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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Penulis: 꼬미 요괴
집 안.

신부를 데리러 온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신랑 들러리들과 친척들, 그리고 소유하도 있었다.

소유하는 허서령이 신부 들러리인 걸 보고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살짝 꾸몄을 뿐인데 천사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허서령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심통이 났다.

신부의 방 앞에 수십 개의 빨간 의자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 검은 뚜껑이 덮인 작은 잔들이 놓여 있었다.

한 신부 들러리가 말했다.

“이 음료들 중에 술이 딱 석 잔 섞여 있어요. 술을 못 찾으면 돈 봉투를 내야 하고 운 좋게 석 잔을 다 마시면 신부를 데려갈 수 있습니다. 냄새 맡는 건 안 돼요.”

사실 술이 담긴 잔이 하나도 없었다. 신부 들러리들이 신랑 측을 골탕 먹이고 돈 봉투를 더 받아내기 위해 꾸민 작은 장난이었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정체 모를 괴상한 음료들을 마신 신랑 들러리들이 얼굴을 찌푸리며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신부 들러리들이 신나게 돈 봉투를 챙겼고 구경하던 사람들도 배를 잡고 웃었다.

옆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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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6화

    지강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넌 오빠가 그렇게 싫어? 밖은 이렇게 춥고 시간도 늦었는데 꼭 이런 식으로 쫓아내야겠어?”지은영은 답답하다는 듯 지강산의 팔을 밀어 옷깃을 빼냈다. 그러고는 정신 좀 차리라는 눈빛으로 노려보며 말했다.“왜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 새언니 침대는 안 젖었잖아. 오늘 밤 새언니 방에서 자면 되지.”지강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지은영의 머리를 가볍게 톡 쳤다.“그 머릿속에 대체 뭐가 들어 있는 거야. 잔머리만 늘어서는.”지은영은 머리를 문지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동생이 해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그 말을 남기고 물통을 든 채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방 안에는 따뜻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온도도 포근했다.허서령은 샤워를 마친 뒤 침대에 앉아 이불을 덮은 채 잠시 책을 읽었다.막 불을 끄고 잘 생각이었는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간을 보니 벌써 밤 11시 반이었다.‘이 시간에 누가 찾아온 걸까?’대충 지강산일 거라고 짐작한 허서령은 긴 머리를 한번 정리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복슬복슬한 슬리퍼를 신고 문을 열러 갔다.문을 연 순간 겨울용 회색 잠옷을 입은 지강산이 서 있었다. 깊은 눈에 입꼬리까지 처져 있어 어딘가 억울한 사람 같은 표정이었다.“은영이가 물통 들고 집에 있는 침대를 전부 젖게 만들었어. 지금 멀쩡한 데는 걔 방이랑 네 방, 부모님 방뿐이야. 오늘 밤만 나 좀 재워 줄래?”허서령은 놀랐다가 곧 생각을 바꿨다. 정말 지은영이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짓이었다.“들어와요.”허서령은 망설이지 않고 문을 크게 열어 길을 내줬다.지강산은 넓은 침대 옆으로 걸어가 서서 베개 두 개와 이불 한 채를 바라봤다. 긴 손가락으로 침대 옆 탁자에 놓인 그녀의 책을 살짝 만지며 목울대를 한번 움직였다.허서령은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왔다.지강산은 돌아서 그녀를 바라보더니 일부러 조심스럽게 옆의 2인용 소파를 가리켰다. “그럼 난 저 소파에서 잘까?”허서령도 소파 쪽을 봤다.길이가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5화

