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카일락이 연병장에서 마지막으로 군부의 수뇌부를 압박하며 살기를 뿌리는 동안, 아일라는 내실의 짙은 그림자 속에서 잿빛 머리카락의 총괄 관료를 조용히 불러들였다."전, 전하. 주군께서 내일 새벽 드디어 수도로 떠나신다 들었사옵니다."관료는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안도와 극도의 공포가 뒤섞인 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북부를 짓누르던 거대한 폭력이 잠시 자리를 비운다는 사실은 숨통이 트이는 일이었으나, 반대로 대공의 비호 없이 늙은 재무 장관과 맞서야 한다는 사실은 그를 사시나무처럼 떨게 만들었다."장관 일파가 움직이기 시작했사옵니다. 대공께서 성을 비우시는 즉시, 유령 기사단의 배급을 끊어버린 저희를 '군수 자금 횡령'이라는 역모로 몰아세워 무력으로 재무부를 장악하려 든다는 은밀한 보고가 들어왔나이다!"관료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카일락이 없는 빈집. 무력을 상실한 채 옥좌에 남겨진 아일라는, 재무 장관과 기사단에게 있어 가장 손쉽게 찢어발길 수 있는 연약한 먹잇감으로 보일 것이 자명했다. 그들은 아일라를 반역의 배후로 몰아 처형하고, 잃어버렸던 대장부의 실무 통제권을 완벽하게 되찾으려 할 것이다.그러나 아일라의 시선은 찻잔의 수면을 바라보듯 고요하고 서늘했다."그들이 이빨을 드러내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예……?""그 늙고 교활한 여우가 견고한 성벽 뒤에 숨어 명분만 내세우는 한, 북부 재정의 심장을 완벽하게 파낼 방법은 없었죠. 하지만 주군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오만하게 칼을 뽑아 든다면, 그것은 완벽한 반역."아일라의 붉은 입술 사이로 소름 끼치는 살기가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쥐새끼들이 제 발로 성벽 밖으로 기어 나와 덫을 밟아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카일락이 두고 가는 암영대, 그리고 아일라가 서부에서부터 치밀하게 모아
最終更新日 : 2026-10-13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