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황후는 대공의 것이 아니다: Chapter 11 - Chapter 19

19 Chapters

11화. 천문실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11일, 황후궁의 비품을 정리한다.』시종장이 헝겊을 내밀었다. 엘리네가 엄지로 닦은 손잡이와 달리 홈에는 검은 때가 남아 있었다.“문이 뻑뻑할 겁니다. 사람이 드나든 지 오래됐습니다.”“다른 열쇠는 정말 없나요?”“보관함을 다 뒤져도 이것뿐입니다.”엘리네는 헝겊으로 홈을 훔쳤다. 손잡이 가운데 둥근 구멍이 있었다.“안에 있는 물건은 그대로 두세요. 내일 올라가 보고 정하겠어요.”시종장이 고개를 숙였다.◊이튿날 아침, 마리엔은 바구니를 안고 계단 아래에서 기다렸다. 걸레와 솔, 작은 비누가 담겨 있었다.계단을 오르자 치맛단에 먼지가 묻었다. 아래층에서는 시녀들이 접시를 나르는 소리가 났다. 위로 올라갈수록 소리는 작아졌고, 꼭대기에 닿자 마리엔의 숨소리만 들렸다.문 옆 벽에는 못 자국이 남아 있었다. 엘리네는 열쇠를 넣고 천천히 돌렸다. 안쪽에서 쇠가 긁혔다.“제가 밀까요?”“같이 밀자. 바구니는 내려놓고.”둘이 어깨로 문을 밀었다. 문 아래에 쌓여 있던 먼지가 바닥에 길게 밀렸다.마리엔이 코를 가리며 재채기했다. 엘리네도 고개를 돌린 채 잠시 기다렸다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천장 아래 둥근 창이 있었다. 창살 사이로 들어온 햇빛에 먼지가 보였다. 가운데에는 천을 덮은 탁자가 놓였고, 벽에는 빈 선반이 붙어 있었다. 구석의 망원경은 창이 아닌 벽을 향해 기울어 있었다.엘리네는 탁자 주위를 걸었다. 바닥에 흩어진 종잇조각은 글씨가 지워져 있었다. 벽 쪽 의자에는 다리가 없었다.“여기서 뭘 보셨을까요?”&ldqu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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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등고선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14일, 북방 지도 전시회를 연다.』엘리네가 창에서 물러나자 지붕 위 사람도 난간에서 떨어졌다. 검은 옷자락이 굴뚝 뒤로 가려졌다.마리엔이 바구니를 내려놓았다.“누가 있었어요?”“저택 지붕에 사람이 있어.”마리엔이 창으로 다가오려 하자 엘리네는 탁자 위 천을 확인했다. 지도는 보이지 않았다. 천 아래로 나온 종이 끝만 손으로 밀어 넣었다.“커튼을 달아야겠어. 창 아래쪽만 가릴 수 있게.”“시종장께 말씀드릴까요?”“응. 위쪽은 남겨 달라고 해. 빛은 들어와야 하니까.”엘리네는 창 옆에 서서 저택을 다시 보았다. 지붕에는 아무도 없었다.누구였는지 물으러 갈 수는 없었다. 이쪽에서 창을 닦던 것을 보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엘리네는 천 가장자리에 책을 올리고 문을 잠갔다.◊지도 전시회에 가기 전, 마리엔은 엘리네의 소매에 묻은 실밥을 떼었다.“이건 빼실까요?”은 컴퍼스가 든 주머니를 가리키는 말이었다.“그대로 둬.”“오늘은 지도를 그리러 가시는 게 아니잖아요.”“볼 때도 필요해.”마리엔은 주머니의 단추를 채웠다. 엘리네는 손가락을 굽혀 보았다. 장갑 안쪽이 펜 굳은살에 걸렸다.본궁 회랑에는 사냥용 창 대신 지도 받침이 늘어서 있었다. 벽에 걸린 공지에는 겨울 사냥 대회를 지도 전시회로 바꾼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들어선 귀족들은 외투를 시종에게 건네고 난로 곁에 모였다. 사냥 장갑을 낀 채 온 남자가 벗어 든 장갑으로 손바닥을 치고 있었다.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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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옛 통로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15일, 황후궁 창문 보수를 마쳤다.』엘리네는 지도 옆에 놓인 기록지를 보았다. 청년은 칼릭스의 말을 적다가 연필 끝을 세웠다.