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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화 오빠의 선물

Author: 릴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21 17:00:03

박종식 장인이 지수의 의뢰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이후, 지수의 하루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촘촘하게 돌아갔다.

오전에는 매듭 장인 윤유선의 작업실에서 실의 꼬임과 매듭의 강도를 몸소 익혔고, 오후에는 익선동 박종식의 작업실 한구석에서 그의 서슬 퍼런 은입사 기법을 눈으로 훔쳤다. 그리고 해가 지면 자신의 밀실로 돌아와 낮에 배운 기술들을 피가 나도록 연습했다.

박종식은 지수가 자신의 기술을 탐내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지만,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험한 일들을 맡겼다.

"손끝이 짓물러야 쇠의 마음을 아는 법이지."

그는 지수의 집요함에서 젊은 시절 자신의 광기를 보았다. 급기야 그는 백옥잠이 완성되는 날, 지수만의 감각으로 빚어낸 장신구를 하나 만들어 오라는 파격적인 숙제까지 내주었다. 그것은 박종식이 지수를 단순한 의뢰인이 아닌 '제자'이자 '동료 예인'으로 인정했다는 징표였다.

강 여사가 가봉을 위해 자수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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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잔인한 축복   255화 빛과 울림의 단상

    품평회장의 조명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긴장감이 팽팽하게 고조되었다. 중앙 무대 위, 장막으로 가려진 두 개의 마네킹을 향해 클로이 벤넷과 글로벌 패션 커미션 심사위원단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그럼, 글로벌 브랜드 선정을 위한 2차 실물 샘플 품평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CB 디자인실의 작품부터 공개합니다."사회자의 신호와 함께 CB의 마네킹을 덮고 있던 패브릭이 부드럽게 거두어졌다."아……!"심사위원단 사이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CB가 선보인 드레스와 주얼리는 대중이 '클로이 벤넷'이라는 클래식한 대형 스타에게 기대하는 완벽한 가치 그 자체였다.쇄골과 팔라인을 부드럽게 감싸는 섬세한 시스루 롱 슬리브 위로 은사 레이스가 정교하게 얹힌 슬림한 머메이드 드레스. 그 백미는 드레스의 쇄골 라인을 타고 흐르는 강도진의 메인 하이주얼리 세트였다.백금으로 세공된 커다란 하트 프레임 안쪽으로, 최상급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들이 정교하게 세팅된 목걸이. 마네킹의 미세한 진동에 맞춰 펜던트 하단의 에메랄드가 물방울처럼 흔들리며 초록빛 광채를 사방으로 흩뿌렸고, 귀 밑으로는 동일한 그린 빛깔의 에메랄드 드롭 귀걸이가 길게 떨어져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대중성과 정밀함, 그리고 정통 하이주얼리 세트의 극치였다.강도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찰스와 눈빛을 교환했다. 실수 없는 배수진 속에서 0.1mm 단위의 재단과 세공으로 완성해 낸 정교함, 대중이 완벽히 환호할 만한 상업적 화려함의 정석이었다."이어서, 제이아우라의 작품을 공개합니다."두 번째 장막이 슬르르 내려앉은 순간, 품평회장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CB의 슬림한 머메이드 라인과 완벽히 대조를 이루는, 압도적인 볼륨감의 클래식 볼가운(Ball Gown) 드레스였다. 깊은 브이넥 상체에는 입체 꽃 모티프가 피어올라 있었고, 허리 라인을

