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의 모든 챕터: 챕터 681 - 챕터 690

791 챕터

680화: 월요일, 한 장의 보고서가 바꾼 것

월요일 오전 7시 25분.한서윤은 주방에서 들려오는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침실 문을 열자 차도현이 식탁에 반찬을 놓고 있었다.“도현 씨.”“아내, 일어나셨습니까?”“응. 오늘은 뭐야?”“오늘은 전복죽을 준비했습니다.”서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전복죽?”식탁에는 따뜻한 전복죽과 무말랭이무침, 연근조림, 잘 익은 깍두기가 놓여 있었다.서윤은 의자에 앉았다.“와, 아침부터 전복죽이라니.”“주말에 많이 걸으셨으니 속이 편한 음식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어제 호숫가 다녀온 거?”“네.”서윤은 죽을 한 숟가락 떠서 천천히 먹었다.“음. 고소하다.”“입맛에 맞으십니까?”“응. 전복도 쫄깃하고.”도현은 그녀의 앞에 따뜻한 보리차를 놓았다.서윤은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도현 씨, 우리 어제 사진 진짜 잘 나왔지?”“네. 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오늘 인화 주문할 거야.”“좋습니다.”“겨울에도 꼭 가자.”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기억하고 있습니다.”그때 호두가 주방 입구에서 길게 울었다.“야옹.”서윤은 웃었다.“호두야, 너도 사진 찍고 싶어?”도현이 고양이를 내려다봤다.“호두는 사진보다 아침 놀이 시간을 원할 것 같습니다.”서윤은 웃으며 죽을 한 숟가락 더 먹었다.오전 9시 15분.서윤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주말 동안 정리된 감사 보고서를 확인했다.제목은 **〈교대 근무 변경 신청 기준 오류 관련 최종 조사 및 개선 이행 보고〉**였다.보고서에는 지난 몇 주간 확인된 사실들이 정리돼 있었다.기존 3일 기준을 5일로 변경하는 정식 승인은 없었다.그런데도 서로 다른 관리자 안내 자료가 배포됐고, 일부 현장에서는 승인되지 않은 5일 기준을 실제 신청 제한으로 사용했다.당시 직원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으면서 내부적으로는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기록한 사례도 확인됐다.서윤은 보고서를 읽다가 마지막 항목에서 손을 멈췄다.〈향후 이행 관리〉‘개별 회복 절차와 시스템 개선 사항은 분기별 점검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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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화: 서로의 책을 펼치는 날

화요일 오전 7시 20분.한서윤이 주방으로 들어서자 차도현이 냉장고 앞에서 재료를 확인하고 있었다.“도현 씨.”“아내, 일어나셨습니까?”“응. 오늘 아침은 내가 할게.”도현이 고개를 돌렸다.“어제 말씀하신 비밀 메뉴입니까?”“맞아.”서윤은 냉장고에서 달걀과 감자, 양파, 치즈를 꺼냈다.도현은 재료를 바라봤다.“오믈렛입니까?”“비슷하지만 조금 달라.”“그렇습니까?”“스페인식 감자 오믈렛 만들어 보려고. 토르티야라고 하더라.”도현이 미소 지었다.“기대하겠습니다.”서윤은 앞치마를 두르며 말했다.“대신 오늘은 당신이 내 보조야.”“무엇을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감자 얇게 썰어 줘.”“알겠습니다.”서윤은 팬을 준비하고 도현은 감자를 일정한 두께로 썰었다.“와, 도현 씨. 감자 두께가 거의 똑같아.”“가능하면 고르게 익히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요.”“당신은 요리할 때도 정확하다니까.”서윤은 웃으며 달걀을 풀었다.잠시 후 팬에는 감자와 양파가 노릇하게 익고 있었다.서윤은 달걀물을 붓고 불을 낮췄다.“이제 뒤집어야 하는데.”도현이 팬을 살폈다.“큰 접시를 사용하시면 편하겠습니다.”“나 할 수 있어.”“알겠습니다. 옆에서 돕겠습니다.”서윤은 접시를 팬 위에 덮고 조심스럽게 뒤집었다.성공이었다.“됐다!”도현이 웃었다.“잘하셨습니다.”“봤지?”“네. 완벽했습니다.”서윤은 의기양양하게 다시 팬에 오믈렛을 밀어 넣었다.오전 8시.식탁에는 두툼한 감자 오믈렛과 구운 방울토마토, 양상추 샐러드, 따뜻한 우유가 놓였다.서윤은 오믈렛을 잘라 도현의 접시에 덜어 주었다.“자, 시식해 봐.”도현은 한입 먹고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맛있습니다.”“진짜?”“네. 감자가 부드럽고 양파의 단맛도 좋습니다.”서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다. 처음 만드는 거라 걱정했거든.”“처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그렇게까지?”“네.”서윤은 웃으며 자신도 한입 먹었다.“어? 진짜 괜찮네.”도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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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2화: 답변을 기다리는 사람들

