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백시욱의 관심은 주로 심인혜에게 가 있었다.하지만 심인혜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허서령은 대답하지 않고 심인혜를 바라봤다.통화를 마친 심인혜가 다가왔다.“왜?”허서령이 말했다.“백시욱 씨가 밥 산대. 갈래?”심인혜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그래. 가자.”지강산이 운전하고 백시욱은 조수석에 앉았다. 허서령과 심인혜는 뒷좌석에서 이야기를 나눴다.심인혜의 휴대전화에 전화와 메시지가 계속 들어오자 허서령이 궁금해 물었다.“누가 그렇게 계속 연락해?”“남자친구.”심인혜는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열아홉 살이라 그런가, 엄청나게 달라붙어.”허서령은 눈을 크게 뜨고 입까지 벌어졌다.“너보다 열 살 어려?”심인혜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조수석에 앉은 백시욱은 그 말을 듣자 눈빛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제 신경 쓸 자격은 없었다.“왜 그렇게 어린 사람이랑 만나?”허서령이 궁금해 물었다.심인혜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낮게 말했다.“어린 남자는 몸도 좋고 얼굴도 잘생기고 활기도 넘치고, 순수하고 한 사람만 보잖아.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 연애한다고 꼭 결혼까지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 부담도 없고.”허서령은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 안은 좁고 닫힌 공간이라 뒷좌석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해도 앞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지강산은 룸미러로 허서령을 한번 바라봤다. 눈에는 티 나지 않을 만큼 작은 걱정이 스쳤다.심인혜가 다시 말했다.“내 얘기는 그만하자. 넌 어때? 기억은 좀 더 돌아왔어? 지강산 씨랑은 관계 좀 나아졌고?”허서령은 얼굴에서 웃음이 조금씩 사라지더니 고개를 저으며 지강산의 뒤통수를 깊은 눈빛으로 바라봤다.기억은 조금씩 돌아올 조짐이 있었지만 오히려 지강산과의 관계는 더 꼬여 가는 기분이었다.의사는 전에 전기경련치료 후 생긴 기억상실은 대부분 회복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많은 환자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최근 기억부터 다시 떠올린다고 했다.보통 3개월에서 반년이면 대부분의 기억이 돌아오고, 오
심인혜는 지강산의 옆으로 가 한 자리 건너 앉았다.“오랜만이네요. 지강산 씨.”목소리를 들은 지강산은 고개를 돌려 심인혜를 바라보며 조금 놀랐다.“오랜만이에요. 이 재판 보려고 일부러 울심시에서 온 거예요?”심인혜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가볍게 말했다.“저 사람이 잘돼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면 굳이 와서 볼 생각 없겠죠. 그런데 이렇게 망가지고 비참하게 끝나는 거면 당연히 직접 봐야죠.”지강산은 부드럽게 웃었다. 허서령과 절친이 된 여자라면 무조건 착하기만 한 사람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심인혜가 되물었다.“지강산 씨는요? 백시욱 편들어주러 온 거예요?”“아니요.”지강산의 시선은 허서령에게 향했다.“오늘 쉬는 날이라 서령이 재판하는 거 보러 왔어요.”심인혜는 감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세상에 지강산 씨처럼 여자친구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도 드물 텐데요.”지강산은 씁쓸하게 입술만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법관이 들어오고 개정을 알리는 소리가 울리자 법정 전체가 조용해졌다.재판부의 진행에 따라 허서령이 먼저 소장을 읽고 청구 내용을 설명했다.윤가온 측 변호사도 곧바로 답변을 시작했다.양측 변호사는 증거를 제출하고 서로 반박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백시욱은 맞은편의 윤가온을 봤다가 방청석에 앉은 심인혜를 바라보며 뼈저리게 후회했다.백시욱은 똥을 달콤한 초콜릿으로 착각해 집어 든 셈이었다. 그러느라 손에 있던 멀쩡한 빵까지 내던졌다. 그런데 똥은 배를 채워 주기는커녕 온몸에 악취만 묻혔다. 삼키자니 역겨워 죽을 것 같고, 뱉어내자니 돈 들여 속까지 씻어 내야 할 판이었다.지금 백시욱의 처지가 딱 그랬다.허서령이 빈틈없이 증거를 제시하자 상대 변호사는 더는 제대로 반박하거나 변론하지 못했다. 재판부도 원고 측 주장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윤가온은 진술할 때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그 돈은 다 저 사람 스스로 저한테 쓴 거예요. 저도 저 사람이랑 잤고요. 공짜로 잔 것도 아니잖아요. 아내랑 아이가 있으면서 저한
