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120장. 앞으로 사흘

작가: 라이사
“이 미친년!”

비베니에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튀어나왔고, 곧이어 공기를 찢어버릴 듯한 비명이 감옥 안을 뒤흔들었다.

“이 망할 년아!”

셀렌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얼굴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었다.

가볍고 부드러운 웃음이었지만 그 안에는 단검처럼 날카로운 독기가 서려 있었다.

“굳이 날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셀렌은 천천히 몸을 바로 세우며, 승리감 어린 눈빛으로 비베니에를 내려다보았다.

“…적어도 아직 손에 닿을 수 있는 사람한테나 그렇게 말해.”

“정말 교활하기 짝이 없네! 디리안도 언젠간 네 진짜 얼굴을 보게 될 거야! 너 같은…”

“비베니에.”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셀렌은 희미한 미소를 띤 채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비베니에는 증오와 절망으로 일그러진 눈으로 셀렌을 노려보았다.

“지금 상황이 어떤 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너 아니야?”

셀렌이 나직하게 물었다.

“무슨 뜻이야?”

비베니에가 날카
이 작품을 무료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최신 챕터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121장. 비베니에를 구출하라

    셀렌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또렷했다.디리안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턱선이 단단히 굳어 있었다.“넌 끼어들 필요 없어.”그는 곧 셀렌의 손목을 붙잡고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 쪽으로 그녀를 이끌었다.셀렌은 방 한쪽에 조용히 서 있던 오데트를 돌아보았다.“우리 가문의 주치의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된 거죠?”오데트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 아래쪽으로 시선을 내렸다. 경호원들에게 질질 끌려 나가는 의사의 몸이 보였다.“충성스러운 의사는 아직 많다. 쉬어라. 너무 많은 생각 하지 말고.”디리안은 낮은 목소리로 여전히 셀렌의 손을 꽉 붙잡고 있었다. 마치 그녀가 또다시 사라질까 두려워하는 사람처럼.두 사람은 거대한 방 앞에 도착했다.“공작님, 여기가 당신 방인가 보네요.”셀렌이 장난스럽게 말하며 재미있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호칭을 바로잡아.”디리안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말했다.“왜 그래야 하는데요?”셀렌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그녀의 눈은 남편의 달라지는 표정을 세심히 살피고 있었다.“셀렌…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지금 날 받아줘.”그의 목소리에는 억눌린 갈망이 배어 있었다.디리안이 그녀를 침대 쪽으로 끌어당기자 셀렌은 차마 거부할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남자의 강한 집요함 앞에 스스로 굴복해 버린 듯했다. 두 사람의 첫 입맞춤은 거칠고도 난폭했다. 셀렌은 순식간에 이성을 잃고 말았다. 그녀의 손이 본능적으로 디리안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욕망과 오랫동안 억눌린 분노가 뒤섞인 빠른 심장 박동이 손끝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셀렌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토해내고 싶은 말이 수천 마디는 넘는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 이 혼란스러운 마음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디리안과 하나가 되는 것.“조금만 천천히… 나 아직 아무것도 먹지 못했단 말이에요.”셀렌은 밀려드는 격류를 견디려는 듯 반쯤 농담 섞인 목소리로 나직이 속삭였다.디리안은 대답 대신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120장. 앞으로 사흘

    “이 미친년!”비베니에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튀어나왔고, 곧이어 공기를 찢어버릴 듯한 비명이 감옥 안을 뒤흔들었다.“이 망할 년아!”셀렌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얼굴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웃었다.가볍고 부드러운 웃음이었지만 그 안에는 단검처럼 날카로운 독기가 서려 있었다.“굳이 날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셀렌은 천천히 몸을 바로 세우며, 승리감 어린 눈빛으로 비베니에를 내려다보았다.“…적어도 아직 손에 닿을 수 있는 사람한테나 그렇게 말해.”“정말 교활하기 짝이 없네! 디리안도 언젠간 네 진짜 얼굴을 보게 될 거야! 너 같은…”“비베니에.”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셀렌은 희미한 미소를 띤 채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비베니에는 증오와 절망으로 일그러진 눈으로 셀렌을 노려보았다.“지금 상황이 어떤 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너 아니야?”셀렌이 나직하게 물었다.“무슨 뜻이야?”비베니에가 날카롭게 받아쳤다.셀렌은 작게 웃으며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철제 테이블 쪽으로 천천히 한 걸음 다가갔다.“내가 굳이 다시 떠올려줘야 해?”비베니에는 입을 다물었다.입술은 단단히 다물려 있었고,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몸 옆으로 늘어진 두 손은 점점 더 세게 움켜쥐어졌다.“예전에…”셀렌이 속삭이듯 말했다.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소름 끼칠 만큼 날카로웠다. 그녀의 시선이 비베니에를 향해 깊게 내려 앉자, 감옥 안의 공기마저 답답하게 조여드는 듯했다.“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잖아?”비베니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기억 안 나?”셀렌이 다시 말을 이었다.“네가 처음으로 나한테 새고기 요리를 해달라고 했던 날.”비베니에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숨이 턱 막힌 듯 호흡이 멈췄고,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내 기억으론 넌 새고기 자체에 알레르기가 있는 게 아니었어. 새털에만 반응했지.”비베니에는 마른침을 천천히 삼켰다.“그런데도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119장. 만족