수요일 오전 7시 30분.한서윤이 주방에 들어섰을 때 차도현은 식탁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다.평소와 달리 조리대는 조용했다.“도현 씨, 오늘 아침 안 해?”도현이 신문을 접었다.“아내가 어제 새로운 메뉴를 만드셨으니 오늘은 제가 준비하려고 했습니다.”“그런데 왜 앉아 있어?”“아내와 함께 만들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서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아, 오늘은 공동 요리야?”“네. 괜찮으시겠습니까?”“당연하지.”도현이 냉장고를 열었다.“오늘은 연어구이와 주먹밥을 준비하려고 합니다.”“아침부터 연어?”“작은 크기로 구워 곁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서윤은 손을 씻으며 앞치마를 둘렀다.“그럼 내가 주먹밥 만들게.”도현은 연어의 물기를 닦고 팬을 달궜다.서윤은 밥에 잘게 썬 단무지와 참깨, 김가루를 섞었다.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뭉친 뒤 접시에 나란히 올렸다.“도현 씨, 이거 봐.”도현이 돌아봤다.“예쁘게 만드셨군요.”“하나는 하트 모양이야.”“어느 것입니까?”서윤은 가운데 놓인 주먹밥을 가리켰다.도현은 잠시 살펴보다 웃었다.“아내, 조금 찌그러진 하트입니다.”“마음이 중요하지.”“그렇습니다.”도현은 하트 모양 주먹밥을 자기 접시로 가져갔다.서윤이 웃었다.“그걸 당신이 먹게?”“저를 위해 만드신 것 아닙니까?”“맞아.”“그럼 제가 먹겠습니다.”서윤은 웃으며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오전 9시 40분.서윤의 사무실에는 전날 정식 접수된 재검토 요청의 진행 현황이 올라와 있었다.새 문의 시스템이 운영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독립 담당자에게 배정된 사례였다.직원은 근무 변경 신청을 거절당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서윤은 담당자에게 물었다.“이번 건은 승인되지 않은 5일 기준과 관련된 사례인가요?”“아닙니다. 최근 접수된 별개의 신청입니다.”“그럼 기존 조사 건수와 섞으면 안 되겠네요.”“네. 일반 재검토 요청으로 분류했습니다.”서윤은 자료를 넘겼다.최초 답변에는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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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화: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는 착각