    그 한마디가 나오자 식탁 분위기는 순식간에 풀렸다.지강산의 얼굴에도 차츰 웃음이 돌아오며, 눈에 보일 정도로 분위기가 부드럽고 따뜻해졌다. 지은영과 농담도 하고, 아버지에게 요즘 일 이야기도 하며, 어머니에게 반찬도 집어 드렸다.그러면서도 수시로 허서령을 바라보며 잘 먹고 있는지 확인했다. 고기도 집어 주고 휴지도 건네고 국까지 떠 주며 세세한 것 하나까지 챙겼다.저녁을 먹고 나서는 다 함께 거실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과일을 먹었다.허서령은 방에 들어가 씻은 뒤 다시 거실로 나오지 않았다.지은영은 하선희의 팔에 기대 다리를 소파 위로 접어 올리고 휴대전화를 봤다.지상훈은 지강산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국내외 이야기부터 정치, 민생, 우주항공까지 온갖 주제가 오갔다.한 주제가 끝날 때마다 지강산은 차를 마시는 틈을 타 허서령 방 쪽을 몇 번씩 바라봤다.하선희는 그 기대 어린 시선을 보고 결국 한마디 했다.“강산아, 그만 봐. 서령이는 방에 들어갔으니 오늘은 다시 안 나올 거야.”그 말을 들은 지은영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지강산을 바라봤다.지강산은 어색하게 웃었다. 부정하지도 대답하지도 않고 고개만 끄덕인 뒤 시선을 거두고 다시 아버지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지은영은 궁금해 작은 목소리로 하선희에게 물었다.“엄마, 둘째 오빠 뭐 보고 있었어요?”하선희는 딸의 귀 가까이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네 새언니 방 문 보고 있었지. 새언니가 방에서 나오길 기다리는 것 같더라. 며칠째 우리 집에 있으니 강산이도 많이 보고 싶겠지. 어렵게 왔으니까 얼굴 좀 더 보고 싶은 모양이야.”지은영도 하선희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오늘 밤 둘째 오빠랑 새언니 같은 방에서 안 자요?”하선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자기들 집에서도 늘 같이 자는 건 아닌 것 같던데 여기서야 더 그렇지.”“둘이 그렇게 어색해요?”“네 새언니가 기억을 잃었으니까 당연히 조심스럽고 낯설지. 네 둘째 오빠도 원래 예의 바르고 신사적인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4화

    지은영은 맞은편의 두 사람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장난스럽게 말했다.“둘째 오빠, 새언니도 손 있어. 알아서 집어 먹을 수 있으니까 오빠 밥이나 먹어.”지강산이 동생을 한번 흘겨봤다.“넌 말이 참 많다.”지은영은 일부러 삐친 척 중얼거렸다.“나도 닭 날개 중간 부위 좋아하는데.”지강산은 날개 끝 한 조각을 집어 그녀에게 줬다. 지은영이 멈칫했다.“날개 끝엔 살 없잖아.”지강산은 아무 말 없이 남은 날개 끝 하나까지 그녀의 그릇에 넣어 줬다.“살 없으면 뼈나 뜯어.”지은영은 볼을 부풀리고 귀여운 표정으로 허서령을 바라봤다.“새언니, 둘째 오빠 봐요. 절 괴롭혀요.”허서령은 지은영의 귀여운 표정에 웃음이 터졌다. 지강산이 자신에게 준 닭 날개 중간 부위와 생선 뱃살이 담긴 접시를 들어 지은영의 앞으로 옮기며 다정하게 말했다.“은영아, 이거 먹어.”“고마워요. 새언니.”지은영은 활짝 웃었다. 그리고 지강산을 향해 코를 찡긋하며 우스운 표정을 지어 도발한 뒤 닭 날개를 집어 맛있게 뜯었다.지강산은 살짝 약이 올랐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채소를 집어 입에 넣었다.다들 조용히 밥을 먹었다.그때 지상훈이 갑자기 물었다.“강산아, 내가 돌아오면서 보니까 네 차 타이어가 바람이 다 빠져 있던데 무슨 일이야?”지강산은 눈썹을 살짝 올리고 몰래 웃고 있는 지은영을 바라봤다.“아버지가 아끼는 딸한테 물어보세요. 걔가 한 짓이에요.”하선희는 놀랐고 지상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딸을 봤다.“은영아, 왜 네 둘째 오빠 타이어를 망가뜨렸어?”지은영은 정의감 넘치는 표정으로 젓가락을 탁 내려놓았다. 두 손을 식탁에 짚고 허리를 곧게 펴더니 마치 판결이라도 내리듯 엄숙하게 말했다.“둘째 오빠가 너무 나빴잖아요. 새언니를 괴롭혔으니까 벌을 받아야죠. 타이어는 망가지면 수리하면 되지만 새언니 마음이 다친 건 쉽게 고칠 수 없어요.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아주 약하게 벌을 준 거예요.”지상훈은 혀를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3화

