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락은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전율에 휩싸였다.그가 그토록 갈구하고 원했던 그녀의 생기가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그 생기는 그를 사랑하거나 두려워하기 위해 돌아온 것이 아니라, 그를 발밑의 벌레처럼 내려다보며 군림하기 위해 부활한 것이었다.아일라는 꼿꼿하게 세우고 있던 허리를 숙여 짐승처럼 웅크린 카일락에게 다가갔다.그녀의 하얗고 가녀린 손이 허공을 가르고 내려와, 카일락의 떨리는 뺨에 닿았다. 늘 체온이 느껴지지 않던 얼음장 같은 인형의 손이 아니었다. 피가 돌고, 맹렬한 의지가 숨 쉬는 살아있는 인간의 뜨거운 온기였다.그 온기가 뺨에 닿는 순간, 카일락의 눈동자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환희, 그리고 죽음과도 같은 공포가 한데 뒤엉켜 폭발했다.그는 본능적으로 아일라의 손길에 얼굴을 기대며 헐떡였다.하지만 아일라의 손은 애정을 갈구하는 짐승을 쓰다듬는 자비로운 주인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카일락의 턱을 억센 힘으로 쥐고 들어 올려,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게 만들었다.눈과 눈이 마주쳤다.붉게 충혈된 채 덜덜 떨리는 지배자의 동공과, 잿빛 폐허 위에서 가장 오만하게 피어난 은빛 동공.아일라의 입술 끝이 아주 천천히 말려 올라갔다.그것은 지난 수개월 동안 카일락을 미치게 만들었던 그 대칭적이고 기형적인 밀랍 인형의 텅 빈 미소가 아니었다.한쪽 입꼬리가 비틀리듯 올라간, 소름이 끼치도록 생생하고 잔혹한 비웃음.자신의 발밑에서 숨죽이고 있는 먹잇감을 내려다보며 그 비참한 몰골을 조롱하는, 완벽한 포식자의 미소였다.그 서늘하고도 압도적인 미소를 마주한 순간, 카일락의 뇌리에서 이성을 지탱하던 마지막 끈이 툭 하고 끊어져 나갔다.자신은 패배했다.남부를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무력과 권력이 여전히 자신의 손에 쥐여 있고, 대륙을 짓밟을 수 있
最終更新日 : 2026-09-20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