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Kapitel 701 – Kapitel 710

791 Kapitel

700화: 엄마의 비밀 연습

금요일 오후 5시 30분.한서윤은 퇴근을 준비하다가 어머니에게서 온 사진을 확인했다.사진에는 작은 공책과 색연필, 그리고 삐뚤빼뚤한 접시 그림이 있었다.[엄마]서윤아, 이런 접시도 만들 수 있을까?서윤은 사진을 확대했다.둥근 접시 가장자리에 작은 꽃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꽃잎의 크기는 제각각이었지만 어딘가 정겨웠다.[한서윤]엄마가 그린 거야?[엄마]응. 공방 가기 전에 생각해 봤어.[한서윤]너무 예쁜데? 엄마 이런 그림도 잘 그렸어?잠시 후 답장이 왔다.[엄마]옛날에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지.서윤은 화면을 바라보다가 손을 멈췄다.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오후 6시 20분.차도현과 만난 서윤은 어머니가 보낸 사진을 보여 주었다.“도현 씨, 이것 봐.”도현은 화면을 살폈다.“꽃무늬 접시군요.”“엄마가 직접 그렸대.”“잘 그리셨습니다.”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엄마가 옛날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는 건 처음 알았어.”“어머님께서 말씀하실 기회가 없으셨을 수도 있겠습니다.”“그러게.”서윤은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엄마한테 물어보고 싶어졌어. 예전에는 뭘 그리고 싶었는지.”도현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다음에 함께 이야기 나눠 보시죠.”토요일 오전.서윤은 늦잠을 자고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도현은 식탁에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아내, 잘 주무셨습니까?”“응. 당신은 일찍 일어났어?”“조금 전에 일어났습니다.”서윤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오늘은 뭐 할까?”“특별한 일정은 없습니다.”“그럼 집에서 놀자.”도현이 신문을 접었다.“좋습니다.”그때 서윤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어머니였다.“엄마!”“서윤아, 혹시 오늘 시간 있니?”“응. 왜?”“문구점에 가려고 하는데, 색연필을 뭘 사야 할지 모르겠어서.”서윤은 웃었다.“엄마, 그림 그리려고?”“응. 어제 접시 그림 그리다 보니까 재미있더라.”서윤은 도현을 바라봤다.“엄마, 우리 같이 가자.”오후 1시.세 사람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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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1화: 아내가 준비한 깜짝 데이트

일요일 오전 9시.한서윤은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어젯밤 예약해 둔 장소에서 확인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서윤은 만족스럽게 웃었다.‘좋아. 준비 끝.’옆에서 잠들어 있던 차도현이 눈을 떴다.“아내, 벌써 일어나셨습니까?”“응. 오늘은 일찍 나갈 거야.”도현은 시계를 확인했다.“어디에 가실 예정입니까?”“비밀.”“오늘도 비밀입니까?”서윤은 웃으며 그의 볼을 쓰다듬었다.“응. 이번에는 내가 데이트 준비했어.”도현이 몸을 일으켰다.“그렇다면 기대하겠습니다.”“대신 오늘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기.”“알겠습니다.”서윤은 손가락을 내밀었다.“약속.”도현은 그녀의 손가락을 걸었다.“약속하겠습니다.”오전 11시 30분.두 사람은 도심 외곽의 작은 실내 스포츠 체험장에 도착했다.도현은 간판을 올려다봤다.“실내 양궁장입니까?”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당신이 DDR 잘하는 거 보고 생각났어.”“무엇을 말입니까?”“나도 당신한테 멋있는 모습 보여 주고 싶어서.”도현이 웃었다.“아내는 이미 충분히 멋있습니다.”“그런 말 말고. 오늘은 제대로 보여 줄 거야.”서윤은 자신 있게 안으로 들어갔다.직원의 안내를 받은 두 사람은 안전교육을 먼저 들었다.활을 잡는 방법과 화살을 놓는 자세, 사선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확인했다.서윤은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활을 들어 올렸다.도현이 옆에서 물었다.“아내, 양궁을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응. 예전에 체험 수업 몇 번 들었어.”“그렇습니까?”서윤은 장난스럽게 웃었다.“오늘은 내가 선배네?”“그렇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첫 번째 순서는 서윤이었다.그녀는 사선에 서서 발의 위치를 잡았다.활시위를 천천히 당기고 과녁을 바라봤다.잠시 후 화살이 날아갔다.탁!화살은 중앙에서 조금 벗어난 노란색 구역에 꽂혔다.도현의 눈이 커졌다.“아내, 잘하셨습니다.”서윤은 활을 내렸다.“봤지?”“네. 자세가 안정적이셨습니다.”“나 생각보다 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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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화: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은 부부