    지강산은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거운 기운이 조용한 방 안을 맴돌았다. 둘 다 마음 한쪽에 걸리는 게 있어 여전히 편하지 않았다.허서령은 답답한 공기를 견디기 힘들어 작게 물었다.“다른 할 말 있어요? 없으면 나가 줘요. 좀 쉬고 싶어요.”지강산은 무겁게 숨을 내쉰 뒤 두 손으로 허벅지를 짚고 일어나, 내키지 않는 듯 천천히 문 쪽으로 걸어갔다.문손잡이를 잡은 순간 지강산의 손이 멈췄다. 몇 초 동안 가만히 서 있던 그가 뒤를 돌아 허서령을 바라봤다.허서령도 마침 지강산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우연히 시선이 부딪쳤다. 서로의 눈에는 뜨거운 사랑과 놓지 못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지강산이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서령아, 집에 오고 싶어지면 전화해. 내가 데리러 올게.”허서령은 바로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숙였다.“됐어요. 제가 택시 타고 갈게요.”지강산의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았다. 깊은 눈에는 어쩔 수 없다는 뜻이 짙어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와. 많이 보고 싶어.”목소리에는 약간의 쓸쓸함이 섞여 있었다. 허서령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멈칫했다.지강산은 그 말을 남기고 문을 열어나갔다. 문도 조용히 닫았다.허서령의 귓가에는 ‘많이 보고 싶어’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다. 가벼운 깃털이 마음 한가운데를 스치고 지나가듯 잔잔한 파문이 일었고, 심장도 따라 두근거렸다. 손목의 맥박까지 쿡쿡 아픈 느낌이었다.허서령은 지강산을 점점 더 이해할 수 없었다.정말 헤어지고 싶은 건지, 계속 함께 있고 싶은 건지. 자신을 이제 안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많이 보고 싶다’고 할 만큼 아직 좋아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허서령은 쿠션을 끌어안은 채 천천히 소파 팔걸이에 엎드렸다. 기분이 가라앉아 생각에 잠겼다.방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 조용했다. 머릿속에는 지강산의 모습과 목소리만 가득했고, 대학 시절 연애하던 때의 자잘한 기억 조각들도 또 떠올랐다.이상하게도 슬프거나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2화

    허서령은 가슴이 꽉 조여 왔다. 무거운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처럼 숨이 막혔다. 눈이 순식간에 붉어진 허서령은 화가 나 돌아서 지강산을 바라봤다.“강산 씨, 혹시 심채린을 좋아하게 된 거예요?”“다른 여자 없어.”지강산은 고개를 숙인 채 유난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 주는 게 네가 바라던 거 아니야?”허서령은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억지로 침착한 척 비웃었다.“강산 씨 제 속마음이라도 들여다봤어요? 제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알아요?”지강산은 고개를 돌려 눈물이 가득 고인 허서령의 눈을 바라보며 안도하면서도 씁쓸한 미소를 떠올렸다.“네가 보낸 메시지들이랑 지금도 떠나지 않겠다는 태도, 그리고 네가 정말 힘들어 보이는 모습 때문에 자꾸 착각하게 돼. 네가 헤어지고 싶지 않은 것처럼.”허서령은 더 숨기지 않았다.“맞아요. 저 헤어지기 싫어요.”“나랑 사귀면서 다른 결혼 상대를 찾으려는 거야?”“강산 씨는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군요.”허서령은 가슴이 계속 아팠다. 눈물을 꾹 참으며 거의 무너질 듯한 마음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제가 언제 그런 짓을 했는데요? 제가 남아 있는 기억 속에 있는 남자는 강산 씨 하나뿐이에요. 대체 누구를 두고 누구를 찾았다는 거예요?”지강산은 두 손을 꽉 맞잡아 주먹처럼 말아 쥐었다. 겉으로는 차분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계속 아려 와 잠긴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너 서른 살에는 결혼하고 싶다고 했잖아.”“결혼이요?”허서령이 힘없이 비웃었다. 소파에 기댄 채 고개를 숙이고 품에 안은 쿠션을 바라봤다. 마음은 쓰라렸고, 눈가에 맺힌 눈물이 소리 없이 뺨을 타고 흘렀다.‘이렇게 헤어질 지경까지 왔는데 무슨 결혼을 말하겠어. 강산 씨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너무 크게 믿었던 내가 바보지.’이제는 헤어지지만 않아도 다행이니 결혼까지 바랄 엄두가 나지 않았다.“안 할래요.”허서령은 고개를 돌려 뒤통수를 지강산에게 보이고, 한 손으로 뺨을 받치며 몰래 차가운 눈물을 닦았다.그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1화

