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가 손을 달라고 했다.서경은 저녁 내내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식탁을 정리하고, 외출복을 갈아입고, 어머니의 사진을 보여주면 다음에는 손을 만져주었다. 그때마다 그는 TV 소리를 줄였고, 서경은 소파의 같은 자리에 앉았다.“오늘은 그냥 잘래요.”말을 하고 나서야 거절했다는 걸 알았다.시우가 그녀를 보았다.“왜. 많이 아파?”“조금요.”“그럴 때 풀어줘야지.”그가 손을 뻗었다. 서경은 피하지 않으려고 무릎에 힘을 주었다. 시우의 손가락이 닿기 직전, 그녀의 어깨가 먼저 움츠러들었다.시우가 멈췄다.짧은 침묵 뒤에 그가 물었다.“밖에서 무슨 일 있었어?”“엄마를 보니까…….”어머니를 핑계로 쓰는 게 싫었다. 하지만 오늘 정말 어머니를 보며 울고 싶었다. 거짓말을 만들어내기보다 그 감정 하나를 붙잡았다.“많이 나이 드신 것 같아서요.”시우가 그녀를 제 쪽으로 당겼다. 서경은 그의 어깨에 이마를 붙였다. 품에 안기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숨이 풀렸다. 그 사실이 가장 끔찍했다. 이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 알면서도 몸은 익숙한 자리에 기대고 있었다.“너 혼자 감당하게 안 해. 내가 있잖아.”그의 셔츠는 익숙한 세제 냄새가 났다. 서경은 그 냄새 속에서 잠들고, 아픈 날에는 울었다. 오늘은 어깨에 닿은 이마를 어디로 옮겨야 할지 몰랐다.시우가 등을 쓸어내렸다. 서경은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쌌다. 그의 품 안에서, 그가 다시 손을 잡지 못하게.“고마워요.”버릇처럼 나온 말을 삼킬 수 없었다. 대신 그 다음 말은 하지 않았다. 믿는다고, 예전처럼 말하지 않았다.***새벽이 되어 서경은 작은방으로 옮겨 앉았다. 시우는 서재에서 일을 하다 잠들었고, 그녀는 어머니에게 보낼 사진을 정리하겠다고 했다.권태주의 명함을 책상에 놓았다.한 줄을 쓰는 데 오래 걸렸다.[후원 관련 서류에서 확인할 일이 생겼습니다. 다른 사람을 거치지 않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한서경입니다.]보낸 메일을 다시 열어보았다. 파일은 붙이지 않았다. 김채린의 목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8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