목요일 오전 7시 15분.한서윤은 식탁에 놓인 접시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도현 씨, 이건 뭐야?”차도현이 프라이팬을 내려놓으며 대답했다.“프렌치토스트입니다.”“어? 그런데 빵이 안 보이는데?”“아내가 오시기 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습니다.”서윤은 접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두툼한 식빵을 달걀물에 적셔 구운 뒤 사과조림과 견과류를 곁들인 음식이었다. 옆에는 플레인 요거트와 키위가 놓여 있었다.“와, 사과도 직접 졸였어?”“네. 설탕은 조금만 넣었습니다.”서윤은 의자에 앉아 한 조각을 먹었다.“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도현이 맞은편에 앉았다.“입맛에 맞으십니까?”“완전. 그런데 당신은 왜 자꾸 요리를 잘해?”“아내가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연습했습니다.”서윤은 포크를 내려놓고 그를 바라봤다.“그럼 나도 더 연습해야겠네.”“경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경쟁 아니야. 당신한테 맛있는 거 많이 해 주고 싶은 거지.”도현은 미소 지었다.“그렇다면 기대하겠습니다.”서윤은 웃으며 사과조림을 한 조각 더 집었다.“오늘 저녁엔 내가 요리할까?”“좋습니다.”“대신 메뉴는 비밀.”“알겠습니다.”오전 9시 35분.서윤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전날 접수된 문의 시스템 운영 보고서를 확인했다.그런데 한 항목에서 손이 멈췄다.〈재검토 결과 안내 완료〉서윤은 담당자를 불렀다.“어제 그 근무 변경 재검토 건이요. 직원에게 답변이 전달됐나요?”“네. 발송 성공까지 확인했습니다.”“그런데 직원이 읽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거죠?”“그렇습니다. 시스템에서는 발송 완료와 열람 여부를 구분하고 있습니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보고서에도 그 차이를 정확하게 써 주세요.”담당자는 화면을 넘겼다.“그리고 직원이 추가 질문을 남겼습니다.”“어떤 질문인가요?”“거절 당시 대체 인력이 부족했다는 설명은 이해했지만, 이후 비슷한 신청을 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서윤은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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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화: 금요일, 사라진 문장 하나

금요일 아침, 한서윤은 식탁 앞에서 차도현의 넥타이를 붙잡았다.“잠깐만.”도현이 고개를 숙였다.“왜 그러십니까, 아내?”“비뚤어졌어.”서윤은 매듭을 풀어 조금 느슨하게 만든 뒤 다시 정리했다.“당신은 맨날 내 옷매무새 봐주면서 자기 건 가끔 놓치더라.”“아내가 바로잡아 주실 거라고 믿어서 그런 모양입니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고?”“그럴 리가 있겠습니까.”서윤은 웃으며 매듭을 한 번 당겼다.“됐다. 이제 잘생겼어.”“그전에는 아니었습니까?”“그전에도 잘생겼는데 지금은 더.”도현은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감사합니다.”서윤은 만족스럽게 식탁으로 돌아갔다.오늘 아침은 서윤이 준비한 참치채소유부초밥과 달걀말이, 잘게 썬 사과였다.유부초밥은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어떤 것은 밥이 봉긋하게 솟아 있었고, 어떤 것은 옆으로 조금 벌어져 있었다.도현이 한 개를 집었다.“아내, 오늘은 모양이 다양하군요.”“그 말은 못생겼다는 뜻이지?”“아닙니다. 각각 개성이 있습니다.”“그게 더 수상한데?”도현은 웃으며 유부초밥을 먹었다.“맛은 아주 좋습니다.”서윤도 하나를 집어 먹었다.“그건 인정.”식사를 마칠 무렵, 서윤의 휴대전화에 업무 메시지가 도착했다.문서관리지원팀이었다.〈정책 변경 안내 양식 최종 시험 중 확인 사항 발생. 출근 후 검토 요청드립니다.〉서윤은 화면을 읽고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도현이 물었다.“급한 일입니까?”“어제 검토했던 문서 양식에 문제가 생겼나 봐.”“어떤 문제인지 확인됐습니까?”“아직.”서윤은 남은 유부초밥을 먹었다.“가서 보면 알겠지.”도현은 그녀의 물컵을 채워 주었다.“아침은 마저 드시고 가십시오.”“응. 그럴 거야.”오전 9시 18분.서윤이 회의실에 들어서자 문서관리지원팀 담당자가 화면을 띄웠다.“총괄님, 어제 승인받은 안내 양식으로 시험 문서를 만들다가 문제가 발견됐습니다.”“어떤 문제죠?”담당자는 두 개의 파일을 나란히 보여 주었다.왼쪽은 작성자가 입력한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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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5화: 아무 계획도 없는 토요일