“행군에 걸리는 시간도 적어 둘까요?”“확인할 항목에 넣으세요.”엘리네가 답하자 칼릭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은 줄을 바꿔 적었다. 원본을 옮긴 사람의 이름 아래에 새 항목이 붙었다.황제 쪽에서 잔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엘리네는 마리엔에게 장갑을 받았다. 오른손을 넣다가 손끝이 걸려 다시 당겼다.칼릭스는 탁자 건너에서 기다렸다.“다른 지도도 보시겠습니까?”“오늘은 이만 돌아가겠어요.”“알겠습니다.”칼릭스가 길을 비켰다. 엘리네는 인사를 하고 회랑을 나왔다. 마리엔이 뒤따라오는 발소리 사이로 연필 깎는 소리가 잠깐 더 들렸다.◊다음 날, 지도실 창 아래에는 천이 걸려 있었다.엘리네는 끈을 당겨 보았다. 아래쪽만 가려지고 위쪽 창으로는 빛이 들어왔다. 천 끝을 내려놓으니 서쪽 담 밖 저택이 보이지 않았다.“이제 밖에서는 탁자가 안 보이겠죠?”마리엔이 창 반대편으로 가며 물었다.엘리네는 몸을 낮춰 천과 창틀 사이를 살폈다.“천이 벌어지지만 않으면 돼. 저 끝도 묶어 줄래?”마리엔은 의자를 가져와 올라섰다. 엘리네가 의자 등받이를 잡았다. 매듭을 짓던 마리엔의 소매에서 실밥이 나왔다.“먼저 내려와.”“조금만 더 하면 돼요.”“옷이 못에 걸렸어.”마리엔이 손을 멈췄다. 엘리네는 못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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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보급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17일, 북방 보급안을 검토한다.』탁자 다리를 누르던 엘리네가 손을 뗐다. 마리엔이 지도 묶음을 올려놓으려 하자 엘리네는 창에서 먼 쪽을 가리켰다.“그쪽에 두자. 창을 열어도 종이가 날리지 않게.”천을 벗기고 지도 모서리에 자를 얹었다. 바닥을 닦은 물이 마를 때까지 둘은 탁자를 움직이지 않았다.그 뒤로도 탁자는 같은 자리에 있었다. 엘리네는 지도실을 나설 때마다 다리가 놓인 곳을 확인했다.◊군무청 서기가 보급 계획서를 펼쳤다. 칼릭스는 가죽 지도통을 의자 옆에 세워 두고 장갑을 벗었다.창 아래에 놓인 난로에서는 장작 타는 소리가 났다. 서기는 난로 쪽에 말려 두었던 종이를 가져와 계획서 끝에 붙였다.“창고별 수량입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물량은 따로 표시했습니다.”칼릭스는 의자에 앉지 않고 첫 장을 읽었다.『봄 첫째 달 10일 출정. 병력 3만. 회색 고개 경유.』그 아래에 밀가루와 말먹이, 겨울옷 수량이 적혀 있었다. 칼릭스는 출정 날짜를 손가락으로 짚었다가 다음 장을 넘겼다.“행군 일수는 어디 있습니까?”“노정표에 있습니다.”서기가 묶음에서 종이를 찾아냈다. 칼릭스는 그것부터 탁자 가운데로 옮겼다.벨모르에서 북부 요새까지 이어지는 선 옆에 숙영지가 적혀 있었다. 요새 위쪽부터는 표시가 드물었다. 회색 고개를 넘은 뒤 노르덴 쪽 마을에서 보급을 받는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현지 보급을 약속한 문서도 있습니까?”서기는 종이 끝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첨부된 것은 없습니다.”“요청한 기록은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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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축척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18일, 전시 지도의 검토를 청한다.』군무청에서 온 청원서에는 보급 계획서의 사본 목록이 붙어 있었다. 엘리네는 아침 식사를 물리고 봉투를 열었다.『황궁 지도 전시회의 오류에 관한 감정을 청합니다. 북부군 사령관 칼릭스 아르벤.』지도 기사가 옮겨 그린 선과 군무청이 보관한 원본을 대조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엘리네가 전시장에서 지적한 부분도 적혀 있었다. 아래에는 방문 허가를 기다린다는 문장이 붙었다.마리엔이 빈 찻잔을 거두다 물었다.