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계적인 록스타 남친이 나만 바라본다 (실버라인): Chapter 11 - Chapter 20

120 Chapters

11화- 하프타임 쇼

그날 저녁이었다.작업실 문이 열리고 이든이 들어왔다.노아는 소파에 반쯤 누워 있었고, 마커스는 앰프 옆에서 기타 케이블을 정리하고 있었다.노아가 먼저 말했다.“왔냐.”이든이 기타 케이스를 내려놓았다.“응.”그리고 덧붙였다.“학교에서 틀고 있더라.”마커스가 고개를 들었다.“우리 영상?”이든이 고개를 끄덕였다.“체육관에서.”노아가 바로 몸을 일으켰다.“…진짜?”정적이 흘렀다.마커스가 웃었다.“야.”노아가 물었다.“왜.”“우리 진짜 퍼지는 거 아니야?”이든은 기타 케이스를 열었다.“…몰라.”이든은 짧게 답하고 기타를 꺼냈다.줄을 한 번 툭 튕겼다.짧은 리프가 울렸다.쇼핑몰 공연에서 연주했던 바로 그 멜로디였다.이든이 말했다.“그럼.”“한 곡 더 만들자.”노아가 웃었다.“…미친 놈.”마커스가 고개를 저었다.“그래도 맞는 말이지.”작업실 안에 잠깐 웃음이 퍼졌다.***다음 날이었다.점심시간이 막 끝나갈 무렵, 이든이 사물함 문을 닫고 있었다.복도에는 아직 학생들이 조금 남아 있었다.“이든.”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이든이 돌아보자 체육 교사가 서 있었다.“잠깐 얘기 좀 하자.”이든은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체육관 문 옆으로 조금 걸어 나갔다.체육 교사가 팔짱을 낀 채 말했다.“너 그 밴드 한다며.”이든이 어깨를 으쓱했다.“…네. 왜요.”체육 교사가 웃었다.“농구 경기 있는 거 알지.”이든은 잠깐 생각했다.겨울 시즌 첫 홈 경기였다.“네.”“하프타임 무대 비었어.”“너희, 거기서 한 번 연주해봐.”이든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체육관 안에서 농구공 튀는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잠시 후.“…물어보고요.”체육 교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영상 보니까 괜찮던데.”이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냥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그리고 복도로 돌아갔다.***그날 저녁.작업실 문이 열리고 이든이 들어왔다.“야.”노아가 소파에서 고개를 들었다.“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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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도전해 볼래?

그때였다.옆 테이블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기침을 했다.이든과 애리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여학생 셋이 앉아 있었다.셋 다 방금까지 대화를 듣고 있던 얼굴이었다.몇 초 동안 아무도 말을 안 했다.그리고 한 명이 웃으며 말했다.“…미안. 다 들렸어.”애리가 눈을 깜빡였다.여학생이 애리를 보며 감탄하듯 말했다.“근데. 멋있다.”애리가 웃었다.“뭐가.”“너.”“완전 쿨하다.”다른 애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보통 저 상황이면 난리 나거든.”애리는 어깨를 으쓱했다.“왜.”“내 남친인데.”그 말에 테이블에서 웃음이 터졌다.이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물을 마셨다.하지만 귀가 조금 빨개져 있었다.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나 화장실 좀.”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응.”이든이 식당 끝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그러자 다른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여학생 하나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애리.”애리가 고개를 들었다.“응?”“이든. 진짜 너 남친 맞아?”애리가 웃었다.“응. 왜?"여학생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아니 그냥.”“이든 인기 많잖아.”애리가 태연하게 말했다.“도전해 볼래?”테이블에서 웃음이 터졌다.그리고 애리가 덧붙였다.“근데 오빠 잘 안 넘어가.”여학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와.”“진짜 쿨하다.”“…둘이 진짜 오래 가겠다.”***그 말은 점심시간이 끝난 뒤에도 조금씩 이어졌다.종이 울리고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의자가 바닥을 긁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식당 안에 섞였다.몇 명은 여전히 아까 이야기를 하면서 복도로 걸어 나갔다.복도는 금방 다시 시끄러워졌다.사물함 앞에 서 있던 학생 몇 명이 자연스럽게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애리 걔 알아?”옆에 있던 애가 고개를 들었다.“누구?”“이든 여자친구.”“…아.”“걔 완전 쿨하다던데.”“왜?”“이든 인기 올라가도 전혀 신경 안 쓴대.”누군가 웃으며 말했다.“누가 물어봤다잖아.”“이든 진짜 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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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클럽 공연

