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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한 선 밖에서
우리가 정한 선 밖에서
작가: 잔물결

제1화

작가: 잔물결
공연을 마친 솔지가 대기실로 들어가려던 때, 미처 대응할 새도 없이 예겸이 솔지를 벽 모서리로 밀어붙이면서 차가운 손가락이 허리에 닿았다.

얇은 옷감으로는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손이 닿자 전류가 흐르듯 온몸이 저릿해졌다.

“뭐 하는 거예요?”

솔지는 침착했다. 눈앞의 상대가 정말 선을 넘으리라고는 믿지 않았다.

사람을 홀릴 듯한 예겸의 눈이 솔지의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허리를 잡은 손으로 살결을 가볍게 문지르며 입꼬리를 올렸다.

도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허리부터 열이 번졌다.

솔지는 이렇게 제멋대로인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

“하예겸의 여자라고?”

예겸의 손은 갈수록 대담해졌다.

허리에서 미끄러진 손이 탄탄하게 솟은 엉덩이까지 내려갔다.

웃음도 한층 짙어졌다.

솔지는 예겸에게 몰려서 벽 모서리에 갇혔다. 달아날 곳도 없었다.

지금은 대기실에 드나드는 사람도 없어서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알면서도 이래요? 내 남자가 당신을 죽일 만큼 화를 낼까 봐 겁도 안 나요?”

솔지가 날카롭게 경고했다.

하진동 회장의 차남 하예겸은 악명이 높았다. 변덕스럽고 성정이 거칠어서, 한번 그의 눈 밖에 나면 앞날이 편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뒤에서 예겸을 ‘미친 겸 도령’이라고 불렀다.

예겸은 재미있다는 듯 눈썹을 치켜들었다.

시선이 솔지의 가슴께에 머물렀다.

엉덩이를 받친 손에 힘을 주면서 끌어 올리자, 솔지의 몸과 바짝 밀착됐다.

솔지의 볼이 붉어지고 심장이 빨라졌다.

‘설마 하예겸이 두렵지도 않은 건가?’

이곳을 드나드는 남자들은 모두 한솔지가 하예겸의 여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솔지라는 여자에게 욕심을 품어도, 그저 눈으로만 탐할 뿐 감히 손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른 남자들은 손만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이에 두고도, 끝내 아쉬움을 삼킨 채 손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나를 죽여? 얼굴도 모르는 남자를 등에 업고 다니면서 사기 칠 배짱은 있고?”

예겸이 귓가에 대고 말하자, 뜨거운 숨결이 피부를 달궜다.

그리고 눈길이 솔지의 쇄골 아래 문신에 멈췄다. 꽃처럼 피어난 ‘겸’이라는 이름은 세련되면서도 눈에 잘 띄었다.

자신의 이름을 방패 삼아 허세를 부리는 솔지를 보자, 예겸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미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빌려서 밤거리를 휘젓고 다닌 사람은 처음이었다. 간도 컸다.

솔지는 멍해졌다.

‘들켰어!’

‘하예겸을 아는 사람인가?’

“내 얼굴도 모르면서 내 여자 행세를 해?”

폭탄 같은 그 한마디에 솔지는 온몸이 굳어졌다. 믿을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는 ‘윙윙' 울리는 소리만 났다.

‘하예겸이야!’

예겸의 손가락이 문신을 부드럽게 쓸었다.

손길이 닿을수록 솔지의 몸이 팽팽하게 굳어지면서 가늘게 떨렸다.

숨결마저 흐트러졌다.

“이제 겁이 나? 왜 내 여자 행세를 했는지 말해 봐. 마음에 드는 이유를 대면 이번엔 넘어가 줄 테니까.”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끝음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높낮이도 거의 없지만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에 따르고 싶어졌다.

솔지의 머릿속에는 생각 하나만 맴돌았다.

‘끝났다.’

솔지가 듣기로 W시에서 가장 꺼리는 인물이 하진동 회장의 차남이었다. 하예겸의 이름이 붙은 것이라면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예겸이 당분간 해외에 머문다는 이야기까지 확인한 뒤, 솔지는 대담하게도 예겸의 여자 행세를 시작했다.

더 그럴듯하게 보이려고 이름까지 몸에 새겼다.

결과만 보면 도박은 성공이었다.

