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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장. 마지막이 되다

Auteur: 라이사
“뭐…?”

디리안이 중얼거렸다.

그는 문서를 노려보았다. 손에 힘을 너무 꽉 준 탓에 종이가 찢어질 듯 구겨졌다.

방은 숨 막힐 듯 좁게 느껴졌고, 호흡은 가빠졌으며, 심장은 거칠게 뛰었다. 주변 세계는 텅 빈 것처럼 멀어졌다. 황제의 목소리와 루시언의 발걸음 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혼… 소송?”

그는 쉰 듯 차가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다시 한 번 문서의 제목을 읽으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려는 듯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루시언은 호기심과 걱정이 뒤섞인 눈으로 그를 바라봤고, 황제는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좋지 않은 일을 예상하고 있다는 기색이 그의 시선에 담겨 있었다.

디리안은 침을 삼켰다. 여전히 문서를 움켜쥔 손에는 분노와 함께 불안이 뒤엉켜 있었다. 지금까지 온순하고 순종적이라 여겼던 아내 셀렌이, 이제는 가문의 지위와 명예를 뒤흔드는 선택을 해버린 것이다.

황제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디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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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36장. 퍼져 나간 정보

    희미한 진동이 갑자기 선실 바닥을 따라 퍼져 나갔다.창가 근처에 서 있던 셀렌은 곧바로 그 변화를 알아차렸다. 배의 움직임이 달라진 것을 느끼는 순간, 그녀의 몸이 즉시 긴장했다. 이전까지 일정한 리듬으로 배를 흔들던 파도가 이제는 무언가 달랐다. 파도의 움직임이 더 짧고 무거워진 것이, 마치 배가 서서히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배가 정박하고 있었다.셀렌은 자신의 방에 있는 작은 창밖을 바라보았지만,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희미하게 밝아지기 시작한 하늘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어두운 바다뿐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들이 도착했다는 것을.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기도 전에, 갑자기 바깥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평범한 경비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발소리였다.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듯한 소리가 복도를 가득 채웠고, 다음 순간 그녀의 선실 문에 꽂힌 열쇠가 돌아갔다.문이 열렸다.무장한 남자 몇 명이 먼저 들어왔고, 그들의 걸음에는 망설임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한 남자가 태연하게 걸어 들어왔다. 그의 길고 검은 외투 자락이 나무 바닥을 쓸며 뒤따라왔다.셀렌은 그를 단번에 알아보았다.렉산 코르빈.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셀렌은 차갑게 팔짱을 꼈다. 하지만 남자들이 들고 들어온 물건을 보는 순간, 가슴속으로 서서히 불길한 예감이 번져 나갔다.크지 않은 철창 하나였다. 사람 하나가 안에 앉아 있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셀렌이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짓을 하려는 거죠?”날카롭게 묻자 렉산은 대답하지 않은 채 몇 초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셀렌의 얼굴에서 시작해 머리카락 끝까지 천천히 움직였고, 마치 무언가를 평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러고는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묶어.”셀렌의 몸이 즉시 굳었다.렉산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철창 안에 넣어.”그의 뒤에 있던 남자들이 곧바로 움직였다.“몸에 상처가 나지 않게 하고.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35장. 누군가를 베고 싶은 욕망

    그 말은 갑판 위로 끊임없이 불어오는 거센 바닷바람의 소리와 함께 두 사람 사이로 떨어졌다.제이레스가 재빨리 라제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마치 그 남자가 정말로 방금 그런 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내뱉은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는 듯한 표정이었다.루시언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날카롭고 무언가를 신중하게 판단하려는 듯한 눈빛으로 라제를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디리안의 조롱을 부정하지 않았다.그 말이 끝난 뒤에도 라제는 몇 초 동안 침묵을 지켰다.그의 턱에 힘이 들어갔고 뺨의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한 것이 눈에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기분이 상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예상했을 법한 격렬한 분노가 터져 나오지도 않았다.대신 그는 천천히 고개를 조금 더 높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디리안과 시선을 마주했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훨씬 차갑고 솔직한 눈빛이었다.“그렇습니다.”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이 흘러나왔다.다시 거센 바닷바람이 불어오며 디리안의 외투 자락이 등 뒤에서 펄럭였다. 라제의 머리카락 역시 바람에 마구 흐트러졌지만, 그는 그것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디리안에게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은 채,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공작, 당신이 완벽하다고 부르는 그 사람이…”그의 말이 잠시 끊겼다. 마치 마음속에 품고 있던 무거운 무언가를 꺼내놓기 위해 힘을 내야 하는 것처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의 말을 끝맺었다.“내가 이렇게 밖에 살아갈 수 없는 이유입니다.”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제이레스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말 뒤에 숨겨진 이야기에 더욱 흥미를 느끼는 것이 분명했고, 루시언 역시 이제는 한층 날카로운 시선으로 라제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나 디리안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는 제자리에 서서 묶여 있는 남자를 전과 똑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흥미롭군.”그가 낮게 중얼거리더니, 방금 전보다 훨씬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34장. 두 사람, 두 개의 권력