월요일 오후 6시 20분.한서윤은 퇴근한 차도현을 기다리며 휴대전화를 확인했다.화면에는 피아노 원데이 클래스 예약 안내가 떠 있었다.어제 함께 피아노를 배워 보자는 이야기를 나눈 뒤, 서윤이 점심시간에 찾아본 곳이었다.“도현 씨!”로비로 내려온 도현이 그녀에게 다가왔다.“아내, 많이 기다리셨습니까?”“아니. 당신한테 보여 줄 거 있어.”서윤은 휴대전화를 내밀었다.“피아노 수업 예약했어.”도현이 화면을 살폈다.“이번 주 목요일 저녁이군요.”“응. 우리 둘이 같이 배우는 수업이래.”“좋습니다. 기대됩니다.”서윤은 그의 팔짱을 꼈다.“그런데 당신 피아노도 잘하는 거 아니지?”도현이 웃었다.“이번에는 정말 초보입니다.”“확실해?”“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서윤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이번에는 같이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화요일 오전.서윤은 업무 보고를 받던 중 한 문장에서 시선을 멈췄다.직원 문의 14건 처리 완료.“이 14건은 모두 직원에게 답변이 전달된 건가요?”담당자가 자료를 확인했다.“그중 2건은 내부 검토만 끝났고, 답변 발송 전입니다.”서윤은 펜을 내려놓았다.“그럼 처리 완료라고 쓰면 안 되죠.”“표현을 수정하겠습니다.”“직원 입장에서는 답변을 받아야 끝난 거예요. 내부 검토가 끝난 것과는 구분해 주세요.”담당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서윤은 자료의 다음 항목을 확인했다.“그리고 답변이 늦어지는 건은 예정일을 안내했는지도 확인해 주세요.”“알겠습니다.”회의를 마친 서윤은 잠시 창밖을 바라봤다.일을 정확하게 끝내는 것만큼, 상대가 그 결과를 알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했다.목요일 오후 7시.두 사람은 예약한 음악 연습실에 도착했다.방 안에는 검은색 디지털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서윤은 건반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와, 예쁘다.”도현은 의자 높이를 확인했다.“아내, 여기 앉으시면 되겠습니다.”잠시 후 강사가 들어와 수업을 시작했다.“오늘은 두 분 모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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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화: 흙 위에 남긴 세 사람의 이름

토요일 오후 1시 30분.한서윤은 어머니와 함께 도예 공방 앞에 서 있었다.“엄마, 여기야!”어머니는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도자기들을 바라봤다.“생각보다 예쁘게 꾸며 놨네.”“그치? 나도 사진으로만 봤어.”잠시 후 주차를 마친 차도현이 다가왔다.“어머님, 오래 기다리셨습니까?”“아니야. 서윤이랑 구경하고 있었어.”서윤은 도현의 팔짱을 꼈다.“오늘은 엄마가 선생님이야.”어머니가 웃었다.“나도 처음인데 무슨 선생님이야.”“그래도 그림은 엄마가 제일 잘 그리잖아.”세 사람은 웃으며 공방 안으로 들어갔다.공방에는 여러 형태의 접시와 찻잔이 진열돼 있었다.강사는 체험 과정을 설명했다.“오늘은 손으로 흙을 빚어서 만드는 수업이에요. 작품을 완성하면 건조와 가마 작업을 거쳐 나중에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어머니가 물었다.“그럼 오늘 바로 가져가는 건 아니군요?”“네. 완전히 완성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요.”서윤은 어머니에게 속삭였다.“엄마, 기다리는 재미도 있겠다.”“그러게.”각자 앞에 흙이 놓였다.서윤은 타원형 접시를, 도현은 작은 찬기를 만들기로 했다.어머니는 며칠 전부터 그림으로 준비했던 꽃무늬 접시에 도전했다.강사가 흙을 고르게 펴는 방법을 보여 주었다.서윤은 밀대로 흙을 밀다가 한쪽이 얇아진 것을 발견했다.“어? 왜 여기만 얇지?”도현이 옆을 바라봤다.“왼쪽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가신 것 같습니다.”“당신도 처음이면서 어떻게 알아?”“제 것도 방금 그렇게 됐습니다.”서윤은 그의 작업대를 봤다.도현의 흙은 한쪽 끝이 눈에 띄게 두꺼웠다.“아하.”두 사람은 동시에 웃었다.어머니는 생각보다 조용히 작업에 집중했다.손끝으로 접시의 가장자리를 다듬고, 꽃잎 모양을 하나씩 눌러 넣었다.서윤은 자기 접시를 만들다 말고 어머니를 바라봤다.“엄마, 진짜 예쁘다.”“아직 멀었어.”“아니, 꽃 모양이 너무 자연스러워.”어머니는 작은 도구로 꽃잎의 선을 새겼다.“어릴 때 외할머니 집 마당에 이런 꽃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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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화: 남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

