세요

“그리고 제가 백휘석 문제를 정치화했다는 증언을 하러 오신 보좌관께서 오염 가능성이 있는 황궁 약품 한 병을 별도로 가져갔다는 사실이 방금 확인됐습니다.”마티아스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세레나는 자신의 신분패를 밀지 않았다.돌려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자격 정지를 해제하라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계속 유지하려면 다른 근거를 제시해 주세요.”마티아스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 결국 말했다.“위원회가 협의하겠습니다.”“그동안 환자는 누가 봅니까?”“성 루치아에는 오웬 신부와 황실 파견 의원이 있습니다.”“네.”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기다리겠습니다.”자신이 없어도 환자는 치료받는다.그 사실이 예전의 세레나라면 불안했을 것이다.지금은 오히려 필요했다.자신이 모든 것을 붙잡고 있지 않아도 시스템이 움직여야 했다.심리는 휴정에 들어갔다.세레나는 성전의 귀빈실 대신 황실 기록관들이 사용하는 외부 회랑 끝 문서 대기실로 갔다. 창문이 큰 방이라 성전 정원이 보였고, 책상 사이 간격도 넓어 누군가 가까이 앉을 필요가 없었다.테오도르는 들어오지 않았다.세레나가 물 한 잔을 마시고 있을 때 문이 두 번 두드려졌다.“세리스 치료사.”그의 목소리였다.“들어오세요.”테오도르는 문을 열고도 세레나에게 곧장 오지 않았다. 방 안에 황실 기록관 둘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맞은편 벽 가까이에 멈췄다.“증언에 문제가 있었습니까?”세레나가 물었다.“없었습니다.”“그럼 무슨 일입니까?”“제가 말씀드린 기억 때문에 확인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세레나는 물잔을 내려놓았다.“말씀하세요.”테오도르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일곱 해 전 사고 뒤에 리오넬이 제게 한 말이 하나 더 떠올랐습니다.”세레나의 손이 멈췄다.“확실한 기억입니까?”“문장 전체는 아닙니다.”그는 먼저 한계를 말했다.“다만 제가 왜 장부를 그렇게 급하게 가져가느냐고 물었을 때, 리오넬이 ‘이미 아픈 사람의 기록보다 아직 쓰이지 않은 물량이 중요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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