    그 말은 바다에 던져진 돌처럼 물속 깊이 가라앉았지만, 그 주변으로는 오랫동안 잔물결을 남겼다.그러나 디리안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는 전쟁의 위협 따위는 자신의 결정을 바꿀 만큼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듯,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라제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미 말했습니다만.”그가 마침내 낮고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그쪽이 쓸모가 있다면 살려주겠다고.”라제가 이를 악물었다. 다시 바람이 갑판 위를 가로질러 불어오면서 흐트러지기 시작한 그의 머리카락이 얼굴 위로 흩날렸다. 한순간 그는 지금껏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선택을 저울질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러다 갑자기 입을 열었다.“나를 풀어주십시오.”순간 침묵이 내려앉았다.디리안의 몇 걸음 뒤에 서 있던 루시언이 재빨리 라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제이레스는 방금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더욱 깊게 찌푸렸다.몇 초가 흘렀지만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았다. 디리안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시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내가 왜 그래야 합니까?”목소리는 여전히 무덤덤했지만, 그 안에 담긴 무언가가 그 질문을 훨씬 더 무겁게 만들었다.라제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디리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것이 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은 듯했다.“내가 공작 당신을 안으로 데려갈 수 있기 때문이죠.”루시언이 즉시 팔짱을 꼈다. 그의 눈썹이 뚜렷하게 치켜올라갔다.“방금 그곳은 뚫을 수 없는 곳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라제가 그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린 뒤 대답했다.“외부인이라면 뚫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그리고 다시 디리안을 바라보았다. 두 손이 여전히 묶여 있었지만, 자신의 말이 분명하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듯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였다.“하지만 나는 외부인이 아닙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더욱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남부 제국의 대공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33장. 패배 아니면 죽음

    바다 위의 하늘이 서서히 색을 바꾸기 시작할 무렵에도 군함들은 계속해서 남쪽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거센 파도가 배의 측면을 세차게 두드리고 있었지만, 갑판 위에 있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그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모두의 시선은 오직 한곳, 갑판 한가운데에 묶인 채 앉아 있는 한 남자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라제 코르빈.그의 두 손에는 여전히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몸은 튼튼한 밧줄로 단단히 묶여 있었지만 더 이상 저항하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앞에 서 있는 남자들의 얼굴을 하나씩 차례로 훑어보았다.가장 가까운 곳에는 디리안이 서 있었다.그보다 몇 걸음 뒤에는 루시언과 제이레스가 나란히 서서, 똑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바닷바람에 디리안의 외투가 살랑거리던 순간, 마침내 루시언이 입을 열었다.“이 사람을 어떻게 할 생각이야?”평평한 어조로 던진 질문이었지만, 그가 정말로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디리안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여전히 라제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눈앞의 남자가 자신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몇 초가 흐른 뒤에야 디리안이 입을 열었다.“인질로 쓸모가 있을 거라고 말한 건 네가 아니었나?”루시언은 입을 다물었다.디리안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그럼 또 뭐가 있지?”루시언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지만, 결국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옆에 서 있던 제이레스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저는 공작이 바로 죽일 줄 알았습니다.”그 말에 라제가 몸을 살짝 일으켰다.“죽이지 마십시오.”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말이 튀어나왔다.잠시 동안 그의 앞에 있던 세 남자는 아무 말없이 라제를 바라보기만 했다.그러자 제이레스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루시언은 잠시 눈을 감은 채 한숨을 내쉬었는데, 마치 너무나도 뻔한 말을 들었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디리안마저 마침내 입꼬리를 살짝 올렸지만, 그것은 미소라기보다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32장. 애초에 그것을 갖고 있지 않았다