아침을 먹고 지은영과 허서령은 팔짱을 낀 채 함께 출근하러 나갔다. 지강산도 두 사람 뒤를 따라왔다.아침 공기는 몹시 차가웠고 바람도 매섭게 불었다.세 사람은 집 주차장으로 갔다. 지은영은 자기 차 운전석 문을 열다가 뒤돌아 지강산을 보고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둘째 오빠, 내가 회사까지 태워다 줄까?”지강산은 슬쩍 눈을 흘겼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은영은 웃으며 차에 올라 문을 닫았다. 차에 시동을 건 뒤 두 사람 옆을 지나갈 때 창문을 내리고 허서령을 향해 외쳤다.“새언니, 둘째 오빠 태워 주지 말아요. 택시 타고 가라고 해요!”허서령은 웃으며 지은영의 차가 멀어지는 걸 바라보다 뒤돌아 지강산을 봤다.지강산은 뒤에 반듯하게 서 있었다. 두 손은 검은 외투 주머니에 넣었고, 단추도 채우지 않아 외투가 벌어져 있었다. 안에 입은 옷도 많지 않았다.잘생기긴 했지만 따뜻함보다는 멋을 택한 사람처럼 보였다. 두껍게 껴입어 조금 둔해 보이는 허서령과는 완전히 반대였다.허서령은 고개를 들어 잘생긴 얼굴을 바라봤다. 깊고 아름다운 두 눈은 햇빛을 머금은 보석처럼 늘 부드러운 빛을 띠고 있었다.지강산의 얼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역시 저 눈이었다.말을 하지 않아도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눈이었다. 기쁠 때는 반짝였고, 걱정할 때는 깊은 호수처럼 차분했으며, 슬플 때는 빛을 잃었다. 한눈에 그의 다정함과 선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회사 갈 거예요?”허서령이 물었다.“아니. 며칠 내내 야근해서 오늘 대체 휴무야.”허서령은 조금 놀랐다.‘그러니까 며칠 동안 일부러 늦게 찾아온 게 아니라 계속 바빠서 못 오다가 오늘 쉬는 날이라 어제저녁 바로 나를 찾아온 건가?’어쨌든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그런데 쉬는 날인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아침 먹고 저까지 따라 나온 거예요?”지강산이 옅게 웃었다.“배웅하려고.”허서령도 그의 미소에 따라 입가에 옅은 웃음을 띠었다.“고마워요.”“오늘 아주 바빠?”“그
그날 밤 허서령은 깊이 자지 못했다. 이유는 지강산이 잠결에 너무 얌전히 자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아마 잠들고 나서는 의식이 없었을 것이다. 그녀를 안고 자다가 새벽 무렵 몽롱한 상태에서 자꾸 몸을 움직여 허서령을 깨웠다.지강산은 아주 깊이 자고 있었지만 따뜻한 손은 어느새 그녀의 잠옷 안쪽에 들어와 있었다.손을 꺼내고 싶어도 깰까 봐 망설여졌다.품에서 빠져나오려 몸을 움직이면 곧바로 다시 끌어안았다. 잠결에 본능적으로 허리 아래까지 몸을 붙여 왔다. 깊이 잠든 뒤에도 억누르기 힘든 욕구가 몸 안에서 터질 듯 강하게 느껴졌다.허서령은 이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선을 지키게 하는 의지가 대체 얼마나 강한 건지 궁금해졌다.그러다 보니 자신까지 몸이 달아오르고 답답해졌다.기억이 없다고 욕구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뜨거워진 몸으로 한참 뒤 다시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지강산은 이미 침대에 없었다.허서령은 일어나 씻고 거울 앞에 섰다. 긴 머리는 조금 흐트러져 있었고 뺨은 발그레했다.새벽에 반쯤 잠든 상태로 느꼈던 일이 떠올랐다. 지강산은 정말 많이 원했던 것 같은데도 결국 그 이상 나아가지는 않았다.씻고 옷까지 챙겨 입은 허서령은 가방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식탁에는 지은영과 지강산만 있었다.지은영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새언니, 와서 아침 먹어요.”허서령은 외투와 가방을 의자에 잠시 내려놓고 지은영의 옆자리에 앉았다. 지강산과 마주 보는 자리였다.허서령은 눈을 내리깔고 지강산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지강산은 줄곧 그녀를 보고 있었다. 뜨거운 시선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허서령이 자리에 앉자 지강산이 부드럽게 물었다.“잘 잤어?”허서령은 들었지만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다.지은영은 허서령의 귀 가까이 다가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다.“둘째 오빠 오늘 기분 엄청 좋아 보여요. 견인차 불러서 차를 정비소로 보내고 타이어 갈게 했다니까요. 제가 보기엔 새언니 차 타고 가려고 일부러 바로 안 고친 것 같아요.