  • 가장 잔인한 축복   254화 원단 위의 배수진

    CB 디자인실의 작업대 위에는 은빛 광택이 흐르는 최상급 실크 원단이 펼쳐져 있었다. 강도진 대표가 인맥을 총동원해 해외에서 어렵게 구해온 원단이었지만, 그 양은 딱 드레스 한 벌을 간신히 제작할 수 있는 '소량'에 불과했다. 여분 원단은 단 1cm도 없었다.하지만 다행히도 원단을 제외한 나머지 부자재들은 사정이 달랐다. 도진이 최고급 실과 특수 안감, 은사 레이스, 그리고 드레스 장식에 쓰일 최고급 진주와 멜리 다이아몬드를 아낌없이 지원해 준 덕분이었다.문제는 단 하나, 겉감을 이루는 주 원단 재단칼 끝이 1mm만 어긋나거나 바느질 한 땀에서 실수하는 순간 2차 제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배수진이라는 사실이었다."모두 들었겠지. 부자재는 원하는 만큼 쓰되 메인 원단 여분은 없다. 가위질 한 번, 바느질 한 땀에도 실수하는 순간 이번 프로젝트는 그자리에서 끝이야."강도진의 낮고 무거운 경고에 디자인실 전 팀원의 얼굴이 바짝 경직되었다.찰스가 가위와 패턴지를 들고 재단판 앞에 섰다. 평소의 오만하던 기색은 온데간데없고, 손가락 마디마디에 핏줄이 서설 정도로 긴장감이 팽팽했다. 메인 패턴사와 디자이너들 역시 마른침을 삼키며 원단 끝을 다치지 않게 가만히 눌러 잡았다. 시침핀 하나를 꽂는 위치조차 세 사람이 달라붙어 수평계를 대듯 0.1mm 단위로 확인을 거듭했다.스윽, 사악—서늘한 칼날 소리와 함께 살얼음판을 걷던 메인 원단 재단이 끝나자, 디자이너들의 정교한 손길이 드레스 세부 공정으로 일제히 뻗어 나갔다.선임 디자이너들은 재단된 실크 겉감 아래 최고급 수입 안감을 대고, 0.5mm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섬세한 시침질로 원단의 핏을 잡아 올렸다. 그 위로 은사 레이스가 미세한 간격으로 결을 따라 올려붙여졌다. 디자이너들은 루페를 눈에 대고 바늘 끝을 오가며 은사 레이스 결 사이에 은빛 광택의 진주와 영롱한 멜리 다이아몬드를 한 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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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단과 원석 수급 문제로 난항을 겪던 CB였지만, 2차 실물 샘플 제작이 본격화되자 디자인실과 세공실의 공기는 급격히 달라졌다.강도진 대표는 아스테리아의 신규 원석 공급이 막히자 결국 CB 지하 보석고에 오래 묵혀두었던 비축 원석들을 풀기로 결정했다. 비록 최근 트렌드에 맞는 최상급 컬러의 원석은 아니었지만, CB의 수석 원석 가공사인 채준영의 눈빛에는 오히려 오만하고 진한 자신감이 일렁였다.과거 블랙 다이아몬드 대결에서 지수에게 완패하고 김인식 장인에게 제자 타이틀마저 박탈당했던 굴욕을 기억하는 그였지만, 그렇기에 이번 2차 실물 제작 판은 준영에게 더없는 기회였다."대표님, 걱정하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 이번에 보석고에서 풀린 원석들은 지난 수년간 제가 성질을 완벽히 파악하고 손에 익혀온 녀석들입니다. 결이 어디로 터지는지, 어느 각도에서 깎아야 빛을 가장 크게 받아들이는지 제 손끝이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채준영은 돋보기를 눈에 매고 원석의 단면을 훑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덧붙였다."수년간 다뤄온 이 익숙함과 세공 속도라면 지수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특히 원석 가공, 그중에서도 에메랄드만큼은 과거 김인식 장인에게도 인정받았던 분야입니다. 찰스 실장님의 디자인에 맞게 세공 단계를 하나 더 늘려서 반짝임을 극대화해 보죠. 제이아우라가 어떤 원석을 들고 나오든, 숙련도와 완성도에서 우리가 압도할 겁니다."채준영의 당당한 장담에 강도진은 그제야 타들어 가던 속을 조금 쓸어내렸다. 비록 최고급 신규 원석 라인을 새로 구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으나, 수석 가공사의 단단한 오기와 숙련된 기술력만큼은 믿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세공실 안에는 휠이 돌아가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원석의 가루가 사방으로 흩날리기 시작했다.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하자, 유현에게도 비로소 작은 안식처가 생겼다.사람들의 냉담한 시선과 찰스의 은근한 견제로 숨이 턱턱 막