    셀렌의 몸이 찰나의 순간 굳었다.그 목소리를 알아들은 그녀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자신을 대공이라고 칭했던 남자, 렉산 코르빈이 몇 걸음 뒤에 서 있었다. 그의 긴 검은 망토가 바닷바람에 느릿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날카로운 시선은 셀렌을 똑바로 향하고 있었다.마치 꽤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서서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았지만, 셀렌은 조금도 놀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그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이 배에 탄 손님들은 모두 죄수처럼 감시를 받는 건가요?”그녀가 무덤덤하게 묻자, 렉산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배의 구조를 살펴보려는 손님만 그렇습니다.”셀렌이 가슴 앞에서 팔짱을 꼈다.“전 그저 산책을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정말로요?”렉산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시선이 조금 전까지 셀렌이 서 있던 난간으로 향했다.“보통 산책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오랫동안 바다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죠.”셀렌은 대답하지 않았다.바닷바람이 풀어 내린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로 불어오면서 몇 가닥이 얼굴 일부를 가렸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정리하려 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렉산을 바라보고 있었다.렉산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뛰어내릴 생각이라도 하셨습니까?”질문이 지나치게 직설적이었다.셀렌이 그를 날카롭게 바라보았다.“그렇게 하면 배를 멈춰 주실 건가요?”렉산은 오히려 조용히 웃었다. 정말로 재미있다는 듯한 웃음이었다.“물론 아닙니다.”그러고는 셀렌의 옆에 서서 그녀와 마찬가지로 눈앞에 펼쳐진 넓은 바다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결혼식도 올리기 전에 제 약혼녀가 죽어 버리면 꽤 곤란하지 않겠습니까?”셀렌이 곧바로 그를 돌아보았다.“그 말은 그만하세요.”이번에는 그녀의 목소리가 훨씬 날카로웠다.“저는 대공과 결혼하겠다고 동의한 적이 없어요.”하지만 렉산은 조금도 기분이 상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표정은 여유롭기만 했고, 마치 지금 나누는 대화가 그저 자신에게는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31장. 라제와 렉산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기분이 상하실 줄은 몰랐습니다.”그 말은 비웃는 기색도, 어떠한 감정도 담기지 않은 채 너무나 담담하게 흘러나왔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훨씬 더 날카롭게 느껴졌다.묶여 있는 남자는 몇 초 동안 더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고, 마치 디리안의 얼굴에서 무언가를 읽어 내려고 하는 것처럼 한동안 시선을 떼지 않았다.그러다 그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움직였다.“저희의 차이를 알아차리신 분은 당신뿐이군요.”그 말에 몇 걸음 뒤에 서 있던 제이레스가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루시언 역시 이제는 더욱 진지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정작 디리안 자신은 전혀 놀란 기색이 없었다.“당연히 알고 있습니다.”그가 짧고 단정하게 대답했다.묶여 있는 라제는 한참 동안 더 그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그의 얼굴에 혼란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으며, 눈앞의 남자가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둘의 차이를 알아챌 수 있었는지 이해하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러나 디리안은 그 이유를 설명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저는 많은 사람을 만났고.”그가 말을 이어 가는 순간 바닷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살짝 흩날렸다.“그리고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잠시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파도가 배의 선체를 세차게 두드리는 묵직한 소리만이 갑판 위에 울려 퍼졌고, 그 정적이 얼마간 이어진 뒤에야 디리안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러니까…”그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남자의 얼굴을 더욱 자세히 살폈다.“어느 쪽이 진짜 라제 코르빈입니까?”그의 시선이 차갑게 굳어졌다.“당신입니까… 아니면 저쪽입니까?”묶여 있는 남자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잠시 배 옆으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디리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저입니다.”짧은 대답이었다.디리안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렇다면 저 남자는?”남자는 더 이상 숨길 이유가 없다는 듯 고개를 조금 높이 들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1장. 우리 이혼하자

    "부… 부인!" "부인!"아래에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성의 가장 높은 탑 쪽으로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그곳에는 핏물에 젖은 하얀 드레스를 입은 한 여인이 가장자리 끝에 서 있었다.셀렌 모로 레벤티스.공작 부인. 늘 조용하고 순종적이던 그녀가 지금은 가장 위험한 곳에 서 있었다. 뒤에 있던 경비병들은 섣불리 다가갔다가는 그녀가 정말로 뛰어내릴까 두려워 조심스럽게 움직였다.셀렌의 처절한 울음이 터졌다. 셀렌은 아픈 배를 움켜쥐었다. 그녀는 방금 다섯 번째 유산을 했다. 이번만큼은 확신했다. 그 모든 비극은 병 때문도,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9장. 가짜

    오데트의 목소리는 너무도 우렁차서, 디리안은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어머니에게 감히 맞설 수 없었다.“이렇게 멍청한 자식을 두다니, 내 팔자도 참 사납구나!”오데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디리안과 할머니를 남겨둔 채 떠나버렸다.할머니가 조용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일에 대해서만큼은, 나도 네 어머니 말에 동의해. 너는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 됐다.”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뜻은 분명했다.“할머니…”디리안이 조심스럽게 불렀다.할머니는 그를 바라보았다.“사람의 마음은 억지로 가질 수 없는 거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8장. 공작 가문의 며느리는 오직 셀렌뿐

    일라드 집사가 나간 후, 셀렌은 책상에 앉아 모든 서류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했다.곧 성을 떠날 그녀는 단 하나의 실수도 해서는 안 됐다. 모든 내용을 완벽히 숙지해야만 했다.시간이 흘러, 해가 기울 무렵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부인, 왕부인과 대부인께선 이미 도착하셨습니다.”일라드 집사가 알렸다.셀렌은 곧장 방을 나가 두 사람을 정중히 맞이했고, 응접실로 안내했다.늘 그렇듯 시어머니 오데트는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며 작은 것 하나까지 점검했다. 그녀는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셀렌은 언제나 그가 좋아

  •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7장. 스와아룬델

    오늘 아침은 셀렌에게 유난히 다르게 느껴졌다.아침 식사 시간에 디리안이 성 안에 있는 것도 드문데, 같은 식탁에 앉아 있는 건 더더욱 흔치 않았다.평소라면, 그가 집에 있더라도 서재나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있었고, 셀렌은 다가가는 일을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 무엇을 하든 그는 불편해할 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가슴의 상처는 그녀의 발걸음을 묶었고, 노력하려던 마음을 멈추게 했다.“…오늘 할머니와 어머니가 오실 거다.”디리안이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셀렌은 그를 바라보며 차분히 물었다.“내가 아직 회복 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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