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가 탐이 나 여기까지 왔지만, 막상 보고나니 그리 탐나지 않았다. 지나치게 아름답고 강건하다. 치마폭에 감싸쥐고 재미 좀 볼랬더니, 글러먹었다. 반대겠지. 누가 황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매일같이 이연의 얼굴을 뜯어먹느라 넋이 빠져 있을 것이다. 저 종마같은 몸을 봐라. 밤일을 하기 시작하면, 더 정신 못차릴 것이다. 후궁까지 들이게 되면, 투기에 빠져 친정 살림 거덜이나 내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나 저정도면 알맞다. 약관은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적당히 진중하고 풋내도 난다. 얼굴은 제법 곱상하고 표정도 나긋하니 어느 손녀에게 붙여주어도 좋아하리라. 오드게렐은 강원을 보며 탐을 내기 시작했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건 성에 차지 않는다. “제가 많이 어려 대작을 해드릴 수 없어 아쉽습니다. 따라드리기만 해도 되겠습니까?” 강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드게렐의 탁자 옆으로 발소리 없이 걸어와 몸을 낮추며 허락부터 구했다. 오드게렐이 고개를 끄덕이자 술잔을 채운 뒤 머리를 한껏 낮추며 잔받침에 올린 잔을 내민다. 오드게렐은 눈을 반짝이며 잔을 받아쥐었다. 아주 굴신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전혀 떨지 않는다. 그리고 어째선지 비굴해보이지도 않는다. 이건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다. 보기보다 경험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그래. 나이가 어찌되지?” “열여덟이옵니다.” 강원은 탁자 곁에 반듯이 서서 양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고개를 살짝 들었다. 길고 검은 속눈썹 사이로 보이는 까만 눈이 온순한듯 하면서도 이지적이다. “에이, 그정도면 마셔도 되지 않겠느냐. 어른들이 가르쳐주는 자리에선 상관 없는 나이다. 나도 한 잔 주거라.” 곤평도 빈 잔을 내밀었다. 강원은 술병을 양손으로 잘 받쳐들고 잔이 적당히 찰 때까지 술을 따른다. 그 물줄기가 고르고, 물거품은 일어나지 않는다. 잔을 든 이가 당황하지 않도록 너
최신 업데이트 : 2026-09-1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