  • 가장 잔인한 축복   252화 빛과 그림자의 온도

    유진의 연락을 전해 받은 동기는 곧바로 유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이아우라의 핵심 디자이너인 유진 선배가 직접 너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수화기 너머 돌아온 유현의 목소리는 한없이 가라앉아 있었다.“……고맙지만, 난 안 만날래.”[뭐? 유현아, 유진 선배는 너처럼 디자인 빼앗겼던 경험이 있어서 너한테 정말 도움을 주고 싶어 하셔. 이런 기회가 어디 있다고 그래?]“나 아직 CB 소속 디자이너야. 아무리 억울해도 타사 디자이너를 만나서 회사 내부 일을 이야기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리고…… 대표님도 사정이 있으셨을 거야.”자신의 공을 빼앗기고 짓문드러지면서도, 강도진을 향한 미련과 디자이너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는 유현이었다. 동기의 안타까운 설득에도 유현은 단호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고 통화를 끊었다.하지만 전화를 끊고 돌아선 CB 디자인팀 내부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지난 회의실 사건 이후, 유현을 바라보는 팀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낙하산처럼 들어와 단기간에 전문 분야 디자이너로 승진한 유현을 향한 짙은 시샘과 질투가 바닥에 깔려 있었다. 게다가 실세인 찰스 실장의 눈밖에 난 유현이었기에, 찰스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팀원들은 앞다투어 유현을 은근히 따돌렸다."유현 씨, 이 잡일 좀 처리해 줘. 아, 참. 유현 씨는 이제 '독자적인' 디자이너라 이런 공용 서류 정리 같은 건 안 하나?""찰스 실장님 2차 컨셉안 보조는 저희가 할 테니까, 유현 씨는 그냥 남은 잔업이나 봐요."대놓고 주고받는 뼈 있는 말들과 차가운 외면. 여기에 찰스는 겉으로는 온화한 척 유현의 의견을 묻는 듯하면서도, 막상 유현이 제출한 디자인 보완안은 훑어보지도 않은 채 테이블

  • 가장 잔인한 축복   251화 진심의 무게

    CB 내부가 오만과 서러움, 그리고 성과에 눈이 먼 침묵으로 균열을 일으키는 동안, 제이아우라의 프라이빗 회의실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화려한 가시적 스케치로 눈길을 사로잡으려던 여느 브랜드들과 달리, 이지수와 총괄 디자이너 지나, 그리고 전담 팀원들은 밤을 지새우며 ‘클로이 벤넷’이라는 한 인간의 생애와 서사를 해석하는 1차 기획안 작성에 사력을 다했다.이번 1차 심사는 완성된 드레스 도안을 제출하는 단계가 아니었다. 클로이 벤넷이라는 아이콘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떠한 비전과 방향성(Mood Board)으로 그녀의 프로젝트를 총괄할 것인지 브랜드의 ‘철학과 감각’을 증명해야 하는 서류 및 비주얼 콘셉트 입찰 단계였다.유진이 수집해 온 클로이의 프라이빗 서사와 지나의 섬세한 텍스처 기획, 그리고 지수의 직관적인 보석 및 스타일링 디렉팅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졌다.지수는 팀원 한 명 한 명의 디테일한 아이디어와 피드백에 일일이 귀를 기울였다. 심지어 막내 디자이너가 클로이의 10년 전 인터뷰 구석에서 찾아낸 ‘어린 시절 어머니의 정원에서 처음 보았던 작은 야생화의 기억’이라는 키워드조차 놓치지 않았다. 지수는 그 야생화를 향후 실물 제작 단계에서 '클로이의 숨겨진 위로'로 구현해 내겠다는 감성적인 서사 콘셉트를 기획서 중앙에 녹여냈다.지나가 완성된 1차 무드보드와 콘셉트 포트폴리오를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대표님…… 이건 단순히 클로이의 패션 취향을 분석한 기획서가 아니에요. 클로이가 걸어온 삶의 발자취이자, 그녀 자신조차 잊고 있던 순수함을 일깨워 줄 하나의 서사시예요. 클로이가 이 제안서를 펼쳐 본다면, 가슴이 울컥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지수가 피곤함 속에서도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가장 잔인한 축복   250화 닮은 꼴의 그림자

