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하정훈은 은은한 샤워 향을 풍기며 단정하고 깔끔한 화이트 톤의 홈웨어를 입고 나타났다.젖은 머리카락 끝에 맺힌 물기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훨씬 깨끗하고 싱그러운 분위기였다.송남지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겼다.늘 격식 있는 슈트 차림으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그가 오늘은 왠지 풋풋한 대학생처럼 느껴졌다. 역시 잘생긴 외모는 시간을 비껴가는 듯했다.하정훈이 내려오자 이미란이 송남지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사모님, 사실 도련님은 물리치료 중이셨거든요. 사모님이 오셨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사람들도 다 물린 뒤에 급히 씻고 단장하신 거예요.”송남지는 어리둥절한 듯 되물었다.“네? 영상 회의 중 아니었어요?”이미란은 입술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저었는데, 그 눈빛에 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이란은 이내 고개를 들어 하정훈을 바라봤다.“도련님, 뭘 드시겠어요? 같이 준비할게요.”마침 나선형 계단을 내려오던 하정훈이 답했다.“주스면 돼요.”이미란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어머, 남지 씨도 주스 마신다는데. 정말 우연이네요.”송남지는 그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하며 살짝 웃었다. 선택지라곤 몇 개 되지도 않는데, 같은 걸 고른 것만으로 우연이라 치켜세우는 게 재미있었다.계단 아래 서서 송남지의 부드러운 미소를 빤히 바라보던 하정훈은 잠시 넋을 잃었다.어떻게 웃는 모습이 저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그때 송남지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와서 앉지 그래요?”하정훈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소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마주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마치 거래라도 시작될 것 같은 차가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눈치 빠른 가정부들이 물러나고 정적이 찾아오자, 하정훈은 누가 먼저 말을 꺼낼지 고민했다. 부름을 받아 온 사람인 자신이 먼저 입을 떼야 하는 건지 머릿속이 복잡해질 무렵, 송남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미란 이모가 방금 물리치료 받았다고 하던데, 몸은 좀 괜찮아요?”하정훈은 당황스러운 듯 짐짓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미란 이모는
“사모님? 돌아오셨군요? 미란 씨한테 바로 알릴게요!”송남지가 말릴 새도 없이 가정부는 무전으로 소식을 전했다.“미란 씨! 사모님께서 오셨어요. 지금 본관 거실에 계십니다!”전해지는 이미란의 목소리 또한 반가움으로 상기되어 있었다.“뭐라고요? 사모님이 오셨다고요? 절대 보내지 말고 붙잡아 둬요, 지금 바로 갈 테니까.”송남지는 소파 옆으로 다가가 진열장을 닦던 가정부를 보며 난감한 듯 말했다.“저기, 전 하정훈 씨랑 이혼한 사이예요.”이제 사모님이 아니라는 뜻이었다.하지만 가정부는 그저 순박하게 웃어 보일 뿐이었다.“아이고, 입에 익어서 저도 모르게 실수를 했네요, 죄송합니다!”그때, 마실 것을 챙기러 다른 가정부가 다가왔다.“사모님, 어떤 거로 드릴까요? 차나 주스, 아니면 우유라도 가져올까요?”송남지는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고치라고 해도 금방 바뀔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녀가 고개를 들었다.“주스로 주세요.”“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다용도실 가서 갈아 올게요. 달게 해 드릴까요, 새콤하게 해 드릴까요?”송남지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새콤한 거로요.”그러자 가정부가 농담 섞인 말투로 덧붙였다.“사모님은 예전엔 항상 달콤한 걸 좋아하셨잖아요.”그제야 송남지는 자신이 요즘 들어 유독 신맛을 찾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입맛이 없던 차에 시큼한 게 당겼던 모양이다.“요즘 통 입맛이 없어서, 좀 새콤한 걸 먹어야 그나마 낫더라고요.”그러자 가정부의 눈이 반짝였다.“그럼 저녁까지 드시고 가세요. 대표님도 방금 들어오셔서 아직 식사 전이시니 두 분이 같이 드시면 되겠네요.”하씨 저택의 가정부들이 전 안주인인 송남지를 얼마나 각별히 여기는지, 심지어 하정훈과의 재결합을 얼마나 바라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식사는 됐어요. 잠깐 이야기만 나누고 바로 갈 거라 번거롭게 준비하지 않으셔도 돼요.”송남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본채 밖이 소란스러워지더니 이미란이 급히 달려 들어왔다.송남지를 발견한 이미란의 눈이 환