지강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넌 오빠가 그렇게 싫어? 밖은 이렇게 춥고 시간도 늦었는데 꼭 이런 식으로 쫓아내야겠어?”지은영은 답답하다는 듯 지강산의 팔을 밀어 옷깃을 빼냈다. 그러고는 정신 좀 차리라는 눈빛으로 노려보며 말했다.“왜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 새언니 침대는 안 젖었잖아. 오늘 밤 새언니 방에서 자면 되지.”지강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지은영의 머리를 가볍게 톡 쳤다.“그 머릿속에 대체 뭐가 들어 있는 거야. 잔머리만 늘어서는.”지은영은 머리를 문지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동생이 해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그 말을 남기고 물통을 든 채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방 안에는 따뜻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온도도 포근했다.허서령은 샤워를 마친 뒤 침대에 앉아 이불을 덮은 채 잠시 책을 읽었다.막 불을 끄고 잘 생각이었는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간을 보니 벌써 밤 11시 반이었다.‘이 시간에 누가 찾아온 걸까?’대충 지강산일 거라고 짐작한 허서령은 긴 머리를 한번 정리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복슬복슬한 슬리퍼를 신고 문을 열러 갔다.문을 연 순간 겨울용 회색 잠옷을 입은 지강산이 서 있었다. 깊은 눈에 입꼬리까지 처져 있어 어딘가 억울한 사람 같은 표정이었다.“은영이가 물통 들고 집에 있는 침대를 전부 젖게 만들었어. 지금 멀쩡한 데는 걔 방이랑 네 방, 부모님 방뿐이야. 오늘 밤만 나 좀 재워 줄래?”허서령은 놀랐다가 곧 생각을 바꿨다. 정말 지은영이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짓이었다.“들어와요.”허서령은 망설이지 않고 문을 크게 열어 길을 내줬다.지강산은 넓은 침대 옆으로 걸어가 서서 베개 두 개와 이불 한 채를 바라봤다. 긴 손가락으로 침대 옆 탁자에 놓인 그녀의 책을 살짝 만지며 목울대를 한번 움직였다.허서령은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왔다.지강산은 돌아서 그녀를 바라보더니 일부러 조심스럽게 옆의 2인용 소파를 가리켰다. “그럼 난 저 소파에서 잘까?”허서령도 소파 쪽을 봤다.길이가
그 한마디가 나오자 식탁 분위기는 순식간에 풀렸다.지강산의 얼굴에도 차츰 웃음이 돌아오며, 눈에 보일 정도로 분위기가 부드럽고 따뜻해졌다. 지은영과 농담도 하고, 아버지에게 요즘 일 이야기도 하며, 어머니에게 반찬도 집어 드렸다.그러면서도 수시로 허서령을 바라보며 잘 먹고 있는지 확인했다. 고기도 집어 주고 휴지도 건네고 국까지 떠 주며 세세한 것 하나까지 챙겼다.저녁을 먹고 나서는 다 함께 거실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과일을 먹었다.허서령은 방에 들어가 씻은 뒤 다시 거실로 나오지 않았다.지은영은 하선희의 팔에 기대 다리를 소파 위로 접어 올리고 휴대전화를 봤다.지상훈은 지강산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국내외 이야기부터 정치, 민생, 우주항공까지 온갖 주제가 오갔다.한 주제가 끝날 때마다 지강산은 차를 마시는 틈을 타 허서령 방 쪽을 몇 번씩 바라봤다.하선희는 그 기대 어린 시선을 보고 결국 한마디 했다.“강산아, 그만 봐. 서령이는 방에 들어갔으니 오늘은 다시 안 나올 거야.”그 말을 들은 지은영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지강산을 바라봤다.지강산은 어색하게 웃었다. 부정하지도 대답하지도 않고 고개만 끄덕인 뒤 시선을 거두고 다시 아버지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지은영은 궁금해 작은 목소리로 하선희에게 물었다.“엄마, 둘째 오빠 뭐 보고 있었어요?”하선희는 딸의 귀 가까이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네 새언니 방 문 보고 있었지. 