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허서령은 입술을 깨물고 침을 한번 삼켰다.머리로 아무리 참으려 해도 몸의 반응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오래 눌러 둔 갈망 때문에 마음도 몸도 쉽게 진정되지 않았고 잠도 오지 않았다.자신도 이렇게 힘든데 지강산은 얼마나 더 힘들고 답답하게 참고 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아마 깜깜한 어둠이 사람을 평소보다 대담하게 만드는 모양이었다. 용기도 생기고 평소보다 많이 거리낌도 줄었다.허서령은 천천히 몸을 뒤로 움직여 지강산에게 더 가까이 붙었다.몸이 닿는 순간 지강산은 크게 굳었다. 손으로 허서령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아 조금 밀어 거리를 만들며 움직임을 막았다. 욕망을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는 심하게 잠겨 있었고 당황한 기색도 묻어났다.“그러지 마.”허서령은 숨이 흐트러진 채 뜨거운 이불 속에서 그의 손목을 잡아 자기 잠옷 안으로 끌어당기고 몸도 다시 가까이 붙였다.지강산의 온몸이 단단하게 굳었다.입으로 거칠게 숨을 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한여름 사막처럼 뜨겁고 메말라 있었다.지강산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쉰 목소리로 말했다.“장난치지 마. 이러면 나 진짜 못 견뎌.”“강산 씨, 그만 참아요.”“여기엔 피임 도구가 없어.”“괜찮아요. 내일 약 먹을게요.”“약은 몸에 안 좋아.”“가끔 한 번 정도는 괜찮아요.”“난 참을 수 있어. 네가 나만 안 건드리면 돼.”“그런데 전 참기 싫어요.”허서령이 분명하게 원하자 지강산은 잠시 말이 없어졌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뜻을 받아들였다.이불 밖에서 허서령은 숨이 막힐 것 같아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다가 입으로 숨을 쉬었다.의식은 점점 흐릿해졌다. 그녀는 눈을 감고 두 손으로 이불을 꽉 움켜쥔 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뒤로 젖혔다.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몸이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 같기도 했다.목소리를 참기 어려워진 허서령은 결국 자기 손등을 깨물었다.지강산은 한쪽 팔을 그녀의 목 아래로 넣어 팔베개를 해 주고, 팔뚝을 입가로 가져
그 말을 듣는 순간 허서령의 눈에도 눈물이 차올랐다. 마음이 저려 왔다.기억을 잃은 삶은 분명 결핍이 있는 삶이었다. 기억상실이 좋은 일일 리 없었고 전기경련치료도 몸과 뇌에 어느 정도 부담이 따를 수 있었다.‘대체 얼마나 힘들기에 이런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걸까...’허서령은 저도 모르게 지강산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부드럽게 속삭였다.“그런 바보 같은 짓 하지 말아요. 저한테 조금만 더 시간을 줘요. 제 미래가 걸린 문제잖아요. 한번 잘못 선택하면 평생 후회할 수도 있어요.”지강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그녀를 안고 있었다.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허서령도 조금 피곤해져 말했다.“강산 씨, 오늘 밤 돌아가기 싫으면 여기서 자요.”“응.”지강산이 낮게 대답하며 품을 풀었다.허서령은 침대 반대쪽으로 조금 옮긴 뒤 이불을 들어 지강산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었다.방문은 닫혀 있었고 불도 켜지 않아 안은 흐릿하고 어두웠다. 지강산은 외투와 안에 입은 두꺼운 겉옷을 벗어 옆의 의자에 던져 놓고 신발과 양말도 벗은 뒤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허서령은 이미 누워 있었고, 지강산은 침대 위에 앉아 하체만 이불로 덮은 채 망설였다.“왜 안 누워요?”허서령이 물었다.지강산은 몇 초 망설이다 물었다.“바깥 바지 입고 자면 불편한데, 벗어도 돼?”허서령의 뺨이 뜨거워져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내복은 입었어요?”“아니.”지강산은 이불을 걷어 내며 침대에서 내려가려 했다.“그럼 내 방에 가서 잠옷 한 벌 가져올게.”허서령은 얼른 손을 뻗어 몸에 붙는 지강산의 안쪽 옷자락을 잡았다. 지강산은 멈춰 돌아봤지만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불 속에 까만 그림자처럼 숨어 있는 그녀가 자신의 옷을 붙잡고 있다는 것만 느껴졌다.지강산이 의아하게 물었다.“왜?”“가지 말아요. 괜히 은영이나 부모님 깨우면 집에 도둑 든 줄 알잖아요.”허서령은 옷을 놓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바깥 바지만 벗고 자요.
