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밤새 골목을 지킨 군관에게서 전갈이 왔다. 강 서방은 뒷방에서 밤을 보냈고, 새벽에는 다시 작업대로 불려 나왔다고 했다. 연화는 약낭을 챙겨 도진과 포목점으로 향했다.포목점 마당에 짐이 쌓여 있었다. 아직 정오도 되지 않았는데 일꾼들은 땀에 젖어 오갔다. 연화가 장옷을 여미며 가게 쪽으로 걸었다. 도진은 약재 봇짐을 든 채 반 걸음 뒤를 따랐다.골목을 지키던 건달 둘이 앞을 막았다. 하나가 연화의 비단 소매를 보며 웃었다."귀한 마님께서 어디 가십니까. 좋은 물건은 우리가 아는데."사내의 손이 소매에 닿기 전에 도진이 그 사이로 짐을 옮겼다. 건달이 욕을 하며 밀어내려 들었다. 도진은 손목을 잡아 옆으로 돌렸다. 요란한 소리 없이도 사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마님 가시는 길을 비키시오.""이 머슴 놈이……!"연화가 돌아보았다. 도진은 잡은 손을 놓고 고개를 숙였다. 건달은 다시 덤비지 못했다. 저편에서 물건을 받던 상인이 귀한 손님 막지 말라며 소리쳤다. 두 사람은 그 틈에 가게로 들어갔다. 연화가 도진의 소매를 가볍게 당기며 미소했다.가게 주인은 연화에게 자리를 권했지만 도진에게는 턱짓부터 했다."짐은 밖에 내려놓고 이쪽 포목이나 옮겨. 길을 막고 섰어."도진의 턱이 잠깐 굳었다. 연화가 비단을 펼쳐 달라며 주인의 눈길을 돌렸다. 도진은 대꾸하지 않고 봇짐을 내려놓았다.포목을 옮기니 뒤편 작업대가 보였다. 강 서방이 그 앞에 있었다. 손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천의 모서리를 두 번이나 잘못 접었다. 감독하던 사내가 뒤통수 가까이 손을 들었다."밤일이 힘들다고 낮일을 빼먹을 셈이냐?"도진이 포목 한 필을 사이에 내려놓았다. 사내의 손이 갈 곳을 잃었다. 그는 도진에게도 눈을 흘겼으나, 앞채 손님을 따라온 사람이라 함부로 밀지는 못했다.
Zuletzt aktualisiert : 2026-10-30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