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무렵 잠깐 잠들었다가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고, 빨랫감을 가져가라고 말하려던 하녀가 놀라 물러섰다.소하는 숨을 고르지 못한 채 벽에 기대어 있었다.하녀는 더 묻지 않았다.그녀도 이곳에서 어떤 밤들이 지나가는지 알고 있었다.***닷새째 되는 날, 소하는 뒷문이 열리는 시간을 알아냈다.새벽마다 장작을 실은 수레가 들어왔고, 하인들은 그때 잠시 마당의 감시를 소홀히 했다. 소하는 빨랫감을 널면서 문과 우물 사이의 거리를 재고, 하인들이 교대하는 순서를 외웠다.다친 무릎 때문에 빨리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달리는 대신 장작 수레 뒤에 숨어 나가기로 했다.그날 새벽 소하는 부엌에서 장작을 나르는 일을 자청했다.금옥은 별다른 의심 없이 그 정도 일이라도 해야 밥값을 한다며 허락했고, 소하는 수레가 마당에 들어오자 장작을 옮기는 척하며 뒤편으로 돌아갔다.열린 대문 너머에는 새벽 장사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그녀는 숨을 죽이고 수레 뒤에 몸을 숨겼다.조금만 더 가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그때 누군가 어깨를 붙잡았다.“어딜 가려고?”뒤돌아보니 하인이었다.소하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장작을 옮기고 있었다고 둘러댔지만, 하인은 장작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금옥을 불렀다.그녀는 더는 망설이지 않고 열린 대문을 향해 달렸다.그러나 두 걸음도 가지 못해 다친 무릎이 꺾였고, 뒤따라온 하인이 허리를 붙잡았다.금옥은 소하를 마당 한가운데 끌어다 앉혔다.“아직도 도망칠 생각이 남아 있었어?”소하는 숨을 몰아쉬면서도 고개를 들었다.“저는 여기서 죽을 수 없습니다.”“누가 죽으래? 돈이나 벌라는 거지.”금옥은 하인들에게 소하의 발목을 묶어 두라고 명했고, 그날부터 그녀가 마당 밖으로 나갈 때마다 감시를 붙였다.식사는 하루 한 끼로 줄었으며, 금옥은 감시 인력을 늘린 비용까지 장부에 적었다.소하는 장부를 보며 항의했다.“이렇게 하면 제가 어떻게 돈을 갚습니까?”금옥은 태연하게 대답했다.“그러니
Last Updated : 2026-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