허서령은 그렇게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채 계속 망설였다.한쪽으로는 지강산을 떠나기 싫었고, 다른 한쪽으로는 아직 젊을 때 결혼해 아이를 낳고 온전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다.깊은 밤, 지강산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서령아, 언제 돌아올 거야?]허서령이 답했다.[당분간 안 갈래요. 나중에 생각해 볼게요.][그럼 나도 부모님 집에서 살게.][아주머니가 요 며칠 매트리스랑 이불 말리느라 허리도 못 펼 만큼 힘드셨대요. 괜히 와서 일 더 만들지 말아요.][난 출근해야 해서 매일 저녁 그 짧은 시간밖에 없어. 그래도 매일 너를 보고 싶어. 서령아, 사실 너 아직 결혼하고 싶은 거지?][네.][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는 거구나.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을 다 잊었으니 이제는 나랑 평생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저도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요.][내 말은 여전히 같아. 네가 떠나고 싶다면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할게. 남아서 나랑 계속 살고 싶다면 평생 잘해 줄 거고, 상처받거나 억울한 일 없게 할게.]허서령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그만 얘기해요. 잘 자요.][서령아, 아직 자지 마. 조금만 더 나랑 있어 줘.][졸려요.][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어. 네가 자꾸 모호하게 말하니까 나도 계속 불안해. 나도 많이 힘들어.][동지 지나고 이야기해요. 잘 자요.]허서령은 메시지를 보내고 휴대전화를 방해 금지 모드로 바꾼 뒤 침대 옆 탁자에 내려놓았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 마음은 여전히 어지러웠다.결국 지강산을 놓고 싶지 않았고 헤어지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자신과 결혼할 마음이 없다는 생각만 하면 마음에 걸려 예전처럼 아무 걱정 없이 좋아할 수가 없었다.그런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카톡 알림이 계속 쌓였지만 방해 금지 모드라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늦은 밤, 집 안은 조용했다.깊이 잠들어 있던 허서령은 갑자기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에 잠이 깼다. 몽롱한 상태라 눈은 뜨지 못했다.그 순간 누군가
지강산과 관련된 기억이 하나라도 돌아온 게 너무 기뻤다.음식이 나오고 식사를 시작하자 백시욱은 마음이 답답하다며 술까지 주문했다. 심인혜에게도 같이 마셔 달라고 했다.심인혜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지강산은 운전해야 했다. 결국 허서령이 백시욱과 한 잔 정도만 함께 마셨다.백시욱은 술을 잔뜩 마신 뒤 취한 채 지강산의 어깨에 팔을 걸고 경험자인 척 충고했다.“강산아, 너는 절대 나처럼 하지 마. 자기한테 제일 잘 맞는 사람 버리고 엉망인 사람을 주워서 온갖 고생 다 하고 이제 와 후회하는 그런 짓 하지 마.”지강산은 귀찮다는 듯 백시욱의 손을 치웠다.“나랑 같은 부류로 묶지 마. 우린 달라.”백시욱은 술에 취해 감상적인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난 모든 옛사랑은 다시 잡을 가치가 있는 줄 알았어. 네가 허서령한테 한결같이 집착하고 좋아한 것처럼 말이야. 사람마다 운명은 다르더라. 눈앞에 있는 사람을 잘 지켜. 후회할 때가 되면 이미 돌이킬 수 없어.”지강산은 비틀거리는 그의 몸을 바로 세워 의자 등받이에 기대게 했다.“취했어. 좀 쉬어.”백시욱은 갑자기 식탁 위로 엎어졌다. 컵과 그릇, 수저가 이리저리 흩어지자 지강산이 급히 손을 뻗어 떨어질 것들을 붙잡아 옆으로 치웠다.백시욱은 갑자기 술주정하며 울기 시작했다. 눈물까지 흘리며 외쳤다.“인혜야, 나 후회해. 나 좀 용서해 주면 안 돼? 제발 용서해 줘. 내가 잘못했어. 진짜 잘못했어.”심인혜는 짜증 난 표정으로 백시욱을 질색하며 바라봤다. 밥맛까지 떨어진 듯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재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세상의 모든 잘못이 용서받을 가치가 있는 건 아니고, 모든 결혼이 되돌릴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백시욱이 이렇게 초라해진 모습을 보니 심인혜는 오히려 속 시원했다.허서령은 심인혜를 한번 보고 백시욱을 다시 바라보며 사람 인생이라는 게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한때 했던 영원한 사랑의 맹세도 세월 앞에서는 버티기 어렵고, 사람의 욕심과 선택 앞에서는 더더욱 약했다.