그 말의 진위를 의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덕분에 귀찮고 위험한 일도 숱하게 피했다.

지난 반년 동안 솔지는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이 잘 지냈다.

가짜로 만든 신분을 당사자에게 이렇게 빨리 들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신이 하예겸이라고 말하면 내가 믿어야 해요?”

솔지가 몸부림쳤다.

예겸의 목소리에 짓궂은 기색이 배어 있었다.

“너처럼 겁도 없이 내 이름을 팔 사람은 흔치 않거든.”

맞는 말이었다. 하예겸의 여자를 사칭할 만큼 대담한 여자는 있어도, 하예겸 본인을 사칭할 남자는 없었다.

솔지는 그저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누구라도 나타나 자신을 구해 주기를 다급히 바랐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사람이 다가왔다.

솔지는 다가온 사람이 ‘미라주’의 대표 원석이라는 걸 알아봤다.

원석은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 살려 달라는 솔지의 눈빛을 못 본 척하며 웃었다.

“전무님, 역시 우리 솔지 씨를 찾으러 오셨군요. 함께 자리로 모실까요?”

솔지의 마지막 희망마저 꺼졌다.

눈앞의 남자가 정말 하진동 회장의 차남 하예겸이었다.

“전 안 가요!”

솔지가 반사적으로 거절했다. 지금 이대로 따라가면 거짓말이 들통날 가능성이 컸다.

예겸이 솔지의 허리를 더 단단히 끌어안았다. 귓가를 스치는 숨결과 함께 웃음 섞인 협박이 들렸다.

“네가 안 가면 사람들이 어떻게 널 내 여자라고 믿겠어?”

“솔지 씨, 우리 전무님을 반년이나 못 보셨죠? 전무님이 해외에서 돌아오자마자 찾아오신 걸 보니, 솔지 씨가 무척 보고 싶으셨나 봅니다.”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솔지는 겉으로 태연한 척했지만, 마음은 전혀 진정되지 않았다.

“그래.”

예겸이 뻣뻣하게 굳은 솔지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보고 싶었지.”

솔지는 예겸의 속셈을 알 수 없어서 조용히 상황을 살폈다.

예겸은 이대로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자기는?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어?”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유혹하는 일은 예겸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쏠린 데다 예겸도 거짓을 밝히지 않았다.

이제는 솔지도 이 흐름을 타야 했다.

솔지는 일부러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많이 보고 싶었어요.”

“이리 와.”

예겸이 손을 내밀었다. 다정한 목소리와 눈빛만 보면 사랑에 빠진 남자 같았다.

솔지가 바라보자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았다.

그때 예겸이 한쪽 눈썹을 살짝 올렸다.

그 안의 경고를 알아본 사람은 솔지뿐이었다.

솔지가 손을 얹자, 예겸이 부드럽게 감싸 쥐고는 강하게 당겼다.

솔지는 예겸의 옆자리에 주저앉았다. 관성에 밀려서 반대쪽 손이 예겸의 허벅지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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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정한 선 밖에서   제30화

    아무리 넓은 차라도 한계는 있었다.운전석 앞 공간은 솔지의 집보다 넓다는 예겸의 말과 달리 몹시 비좁았다.방금 움직이면서 어디를 건드렸는지 솔지도 알고 있었다. 느끼지 못할 수가 없었다.그래도 이미 움직였고 닿기까지 했다. 이제 와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솔지는 허리에 닿은 손바닥의 열기를 모른 척했다. 핸드폰을 급히 켜고 쏟아지는 알림은 전부 무시했다. 카톡을 열어서 QR 코드를 찍고 예겸을 추가했다.추가 요청을 보낸 뒤 재촉했다. “수락해 주세요.”예겸은 솔지의 눈에서 자신을 친구로 등록하려는 간절함만 봤다. 지금 두 사람이 어떤 자세로 붙어 있는지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했다.요청을 수락하자, 곧바로 솔지가 보낸 메시지가 도착했다.숫자가 길게 이어졌다.“내 전화번호예요.” 솔지는 서로의 번호도 저장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눈꼬리에 불량한 웃음을 단 예겸이 긴 손가락으로 번호를 눌러 바로 전화를 걸었다.솔지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의 숫자를 확인한 솔지는 원하던 대로 번호를 저장했다.저장한 뒤 예겸에게 화면을 보여 줬다.예겸의 시선이 저장된 이름으로 향했다.겸.예겸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그 글자를 보자 솔지의 쇄골에 새겨진 문신이 떠올랐다.“연기가 너무 진짜 같은데?”솔지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내가 진심일 수도 있잖아요.”예겸은 조금도 믿지 않았다. 솔지의 속셈은 이미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다.“카톡도 추가했고 전화번호도 받았잖아. 이제 나한테 뭔가 줘야 하지 않아?”예겸이 솔지에게 느끼는 흥미는 예겸 자신이 예상한 범위를 넘어섰다.솔지는 벌써 여러 번 예겸의 꿈에 나타났다. 예겸 자신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꿈속의 두 사람은 언제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서로를 마주했다.남자가 원하는 바가 너무 선명해서 솔지도 모를 수가 없었다.마음을 주지 않겠다는 예겸은 솔지의 몸만 바라보고 있었다.남자가 잘해 준다면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을 리 없었다.그날 밤 솔지는 취해 있었고 기억도 거의 없었다.