작업실 문이 열리자 겨울 공기가 한 번에 밀려 들어왔다.레이첼이었다.짧은 무스탕에 머리를 대충 묶은 채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너희들.”노아가 소파에서 몸을 조금 일으켰다.“왜.”레이첼이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웃었다.“일 하나 들어왔다.”마커스가 앰프 옆에서 고개를 들었다.“무슨 일.”레이첼이 어깨를 으쓱했다.“클럽.”“내가 알바하는 데.”노아의 눈이 조금 커졌다.“…진짜?”레이첼이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주 금요일.”“오프닝 비는데 한 번 해 보래.”작업실 안 공기가 순간 조용해졌다.마커스가 피식 웃었다.“오… 클럽 공연이야?”노아가 이든을 봤다.이든은 창가 쪽 의자에 앉아 기타 줄을 만지고 있었다.짧은 리프가 한 번 울렸다.“…언제라고?”“다음 주.”레이첼이 말했다.“한 세트면 된대.”노아가 바로 웃었다.“이거 재밌겠다.”마커스도 고개를 끄덕였다.“가자.”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이든에게 향했다.이든은 기타 줄을 한 번 더 툭 건드렸다.“…해 보자.”그 말이 떨어지자 작업실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뉴저지의 작은 클럽이었다.천장이 낮았고 조명은 붉은빛이었다.무대 앞에 사람들이 조금씩 모이고, 음악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리아는 바 쪽에 서 있었다.손에 맥주잔이 들려 있었다.무대 위 조명이 켜졌다.마커스가 먼저 올라왔다.노아가 뒤따라 올라갔다.짧게 시선을 주고받았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든이 기타를 메고 무대 위에 섰다.앰프 앞에 멈춰 선 채 케이블을 한 번 더 눌러 꽂았다.짧은 ‘툭’ 소리가 울렸다.객석에서는 아직 큰 반응이 없었다.그냥 흘려보는 시선 몇 개 뿐이었다.리아가 눈을 조금 가늘게 떴다.“…유리온실.”말을 고쳤다.“이제 아니지…”이든이 기타 줄을 한 번 튕겼다.짧은 리프가 낮게 깔렸다.그 소리가 클럽 안을 천천히 채웠다.앞쪽에 서 있던 몇 명이 고개를 들었다.마커스가 마이크를 잡았다.“원, 투...”가볍게 박자를 짚었다.노아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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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리아의 도발