    분위기가 무겁고 답답했다. 허서령은 지강산이 자신을 내보내려고 온 것 같아 마주하기 싫었다. 그래서 담요를 걷고 두 발을 바닥에 내리며 신발을 신으면서 지은영에게 말했다.“은영아, 나 먼저 방에 갈게. 너 혼자 해.”“왜 가요.”지은영은 얼른 새언니의 허벅지를 손으로 눌렀다. 그리고 귀에 가까이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둘째 오빠가 누가 봐도 새언니 보러 온 건데 방으로 숨으면 어떡해요?”그렇다면 더 만나고 싶지 않았다.지강산이 자신을 찾은 이유는 아마 헤어지는 문제를 확실히 정리하려는 것일 터였다.결혼한 사이도 아니니 한쪽이 끝내겠다고 마음먹으면 관계는 끝날 수 있었다.허서령은 지은영의 손을 살짝 밀어내며 핑계를 댔다.“좀 피곤해서 방에서 잠깐 자려고.”지은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쉬었다.허서령은 복슬복슬한 슬리퍼를 신고 일어나 지강산을 다시 쳐다보지도 않은 채 곧장 방으로 걸어갔다.지은영은 허서령을 한번 보고 다시 지강산을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제야 둘째 오빠의 깊은 시선이 줄곧 허서령에게 붙어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 숨길 수 없을 만큼 애틋한 눈빛이었고 얼굴빛도 어두웠다.지은영은 게임도 그만두고 휴대전화를 던져 놓은 뒤 허리를 펴고 앉아 심각하게 따졌다.“둘째 오빠, 이제 거짓말하지 마. 새언니를 아직도 엄청 사랑하는 거 다 보여. 눈빛은 속일 수 없거든. 대체 왜 헤어지자고 한 거야?”지강산은 시선을 거두고 지은영을 바라보며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며칠 동안 괜찮았어?”“안 괜찮았어. 밥도 안 먹고 물도 잘 안 마시고, 웃지도 않아. 새언니 살 빠진 거 안 보여?”지은영이 불만스럽게 말했다.지강산은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왜 기분이 안 좋은 건데?”지은영은 화가 나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등 뒤에 있던 쿠션을 집어 지강산에게 던졌다.“그걸 몰라? 차였는데 어떻게 기분이 좋아!”지강산은 날아오는 쿠션을 빠르게 받아냈다.지은영은 화난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3화

    지강산이 몸부림치는 허서령의 손목을 잡고 머리 위 벽에 고정시킨 뒤 이성을 잃은 맹수처럼 키스를 퍼부었다.참아왔던 눈물이 허서령의 감긴 눈꺼풀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지강산은 멈출 기색이 전혀 없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허서령이 그의 아랫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윽.”날카로운 통증에 지강산이 입술을 뗐다.허서령이 기억하는 지강산은 언제나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그런 그가 이토록 사납게 구는 건 분명 그녀를 뼛속 깊이 증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생각에 허서령은 심장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지강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2화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지강산이 앞에 놓인 술잔을 들더니 단숨에 비워냈다.뽑은 벌칙 대신 술을 택했다. 그 누구와도 키스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선언이었다.주변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유하가 티슈를 던지면서 씩씩거렸다.“재미없어, 정말. 뭐가 부끄럽다고 그래?”지강산이 한숨을 무겁게 내뱉으며 술기운을 눌러 내렸다.게임이 계속되었다. 술병이 여러 번 돌고 돌아 마침내 허서령의 차례가 왔다. 그녀는 벌칙이 지나칠까 봐 두렵기도 했고 술을 이길 자신도 없었다.“진실을 말하는 걸 선택할게요.”그러자 소유하가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1화

    지강산과 함께한 4년은 허서령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이별 후 허서령은 5년을 울며 보냈다.매일같이 눈물을 쏟은 건 아니었지만 지강산을 떠올리기만 하면 마음속에 장마라도 진 것처럼 축축하고 눅눅한 비가 내렸고 이내 눈시울도 뜨겁게 젖어 들곤 했다.살면서 지강산을 다시 마주하게 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백시욱이 주선한 술자리.떠들썩한 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자석에 이끌리듯 허서령의 시선이 익숙한 얼굴에 닿았다.그 순간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요동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정말 해일이라도 밀려온 것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7화

    공기가 얼어붙은 것처럼 정적이 내려앉았다. 주변의 소음이 잦아들고 세상의 색채가 빛을 잃어가는 가운데 오직 지강산만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연한 블루 반팔 셔츠에 블랙 바지 차림의 지강산이 청량하면서도 멋진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평범한 출근룩이었음에도 조각 같은 이목구비, 탄탄한 몸매와 훤칠한 키 덕분에 우아하고 기품이 흘러넘쳤다.그가 깊고 어두운 눈으로 빤히 쳐다보자 허서령은 저도 모르게 긴장감에 휩싸였다.소유하가 슬리퍼를 가져와 지강산의 앞에 놓으며 살갑게 굴었다.“오빠, 신발 갈아 신어.”하지만 지강산은 아무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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