    비베니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얼굴에 난 상처 때문이 아니었다.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한때 자신에게 다정하고 따뜻했던 남자는, 이제 정말로 자신에게서 완전히 멀어졌다는 사실을.“이제 와서 나한테 약속하라고 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비베니에의 목소리는 쉰 채로 떨리고 있었다. 그 안에는 쓰디쓴 원망과 오래도록 억눌러온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그동안 당신이 그 여자한테 어떻게 했는지는 생각도 안 나?”그녀의 시선은 쇠창살 너머로 디리안을 꿰뚫듯 향했다. 오래된 상처와 비난이 뒤섞인 눈빛이었다.디리안은 차갑게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다른 이야기를 꺼낼 필요는 없다.”비베니에는 짧게 비웃듯 웃음을 흘렸다.“필요 없다고? 예전의 당신은 그런 거에 아무렇지도 않아 했잖아! 그 여자가 죽더라도 결국 나랑 결혼하겠다고 했던 사람도 당신이었어!”디리안은 방금 들은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지?”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디리안, 당신이 날 사랑한다고 했잖아!”비베니에가 거의 울부짖듯 소리쳤다.“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있어도, 너와 결혼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디리안은 냉정하게 받아쳤다.비베니에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내가 널 내버려뒀다고 해서, 네 마음대로 셀렌을 죽여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디리안의 목소리가 거칠게 터져 나왔다.비베니에는 벌떡 몸을 일으켜 쇠창살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두 손으로 창살을 세게 움켜쥐었다.“내가 당신 아내가 될 수도 있었어! 나야말로 그 여자보다 더 어울리는 공작 부인이 될 수 있었다고! 난 셀렌보다 훨씬 더 당신을 사랑했어!”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광기에 가까울 만큼 높아져 있었다.디리안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억지로 감정을 눌러 삼켰다.“정말 네가 셀렌보다 날 더 사랑했다면.”그가 차분하게 말했다.“왜 결혼식이 열리기도 전에 떠나버린 거지?”비베니에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잠시 동안 감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118장. 하나의 선택

    잠시 침묵이 흘렀다.그 말 속에는 그녀가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무언가가 담겨 있었고, 그것은 디리안을 순간 그대로 굳어버리게 만들었다.오데트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그 여자 생각은 하지 마라, 셀렌. 그 여자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셀렌은 힘없이 미소 지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고 조용했다.“나중에 후회하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디리안.”그녀는 깊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무슨 뜻인지… 당신은 알고 있잖아요.”길고 무거운 침묵이 방 안을 뒤덮었다.벽난로에서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만이 조용히 울려 퍼졌다. 마치 그들처럼 숨을 죽인 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소리였다.마침내 오데트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여전히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아주 미세한 누그러진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아무 말없이 서 있는 디리안을 바라본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끝까지 참을 수 있다고는 장담 못 하겠다.”그녀가 낮게 말했다.“하지만… 적어도 다시는 그런 짓을 못 하게 만들 거야.”셀렌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해요, 어머니.”디리안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점점 더 창백하고 쇠약해져 가는 셀렌의 얼굴만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당신은 쉬어야 한다.”그는 아내의 어깨 위로 담요를 조심스럽게 정리해주며 말했다.셀렌은 무언가 대답하려 했지만, 갑작스럽게 배를 짓누르는 통증이 밀려왔고, 결국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그렇게 모두의 축복과 자랑이 되었어야 할 환영 연회는, 모로 가문 전체가 귀족 사회의 웃음거리이자 화젯거리가 되는 결말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사흘 동안 이어지는 축제는 예정대로 계속 진행되었지만, 레벤티스 공작 부부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날 밤 이후 셀렌은 더 이상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디리안 역시 저택 안에 틀어박힌 채 외부와의 접촉을 끊어버렸다.하지만 소문은 건기의 들불보다도 빠르게 퍼져나갔다.연회장 구석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117장. 그 사람을 건드리지 마