클럽 안쪽에는 작은 바가 하나 더 있었다.메인 음악이 덜 들리는 자리였다.리아가 익숙하게 의자에 앉았다.바텐더가 물었다.“같은 거?”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응.”그리고 이든을 봤다.“너?”“…맥주.”잔이 내려왔다.리아가 먼저 잔을 들었다.“축하.”이든이 웃었다.“뭘.”“요즘 잘 나가잖아.”이든은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그 정도는 아직 아니야.”리아가 웃었다.“겸손 떨지 마. 사람들 반응 봤잖아.”이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클럽 안쪽에서 음악이 낮게 울리고 있었다.그녀가 잔을 돌리며 물었다.“애리는?”이든의 눈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집.”“왜?”“미성년자잖아.”리아가 피식 웃었다.“맞다. 못 들어오지.”이든이 잔을 내려놓았다.“그래서?”리아는 고개를 기울였다."뭐...아쉽지 않냐고.”이든이 그녀를 봤다.“…뭐가.”리아가 클럽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조명.사람들.술.음악.그리고 다시 이든을 봤다.“이거 애리는 못 보잖아.”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든은 시선을 피하며 맥주를 다시 한 모금 마셨다.“…영상 보내 줬어.”리아가 웃었다.“그거랑 다르지. 현장은.”이든은 대답하지 않았다.리아는 그걸 알고 있었다.지금 이든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져 있다는 것을.그녀는 그런 분위기를 읽는 데 능숙한 사람이었다.리아가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이든.”“…왜.”“너...요즘 좀 멋있다.”이든이 피식 웃었다.“갑자기.”리아는 웃었다.“진짜야.”“옛날엔 그냥 유리온실이었는데.”이든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그거 아직도 쓰냐.”그녀기 웃으며 말했다. “왜. 틀린 말은 아니었잖아.”이든는 잔을 내려놓았다.“야.”“…왜?”“너 취했냐.”리아가 웃었다.“아직.”그리고 덧붙였다.“근데 궁금하긴 했어.”“…뭐가.”리아가 천천히 말했다.“너.”“어디까지 가나.”이든이 눈을 찡그렸다.“뭐.”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몸을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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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폭발

며칠 동안 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겉으로 보기에는 평소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작업실에도 여전히 왔고, 캠코더도 들고 촬영했고,연습하는 동안 한쪽에서 조용히 촬영도 했다.노아가 농담을 하면 웃었고, 마커스가 가사를 틀리면 피식 웃기도 했다.그런데. 무언가 조금 달랐다.처음에는 이든도 정확히 뭐가 다른지 알지 못했다.그저 이상하다는 느낌만 있었다.예전에는 연습이 끝나면 애리가 먼저 물었다.“오늘 공연 어땠어?”“브릿지 부분 다시 해볼래?”“아까 리듬 조금 빨랐어.”사소한 얘기들이 많았다.그런데 요즘은 말수가 조금 줄어 있었다.대답은 했지만 대화를 먼저 꺼내지는 않았다.이든은 처음에는 그냥 피곤한가 보다 생각했다.연말이라 학교도 바빴고 애리는 학생회 일도 하고 있었으니까.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그 느낌이 조금 더 분명해졌다.작업실.그날도 연습이 끝난 뒤였다.마커스는 앰프 케이블을 정리하고 있었고 노아는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애리는 창가 쪽에 서서 캠코더 화면을 확인하고 있었다.이든이 기타 케이스를 닫다가 말했다.“애리.”애리가 고개를 들었다.“응?”말투는 평소와 같았다.이든이 물었다.“오늘 학교 어땠어.”애리는 잠시 생각하고는 대답했다. “…그냥.”그리고 다시 캠코더 화면을 봤다.짧은 대답이었다.예전 같았으면 학생회 얘기나 친구 얘기를 조금 더 했을 텐데.이든은 그 모습을 봤다.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괜히 물어본 것 같았다.그때 마커스가 갑자기 웃었다.“노아.”“왜.”“너 오늘 랩 또 틀렸지.”노아가 바로 반응했다.“틀린 거 아니거든. 리듬 바꾼 거야.”마커스가 피식 웃었다.“그걸 틀린 거라 그래.”작업실 안에 웃음이 조금 퍼졌다.애리도 웃었다.하지만 이든은 그 웃음을 보면서도 어딘가 조금 걸리는 느낌이 있었다.웃음이 예전보다 조금 얇았다.***그날 연습이 끝나고 이든이 애리를 집에 데려다주기로 했다.차 안.라디오에서는 음악이 작게 흘러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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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키스는 해도 되지?

