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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화. 이제 행복해도 돼

Author: 안나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4 08:36:13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운 재혁과 주연은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주연은 거울에 비친 재혁의 모습을 힐끗 바라봤다.

평소처럼 단정한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조금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지혜의 아파트 거실.

지혜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지 얼굴에는 조금 핏기가 없었다.

하지만 주연의 뒤에 서 있는 재혁을 발견한 순간 지혜의 표정이 밝아졌다.

“어머, 재혁 씨도 같이 오셨어요?”

재혁이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지혜 씨.”

“어서 들어오세요.”

두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지혜는 주연과 재혁을 번갈아 바라봤다.

뭔가 달랐다.

어제까지의 두 사람이 아니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달랐다.

무엇보다 주연의 얼굴에 오랜만에 편안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지혜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두 사람…….”

주연이 순간 긴장했다.

“왜?”

“잘됐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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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163화. 이제 행복해도 돼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운 재혁과 주연은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주연은 거울에 비친 재혁의 모습을 힐끗 바라봤다. 평소처럼 단정한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조금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지혜의 아파트 거실. 지혜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지 얼굴에는 조금 핏기가 없었다. 하지만 주연의 뒤에 서 있는 재혁을 발견한 순간 지혜의 표정이 밝아졌다. “어머, 재혁 씨도 같이 오셨어요?” 재혁이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지혜 씨.” “어서 들어오세요.” 두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지혜는 주연과 재혁을 번갈아 바라봤다. 뭔가 달랐다. 어제까지의 두 사람이 아니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달랐다. 무엇보다 주연의 얼굴에 오랜만에 편안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지혜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두 사람…….” 주연이 순간 긴장했다. “왜?” “잘됐나 봐?” “뭐, 뭐가?” 지혜가 피식 웃었다. “얼굴에 다 써 있는데 뭘 숨겨.” 주연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 “지혜야.” “왜? 축하해주려고 그러지.” 지혜가 재혁을 바라봤다. “재혁 씨도 이제 다 아신 거죠?” “네.” 재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많이 늦게 알았습니다.” 그러더니 주연을 한번 바라보고는 덧붙였다. “아내 얼굴도 몰라본 사람이니까요.” “재혁 씨!” 주연이 당황해 그를 바라봤다. 지혜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맞네요.” “지혜야, 너까지 왜 그래?” “사실이잖아.” 재혁도 웃었다. “저도 인정합니다.” 주연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오랜만에 집 안에 밝은 웃음소리가 퍼졌다. 잠시 후 세 사람은 거실 소파에 둘러앉았다. 지혜가 차를 내오려 하자 재혁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혜 씨, 앉아 계세요.” “괜찮

  • 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162화. 오늘부터 같이 사는 줄 알았는데

    일요일 오전.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재혁의 집을 나섰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재혁은 자연스럽게 주연의 손을 잡고 있었다. 주연은 몇 번이나 맞잡은 손을 내려다봤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그와 손을 잡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 남편. 그렇게 생각하자 주연의 입가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재혁이 곁눈질로 그녀를 바라봤다. “왜 웃어?” 주연이 얼른 표정을 감췄다. “안 웃었는데요?” “웃었어.” “잘못 봤어요.” “내가 당신 얼굴을 보고 있었는데?” 주연이 그를 흘겨봤다. “운전이나 잘하세요.” 재혁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알겠습니다, 와이프님.” “또 시작이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주연의 얼굴은 금세 발그레해졌다. 재혁은 그런 그녀가 재미있는지 낮게 웃었다. 차는 주연과 지혜가 함께 살고 있는 임대 아파트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오늘 그곳에 가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저녁에 이창수의 집을 방문하려면 주연이 갈아입을 옷이 필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혁은 지혜에게 제대로 인사하고 싶었다. 주연이 미국에서 돌아온 뒤 가족에게도 가지 못하고 있을 때 곁을 지켜준 친구였다. 게다가 어제 자신이 주연을 데려갔으니 적어도 남편으로서 얼굴을 보고 인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재혁은 이미 머릿속으로 오늘의 계획을 모두 세워 두었다. 주연의 필요한 옷과 물건들을 챙겨 자신의 집으로 가져오는 것. 그래서 재혁은 당연히 오늘부터 함께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던 주연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재혁 씨.” “응.” “나 당분간은 지혜랑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재혁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 “……뭐?” “지혜랑 조금 더 같이 있으려고요

  • 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161화. 돌아오는 딸

    일요일 오전. 오랜만에 집에서 느긋한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테이블 위에 놓아둔 휴대전화가 울렸다.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확인한 이창수의 눈빛이 달라졌다. 최재혁. “그래, 최 서방.” 전화를 받은 이창수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결 부드러웠다. “아버님, 저 재혁입니다.” “그래. 무슨 일인가?” 잠시 후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재혁의 말에 이창수의 손이 멈췄다. “오늘 저녁에 주연이와 같이 찾아뵈려고 합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뭐?” 자신도 모르게 되묻고 말았다. “주연이와 함께 저녁 먹으러 가겠습니다.” 이번에는 분명하게 들었다. 주연이와 함께. 이창수의 굳어 있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그래. 그래야지.” 목소리 끝에 감출 수 없는 반가움이 묻어났다. “몇 시쯤 올 생각인가?” “일곱 시쯤 가겠습니다.” “그래. 기다리고 있으마.” 전화를 끊은 뒤에도 이창수는 한동안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 그대로 앉아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딸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자신이 딸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일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딸을 잃은 것은 아닌지 후회한 날도 많았다. 그런 주연이 오늘 남편과 함께 집으로 온다고 했다. 이창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아내를 찾았다. 고미혜는 거실 한쪽에서 꽃병의 꽃을 정리하고 있었다. “여보.” 남편의 목소리에 미혜가 돌아봤다. “왜요?” 이창수의 표정이 평소와 달랐다. “ 저녁 준비 좀 해야겠어.” 미혜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누가 와요?” 이창수는 일부러 잠시 뜸을 들였다. “주연이가 온다네.” 고미혜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 “……누가요?” “우리 딸.” 미혜의 눈이 커졌다. “주연이가요?” “그래.” 이창수가 미소 지었다. “최 서방이

