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은 걸린 종이 모서리를 손끝으로 밀어 넣었다.서랍이 닫히자 손잡이 아래에 얇은 종이 끝만 남았다. 다시 열어 반듯하게 넣으려다가, 진료실에서 보라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원장님, 다음 보호자분 오셨어요.”도경은 남색 진료복 소매를 내리고 진료대로 돌아갔다.■3월 24일(화), 작은 이동장 안에서 긁는 소리가 났다.발톱이 바닥을 긁는 소리는 짧게 끊겼다. 그 사이로 빠른 숨소리가 이어졌다.이동장을 든 남자가 계산대 앞에서 멈췄다. 작업복 무릎에 마른 흙이 붙어 있었고, 목에는 접은 수건을 걸고 있었다.“몬스터도 봐 주셨다고 해서 왔는데요.”도경은 유리문 쪽을 보았다. 안내문은 그대로 붙어 있었다.“어떤 아이예요?”“번개다람쥐요. 아침부터 숨을 이렇게 쉽니다.”남자가 이동장을 조금 들었다.손바닥만 한 다람쥐가 구석에 엎드려 있었다. 앞발을 벌리고 턱을 든 채, 배까지 크게 움직이며 숨을 쉬었다. 꼬리는 옆으로 늘어져 있었다.도경은 이동장을 받지 않고 진료실 문부터 열었다.“이쪽으로 놓아 주세요. 문은 제가 열게요.”보라가 진료대 위의 금속 쟁반을 옆으로 치웠다. 마른 수건을 넓게 깔고, 작은 산소 상자를 가까이 가져왔다.남자는 이동장을 내려놓자마자 잠금쇠를 풀었다.“꺼내도 될까요?”“잠깐만요. 지금은 잡는 것도 힘들 수 있어요.”도경은 문을 조금만 열고 안을 들여다봤다. 다람쥐의 앞발 위쪽에 작은 등록 고리가 있었다. 몸을 건드리지 않고도 가슴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보였다.“언제부터 이랬습니까?”“어젯밤엔 먹이를 남겼어요.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침에 보니 움직이질 않아서요.”“떨어지거나 다른 몬스터한테 부딪힌 적은요?”“어제 굴에는 저만 들어갔어요. 얘는 집에 있었습니다.”남자는 이동장 손잡이를 쥔 채 말을 이었다.“동생이 돌봐요. 고등학생인데 헌터가 되겠다고, 요즘은 제 장비보다 얘 먹이를 더 챙깁니다.”도경은 다람쥐의 입가와 코를 살폈다. 콧물은 보이지 않았다. 입을 벌렸다 닫을 때마
Last Updated : 2026-10-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