토요일 아침, 차도현은 눈을 뜨자마자 침대 옆 협탁의 시계를 확인했다.오전 10시 48분.평소 같았으면 이미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하루 일정을 시작했을 시간이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도현은 다시 눈을 감았다.그때 옆에서 한서윤이 몸을 뒤척였다.“도현 씨…….”“네, 아내.”“몇 시야?”“10시 48분입니다.”서윤은 눈을 뜨지도 않은 채 중얼거렸다.“좋다.”도현이 웃었다.“많이 주무셨습니다.”“응. 오늘은 늦잠 자기로 했잖아.”“그렇습니다.”서윤은 이불을 조금 더 끌어올렸다.“그러니까 10분만 더.”도현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정리해 주었다.“그러십시오.”그런데 10분은커녕 3분도 지나지 않아 침실 문밖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툭.이어지는 바스락거림.서윤이 눈을 떴다.“뭐야?”도현이 몸을 일으켰다.“확인해 보겠습니다.”문을 열자 호두가 복도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옆에는 작은 종이 상자가 뒤집혀 있었다.상자 안에 들어 있던 고양이 장난감 세 개가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서윤은 침실 문틀에 기대어 웃었다.“호두야, 오늘도 사고 쳤어?”호두는 당당하게 울었다.“야옹.”도현은 장난감을 주워 담았다.“상자를 옮기려다가 넘어뜨린 것 같습니다.”“저 작은 몸으로 상자를 옮기려고 했다고?”“호두라면 충분히 시도했을 겁니다.”서윤은 웃으며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호두야, 오늘은 엄마 아빠 쉬는 날이야.”호두가 서윤의 무릎에 앞발을 올렸다.“아, 너는 쉬는 날 아니구나.”도현이 웃었다.“호두에게는 평소와 같은 토요일인 모양입니다.”오전 11시 30분.두 사람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서윤은 도현의 어깨에 기대어 휴대전화로 배달 메뉴를 살폈다.“도현 씨, 우리 뭐 먹지?”“아내가 원하시는 것으로 주문하시죠.”“오늘은 당신이 골라.”“그렇다면 순댓국은 어떻습니까?”서윤이 고개를 들었다.“오, 좋다.”“아내는 순대보다 고기를 더 좋아하시지 않습니까?”“맞아. 내장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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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화: 일요일의 뜻밖의 초대

일요일 오전, 한서윤은 휴대전화 진동에 눈을 떴다.침대 옆에는 차도현이 없었다.대신 협탁 위에 작은 메모가 놓여 있었다.‘아내, 구름이와 호두 아침을 챙기고 있겠습니다. 더 주무셔도 됩니다.’서윤은 메모를 읽고 웃었다.“또 이렇게 써 놨네.”휴대전화를 확인하자 메시지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발신인은 어머니였다.[엄마]서윤아, 오늘 시간 있니? 집에 반찬 좀 해 놨는데 가져갈래?서윤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서윤]응! 도현 씨랑 같이 갈게. 점심때쯤 가도 돼?답장은 금방 왔다.[엄마]그럼 점심도 먹고 가. 도현이 좋아하는 갈비찜 해 줄게.서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갈비찜?”그녀는 이불을 걷고 침실을 나섰다.거실에서는 도현이 호두의 장난감을 정리하고 있었다.“도현 씨!”도현이 돌아봤다.“아내, 일어나셨습니까?”“응. 우리 오늘 엄마 집 가자.”“장모님 댁 말씀이십니까?”“응. 반찬 가져가라고 하시네. 점심도 먹고 가래.”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장모님께 미리 연락드리겠습니다.”“내가 이미 말씀드렸어.”“그렇습니까?”서윤은 웃었다.“그리고 당신 좋아하는 갈비찜 해 주신대.”도현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장모님께서 번거롭게 준비하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엄마가 해 주고 싶으시대.”“그렇다면 감사히 먹겠습니다.”서윤은 그의 팔짱을 꼈다.“우리 빈손으로 가지 말자.”“과일을 준비하면 어떻겠습니까?”“좋아. 엄마가 배 좋아하시니까 배랑 포도 사 가자.”도현이 미소 지었다.“알겠습니다.”서윤은 그를 올려다봤다.“그런데 당신, 아침은 먹었어?”“아직입니다.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그럼 우리 간단하게 먹자.”두 사람은 냉장고에 있던 단호박을 쪄서 우유와 함께 갈았다. 여기에 견과류를 곁들이고, 작은 치즈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눠 먹었다.서윤은 단호박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달다.”“단호박 자체가 달아서 다른 것은 넣지 않았습니다.”“잘했어. 점심에 갈비찜 먹어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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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화: 월요일, 기다리게 하지 않는다는 것

