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시우가 두 사람 몫의 차를 따랐다.서경 앞에는 늘 마시던 차가 놓였다. 그는 자기도 같은 잔을 들고 맞은편에 앉았다. 서둘러 서재로 돌아갈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채린이가 형편이 안 좋았어.”그가 말했다.“집안도 망했고, 제대로 일자리도 못 잡고.”서경은 잔을 들지 않았다.“그래서 돈을 주셨군요.”“내가 방치하면 네 앞에 또 나타날 수도 있잖아. 옛날 일을 떠벌리고, 돈 달라고 하고.”“네가 모르고 지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그렇게 10년을요?”“필요한 동안.”“내 이름으로 정리된 후원비에 왜 그 돈이 들어 있어요?”“너와 관련된 지출이니까.”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내가 왜 그 여자한테 돈을 쓰겠어. 네가 아니면 만날 이유도 없는 사람이야.”서경의 오른손이 잔 옆에서 오므라들었다. 손가락을 펴려고 애쓰지 않았다. 떨리면 떨리는 대로 두었다.“그 여자도 시우 씨가 무섭대요.”시우의 손이 멈췄다.“직접 만났니?”서경은 대답하지 않았다.시우가 잔을 내려놓았다. 그제야 이 대화에서 처음으로 계산하지 못한 표정이 나왔다. 놀라움보다 모욕에 가까웠다.“너를 다치게 한 사람을, 나한테 말도 없이?”“제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러 갔어요.”“내가 설명해줬잖아.”“채린한테도 들어보고 싶었어요.”시우는 입술을 다물었다. 한동안 소파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다가 낮게 말했다.“네가 그렇게까지 했으면 나도 할 말은 없어. 다만 그 여자 말을 믿기 전에 생각해봐. 네 손이 그렇게 되었을 때 누가 병원에 있었는지.”서경의 눈이 뜨거워졌다. 병실에 앉은 시우, 그 셔츠를 붙잡던 자기 손. 그가 병원에 온 것이 그렇게도 고마웠다.“기억해요.”서경은 잔에서 손을 뗐다.“그날부터 단추를 혼자 못 잠갔어요. 병원에 와주신 게 고마워서, 저는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말도 못 했어요. 비가 오면 지금도 손이 아파요.”시우가 그녀의 손을 보았다. 이번에는 서경이 무릎 아래로 감추지 않았다.“그럼 됐어.”시우가 일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08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