  • 우리가 정한 선 밖에서   제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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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정한 선 밖에서   제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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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정한 선 밖에서   제27화

    솔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저씨가 왜?”“의사가 그러는데 신장을 이식해야 완치할 수 있대.” 최미영은 계속 눈물을 닦았다.솔지가 미간을 찌푸렸다. “알아. 전에도 들었잖아.”“방금 다른 사람들 말하는 걸 들었는데 기증 신장이 나왔대. 담당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안 될까? 그 신장을 아저씨에게 배정해 줄 수 있는지 말이야.” 최미영은 속눈썹에 눈물을 매단 채 간절하게 솔지를 바라봤다.솔지는 그제야 무슨 뜻인지 알았다.최미영이 이렇게 다급하게 부른 이유는 박성호의 상태가 나빠져서가 아니었다.안도하면서도 가슴이 꽉 막혔다.“엄마, 신장은 있다고 바로 이식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솔지는 감정을 억누르고 침착하게 설명했다. “아저씨 상태는 아직 안정적이니까 치료하면서 기다려야 해.” “맞는 장기가 나오면 배정 기준과 대기 순서에 따라 병원에서 연락해 줄 거야. 순번이 되면 이식받을 수 있어.”“그래도 기증된 장기가 나왔을 때 말이라도 해 봐야지. 다른 사람이 먼저 받아 가면 어떡해?”솔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화내지 말고 침착하자고 거듭 자신을 타일렀다.“엄마가 지금 가져오려는 장기도 누군가 애타게 기다리는 거라는 생각은 안 해 봤어?” 솔지가 되묻자 최미영은 말문이 막혔다.솔지는 인내심을 가지고 달랬다. “엄마, 장기 이식은 마음만 급하다고 앞당길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조건이 맞아야 해.”“결국 아저씨를 위해 한 번 알아보는 것도 싫다는 거잖아.” 최미영이 눈물을 머금은 채 솔지를 바라봤다. “친아버지는 아니어도 널 키워 줬어. 아저씨가 없었으면 나하고 네가 어디에서 얼마나 고생했을지도 모르잖아.”“솔지야, 네가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아저씨는 누구를 믿고 살아?”최미영의 질책에 솔지의 감정은 무너지기 직전까지 몰렸다.솔지도 어머니가 늘 나약하다는 건 알았다. 박성호와 사는 동안 맞고 욕을 먹기도 했고,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며 소동까지 벌였지만 결국 박성호를 하늘처럼 떠받들었다.솔지는 박성호가 베푼 은혜