백시욱의 관심은 주로 심인혜에게 가 있었다.하지만 심인혜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허서령은 대답하지 않고 심인혜를 바라봤다.통화를 마친 심인혜가 다가왔다.“왜?”허서령이 말했다.“백시욱 씨가 밥 산대. 갈래?”심인혜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그래. 가자.”지강산이 운전하고 백시욱은 조수석에 앉았다. 허서령과 심인혜는 뒷좌석에서 이야기를 나눴다.심인혜의 휴대전화에 전화와 메시지가 계속 들어오자 허서령이 궁금해 물었다.“누가 그렇게 계속 연락해?”“남자친구.”심인혜는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열아홉 살이라 그런가, 엄청나게 달라붙어.”허서령은 눈을 크게 뜨고 입까지 벌어졌다.“너보다 열 살 어려?”심인혜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조수석에 앉은 백시욱은 그 말을 듣자 눈빛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제 신경 쓸 자격은 없었다.“왜 그렇게 어린 사람이랑 만나?”허서령이 궁금해 물었다.심인혜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낮게 말했다.“어린 남자는 몸도 좋고 얼굴도 잘생기고 활기도 넘치고, 순수하고 한 사람만 보잖아.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 연애한다고 꼭 결혼까지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 부담도 없고.”허서령은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 안은 좁고 닫힌 공간이라 뒷좌석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해도 앞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지강산은 룸미러로 허서령을 한번 바라봤다. 눈에는 티 나지 않을 만큼 작은 걱정이 스쳤다.심인혜가 다시 말했다.“내 얘기는 그만하자. 넌 어때? 기억은 좀 더 돌아왔어? 지강산 씨랑은 관계 좀 나아졌고?”허서령은 얼굴에서 웃음이 조금씩 사라지더니 고개를 저으며 지강산의 뒤통수를 깊은 눈빛으로 바라봤다.기억은 조금씩 돌아올 조짐이 있었지만 오히려 지강산과의 관계는 더 꼬여 가는 기분이었다.의사는 전에 전기경련치료 후 생긴 기억상실은 대부분 회복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많은 환자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최근 기억부터 다시 떠올린다고 했다.보통 3개월에서 반년이면 대부분의 기억이 돌아오고, 오
심인혜는 지강산의 옆으로 가 한 자리 건너 앉았다.“오랜만이네요. 지강산 씨.”목소리를 들은 지강산은 고개를 돌려 심인혜를 바라보며 조금 놀랐다.“오랜만이에요. 이 재판 보려고 일부러 울심시에서 온 거예요?”심인혜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가볍게 말했다.“저 사람이 잘돼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면 굳이 와서 볼 생각 없겠죠. 그런데 이렇게 망가지고 비참하게 끝나는 거면 당연히 직접 봐야죠.”지강산은 부드럽게 웃었다. 허서령과 절친이 된 여자라면 무조건 착하기만 한 사람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심인혜가 되물었다.“지강산 씨는요? 백시욱 편들어주러 온 거예요?”“아니요.”지강산의 시선은 허서령에게 향했다.“오늘 쉬는 날이라 서령이 재판하는 거 보러 왔어요.”심인혜는 감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세상에 지강산 씨처럼 여자친구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도 드물 텐데요.”지강산은 씁쓸하게 입술만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법관이 들어오고 개정을 알리는 소리가 울리자 법정 전체가 조용해졌다.재판부의 진행에 따라 허서령이 먼저 소장을 읽고 청구 내용을 설명했다.윤가온 측 변호사도 곧바로 답변을 시작했다.양측 변호사는 증거를 제출하고 서로 반박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백시욱은 맞은편의 윤가온을 봤다가 방청석에 앉은 심인혜를 바라보며 뼈저리게 후회했다.백시욱은 똥을 달콤한 초콜릿으로 착각해 집어 든 셈이었다. 그러느라 손에 있던 멀쩡한 빵까지 내던졌다. 그런데 똥은 배를 채워 주기는커녕 온몸에 악취만 묻혔다. 삼키자니 역겨워 죽을 것 같고, 뱉어내자니 돈 들여 속까지 씻어 내야 할 판이었다.지금 백시욱의 처지가 딱 그랬다.허서령이 빈틈없이 증거를 제시하자 상대 변호사는 더는 제대로 반박하거나 변론하지 못했다. 재판부도 원고 측 주장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윤가온은 진술할 때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그 돈은 다 저 사람 스스로 저한테 쓴 거예요. 저도 저 사람이랑 잤고요. 공짜로 잔 것도 아니잖아요. 아내랑 아이가 있으면서 저한