월요일 오전 8시 10분.한서윤은 현관 거울 앞에서 귀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차도현은 식탁에 앉아 오늘 일정을 확인했다.“도현 씨, 오늘 저녁에 늦어?”“오후에 외부 미팅이 하나 있습니다만, 저녁 전에는 끝날 예정입니다.”“그럼 같이 퇴근하자.”“좋습니다.”서윤이 가방을 챙기려던 순간, 식탁 위에 놓인 도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에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서윤은 걸음을 멈췄다.“도현 씨.”“네, 아내.”“당신 휴대전화에 지금 누가 전화한 거야?”도현은 화면을 확인했다.“아내께서 전화하셨군요.”“내가?”서윤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가방 속에서 화면이 켜진 채 통화 연결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아까 가방을 정리하다 실수로 전화를 건 모양이었다.하지만 서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잠깐. 당신 내 이름을 저렇게 저장했어?”도현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네.”“언제부터?”“꽤 오래됐습니다.”서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나는 처음 봤는데?”“평소에는 아내 앞에서 전화가 울릴 일이 별로 없었으니까요.”서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차도현 의장님, 생각보다 귀여운 구석이 있네.”도현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아내께서 좋아하십니까?”“엄청.”서윤은 그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오늘 아침부터 기분 좋아졌어.”오전 11시.서윤은 업무를 마치고 잠시 휴대전화를 꺼냈다.도현의 연락처에는 여전히 ‘차도현’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그녀는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나도 바꿔 볼까?’몇 가지 이름을 적었다가 지웠다.우리 집 의장님.“이건 너무 회사 같아.”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남편.서윤은 혼자 웃었다.“이건 너무 길고.”고민 끝에 그녀는 연락처 이름을 바꿨다.내가 매일 선택하는 남자서윤은 만족스럽게 화면을 바라봤다.그리고 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한서윤]도현 씨, 나도 당신 이름 바꿨어.[차도현]무엇으로 바꾸셨습니까?[한서윤]퇴근하면 보여 줄게.[차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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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화: 아내가 모르는 남편의 하루

화요일 오전 10시 20분.한서윤은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중 복도에서 차도현을 마주쳤다.평소라면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지나갔겠지만, 오늘은 도현의 손에 들린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작은 종이봉투였다.“의장님, 어디 다녀오세요?”직원들이 지나가는 복도라 서윤은 평소처럼 공적인 호칭을 사용했다.도현도 자연스럽게 대답했다.“잠시 외부 일정이 있었습니다.”“그러셨군요.”서윤의 시선이 종이봉투에 머물렀다.도현은 그 시선을 알아차렸지만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오후 회의에서 뵙겠습니다, 한 총괄님.”“네, 의장님.”그렇게 헤어졌지만 서윤의 머릿속에는 작은 의문이 남았다.‘저 봉투는 뭐지?’오후 12시 30분.서윤은 점심을 먹다가 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한서윤]도현 씨, 아까 들고 있던 봉투 뭐야?답장은 금방 도착했다.[차도현]개인적으로 맡겨 둔 물건을 찾아왔습니다.[한서윤]무슨 물건인데?[차도현]오늘 저녁에 보여 드리겠습니다.서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또 비밀이네.”하지만 더 캐묻지는 않았다.도현이 저녁에 보여 주겠다고 했으니 기다려 보기로 했다.오후 6시 40분.퇴근한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서윤은 현관에서 구두를 벗으며 말했다.“도현 씨, 오늘 나한테 보여 줄 거 있지?”도현이 웃었다.“기억하고 계셨군요.”“당연하지. 하루 종일 궁금했어.”“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도현은 서재로 들어갔다가 아침에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가져왔다.안에는 수선이 끝난 구두 한 켤레가 들어 있었다.서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어? 내 구두잖아!”어제 비 오는 길에 굽이 손상됐던 바로 그 구두였다.“언제 맡겼어?”“오늘 오전에 수선집에 다녀왔습니다.”“내가 점심시간에 맡기려고 했는데.”“아침에 신발장 앞에 놓여 있기에 제가 가져갔습니다.”서윤은 구두를 들어 굽을 살펴봤다.벗겨졌던 고무가 말끔하게 교체돼 있었다.“와, 완전 새것 같아.”“수선하시는 분께서 반대쪽 굽도 많이 닳았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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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화: 의장님이 사라진 오후