월요일 아침, 한서윤은 냉장고 문에 붙은 메모를 발견했다.〈이번 주 냉장고 사용 계획〉월요일 — 장모님 갈비찜 화요일 — 연근조림 활용 수요일 — 냉장고 재료 확인 목요일 — 미정 금요일 — 아내와 상의서윤은 메모를 읽다가 웃음을 터뜨렸다.“도현 씨!”주방에서 차도현이 고개를 돌렸다.“네, 아내.”“이거 당신이 썼어?”“네.”“냉장고에도 주간 계획표가 생겼네?”“어제 장모님께서 반찬을 많이 챙겨 주셔서요. 맛있을 때 먹으려고 정리했습니다.”서윤은 마지막 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금요일은 왜 나랑 상의야?”“금요일 저녁은 아내가 드시고 싶은 것으로 정하고 싶었습니다.”“그럼 월요일은 내 의견 필요 없고?”도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혹시 갈비찜이 싫으십니까?”“아니. 엄청 좋아.”“그렇다면 다행입니다.”서윤은 웃으며 메모 아래에 펜으로 한 줄을 추가했다.토요일 — 계획 세우지 않기.도현이 그것을 보고 웃었다.“지난 토요일이 마음에 드셨군요.”“응. 아주.”“그럼 이번 주에도 그렇게 하시죠.”서윤은 펜을 냉장고 옆에 내려놓았다.“좋아. 대신 오늘 아침은 뭐야?”“새우달걀덮밥입니다.”식탁에는 따뜻한 밥 위로 부드럽게 익힌 달걀과 새우, 잘게 썬 쪽파가 올라간 덮밥이 놓여 있었다. 곁에는 어머니가 챙겨 준 배추겉절이가 있었다.서윤은 한입 먹고 고개를 끄덕였다.“아, 맛있다. 겉절이랑도 잘 어울려.”“장모님께서 챙겨 주신 덕분입니다.”서윤은 웃으며 휴대전화를 꺼냈다.“엄마한테 사진 보내야겠다.”“식사부터 하십시오, 아내.”“한 장만.”서윤은 식탁을 찍어 어머니에게 보냈다.〈엄마, 겉절이 벌써 먹고 있어. 맛있어!〉잠시 뒤 답장이 왔다.〈잘 먹네. 도현이도 많이 먹으라고 해.〉서윤은 도현에게 화면을 보여 주었다.“당신 많이 먹으래.”도현은 웃으며 숟가락을 들었다.“장모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오전 9시 25분.서윤은 출근하자마자 문서관리지원팀의 시험 결과를 확인했다.지난 금요일,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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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화: 당신이 모르는 나의 하루