하씨 저택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송남지가 물었다.“천남현 씨, 왜 갑자기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준 거예요?”천남현은 운전에 집중하다 신호 대기 중이 되어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냥 남지 씨가 알아야 할 것 같았어요. 괜히 지금 같은 상황을 틈타 무언가를 한다면 신사답지 못할 것 같기도 했고요.”송남지는 웃으며 익숙해지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하씨 저택이 머지않았다.“틈타서 무언가를 한다니요? 농담도 참.”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날 섬 공항에서 했던 말은 장난이 아니었던 셈이다.천남현의 눈빛에 스쳐 지나가는 진심을 포착한 송남지가 피식 웃었다.“정말, 농담이 아니었나 보네요.”속마음을 들키자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천남현은 핸들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언제부터였는지는 묻지 말아 줘요.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그 외의 다른 것들도요. 왠지 털어놓으려니 쑥스럽네요.”송남지는 담담히 앞을 응시하며 대답했다.“네. 묻지 않을게요. 다만 이건 알아줬으면 해요. 하정훈을 향한 마음을 당장 정리하기란 어렵다는 걸요. 매달리거나 무모하게 굴 생각은 없지만, 내 마음을 억지로 꺾고 싶지도 않아요.”“알아요. 남지 씨가 내리는 어떤 결정이든 존중할게요. 나 역시 무리해서 매달리거나 무모한 고집은 부리지 않을 겁니다. 지금의 이 거리감이 좋아요. 송남지라는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방금 전 나눈 진심 어린 대화는 그 어떤 말보다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송남지는 하씨 저택 앞에 멈춰 서서 차분한 눈길로 정원 전체를 천천히 훑었다.하정훈이라는 사람처럼, 정원은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 돌이켜보면 처음 보았을 때나 지금이나, 그는 늘 변함없는 모습이었다.정문 앞에는 당번 근무 중인 경비원이 있었는데, 그는 송남지를 알아보고는 갑작스러운 방문에 다소 놀란 기색이었다.경비원은 송구스러운 듯 말을 꺼냈다.“송... 송남지 씨, 방문객에 대해 미리 전달받은 게 없어
송남지는 멍하니 굳어버렸다. 이전에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낯선 이야기였다.“그게...나 때문이라고요?”천남현이 송남지를 가만히 응시했다.“맞아요. 하정훈이라는 남자가 그토록 처참하게 무너진 모습을 본 건 그게 처음이었어요. 훗날 사교계의 전언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하정훈이 남지 씨로 인해 가슴을 앓고 허물어졌던 것은 비단 그날 한 번에 그치지 않았더군요.”송남지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정훈 씨가 아주 예전부터 나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들이 있었는지는 전혀 몰랐어요.”천남현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훗날 해외에서 하정훈을 스친 적이 있었지만 그땐 그 사람이 하정훈인 줄 알아보지 못했어요. 당시 전 실연의 상처를 달래려고 아주 먼 곳으로 도망쳐 있던 상황이었거든요. 친구들과 그 사람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나네요.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국내에서의 탄탄한 커리어까지 팽개치고 그렇게 오래 떠나 있는 건지, 설마 성은 그룹 경영권 승계까지 포기하려는 건 아닌지 농담 삼아 수다를 떨었죠. 그러고 1년쯤 지났을까요? 어느 날 보니 다시 귀국해서 본격적으로 성은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더라고요.”