수요일 오전 8시 40분.한서윤은 차도현과 함께 회사 로비에 들어섰다.엘리베이터 앞에서 도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내, 오늘은 제가 먼저 하루 이야기를 들려드리기로 했지요.”서윤이 웃었다.“응. 어제 약속했잖아.”“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조금 다른 일정이 있습니다.”“뭔데?”“오후에 사무실을 비울 예정입니다.”“외부 미팅 있어?”“아닙니다. 직원 가족 초청 행사 준비를 도우려고 합니다.”서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당신이 직접?”“네. 행사 담당자에게 일반 지원 인력이 필요한지 물었습니다.”서윤은 웃음을 터뜨렸다.“차도현 의장님이 행사 준비를 돕는다고?”“의장 자격으로 지시하러 가는 것은 아닙니다.”“그럼 뭘 할 건데?”“아직 배정받지 못했습니다.”서윤은 그의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좋아. 오늘은 당신이 뭘 하고 오는지 기대할게.”오후 2시.도현은 재킷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1층 행사장에 서 있었다.직원들은 가족 초청 행사에 사용할 안내판을 조립하고 있었다.오재민 주임이 다가왔다.“의장님, 정말 도와주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괜찮습니다. 무엇부터 하면 되겠습니까?”오재민은 잠시 망설이다가 접이식 전시대 쪽을 가리켰다.“저쪽에 번호표를 붙여야 하는데요.”“알겠습니다.”도현은 번호표와 배치도를 받아 들었다.그런데 첫 번째 전시대 앞에서 문제가 생겼다.번호표의 순서와 배치도에 적힌 번호가 달랐다.도현은 임의로 붙이지 않고 오재민을 불렀다.“주임님, 어느 쪽이 최종 배치도입니까?”오재민이 두 자료를 비교했다.“아, 제가 수정본을 전달하지 않았네요.”“그럼 수정본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도현은 새 배치도를 받아 차례대로 번호표를 붙였다.잠시 후 다른 직원이 말했다.“의장님, 제가 하겠습니다.”도현은 고개를 저었다.“이미 맡은 일입니다. 저는 이것부터 마치겠습니다.”직원은 멋쩍게 웃었다.“그럼 저도 옆에서 같이 하겠습니다.”두 사람은 전시대 사이를 오가며 번호표를 붙였다.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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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화: 아내가 회의실에서 꺼낸 뜻밖의 제안

목요일 오전 9시 30분.한서윤은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테이블 위에 놓인 두꺼운 서류철을 발견했다.표지에는 ‘직원 가족 초청 행사 운영 계획 최종 검토안’이라고 적혀 있었다.서윤은 자리에 앉아 자료를 펼쳤다.“행사 준비가 거의 끝났네요.”오재민 주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만 한 가지 결정이 필요합니다.”“어떤 부분이죠?”“직원들이 직접 만든 전시물 가운데 가족에게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몇 건 들어왔습니다.”서윤은 서류를 넘기던 손을 멈췄다.“이유는 확인했나요?”“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는 정도만 들었습니다.”“그 이상은 묻지 마세요.”오재민이 고개를 들었다.서윤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가족 초청 행사라고 해서 모든 직원이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공개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그럼 해당 전시물은 제외할까요?”“네. 그리고 다른 직원들도 행사 직전까지 공개 여부를 변경할 수 있게 해 주세요.”오재민은 메모했다.“알겠습니다.”서윤은 잠시 생각하다 새로운 제안을 꺼냈다.“대신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어떤 공간이요?”“직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남기는 게시판이요. 이름을 적어도 되고, 익명으로 남겨도 되고요.”오재민의 표정이 밝아졌다.“좋은 생각입니다.”“단, 공개 전에 게시 동의를 받도록 해 주세요. 개인적인 내용은 당사자에게만 전달할 수도 있게 하고요.”서윤은 미소 지었다.“누군가에게는 짧은 응원 한마디가 가장 기억에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오후 12시 20분.서윤은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중 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도현 씨, 점심 먹었어?”“네, 아내. 방금 마쳤습니다.”“나 오늘 회의에서 새로운 거 제안했어.”“무엇입니까?”“가족들이 직원한테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게시판.”도현은 잠시 생각했다.“좋은 취지군요.”“그치? 우리 엄마도 참여하실 수 있잖아.”“어머님께서 좋아하시겠습니다.”서윤은 웃었다.“그런데 당신은 뭐라고 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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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화: 아내에게 배달된 수상한 택배