화요일 아침, 한서윤은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옆자리를 더듬었지만 차도현은 없었다.침실 밖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호두, 그건 안 됩니다.”서윤은 웃음을 참으며 문을 열었다.거실에서는 도현이 바닥에 앉아 호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정확히는 호두가 도현의 실내화 한 짝을 앞발로 붙잡고 있었다.“뭐 해, 둘이?”도현이 고개를 들었다.“아내, 일어나셨습니까?”“응. 호두가 당신 실내화 훔쳤어?”“가져가려고 해서 돌려받는 중입니다.”서윤은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호두야, 아빠 신발이 그렇게 좋아?”호두는 대답 대신 실내화 안으로 앞발을 집어넣었다.“아이고, 귀여워.”도현은 잠시 서윤을 바라봤다.“아내.”“응?”“지금은 호두 편을 드시는 겁니까?”“당연하지. 귀엽잖아.”“제 실내화인데도 말입니까?”서윤은 웃으며 그의 볼에 입을 맞췄다.“당신도 귀여워.”도현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그렇다면 괜찮습니다.”서윤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아침 식탁에는 따뜻한 두부국과 잡곡밥, 어머니가 챙겨 준 연근조림, 구운 김이 놓였다.도현은 서윤의 그릇에 국을 담아 주었다.“오늘 일정이 많으십니까?”“오전에 운영 현황 확인하고, 오후에는 직원 회복 절차 점검 회의 있어.”“바쁘시겠군요.”“당신은?”“오전에는 투자위원회 보고가 있고, 오후에는 외부 협력사와 회의가 있습니다.”서윤은 김에 밥을 싸 먹다가 물었다.“도현 씨, 오늘 저녁은 어떻게 할까?”“어제 말씀하신 대로 밖에서 식사하셔도 좋습니다.”“그럼 퇴근하고 만나자.”“좋습니다. 무엇을 드시고 싶으십니까?”서윤은 잠시 고민했다.“오늘은 아직 모르겠어.”도현이 미소 지었다.“그럼 오후에 다시 여쭤보겠습니다.”서윤은 웃었다.“좋아.”오전 9시 40분.서윤은 인사팀에서 보낸 자료를 읽고 있었다.전날 발견된 재신청 차단 오류는 수정됐고, 직원이 상담을 취소했다가 다시 신청하는 과정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하지만 확인할 일이 하나 더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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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화: 아내가 준비한 뜻밖의 퇴근길

수요일 오후 4시 20분.한서윤은 업무를 마치고 컴퓨터 화면에 띄워 둔 일정을 확인했다.오후 6시. 차도현과 함께 퇴근하기로 한 시간이었다.전날 저녁, 두 사람은 서로의 하루를 더 많이 이야기하자고 약속했다.하지만 서윤은 오늘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남편의 하루를 알고 싶었다.그녀는 휴대전화를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한서윤]도현 씨, 오늘 퇴근하고 나랑 어디 좀 갈래?[차도현]물론입니다. 어디로 가실 예정입니까?[한서윤]비밀이야. 대신 오늘은 내가 운전할게.[차도현]알겠습니다. 아내를 믿고 따라가겠습니다.서윤은 웃으며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오후 6시 10분.회사 지하 주차장.도현은 운전석에 앉아 있는 서윤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아내, 정말 직접 운전하시려고요?”“응. 오늘은 내가 모실게.”서윤은 조수석 문을 가리켰다.“차도현 의장님, 탑승하세요.”도현이 웃으며 차에 올랐다.“오늘은 제가 손님입니까?”“응. 아주 특별한 손님.”서윤은 안전벨트를 확인하고 차를 출발시켰다.도현은 창밖을 바라봤다.“어디로 가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조금만 기다려.”“알겠습니다.”“그런데 도현 씨.”“네, 아내.”“당신은 퇴근하고 혼자 있을 때 뭐 해?”도현은 잠시 생각했다.“대부분 집으로 돌아옵니다.”“아니, 나랑 결혼하기 전에는?”“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었습니다.”“가끔 혼자 놀러 가기도 했어?”“드물게 그랬습니다.”“어디?”도현은 서윤을 바라봤다.“오늘 목적지와 관련된 질문입니까?”서윤은 웃음을 터뜨렸다.“눈치 빠르네.”오후 6시 45분.차가 도착한 곳은 강변에 자리한 작은 실내 모형 자동차 경주장이었다.도현은 간판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아내, 여기는…….”“무선 조종 자동차 체험장이야.”서윤은 주차를 마치고 안전벨트를 풀었다.“당신 어릴 때 이런 거 좋아했다며.”도현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계셨습니까?”“당연하지.”얼마 전 도현은 어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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