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의 흰 빛이 앞마당을 한 바퀴 돌았다.생선 비늘에 빛이 스치고, 바닷바람에 소금 냄새가 났다.」앞마당에 나서자 코브 선장이 해도를 옆구리에 끼고 서 있었다. 그 옆에는 생선이 든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젖은 밧줄이 손잡이에 묶여 있었고, 바구니 아래로 물이 조금씩 흘렀다.수잔나는 바구니를 내려놓고 손바닥을 앞치마에 문질렀다. 도리는 내 옆에서 발끝으로 흙을 건드렸다.“관리인님, 감사가 끝났다고 들었소.”코브가 먼저 말했다.“네. 관리권이 확정됐습니다.”“그럼 이건 받아야지.”코브는 바구니를 내 쪽으로 밀었다.“선장들이 가져온 생선이오. 다들 직접 들고 오겠다고 했는데, 앞마당에 줄을 서면 길을 막을까 봐 내가 모아 왔소.”“이렇게 많이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필요해서 주는 게 아니오. 고마워서 주는 거지.”코브는 말끝을 자르고 손바닥으로 바구니 옆을 두드렸다. 생선이 서로 부딪혀 젖은 소리를 냈다.수잔나가 웃으며 덧붙였다.“받아 둬요. 내 가게 앞에도 가져다 놓겠다는 사람이 있었어. 장사할 생선이 아니니 괜찮다고 했더니, 그럼 등대에 주겠다더라고.”“감사에서 이겼다고 생선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이긴 건 관리인님이잖아. 우리가 가져온 건 우리 마음이고.”수잔나는 손을 털었다. 팔뚝에 묻은 물기가 햇빛에 반짝였다.코브가 내 얼굴을 살폈다.“받기 어렵다는 표정이군.”“제 몫을 따로 챙기는 게 익숙하지 않습니다.”“그럼 이제 익숙해지시오. 등대를 지키는 데 쓴 힘까지 남한테 돌려줄 필요는 없으니까.”나는 대답 대신 바구니 손잡이를 잡았다. 젖은 밧줄이 손바닥에 닿았다. 안쪽에서 소금 냄새가 진하게 올라왔다.“감사관님 앞에서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내가 본 일을 말했을 뿐이오.”코브가 어깨를 으쓱했다.“노엘라 관리인이 간격표를 나눠 줬고, 내가 다른 선장들에게 전했소. 그보다 더 보태면 거짓이 되지.”“그 말씀을 그대로 적어 주셔서 도움이 됐습니다.”“기록을 정확히 하는 건 그쪽이 더 잘 알겠지
최신 업데이트 : 2026-10-2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