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10시 30분.한서윤은 작은 쇼핑백을 들고 어머니의 집을 찾았다.쇼핑백 안에는 도예 공방에서 보내 준 기념 액자가 들어 있었다.차도현은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며 인사했다.“어머님, 저희 왔습니다.”“어서 와. 밥은 먹었니?”“응, 엄마. 아침 먹고 왔어.”서윤은 거실로 들어가 쇼핑백을 내밀었다.“엄마, 약속한 선물!”어머니는 액자를 꺼내 들었다.사진 속에는 꽃무늬 접시를 만들며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사진으로 볼 때보다 더 예쁘네.”“엄마 마음에 들어?”“그럼. 아주 마음에 들지.”어머니는 액자를 뒤집었다.뒷면에 적힌 문장을 발견하자 손길이 멈췄다.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날.“서윤아, 이건 네가 썼니?”“응. 날짜도 적어 놨어.”어머니는 한동안 그 문장을 바라봤다.“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날이라…….”그리고 조용히 웃었다.“정말 오랜만이네.”오전 11시 20분.어머니는 액자를 거실 장식장에 올려놓았다.서윤이 위치를 살피며 말했다.“엄마, 조금 오른쪽으로 옮겨 봐.”“여기?”“응. 거기가 더 예뻐.”도현은 옆에 있던 작은 화분을 옮겨 공간을 만들었다.“어머님, 이쪽에 두시면 햇빛이 직접 닿지 않아 사진 보관에도 좋겠습니다.”“그래, 고맙다.”액자를 정리한 어머니는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안방으로 향했다.“잠깐 기다려 봐. 너희한테 보여 줄 게 있어.”서윤은 도현을 바라봤다.“뭘까?”잠시 후 어머니가 낡은 나무 상자를 들고 나왔다.상자 모서리에는 오래된 흠집이 있었고, 뚜껑에는 작은 꽃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엄마, 이게 뭐야?”“내가 젊었을 때 쓰던 상자야.”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었다.안에는 빛바랜 엽서와 오래된 사진, 그리고 얇은 그림 수첩이 들어 있었다.서윤은 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수첩을 펼쳤다.첫 장에는 연필로 그린 꽃병이 있었다.다음 장에는 창가에 놓인 찻잔, 작은 마당, 담장 아래 핀 국화가 차례로 그려져 있었다.“엄마…….”서
Zuletzt aktualisiert : 2026-10-30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