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말소 절차를 마치려면 보름이 걸린다는 말을 들은 서은채는 서동만, 윤정희와 상의한 끝에 일단 강씨 가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앞으로 보름 동안은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강태준의 곁에 머물며 조금의 낌새도 내비쳐서는 안 됐다.강태준이 눈치채는 순간, 서은채 가족 세 사람 중 누구도 무사히 떠날 수 없었다. 강태준은 그럴 만한 능력과 수단을 가진 사람이었으니까.강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온 서은채는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한때 보물처럼 아꼈던 두 사람의 사진부터 강태준이 써 준 연애편지, 함께 여행을 다니며 하나씩 사 모았던 기념품까지, 서은채는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모조리 벽난로 속으로 던졌다.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지난날의 흔적을 하나씩 집어삼켰다.마치 한때 진짜라고 굳게 믿었던 우스운 꿈에서 이제야 깨어난 것만 같았다.다음 날, 서은채는 저택 뒤뜰로 향했다.뒤뜰에는 소나무가 빼곡했다. 그중에는 강태준이 서은채를 위해 직접 심은 어린 소나무도 있었다.강태준은 소나무가 변치 않는 절개를 상징한다며, 자신의 사랑도 이 나무처럼 영원히 시들지 않을 거라고 말했었다.서은채는 도끼를 집어 들고 강태준이 직접 심었던 그 나무 앞에 멈춰 섰다.그녀는 도끼를 들어 나무를 내리쳤다. 한 번, 두 번, 세 번... 팔이 저려 와도 멈추지 않았다.도우미들은 멀찍이 떨어져 바라볼 뿐 감히 다가와 말리지 못했다.도끼날이 나무를 파고들 때마다 둔탁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뒤뜰에 울려 퍼졌다.서은채는 오랫동안 놓지 못했던 미련마저 한 조각씩 잘려 나가는 것 같다고 느꼈다.셋째 날, 서은채는 산 정상에 있는 사랑바위를 찾아갔다.그곳에는 서은채와 강태준의 이름이 새겨진 자물쇠 하나가 걸려 있었다.예전에 강태준은 서은채를 품에 안은 채 열쇠를 절벽 아래로 던지며, 이제 두 사람은 평생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했다.서은채는 펜치를 꺼내 자물쇠를 망설임 없이 잘라 버렸다.끊어진 자물쇠가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서은채는 그대로 돌아섰다. 그리고 단 한 번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