    “공작님, 제발… 제 가족까지 이 일에 끌어들이지 말아주십시오.”모로 백작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하지만 디리안은 곧바로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비베니에가 감히 이런 짓을 한 순간부터…”그의 낮은 목소리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이미 당신 가문 전체가 이 일에 발을 들인 겁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 귀족들이 하나둘 숨을 삼켰다. 몇몇 귀족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발코니 전체를 짓누르는 긴장감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그때 오데트가 천천히 디리안을 돌아보았다.“아들.”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난 이 일을 그냥 넘길 생각이 없다.”발코니의 공기가 다시 무겁게 가라앉았다.“황실 기사들에게 명령해라. 황제 폐하께서 직접 처분을 내리실 때까지 저 여자를 황궁 대기실에 가둬 두라고.”“어머니…”디리안조차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오데트의 눈빛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변명은 필요 없다.”그녀가 싸늘하게 말했다.“넌 아직도 저 여자에게 자비를 남겨두고 있을지 몰라도… 난 아니다.”비베니에는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눈물로 젖은 얼굴로 오데트를 올려다보았다.“공작 부인… 제발…”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울지 마라.”오데트가 냉정하게 말을 끊었다.“네 눈물은 이 황궁 바닥을 적실 가치조차 없으니까.”순간 비베니에의 어깨가 크게 떨렸다.디리안은 여전히 아무 말없이 서 있었다. 하지만 굳게 다문 턱과 싸늘한 눈빛만으로 그의 분노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가 다시 입을 열려던 순간, 갑자기 셀렌이 몸을 숙이며 가슴을 움켜쥐었다.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셀렌?”디리안의 목소리가 단번에 다급하게 변했다.셀렌은 입을 손으로 가린 채 갑자기 밀려오는 메스꺼움을 참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나… 나 좀…”하지만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몸이 그대로 힘없이 기울었다.“셀렌!”디리안은 즉시 그녀를 붙잡았다. 차가운 바닥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116장. 오해인가, 모욕인가

    “무슨 짓을 한 거지?”디리안의 목소리가 발코니 전체를 거칠게 울렸다.순식간에 몰려든 황궁 귀족들 사이로 그의 분노 어린 음성이 차갑게 퍼져나갔다. 방금 전까지 음악과 웃음으로 가득했던 공간은 단숨에 얼어붙은 듯 조용해졌다.그의 손은 여전히 셀렌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난간 끝에서 그녀를 끌어올린 직후였기에 손끝에는 아직도 긴장이 남아 있었다.셀렌이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디리안은 그대로 비베니에를 향해 날카롭게 고개를 돌렸다.차갑고, 위험할 정도로 날 선 눈빛이었다.“디리안, 난…”“감히 공작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사람들 사이에서 낮은 속삭임이 퍼져나갔다.“저 여자 모로 영애 아니야?”“그 유명한 불륜녀 말이야?”차가운 바람처럼 서늘한 수군거림이 귀족들 사이를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내가 물었다.”디리안이 다시 한번 낮고 거칠게 말했다.“무슨 짓을 한 거냐고!”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더 차갑고 위험했다. 발코니의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 무겁게 가라앉았다.비베니에는 숨조차 쉬지 못한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녀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디리안이 저렇게까지 분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언제나 차분하고 인내심 있던 남자.자신에게만큼은 늘 부드럽던 사람.그런 디리안이 지금은 거의 제어되지 않을 정도의 분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죽이려고 했나?”순간 디리안의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그 위압감에 몇몇 하인들은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몸을 떨었다.“공작님, 우선 진정하십시오.”모로 백작이 다급하게 군중 사이를 뚫고 앞으로 나섰다.“셀렌, 괜찮니?”그의 목소리에는 분명히 친아버지다운 걱정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셀렌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 눈을 크게 뜬 채 디리안을 바라보고 있었다.분노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하고, 당황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셀렌이 떨어질 뻔한 순간의 공포가 아직도 그의 눈 안에 남아 있었다.“백작은 조용히 하십시오.”디리안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지금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작품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