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었다.복도 창문이 열려 있었다.점심시간에 바람이 안으로 들어왔고,누군가 붙여둔 프롬 포스터 끝이 가볍게 흔들렸다.학교는 요즘 프롬 얘기로 시끄러웠다.누가 누구랑 가는지,드레스는 뭘 입을 건지,사진은 어디서 찍을 건지.점심시간만 되면 여기저기서 그런 얘기가 들렸다.애리는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냥 웃고 넘겼다.원래라면 조금은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요즘은 다른 생각이 더 많았다.줄리안은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앨범 작업이 시작된 뒤로는 맨해튼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고, 학교에 오는 날보다 오지 않는 날이 더 많았다.애리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점심시간이면 괜히 복도 끝을 한 번 더 보게 됐고,수업이 끝난 뒤에도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그날도 점심시간이었다.애리는 트레이를 들고 자리에 앉으려다가,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애리.”고개를 들자 스캇이 서 있었다.농구부 주장답게 키가 컸고, 평소보다 조금 어색한 얼굴이었다.애리는 순간 눈을 깜빡였다.“응?”스캇은 목 뒤를 한 번 쓸어내리더니 웃었다.“혹시… 프롬, 나랑 갈래?”바로 옆에서 누군가 작게 “오.” 하고 말했다.주변 시선이 한 번에 몰렸다.애리는 조금 웃었다.갑작스럽기도 했고, 조금 미안하기도 했다.“미안. 나 올해 프롬 안 갈 거야.”스캇은 아주 잠깐 멈췄다가, 곧 어깨를 으쓱했다.“그래? 아쉽네… 그래도 물어볼 가치는 있었지.”깔끔했다.애리는 오히려 그 반응에 마음이 편해졌다.그런데 스캇이 막 돌아서자마자, 다른 쪽에서 누군가 다가왔다.학생회 배지를 단 해리였다.애리는 그 얼굴을 보자마자 웃음부터 났다.설마 했는데, 진짜였기 때문이었다.“그럼.”해리가 태연하게 말했다.“나랑 갈래?”애리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너도?”해리는 아주 진지한 얼굴이었다.“스캇 다음은 나지.”주변에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애리는 고개를 저었다.“미안. 진짜 안 가.”해리는 애리를 잠깐 보더니 장난스
Last Updated : 2026-09-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