“위층으로 모실까요?”“아니. 응접실에 탁자를 비워 줘.”엘리네는 첨부 목록을 다시 읽었다. 군사 지도 사본, 전시 지도 가장자리의 본, 길 이름 대조표. 물건마다 군무청의 반출 인장이 찍혀 있었다.지도 감정을 청하는 서류였다. 황후궁에 칼릭스가 드나들 이유도 거기에 적혀 있었다.“문은 닫지 말고, 너와 시녀 한 명이 함께 있어 줘.”마리엔이 찻잔을 내려놓았다.“누가 뭐라고 할까 봐요?”“무슨 일을 했는지 누구나 알 수 있게 하려는 거야.”엘리네는 허가란에 서명했다. 펜촉을 닦은 뒤에는 서랍에서 접는 자와 은 컴퍼스를 꺼냈다. 남은 산길 지도는 가져가지 않았다.빠진 장이 있던 자리는 빈 종이로 구분해 두었다. 엘리네는 그 종이가 그대로 있는지 확인하고 서랍을 잠갔다.◊응접실 문 밖에서 시종의 목소리가 났다.“칼릭스 대공 전하께서 오셨습니다.”엘리네는 창가에서 돌아섰다. 칼릭스는 문턱 앞에서 멈춰 허리를 숙였다. 외투는 벗어 맡겼고, 손에는 가죽 지도통과 서류 묶음이 들려 있었다.“황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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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누구의 손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18일, 지도 감정을 진행한다.』칼릭스는 축척을 적은 종이 옆에 행군 수첩을 놓았다.“짧아 보이는 거리를 누구에게 보여 주려는 걸까요.”엘리네는 지도 아래의 글씨를 다시 보았다. 축척을 몰라도 길이 멀다는 사실은 걸어 보면 알았다. 병사를 이끌고 고개를 넘은 사람에게는 오래 숨길 수 없는 잘못이었다.“직접 가지 않는 사람일 거예요. 종이에 적힌 숫자로만 길을 보는 사람.”“출발을 허가하는 쪽이군요.”칼릭스가 수첩을 넘겼다. 길 이름 아래로 숙영지와 식수터가 적혀 있었다. 엘리네는 그중 길게 지운 줄을 보았다. 먹을 덧칠했어도 먼저 적은 글씨 끝은 남아 있었다.“이건 왜 지우셨어요?”“물이 얼었습니다. 겨울에는 쓸 수 없는 곳입니다.”“지도에는 그대로 있어요.”“예. 이 사본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엘리네는 얇은 종이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 물을 구할 수 없다면 다음 숙영지까지 더 가거나 물을 싣고 가야 했다. 어느 쪽이든 지도에 찍힌 점만 보고 정할 일은 아니었다.“짧다고 믿으면 무엇부터 줄이나요?”칼릭스가 펜대를 내려놓았다.“식량입니다. 말먹이도 줄입니다. 수송 수레와 짐말의 수를 정할 때도 거리를 씁니다.”“길이 짧으니 적게 싣고 가도 된다고요.”“돌아오는 길까지 짧게 잡게 됩니다.”엘리네는 자를 들어 처음 쟀던 구간에 댔다. 지도에서는 5센티미터였다. 적힌 축척대로 계산한 거리보다 실제로 가야 하는 길이 길었다.“가는 동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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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부채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18일, 황후궁에서 지도 감정을 진행한다.』엘리네는 접던 자를 탁자에 내려놓았다.“지도 감정 중이에요. 들어와요.”에스텔은 문지기가 비켜서기도 전에 문턱을 넘었다. 붉은 치맛자락이 의자 옆을 스쳤다. 마리엔이 자리를 권하자 에스텔은 칼릭스와 엘리네 사이에 놓인 의자를 골랐다.“비밀은 아니었나 보네요. 두 분 다 아무것도 감추지 않으시니.”“공식으로 청한 감정입니다.”칼릭스가 답했다. 에스텔은 앉으며 부채를 펼쳤다.“그런데 궁 안에는 벌써 말이 돌던데요. 북부군 사령관께서 황후 폐하의 수놓는 시간을 빼앗으셨다고요.”엘리네는 펜 옆의 천을 접었다. 조금 전 찻잔 손잡이에 댔던 천이었다.“오늘은 수를 놓지 않았어요.”“그럼 대공 전하께서 시간을 잘 고르셨군요.”에스텔의 부채가 멎었다. 부채 위로 보이는 눈은 칼릭스가 아니라 탁자를 향해 있었다. 펼친 지도, 행군 수첩, 감정 의견을 적던 종이까지 차례로 살폈다.마리엔이 찻잔을 가져왔다. 에스텔은 빈 쟁반을 옆으로 밀게 하고 의자를 탁자 가까이 당겼다.엘리네는 지도 모서리에 걸린 잔 받침을 옮겼다.