송남지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되물었다.“혹시 무슨 오해가 있었던 건 아닐까요?”천남현은 고개를 저었다.“믿기지 않으면 곽지민한테 물어봐요. 남지 씨가 묻기만 하면 지민이는 분명히 진실을 가르쳐 줄 테니까요. 하정훈의 최측근들은 하정훈의 허락 없이는 먼저 이런 얘기를 꺼내지 않겠지만, 비밀리에 물어보면 다 얘기해 줄 겁니다. 남지 씨는 곽지민이랑 꽤 친하잖아요.”송남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지민이랑 좀 친하긴 한데, 다들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단 한 번도 귀띔해 준 적이 없네요.”곽지민의 이름이 나오자 천남현은 또 다른 우스갯소리가 생각났는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한동안 하정훈이 유독 곽지민을 쥐잡듯이 잡았던 적이 있었어요. 곽지민이 무슨 사업을 하려 하든
송남지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정말 몰랐어요. 아무도 나한테 말해준 적 없고 정훈 씨조차 한 번도 얘기하지 않았으니까요.”서경의 여름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어 스쳐 지나가는 바람조차 후텁지근한 열기를 품고 있어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송남지의 가슴속 깊은 곳 역시 개미 떼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간지럽고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이 일었다.천남현은 앞을 향해 곧게 뻗은 길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미한 미소를 띠었다. 아무도 송남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자신 역시 입을 다무는 것이 옳다는 걸 알고 있었다.만약 사실을 고백한다면, 자신과 송남지 사이의 거리는 영영 좁혀지지 않을 테니까.하지만 주변 이들이 모두 정정당당하게 행동하는데 홀로 비겁한 소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마침 공원 안에서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뛰어놀고 있었고 천남현은 공원 한구석에 있는 그네를 가리켰다.“커피 한 잔 사 들고 저기 가서 좀 쉴까요?”나무가 울창한 공원은 해 질 녘이 되자 바깥보다 훨씬 선선하고 쾌적했다.송남지는 아이스커피를 손에 쥔 채 그네에 앉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조금 전 천남현이 흘린 말에 사로잡혀 있었다.‘하정훈에게 어떤 고통이 있었던 걸까.’성은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인 하정훈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었을 터였다.그러니 천남현이 말한 고통이 대체 무엇인지 송남지로서는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발끝으로 가볍게 땅을 구르자 그네가 완만한 호를 그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한 모금 들이켠 차가운 아이스커피가 오늘따라 유독 쓰디쓰게 느껴졌다.그때 곁에 앉아 있던 천남현이 나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하정훈이라는 사람에게 처음으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날이 기억나네요. 아마 우리 집안에서 주최한 만찬회였을 겁니다. 그날 파티는 서경의 내로라하는 명사들이 모두 모여 무척이나 북적였죠. 그때 하정훈은 막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는데, 수려한 외모에 귀티가 흐르는 분위기, 게다가 성은 그
곽지민은 타격이 없다는 듯 오지훈을 보며 농담조로 대꾸했다.“나도 연애하고 싶지. 보라 정도면 아주 괜찮잖아. 나랑 어릴 때 친분도 좀 있어서 당연히 나한테 우선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네 녀석이 눈 깜짝할 사이에 채 가버릴 줄 누가 알았겠냐.”오지훈이 곽지민을 매섭게 쏘아보았다.“내 여자는 꿈도 꾸지 마라. 정훈이가 쓰는 혹독한 방법으로 널 상대하게 만들지 말고.”두 사람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마주 보고 미소를 지었다....식사를 마친 후, 천남현이 가벼운 산책을 제안했다.“서경 도심은 너무 시끄럽고 복잡하잖아요. 이런 외곽은 좀 한적하긴 해도 나무가 많고 공기가 좋으니 같이 걸어보는 건 어때요?”송남지는 기꺼이 동의했다.예술 전시관 일도 잘 해결되었으니 마음속을 무겁게 짓누르던 짐을 잠시 내려놓은 참이었다.