새언니가 방에서 나오길 기다리는 것 같더라. 며칠째 우리 집에 있으니 강산이도 많이 보고 싶겠지. 어렵게 왔으니까 얼굴 좀 더 보고 싶은 모양이야.”지은영도 하선희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오늘 밤 둘째 오빠랑 새언니 같은 방에서 안 자요?”하선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자기들 집에서도 늘 같이 자는 건 아닌 것 같던데 여기서야 더 그렇지.”“둘이 그렇게 어색해요?”“네 새언니가 기억을 잃었으니까 당연히 조심스럽고 낯설지. 네 둘째 오빠도 원래 예의 바르고 신사적인
병원 안.허서령이 수납을 마치고 영수증을 챙겨 병원을 나섰다. 그때 진성호가 뒤쫓아와 허서령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지난번에 내가 얘기했던 거 생각해 봤어?”허서령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진성호의 손을 뿌리치며 째려봤다.“미친놈.”진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러고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오만한 태도를 취했다.“허서령, 나한테 시집오면 배상금 1억 6천만 원을 주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 병원비도 낼 필요 없고. 게다가 너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은행에서 1억 원 대출받아
지강산이 몸부림치는 허서령의 손목을 잡고 머리 위 벽에 고정시킨 뒤 이성을 잃은 맹수처럼 키스를 퍼부었다.참아왔던 눈물이 허서령의 감긴 눈꺼풀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지강산은 멈출 기색이 전혀 없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허서령이 그의 아랫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윽.”날카로운 통증에 지강산이 입술을 뗐다.허서령이 기억하는 지강산은 언제나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그런 그가 이토록 사납게 구는 건 분명 그녀를 뼛속 깊이 증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생각에 허서령은 심장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지강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지강산이 앞에 놓인 술잔을 들더니 단숨에 비워냈다.뽑은 벌칙 대신 술을 택했다. 그 누구와도 키스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선언이었다.주변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유하가 티슈를 던지면서 씩씩거렸다.“재미없어, 정말. 뭐가 부끄럽다고 그래?”지강산이 한숨을 무겁게 내뱉으며 술기운을 눌러 내렸다.게임이 계속되었다. 술병이 여러 번 돌고 돌아 마침내 허서령의 차례가 왔다. 그녀는 벌칙이 지나칠까 봐 두렵기도 했고 술을 이길 자신도 없었다.“진실을 말하는 걸 선택할게요.”그러자 소유하가
지강산과 함께한 4년은 허서령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이별 후 허서령은 5년을 울며 보냈다.매일같이 눈물을 쏟은 건 아니었지만 지강산을 떠올리기만 하면 마음속에 장마라도 진 것처럼 축축하고 눅눅한 비가 내렸고 이내 눈시울도 뜨겁게 젖어 들곤 했다.살면서 지강산을 다시 마주하게 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백시욱이 주선한 술자리.떠들썩한 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자석에 이끌리듯 허서령의 시선이 익숙한 얼굴에 닿았다.그 순간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요동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정말 해일이라도 밀려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