“차는 이쪽에 둘게요. 종이에 닿으면 곤란해서요.”“폐하의 자수보다 귀한 물건인가 봐요.”“젖으면 다시 재야 해요.”엘리네는 접는 자를 지도 아래에 나란히 놓았다. 에스텔이 보려던 종이를 덮지는 않았다. 감정 의견에는 축척이 맞지 않는다는 말과 확인한 구간이 적혀 있었다.그 옆의 기록 대조 목록에는 아직 빈 칸이 많았다.“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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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서쪽 담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22일, 서쪽 담의 순찰을 강화한다.』“알아요. 감정 의견에도 재상께 확인을 청할 내용이 있어요.”엘리네는 지도 모서리에서 손을 뗐다.에스텔의 부채가 손바닥 안에서 돌아갔다. 꿰맨 끝을 살피던 눈이 다시 엘리네에게 향했다.“그럼 아버지께서도 곧 읽으시겠네요.”“같은 사본을 보셔야 해요. 다른 지도로는 제가 잰 곳을 확인할 수 없으니까요.”에스텔은 입술을 다물었다. 문밖으로 나가기 직전, 부채를 접어 손잡이를 쥐었다. 이번에는 고친 곳을 누르지 않았다.마리엔이 문을 닫았다. 복도에서 치맛자락 끄는 소리가 멀어졌다.칼릭스는 감정 의견을 서류 사이에 넣었다. 엘리네의 이름이 적힌 면이 안쪽으로 들어갔다.“원본 대조를 청하겠습니다.”“제가 확인해야 할 것이 생기면 알려 주세요.”“공식으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그 말에 엘리네는 문을 보았다. 문지기의 그림자가 아래 틈에 걸려 있었다.“네. 그렇게 해 주세요.”칼릭스가 일어섰다. 마리엔이 문을 열자 복도에서 기다리던 시종이 몸을 바로 세웠다. 칼릭스는 엘리네에게 예를 갖춘 뒤 시종과 함께 나갔다.엘리네는 빈 의자를 당겨 넣었다. 칼릭스가 앉았던 자리는 에스텔이 고른 의자보다 멀었다. 지도 사본이 사라진 탁자에는 잔 받침과 자국만 남았다.◊겨울 첫째 달 22일 오후, 황후궁 문지기가 방문 명부를 펼쳤다.엘리네는 응접실로 가려다 걸음을 멈췄다.“누가 왔나요?”“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지난 방문 기록을 본궁에 올리라는 분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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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손목

『황궁 공보: 겨울 첫째 달 25일, 새벽 예배당을 개방한다.』엘리네는 창 아래에 기대 놓은 판자를 다시 들었다가 내려놓았다.저택 지붕의 불은 더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서 다른 신호를 보내도 뜻을 전할 수 없었다. 같은 불을 보았다는 것만으로는 말을 나눌 자리가 생기지 않았다.“답한 거지요?”문 옆에 있던 마리엔이 물었다.“응.”“한 번 더 해 볼까요?”“아니. 여기까지.”엘리네는 등불을 탁자 가운데로 옮겼다. 저택의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창에 오래 서 있지는 않았다. 마리엔이 판자를 치우는 동안 종이를 서랍에 넣고 열쇠를 돌렸다.계단을 내려가자 문지기가 창을 닫으러 올라왔다. 엘리네는 문지기에게 인사를 받고 침실로 향했다.다음 날에도 지도 감정을 청하는 서류는 오지 않았다. 그다음 날에는 군무청에서 원본 대조가 늦어진다는 통지만 왔다. 엘리네는 통지를 읽고 날짜 옆에 작은 점을 찍었다.마리엔이 빈 쟁반을 들며 말했다.“예배당에 다녀와도 될까요? 내일 쓸 초를 받았다고 확인해 달래요.”엘리네는 펜을 내려놓았다.“새벽에도 문을 열어?”“첫 종 전에 열어요. 대공 전하도 그때 오신대요. 사람들이 모이기 전에 기도하고 가신다고요.”“그럼 내일은 내가 갈게.”마리엔이 쟁반을 내려놓았다.“공주님도요?”“응. 초를 잘 받았는지 내가 확인하면 되잖아.”◊겨울 첫째 달 25일, 엘리네는 옷깃의 단추를 끝까지 잠갔다.마리엔은 외투의 끈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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