다만 자리에서 일어날 때 아랫배에서 느껴진 미미한 통증이 최근 건강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한적한 교외의 인도 위를 느릿하게 걸으며 송남지는 머릿속을 비우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애썼다.하지만 눈치 없게도 천남현이 대화거리를 찾아 말을 걸어왔다.그리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하정훈의 이야기로 흘러갔다.“이번 예술 전시관 일은 하정훈이 나설 줄 알았는데 그렇게 단호하게 선을 그을 줄은 몰랐네요. 아주 독하게 마음먹고 남지 씨와 관계를 정리하려나 봅니다.”송남지는 고개를 숙인 채 미소 지었다.“그러게요, 원래 남자들이 가장 매정한 법이니까요.”천남현은 진지한 눈빛으로 송남지를 몇 초간 응시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남지 씨, 하정훈이 그렇게 행동하는 게 다 남지 씨를 위해서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송남지는 걸음을 멈추고 다소 당혹스러운 기색으로 천남현을 바라보았고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 서렸다.천남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하정훈의 병에 대해 알게 됐거든요. 내가 성은 그룹과 협력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몇 개 있잖아요. 하정훈이 병세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지만, 이해관계자
그녀가 놀란 듯 물었다.“갑자기 왜 웃어요? 좋은 일 있어요?”하정훈은 얼른 입꼬리를 내리고 송남지를 빤히 바라보았다.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야. 경치가 좋아서 힐링 되는 기분이라 그래.”하정훈은 자신의 속마음에 담긴 소소한 감동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았다.그러면 너무 가벼워 보일까 봐 나름대로 무게를 잡은 것이다.송남지는 그 말에 뛸 듯이 기뻐했다.그녀는 자부심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하정훈이 그렇게 말해준 건 그녀의 데이트 코스가 성공적이었다는 뜻이었으니까.그때 식당 사장이 메뉴판을
오가은이 그럴수록 송남지의 마음속에서는 이상하게 죄책감이 솟구쳤다.하정훈은 일어나기 전 송남지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잠깐 사이에 그녀의 손은 무척 차가워져 있었다.떠나기 전, 하정훈이 단호하게 말했다.“걱정 마. 남지야. 내가 잘 말씀드릴 테니 푹 쉬고만 있어. 계속 불편하면 호출 벨 눌러서 의사 부르고.”송남지는 원래 마음이 불안했지만, 하정훈의 단단한 눈빛과 마주치자 이상하게 마음을 휘젓던 감정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병실 밖.오가은은 여전히 하종현과 상의 중이었다.“여보, 난 이 병원 격이 영 맘에 안 드네. 당장
차가 법원 앞에 부드럽게 멈춰 섰다. 30분이면 충분했을 거리를 그는 굳이 한 시간에 걸쳐 운전했다.오늘 법원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주차 공간도 텅텅 비어 차 몇 대만 듬성듬성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차에서 내릴 때, 하정훈은 여느 때처럼 젠틀했다. 송남지가 막 안전벨트를 풀자, 그는 반대편으로 돌아와 조수석 문을 열었다.송남지는 그 익숙한 행동이 낯설었다.그녀는 희미한 미소와 함께 고맙다고 말한 뒤 차에서 내렸다.어차피 법원에서 나오는 순간, 그녀는 더 이상 하정훈의 아내가 아닐 테니 이제 그가 해주는 모든 일에는 감사
송남지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대뜸 물었다.“그럼 왜 저랑 결혼했어요? 또 왜 갑자기 이혼하려는 거고요, 대체 저를 누구의 대체품으로 생각한 거예요?”밤은 어두웠고 차가운 달이 하늘 높이 걸려 있었다.하정훈의 심장에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쳤다.‘이 여자가 지금 나를 신경 쓰는 건가?’하정훈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얇은 입술을 열어 천천히 말했다.“너와 결혼했던 건 진심으로 좋아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혼하는 건 윤해진이 살아있으니까. 더 이상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야.”만약 그가 강제로 사랑을 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