  • 우리가 정한 선 밖에서   제26화

    솔지의 급여는 매일 정산됐다.퇴근하자 핸드폰에 입금 알림이 도착했다.금액을 확인한 솔지는 재무팀으로 찾아가 물었다. “계산이 잘못된 것 같은데요?”“맞게 계산했어요.” 담당자가 내역을 대조했다. “대표님이 성과급을 올리라고 하셨어요.”솔지는 뜻밖이었다. 원석은 계속 잘 챙겨 줬고 그 이유도 알고 있었다.그래도 먼저 성과급까지 올려 줄 줄은 몰랐다.재무팀을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원석과 마주쳤다.“원석 오빠.” 솔지가 불렀다.원석은 ‘오빠’ 아니면 ‘형’이라는 호칭을 좋아했다. 그렇게 불리면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된 기분이라고 했다.원석이 웃었다. “퇴근해?”“네.” 솔지는 공손히 앞에 섰다. “고마워요.”원석은 모르는 척하지 않았다. 그저 씩 웃으며 대답했다.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 솔지 씨 능력으로 받는 돈이니까.”솔지도 다른 곳의 급여를 알아봤다. ‘미라주’만큼 많이 주는 곳도 없었고 먼저 성과급을 올려 주는 곳은 더더욱 없었다.“그런데 오늘은 전무님이 안 오셨네?”“바쁘신가 봐요.” 예겸이 뭘 하는지는 솔지도 몰랐다. 바쁘다고 하면 충분했다.원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일찍 들어가서 쉬어.”“네.”원석이 떠난 뒤에야 솔지도 밖으로 향했다.지금 받는 모든 대우는 하예겸의 여자라는 데서 비롯됐다.예겸의 이름이 사라지면 어떤 처지가 될지 몰랐다.그러니 예겸을 잘 달래야 했다....솔지는 미라주 입구에 서 있었다. 퇴근 시간이 되자 직원들은 서로 인사하며 흩어졌다.솔지가 가지 않고 서 있자, 사람들은 예겸이 데리러 오기를 기다린다고 여겼다. 솔지는 부업으로 나오는 데다 업소에서 받는 대우도 남달라서, 속으로 불만을 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돈 많은 남자에게 붙어 놓고도 밤업소에서 몸을 드러내며 춤추는 걸 보면, 재벌 2세에게도 별 가치가 없는 여자라는 뒷말이 돌았다.예전에는 원석을 유혹해 붙잡았다는 소문도 있었다.동료들에게 솔지는 몸으로 남자의 관심을 끄는 여자였다.솔지는 신

  • 우리가 정한 선 밖에서   제25화

    집이 워낙 작아서 예겸에게 배어 있는 맑고 서늘한 향이 공기 중에 남은 듯했다.작은 베란다로 가서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자, 마침 예겸의 차가 떠나고 있었다.솔지는 난간을 짚고 한동안 바람을 쐰 뒤 방으로 돌아갔다.소파에 바짝 붙여 둔 비행일지를 집어 들고 침실로 들어갔다....차에 앉은 예겸은 거처를 마련해 주겠다는 제안을 진지하게 거절하던 솔지를 떠올렸다.신호를 기다리며 옆 건물들을 봤다. 하나같이 오래되고 낡았다.이 거리에는 재래시장이 있어서 유동 인구가 많았다. 주민 대부분은 노인이었고 오래된 소도시 같은 분위기가 났다. 출근 시간에 젊은 사람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솔지는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는 데 익숙해졌을까?핸드폰이 울렸다.예겸이 받자 정민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체 어디 간 거야?]“무슨 일 있어?”보행자들이 차도를 가로질러서 예겸은 그대로 멈춰 있어야 했다.[연나가 네가 어디 갔냐고 물었는데 나도 모르잖아.]정민이 뭔가 깨달은 듯 말을 이었다. [설마 솔지 동생 만나러 간 거야?]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이 길을 건넜고 대부분 노인이었다. 경적을 울려 재촉할 수도, 급하게 밀고 나갈 수도 없었다.사람이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차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연나한테 집으로 갔다고 해.” 예겸의 인내심이 지금 이곳에서 모조리 소모됐다.[진짜 네 집이야, 아니면 솔지 동생 집이야?]예겸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렇게 캐물어?”[잠깐 즐기는 사이라며?]정민은 이해하지 못했다. ‘가벼운 관계라면서 얼굴만 보이면 정신을 빼앗겨 따라가 버리는 거야?’마침내 차 앞이 비었다.예겸은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거북이처럼 천천히 나아갔다. “만나지도 않고 어떻게 즐겨?”[진짜 못된 놈이네.]예겸은 겨우 가장 막히는 거리를 빠져나왔다. 솔지가 살지 않았다면 다시는 올 일도 없는 곳이었다....오후가 되자 솔지는 민재가 다니는 학교로 갔다.민재는 성적이 좋아 특목고 학교장 추천 대상자로 이미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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