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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화

مؤلف: 윤아
제나는 직원의 뒤를 따라 호화롭게 꾸며진 복도를 지나갔다.

이번 고객은 조우형 감독이 직접 소개해 준 사람이었다.

연주 말로는, 제나는 사고 전부터 조우형 감독과 꽤 친분이 있었고, 그가 연출하는 드라마 팀에 꾸준히 의상을 제공해 왔다고 했다.

신선하고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제나의 옷은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조우형 감독 작품에 참여한 배우 중 ‘저 옷 어디서 맞췄냐’고 물어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더 많은 고객이 제나에게로 몰려왔다.

그렇게 쌓인 인맥과 자원 덕분에, 결국 제나는 자신만의 작업실을 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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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9 화

    “왜죠?”하음이 말했다.“차 대표가 처음 차씨 가문으로 돌아갔을 때, 차씨 가문 사람들은 위아래 할 것 없이 차 대표를 반기지 않았어요.”“차 대표는 모두에게 밀려났죠. 차씨 가문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다른 사람들과 재산을 두고 다투게 된 사람인데 누가 환영하겠어요?”제나는 경후의 친부모가 경후에게 다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그럼 경후의 친부모님은요? 경후는 그분들의 친아들이잖아요. 그런데도 반기지 않았다는 건가요?”하음이 비웃듯 웃었다.“그것도 전부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8 화

    둘의 사이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다. 모든 것이 지나치다 싶을 만큼 적당해 보였다.그날 하음이 일부러 제나의 발을 밟지 않았다면, 제나는 하음에게 악의가 있다는 것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식사 주문을 마친 뒤, 하음과 경후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지난 일을 꺼내지 않았다. 대화 주제 역시 전부 업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제나는 알게 되었다. 하음이 이번에 S시에 온 것은 HB그룹과 협업을 논의하기 위해서인 듯했다.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었다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7 화

    제나는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거두어들인 뒤,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말끔한 정장 차림의 경후가 서류 한 부를 들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사무실에 앉아 있는 제나를 본 경후의 걸음이 잠시 멈췄다.“여긴 어떻게 왔어?”제나는 웃어 보였다.“당신한테 점심 가져다주려고 왔어.”경후의 시선이 가볍게 움직여, 책상 위에 놓인 보온 도시락통으로 향했다. 하지만 곧바로 말을 잇지 않았다.제나는 예민하게 무언가를 알아차렸다.“왜? 오늘 점심 약속 있어?”“응.”경후는 사무실 문을 닫았다.“오기 전에 전화하지 그랬어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6 화

    제나는 원래 기억이 모두 돌아온 뒤에, 경후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려고 했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억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제나는 고용인의 입을 통해, 경후가 제나의 냉정함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여러 감정이 뒤섞인 끝에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 것이었다.하지만 제나는 잊고 있었다. 모든 관계의 시작에는 그 관계를 책임지는 마음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너무 감정에 휩쓸려서는 안 됐다. 제나는 그렇게 자신을 달랬지만, 마음 한구석에 내려앉은 허전함은 쉽게 감춰지지 않았다.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5 화

    제나의 눈빛은 낯설면서도 익숙했다.아주 오래전, 제나는 이런 눈으로 경후를 바라본 적이 있었다.동경하듯, 깊이 빠져든 듯한 눈빛이었다.하지만 그 뒤로는 그 같은 눈빛을 다시 볼 수 없었다.경후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제나는 마치 들킨 도둑처럼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그런데 이유도 모르게 양쪽 뺨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경후는 제나를 다시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아직 열 안 내렸어. 알고 있어?”“그냥... 씻고 싶어서.”제나의 목소리에는 아직 병기운이 섞인 듯 희미한 쉰 기운이 남아 있었다.“며칠째 제대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4 화

    경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여전히 제나의 침대 곁에 앉은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제나는 의아한 눈으로 경후를 바라보았다. 밤보다 더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제나를 응시하고 있었다.그 시선에는 살핌이 있었고, 의심이 있었으며,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이 겹겹이 얽혀 있었다.제나는 자기 얼굴에 뭐라도 묻은 줄 알고, 무심코 뺨을 문질렀다.“내 얼굴에 뭐 묻었어?”“아니.”“그럼... 당신 왜 그렇게 봐?”“생각 중이었어. 당신은 내 출생에 대해 알고도 왜 조금도 놀라지 않았을까?”남자의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268 화

    경후의 검은 눈동자가 점점 어둡게 가라앉았다.그는 제나를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담담하지만 묵직한 목소리를 내뱉었다.“이게 당신이 말한 ‘사고’라는 거야?”그제야 제나는 떠올렸다.아까 경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위급하다며 도움을 청했던 일을.그런데, 경후가... 정말로 직접 온 것이다.“아까 사실은...”제나가 변명이라도 하려는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가차 없이 잘라냈다.“언제부터 당신이 이렇게까지 천박해진 거지?”경후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제나의 가슴을 깊숙이 파고들었다.‘천박...?’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263 화

    그동안의 굴욕, 소중히 여겨지지 못했던 모든 순간이 제나에게 다시금 속삭이고 있었다. 자신은 그저 이 남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인형에 불과하다고.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까?제나는 차갑고 어두운 남자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촘촘하게 떨리는 속눈썹이 그녀의 불안을 드러내고 있었다.잠시의 침묵 끝에, 제나는 힘겹게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미 여러 번 설명했잖아. 나와 서 선생님은 전혀 친하지 않다고. 만약 서 선생님을 계속 몰아세우고 싶다면... 더 이상 막지는 않을게. 마음대로 해.”경후의 얇은 입술이 냉담하게 휘어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266 화

    제나가 문을 열자, 뜻밖에도 서명한이 서 있었다.“서 선생님?”서명한은 입가에 얄미운 미소를 걸고 제나를 바라봤다.“제나 씨,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들어가도 되겠습니까?”오늘 영화 촬영장에서 큰 사고가 있었던 터라, 모두 호텔로 돌아온 시각은 이미 한참 늦은 밤이었다.제나는 담담하게 말했다.“서 선생님, 너무 늦었어요. 하실 말씀은 내일 해주세요.”그러고는 문을 닫으려 했다.그러나 서명한의 손이 번개처럼 뻗어와, 문을 억지로 막아섰다.“하제나, 너 원래 몸 파는 여자 아니었어? 하룻밤 얼마면 되지? 값만 부르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229 화

    가녀리고 아름다운 세린이 제나의 앞을 막아섰다.그녀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연주 씨는 괜찮아요?”제나의 표정이 조금 식었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주는 이제 괜찮습니다.”세린은 잠시 눈길을 떨구더니, 다시 시선을 들었다.“제나 씨, 혹시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제나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옆에 있던 연주를 바라보았다.“연주야, 잠깐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연주는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지만, 끝내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떴다.연주가 사라지자, 제나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무슨 얘길 하고 싶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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