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령은 큰 눈을 끔벅이다 동그랗게 떴다. 나를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저런 말을 하실까. 지금 살면서 가장 심란한 상태라는 걸 알고 저러시는 걸까. 그래도 답을 하지 않을 수 없기에 간단히 겸양만 표한다. “저를 이리 좋게 봐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 고향에서 제다한 차이지만, 저는 어찌 만드는지조차 모르옵니다. 저도 그저 즐기는 입장인 것이지요.” 역시 이연이 사랑할 여인은 이쪽이 좋겠다. 은령은 싱긋 웃으며 차를 마저 들었고, 매령과 민하도 찻잔을 들었다. 야멸찬 봄볕이 짙어짐에 따라 향이 농익고 차맛은 스러져갔다. 목이 충분히 적셔지니 목소리가 수월히 나오기 시작한다. ”여긴 사냥터가 없는가. 계속 궁에만 있으려니 찌뿌드드하군.” “사냥을 직접 나가십니까?” 유독 맑고 큰 눈이 질문에 숨겨진 속뜻 같은 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은령은 그런 매령을 사랑스럽다는듯 바라보며 답했다. ”사냥매도 다루고 말도 타고 활도 쏘지. 우 소저는 무예를 익히지 않았는가? 아까운 신체인데.” 키가 크고 뼈대가 곧다. 찻잔을 잡는 사소한 움직임에서도 유연함이 돋보인다. 안타깝게도 여인들은 타고난 재능을 발견조차 하지 못하고 버려버리기 일쑤다. 은령은 전장을 누비던 귀비에게서 승마를 배웠다. 탄력이 넘치는 귀비의 몸과 매령의 모습은 비슷해 보인다. 아마 매령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도 꽤나 근사하리라. “무예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호위로 함께 온 강 공자에게서 호신술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춤을 즐깁니다.” ”설마 춤을 직접 추신다는건 아니겠지요?” 조심스럽게 다가온 목소리지만 내용은 전혀 조심스럽지 않다. 은령은 저도 모르게 민하를 흘겨보았다. “아, 손 소저. 저는 가무를 보고 듣는 것도 즐기지만,
최신 업데이트 : 2026-09-2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