그날 늦은 밤이었다.클럽에서 돌아온 뒤 이든은 결국 애리 집 앞까지 차를 몰고 왔다.전화는 하지 않았다.고민하다가 메시지만 보냈다.[잠깐 나올 수 있어?]몇 분 뒤.현관문이 열리고 애리가 나왔다.코트를 걸치고 있었지만 머리는 대충 묶은 상태였다.눈이 조금 붉었다.이든은 그걸 보고 말이 막혔다.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았다.문이 닫히고 차 안이 조용해졌다.밖에서는 겨울 공기가 차갑게 흐르고 있었다.애리는 아직 작업실에서 참고 있던 감정이 다 가라앉지 않은 얼굴이었다.눈가가 조금 붉게 번져 있었고,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처럼 숨이 고르지 않았다.울고 있지는 않았지만,애써 참고 있다는 건 충분히 보였다.그게 오히려 더 이든 마음을 아프게 했다.애리는 시선을 피한 채 창밖만 보고 있었다.가로등 불빛이 얼굴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젖은 눈이 잠깐씩 반짝였다.손이 코트 소매 끝을 살짝 잡고 있었다.힘이 들어갔다 풀리는 게 몇 번 반복됐다.이든은 운전대 위에 손을 올린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작업실에서 애리가 했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난 오빠 믿었어.”그 말은 생각보다 훨씬 깊게 들어와 있었다.이든이 겨우 입을 열었다.“미안해.”애리는 앞을 보고 있었다.이든이 다시 말했다.“진짜 미안해.”잠시 정적이 흘렀다.차 밖으로 지나가는 차 소리가 아주 멀리 들렸다.애리가 아주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키스 때문에 화난 거 아니야.”이든이 고개를 돌려 애리를 봤다.애리는 여전히 앞을 보고 있었다.“그럼.”이든 목소리가 낮아졌다.애리가 숨을 한 번 삼켰다.“말 안 했다는 게 더 화 나.”그 말은 이미 한 번 작업실에서 꺼낸 말이었지만,차 안에서는 훨씬 더 조용하고 더 깊게 들렸다.이든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리고 솔직하게 말했다.“…겁났어.”애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이든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네가 상처받을 거 아는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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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소문

며칠 뒤였다.작업실 안에는 평소처럼 케이블과 기타 케이스가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노아는 소파 끝에 걸터앉아 베이스 줄을 만지고 있었고, 마커스는 노트에 가사 수정을 하고 있었다.이든은 창가 쪽 의자에 앉아 기타를 들고 있었다.연습이 끊긴 틈이었다.이든이 물병을 들어 한 모금 마시다가 말했다.“나.”노아가 고개를 들었다.“왜?”이든은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했다.“…애리랑 잤다.”순간 공기가 멈췄다.노아 손이 베이스 줄 위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진짜?”마커스도 고개를 들었다.“뭐?”이든은 어깨를 으쓱했다.“응.”아주 짧은 대답이었다.노아가 이든 얼굴을 한 번, 마커스를 한 번 번갈아 봤다.“와.”“갑자기?”이든은 물병 뚜껑을 닫으며 말했다.“갑자기는 무슨.”마커스가 피식 웃었다.“얘 표정 봐.”노아도 킥킥 웃더니 물었다.“그래서?”이든이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뭐가.”노아가 웃었다.“좋았냐고.”이든이 얼굴을 찡그렸다.“…야.”마커스가 바로 웃었다.“됐고. 갑자기 그 얘기를 왜 하는데?”이든은 잠깐 기타를 내려다봤다.그리고 너무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리아한테도 그렇게 전해 줘.”노아 표정이 바로 바뀌었다.“내가 왜...”이든이 노아를 쳐다봤다.“걔 작업실 오는 거, 너 때문 아니고 나 때문이잖아.”노아가 한쪽 눈썹을 올렸다.“그건 그렇지.”마커스가 웃음을 참다가 결국 터뜨렸다.“야. 진짜 치졸하다.”이든은 전혀 부정하지 않았다.기타 줄을 한 번 툭 건드리자, 짧은 소리가 작업실 안에 울렸다.노아는 한숨을 쉬듯 웃었다.“알았어. 근데...”노아가 덧붙였다.“잘했다.”이든이 고개를 들었다.“뭐를.”노아가 어깨를 으쓱했다.“아무튼. 애리 좋은 애잖아.”“리아랑 완전 다르지.”마커스가 작게 웃으며 맞장구쳤다.“그건 맞지.”이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입가가 아주 조금 올라가 있었다.노아는 그걸 보고 피식 웃었다.“봐봐.”“표정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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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시작의 신호