금요일 오후 5시 40분.한서윤은 마지막 업무 보고서를 확인하고 노트북을 닫았다.이번 주에는 유난히 회의가 많았다. 직원 가족 초청 행사 준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다음 주부터 시작될 신규 프로젝트 일정까지 검토해야 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택배 배송 완료 알림이었다.그런데 주문한 기억이 없는 물건이었다.‘내가 뭘 샀더라?’서윤은 배송 정보를 확인했다.수령인은 한서윤.발송인에는 낯선 공방 이름이 적혀 있었다.“뭐지?”잠시 고민하던 서윤은 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한서윤]도현 씨, 혹시 나한테 뭐 보냈어?[차도현]무슨 물건입니까?[한서윤]공방에서 택배가 왔다는데 주문한 기억이 없어.[차도현]저도 보낸 물건은 없습니다. 함께 확인하시죠.서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오후 6시 30분.집에 도착한 두 사람은 현관 앞에 놓인 상자를 발견했다.생각보다 큰 상자였다.서윤은 송장을 확인했다.“내 이름 맞네.”도현이 상자를 들어 올렸다.“무게는 가볍습니다.”“일단 열어 보자.”거실 테이블에 상자를 올려놓고 포장을 뜯었다.안에는 두꺼운 완충재와 작은 액자가 들어 있었다.액자 속에는 낯익은 사진이 있었다.지난 토요일 도예 공방에서 찍었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꽃무늬 접시를 앞에 두고 환하게 웃는 사진.서윤은 눈을 크게 떴다.“어? 이거 엄마 사진인데?”액자 뒤에는 작은 카드가 붙어 있었다.한서윤 님께.지난 체험 수업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내드립니다. 사진 활용 및 배송에 동의해 주신 신청 내역에 따라 제작했습니다.서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마를 짚었다.“아, 맞다!”도현이 물었다.“기억나셨습니까?”“예약할 때 기념사진 제작 옵션도 선택했었어. 완전히 잊고 있었네.”도현은 웃었다.“그럼 뜻밖의 선물이 됐군요.”서윤은 액자를 들어 올렸다.“사진 진짜 잘 나왔다.”사진 속 어머니는 카메라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접시를 바라보고 있었다.서윤은 그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오후 7시 20분.서윤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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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9화: 엄마가 딸에게 건넨 오래된 상자

토요일 오전 10시 30분.한서윤은 작은 쇼핑백을 들고 어머니의 집을 찾았다.쇼핑백 안에는 도예 공방에서 보내 준 기념 액자가 들어 있었다.차도현은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며 인사했다.“어머님, 저희 왔습니다.”“어서 와. 밥은 먹었니?”“응, 엄마. 아침 먹고 왔어.”서윤은 거실로 들어가 쇼핑백을 내밀었다.“엄마, 약속한 선물!”어머니는 액자를 꺼내 들었다.사진 속에는 꽃무늬 접시를 만들며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사진으로 볼 때보다 더 예쁘네.”“엄마 마음에 들어?”“그럼. 아주 마음에 들지.”어머니는 액자를 뒤집었다.뒷면에 적힌 문장을 발견하자 손길이 멈췄다.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날.“서윤아, 이건 네가 썼니?”“응. 날짜도 적어 놨어.”어머니는 한동안 그 문장을 바라봤다.“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날이라…….”그리고 조용히 웃었다.“정말 오랜만이네.”오전 11시 20분.어머니는 액자를 거실 장식장에 올려놓았다.서윤이 위치를 살피며 말했다.“엄마, 조금 오른쪽으로 옮겨 봐.”“여기?”“응. 거기가 더 예뻐.”도현은 옆에 있던 작은 화분을 옮겨 공간을 만들었다.“어머님, 이쪽에 두시면 햇빛이 직접 닿지 않아 사진 보관에도 좋겠습니다.”“그래, 고맙다.”액자를 정리한 어머니는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안방으로 향했다.“잠깐 기다려 봐. 너희한테 보여 줄 게 있어.”서윤은 도현을 바라봤다.“뭘까?”잠시 후 어머니가 낡은 나무 상자를 들고 나왔다.상자 모서리에는 오래된 흠집이 있었고, 뚜껑에는 작은 꽃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엄마, 이게 뭐야?”“내가 젊었을 때 쓰던 상자야.”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었다.안에는 빛바랜 엽서와 오래된 사진, 그리고 얇은 그림 수첩이 들어 있었다.서윤은 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수첩을 펼쳤다.첫 장에는 연필로 그린 꽃병이 있었다.다음 장에는 창가에 놓인 찻잔, 작은 마당, 담장 아래 핀 국화가 차례로 그려져 있었다.“엄마…….”서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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