    품평회 기획 회의실을 나선 한유현은 가슴을 짓눌러오는 답답함에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차가운 복도 공기를 허겁지겁 마셔보았지만, 서러움으로 타들어 가는 목구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억울함에 입술을 세게 깨물던 유현은 결국 결심한 듯 발걸음을 돌려 강도진의 대표실 앞으로 향했다.똑, 똑.자신을 바닥에서 발탁해 주고 가능성을 알아보아 준 사람. CB의 수장이자 존경하는 스승인 강도진 대표만큼은 자신의 진심을 믿어줄 거라는, 마지막 희망 하나 때문이었다."들어오세요."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무심한 목소리에 유현은 침을 꿀꺽 삼키고 문을 열었다. 그러나 대표실로 들어서자마자 도진의 눈빛에 스치는 깊은 피로감을 유현은 놓치지 못했다.'또 저 어리광을 받아줘야 하나…….'도진은 속으로 짙은 한숨을 내쉬며 들고 있던 찻잔을 받침대에 내려놓았다. 유현은 떨리는 손을 꽉 쥐며 벅차오르는 목소리로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대표님, 정말입니다. 오늘 찰스 총괄님이 내놓으신 수정안은…… 제가 붉은 펜으로 드레스 실루엣 라인과 자수 위치를 직접 고쳐 그린 제 디자인입니다. 절대로, 절대로 거짓말이 아닙니다!”유현의 눈가에 간발의 차로 눈물이 고였다. 그러나 그녀의 호소를 듣는 도진의 반응은 얼음처럼 차가웠다.“유현 씨.”도진이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대며 유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나도 유현 씨의 감각을 높게 평가합니다. 하지만 실증적인 물증이나 증거가 없는 이상, 앞으로 수년간 CB를 이끌어 갈 총괄 디자이너 대신 유현 씨의 편을 들어줄 수는 없습니다.”“대표님……!”“그리고 유현 씨. 지난번에도 중요한 초기 디

  • 가장 잔인한 축복   13화 희망은 실망으로

    슬비를 만나고 잠시 RV에서 현재까지 도진의 회사에 투자된 내역을 훝어보다가 깜박 잠이 들었던 지수는 아랫쪽의 축축한 감각에 번쩍 눈을 떳다. 생리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도 실패한 것이다. 임신이라는 희망이 이내 절망으로 뒤바뀌는 이 지독한 상실감은, 몇번을 겪어도 결코 익숙해지지 않았다.평소와 다르게 일찍 돌아온 도진은 지수를 찾으며 방문을 열었을때 무기력하게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들썩이는 지수의 모습을 보았다. 이번 시술은 유난히 지수를 갉아먹었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된 지수를 보며, 힘들었을 순간 곁을 지켜주

  • 가장 잔인한 축복   12화 D-5

    아침에 일어난 지수는 싸늘하게 식어있는 옆자리를 보았다. 몇일 집에 잘 들어오던 도진은 어젯밤 들어오지 않았다.생리가 시작하기 전에 느껴지는 익숙한 배의 묵직한 불편감에 불안감이 든 지수는 자신의 아랫배를 살살 만지며 제발 이번에는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과 편하게 강도진을 떠나기 위해 이번에도 실패하기를 바라는 자신의 양가적인 생각에 웃음이 났다. 잠시 후 오랫만에 슬비를 만나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고 나가던 중 가정부의 통화소리가 들렸다."사모님 이번에는 사장님께서 가출하신 것 같아요. 집에 안들어 오시네요. 아마 작은

  • 가장 잔인한 축복   11화 D-6

    진우가 근무하는 HN은행 근처의 조용한 카페. 진우는 초조한 표정으로 맞은편에 앉은 슬비를 바라보았다. 슬비는 지현의 비서답게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서류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갑작스러운 연락에 놀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박진우씨"진우는 서류를 열어보려다가 멈칫하며 슬비를 응시했다."저를 어떻게 아시는지, 그리고 이지현태표님의 비서께서 왜 저를 찾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은행은 GS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슬비는 차갑지만 예의바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으며 서류봉투를 눈짓했다. 거기에는 슬비가 미리 준비한

  • 가장 잔인한 축복   10화 아빠 강도진만 필요해

    지수는 사무실 문 앞에서도 도진과 수진의 적나라한 대화를 듣고 있었다.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수진은 기다렸다는 듯 도진의 목에 팔을 감으며 지수를 반히 쳐다봤다. 도진은 그런 수진을 보며 한 번 씩 웃고는, 손으로 수진의 허리를 쓸며 차갑게 지수를 쳐다봤다" 왜 왔어? 여기가 니가 오고 싶으면 오는 놀이터야?"지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진이 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불렀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지수는 도진의 물음에 대답대신 들고 온 서류봉투를 책상 위에 툭 던져두고 차갑게 돌아서려했다. 그런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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