겨울이 거의 끝나가던 때였다.뉴저지의 공기는 아직 차가웠지만 낮에는 햇빛이 조금 길어졌다.작업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빛도 전보다 밝았다.마커스는 창가에 기대 서서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그리고 갑자기 웃었다.노아가 소파에 누운 채 말했다.“왜.”마커스가 화면을 흔들었다.“이거 봐.”노아가 몸을 일으켰다.“뭔데.”마커스가 화면을 보여줬다.쇼핑몰 공연 영상이었다.그날 누군가 캠코더로 찍어 올린 영상.화질은 별로였다.조명도 없어서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하지만 소리는 꽤 또렷했다.Silver Line – live @ Riverside Mall노아가 화면을 보다가 눈을 조금 크게 떴다.“…이거 조회수 뭐냐?”마커스가 웃었다.“4천이었는데, 아까보다 더 붙었어. 계속 올라가.”노아가 바로 말했다.“이거 퍼지는 거 아니야?”마커스가 어깨를 으쓱했다.“퍼지면 좋지.”창가 쪽 의자에 앉아 있던 이든이 기타 줄을 툭 튕기며 말했다.“…이 정도면, 별거 아니잖아.”노아가 바로 웃었다.“이 자식아.”“쇼핑몰 공연이 4천 정도면 많은 거야.”마커스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댓글도 봐.”노아가 화면을 넘겼다.댓글이 몇 개 달려 있었다.- 브릿지 파트 미쳤다- 기타 치는 애 누구야??- 후렴 완전 귀에 꽂힌다노아가 이든을 쳐다봤다.“기타 누구냐는데.”이든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그냥 기타를 한 번 더 툭 튕겼다.하지만 입가가 아주 조금 올라가 있었다.***그날 밤.클럽.천장이 낮은 작은 공간이었다.붉은 조명이 천장을 스치고 있었고 스피커에서는 베이스가 묵직하게 울렸다.레이첼은 바 뒤에서 잔을 정리하고 있었다.그리고 문 쪽을 힐끗 봤다.“저기.”노아가 말을 꺼냈다.“왜?”레이첼이 물었다.“오늘 사람 좀 많은데.”"그러게."레이첼의 말에 마커스가 웃었다.“원래 이 시간 이 정도 아니야?”레이첼이 고개를 저었다.“아니.”“너네 보러 온 애들 같은데.”노아가 바로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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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맨해튼의 밤