  • 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160화. 평범한아침,그리고

    일요일 아침. 평소라면 이미 하루를 시작하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재혁도 늦잠을 잤다. 커튼 사이로 들어온 아침 햇살이 침실 바닥에 길게 내려앉았다. 재혁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다 품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에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주연이었다. 자신의 품 안에서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여자. 자신의 아내였다. 어젯밤의 뜨겁고도 달콤했던 사랑의 여운이 아직도 온몸에 남아 있어, 그녀를 다시 품에 안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재혁은 조용히 숨을 골랐다. 어제 처음으로 온전히 자신의 사람이 된 그녀가 깰세라, 그는 살며시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주연은 아직 깊이 잠들어 있었다. 이불을 끌어올려 주연의 어깨까지 덮어준 뒤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 조용히 침실을 빠져나왔다. 샤워를 마친 재혁은 편안한 아이보리색 니트와 바지를 입고 주방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었다. “…….” 역시나였다. 물. 탄산수. 그리고 커피 원두 정도가 전부였다. 재혁은 냉장고 문을 잡은 채 한동안 서 있었다. 지난번 이 냉장고를 열어본 주연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재혁 씨, 뭐 먹고 살아요? 그때는 웃으며 집에서 식사할 일이 없다고 대답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혼자가 아니었다. 재혁은 휴대전화를 챙겼다. 그리고 집 근처 베이커리에서 갓 만든 샌드위치와 간단한 아침거리를 사왔다. 집으로 돌아와 커피를 내리고 과일도 접시에 담았다. 평소 혼자였다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귀찮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웠다. 누군가와 함께 아침을 먹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았다. 한편 주연도 뒤늦게 눈을 떴다. “으음…….” 낯선 천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잠이 덜 깬 눈으로 몇 번 눈을 깜빡이던 주연은 그제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았

  • 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159화. 그들의 첫날밤

    재혁은 천천히 주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주연도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품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맞닿았다. 이번 입맞춤은 조금 전과는 달랐다. 더 이상 서로에게 숨겨야 할 이름도 말하지 못한 진실도 없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놓지 않았다. 잠시 입맞춤이 멎었을 때 재혁이 가까운 거리에서 주연을 바라봤다. “사랑해, 이주연.” 처음 듣는 그의 편안한 말투에 주연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동안 언제나 예의를 갖춰 자신을 ‘주연 씨’라고 부르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불러주었다. 이상하게 가슴이 뭉클했다. 주연의 눈가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다. “나도 사랑해요, 재혁씨.” 재혁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품에 안았다. 다시 한번 깊은 애정을 담아 입을 맞췄다. 2년 동안 이름뿐이었던 부부. 서로의 얼굴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시작했던 두 사람이 그날 밤 비로소 서로의 진짜 마음을 마주하고 있었다. 재혁의 키스는 점차 깊어지고, 주연도 그 뜨거운 호흡에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답했다. 가슴 벅찬 감정과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열기 속에서, 재혁은 주연을 부드럽게 안아 들고 침실을 향해 걸어갔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비로소 그들의 진짜 첫날밤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침대에 가볍게 뉘여진 주연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재혁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온몸의 감각이 곤두서며 뜨거운 열기가 퍼져나갔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긴장감이 그녀를 옭아맸다. 주연은 단 한 번도 다른 남자와 이런 깊은 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오늘 밤이 그녀에게는 평생 처음 마주하는 세계였다. 몸은 달아오르는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두려움과 설렘이 뒤섞인 주연의

  • 3년의 계약, 당신을 모른채 사랑에 빠지다.   158화. 사랑해, 이주연

    “잠깐만요.” 주연이 손을 들어 재혁을 막았다. 눈물이 고여 있던 얼굴에는 이제 당혹감이 가득했다. “그러니까…….” 주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재혁을 바라봤다. “내가 누군지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한 거예요?” “주연 씨.” “맞잖아요.” 재혁이 설명하려 했지만 주연이 먼저 말을 이었다. “내가 당신한테 진실을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밤마다 고민하고 있을 때도 알고 있었어요?” 주연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내가 몇 번이나 말하려다가 못 한 것도요?” “그건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그런데 가만히 있었어요?” “당신이 직접 말해주기를 기다렸습니다.” 주연은 기가 막힌 듯 재혁을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진실을 고백했다는 안도감으로 풀어졌던 마음속에서 이번에는 억울함이 치밀었다. “왜요?” “당신 스스로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나는 얼마나 힘들었는데…….” 주연의 목소리가 다시 떨렸다. 재혁의 표정이 굳었다. “내가 당신한테 거짓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얼마나 미안했는지 알아요?” “…….” “당신을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더 말하기 어려워졌어요.” 주연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떨어졌다. 이번에는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동안 혼자 끌어안고 있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당신이 나를 알아보는지 궁금했어요.” 재혁은 말없이 들었다. “솔직히 화도 났어요. 어떻게 자기 아내 얼굴도 몰라볼 수 있나 싶었어요.” 그 말에는 재혁도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주연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당신을 좋아하게 되면서부터는 무서워졌어요.” 재혁의 눈빛이 흔들렸다. “내가 누군지 알면 나를 싫어할까 봐.” “주연 씨.” “지금까지 왜 속였냐고 화내면 어떡하지…….” 주연은 결국 참았던 마음을 모두 쏟아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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