다음 날.업무를 마친 허서령이 휴대폰을 들어 심인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인혜야, 깼어?][어, 깼어.][시욱 씨랑은 어떻게 됐어?][얘기 잘 끝냈어. 시욱 씨가 양보하기로 해서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해.][미안해서 어떡하지? 지금 손에 엄청 중요한 사건이 하나 있거든. 다음 달에 출장 가야 할 것 같아. 들러리 못 서줄 것 같은데... 이번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양쪽의 비주얼 담당 두 사람이 다 못 온다고? 둘이 짰어?][그게 무슨 소리야?][지강산 씨도 일이 생겨서 못 온대.]지강산 역시 허서령을 만나고
허서령은 진심으로 겁이 났다.지난번 사람들이 북적이는 호텔에서도 허서령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지강산이었다.지금은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인 데다가 아파트 복도에 인적도 끊겼다. 지강산이 또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강산 씨도 여기에 올 줄은 몰랐어요.”허서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현관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당장이라도 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칠 기세였다.“강산 씨 눈앞에 일부러 나타난 게 아니에요.”지강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말없이 구석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걸어가더니 피우던 담배를 비벼 꺼서 던져 넣었
병원 안.허서령이 수납을 마치고 영수증을 챙겨 병원을 나섰다. 그때 진성호가 뒤쫓아와 허서령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지난번에 내가 얘기했던 거 생각해 봤어?”허서령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진성호의 손을 뿌리치며 째려봤다.“미친놈.”진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러고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오만한 태도를 취했다.“허서령, 나한테 시집오면 배상금 1억 6천만 원을 주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 병원비도 낼 필요 없고. 게다가 너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은행에서 1억 원 대출받아
지강산이 몸부림치는 허서령의 손목을 잡고 머리 위 벽에 고정시킨 뒤 이성을 잃은 맹수처럼 키스를 퍼부었다.참아왔던 눈물이 허서령의 감긴 눈꺼풀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지강산은 멈출 기색이 전혀 없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허서령이 그의 아랫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윽.”날카로운 통증에 지강산이 입술을 뗐다.허서령이 기억하는 지강산은 언제나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그런 그가 이토록 사납게 구는 건 분명 그녀를 뼛속 깊이 증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생각에 허서령은 심장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지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