무대 조명이 켜졌다.셋이 올라섰다.그리고 그 순간, 객석 여기저기에서 시선이 조금 움직였다.첫 번째로 눈에 들어온 건 마커스였다.키 182. 스물한 살.짧은 갈색 머리, 회색 눈동자.선이 또렷한 얼굴에 어딘가 단단한 인상이 있었다.마이크 앞에 서 있는 모습만 봐도 자연스럽게 중심이 잡히는 타입이었다.리더.그리고 보컬.한 손은 키보드 위에 올려져 있었다.무대 위 사운드를 전체적으로 잡는 사람이기도 했다.객석 뒤쪽에서 누군가 작게 말했다.“보컬 괜찮은데.”그 옆에는 노아가 있었다.키 183. 스물한 살.백금발 머리와 청록색 눈동자.조명 아래서 머리색이 거의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노아는 베이스를 들고 있었지만 몸은 이미 리듬을 타고 있었다.랩 파트를 맡는 사람답게 무대 위에서 가만히 서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다.화려한 외모.그리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에너지.객석 쪽에서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저 금발 애 봐.”“카메라 잘 받겠다.”그리고 마지막.이든이었다.키 180. 열아홉.암갈색 곱슬머리에 푸른 눈동자.손에는 기타가 들려 있었다.셋 중에서 가장 말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묘하게 시선이 오래 머무는 얼굴이었다.아직 나이가 어려 보이는데도 무대 위에 서 있는 태도는 차분했다.기타를 들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객석 맨 뒤에서 한 남자가 조용히 중얼거렸다.“…저 애.”“작곡하는 애 같은데.”무대 위에는 세 명이 서 있었다.각자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마커스는 중심을 잡는 리더 같은 얼굴이었고,노아는 단번에 눈에 띄는 스타 타입이었다.그리고 이든은 묘하게 시선을 붙잡는 기타리스트였다.그 차이가 오히려 더 눈에 들어왔다.객석 뒤쪽에 두 명의 *A&R이 나란히 서 있었다.한 명이 입을 열었다.“…외모 밸런스 괜찮네.”다른 사람이 피식 웃었다.“그러게.”잠깐 눈을 좁히더니 덧붙였다.“이거… 돈 되겠는데.”그리고 바로 그때.이든이 기타 인트로를 쳤다.실버라인.쇼케이스가 시작되면서 첫 코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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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줄리안

그날 밤이었다.뉴저지로 돌아온 뒤, 이든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휴대폰을 꺼냈다.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다.[끝났어?]애리였다.이든이 바로 전화를 걸었다.몇 번 신호가 가다가 전화가 연결됐다.“여보세요?”수화기 너머로 애리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든이 말했다.“…안 자고 있었어?”애리가 웃었다.“기다렸지.”“잘 다녀온 거야?”이든이 창밖을 보며 말했다.“응.”애리가 바로 물었다.“맨해튼 어때? 좋아?”이든이 피식 웃었다.“…그냥 똑같지 뭐.”애리가 바로 말했다.“거짓말. 맨해튼은 다르지.”“그래서 쇼케이스는?”이든이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레코드 한 명이랑 얘기하고 왔어.”전화기 너머에서 바로 소리가 튀어나왔다. “진짜?! 오...! 계약하는 거야?”이든이 웃었다.“아직 거기까지는 아니고.”“데모 먼저 보내기로 했어.”애리가 말했다.“와. 그래도 엄청난 거 아니야?”이든이 어깨를 벽에 기대며 말했다.“…그런가.”애리가 바로 말했다.“당연하지.""이든 오빠.”이든이 물었다.“왜.”애리가 조금 조용해진 목소리로 말했다.“멋있다.”이든이 잠깐 웃었다.“…뭐가.”애리가 말했다.“그냥.”“쇼케이스도, 맨해튼도, 레코드도.”그리고 장난스럽게 덧붙였다.“다 멋있어.”이든이 고개를 저었다.“…너 진짜.”애리가 웃었다.“그래서. 언제 또 맨해튼 가?”이든이 말했다.“모르지. 데모 보내고 나서겠지.”애리가 바로 말했다.“그럼 나도 데려가.”이든이 웃었다.“…관광하러?”애리가 대답했다.“응. 맨해튼 보고 싶어.”이든이 잠깐 창밖을 봤다.맨해튼 불빛이 아직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그리고 말했다.“…그래.”“다음엔 같이 가자.”전화기 너머에서 애리가 웃었다.***며칠 뒤였다.작업실.마커스가 말했다.“다시.”노아가 베이스를 잡고 이든이 기타를 들었다.실버라인 데모 녹음이었다.데모를 보내고 며칠 뒤, 작업실 전화가 울렸다.전화는 애틀란틱 쪽에서 온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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