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를 열자 냄새가 먼저 나왔다.오래 닫혀 있던 천과 송진, 나무의 냄새. 서경은 의자에 앉은 채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 턱받침 가까이 닳은 자국이 보였다. 사진보다 작았다.기억 속에서는 그 자국만큼 세상에 큰 흠이 없었던 것 같은데.“맞습니까?”대여처 국내 담당자가 물었다. 서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쓰던 악기예요.”공방 주인이 악기를 들어 상태를 살폈다. 서경은 그의 손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혼자 있을 때 같으면 이미 손을 뻗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기다려야 했다. 악기가 자기 것이 아니어서만은 아니었다. 너무 급하게 만져서 깨뜨릴까 봐 두려웠다.소유자 측은 오늘 상태 확인만 허락했다. 다시 빌릴 수 있을지는 아직 몰랐다.“오늘은 보기만 해도 돼요.”말하고도 서경은 케이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공방 주인이 악기를 받침 위에 놓았다.“겉으로 확인되는 곳부터 살펴봤습니다. 오래 보관했으니 세팅은 다시 봐야 합니다. 예전에 쓰실 때 불편했던 부분이 있었어요?”서경은 잠깐 생각하다 턱받침 쪽을 가리켰다.“이쪽 높이를 바꿔 썼어요. 지금 건 그때 것하고 달라요.”주인이 옆으로 비켜주자 서경은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손을 대기 전에 눈으로 먼저 확인했다. 지금 손끝으로 만지면 분명히 알 것 같다가도, 기억과 다르면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맞는지 천천히 보세요.”그가 말했다.서경은 턱받침 가장자리를 가리켰다. 어릴 때는 조금 높은 것을 쓰다가 불편해서 바꾸었었다. 시우가 알아봐준 물건이 아니었다. 레슨을 마치고 아버지와 공방에 들러 몇 번씩 턱을 대보고 골랐다. 아버지는 어떤 것이 좋은지 몰라 그녀가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케이스를 받쳐주었다. 한 번 더 해봐. 그 말밖에 할 줄 모르면서, 한 번을 더 할 때마다 꼭 같은 높이로 받쳐주었다.서경은 받침대 아래로 내려간 자기 손을 보았다. 이제는 케이스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것보다, 그때 고른 높이를 자기 턱이 먼저 알아본다는 사실이 더 아팠다.“그때는 제가 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08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