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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Author: 주 한잔
소범준은 말없이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아니, 설마 그럴 리가…

“그럴 리 없다고요? 예전엔 그래도 온화한 군자였죠. 하지만 지금은 저에게조차 온갖 핑계를 대며 억압하고 있어요. 상평조차 그렇게 쉽게 죽였는데 저나 소 장군이라고 다르겠어요?”

아령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이지윤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아령 말이 맞아. 너 자신을 위하지 않더라도 네 아내와 자식들은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

소범준은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저는 세자 저하를 배신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전 모두 세자께서 만들어주신 것이니까요.”

아령은 조용히 말했다.

“그렇다면 제가 하는 일은 못 본 걸로,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너… 정말…”

“예전의 세자께서는 분명 훌륭한 분이셨어요. 하지만 지금 당신이 희생한다고 해도, 장군의 아내와 아이들까지 함께 희생시킬 건가요?”

그녀는 조용히 말했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소범준은 잠시 고민하다 일단은 상황을 넘기기로 했다.

입을 열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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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67화

    화랑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인께서 마님을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시는데, 어찌하여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조급해하거나 걱정하지 않으시는 걸까?심지어 무방하다, 상관없다고 하시다니?소항이 정말 마님께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두렵지도 않으신 건가?그렇게 생각하며 화랑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정말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용강한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화랑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딱히 아무런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다.만약 소우연에게 무슨 위험이라도 생기면, 그는 틀림없이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것은 그들이 환생한 이후 생겨난, 아주 특별하고도 기묘한 영적인 교감이었다.게다가 그녀는 그가 준 호신부까지 지니고 있지 않은가.마침내, 주종 두 사람은 소우연의 거처인 약선옥에 당도했다.오늘 군영에 막 도착했을 때, 양세봉이 우연을 굳이 약선옥에 묵게 하는 것을 보고 소항 그 자식이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지 단번에 알아챘었다.령이가 용강한과 화랑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서둘러 다가와 인사를 올렸다. “대왕 전하께선 이미 돌아갔고, 마님께서도 잠드신 것 같습니다.”용강한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도 물러가 쉬거라.”“예, 하오나 오늘 전하께서 마님을 바라보던 눈빛은 소인도 정말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대인, 부디 조심하셔야 합니다. 소인은 그자가 돌아서서 대인께 해를 가할까 봐 진심으로 걱정스럽습니다.”령이가 용강한을 보며 근심 어린 어조로 말했다.화랑 역시 내심 몹시 걱정하고 있던 터라, 령이의 말에 서둘러 덧붙였다. “그렇습니다, 대인. 그자가 어떻게든 수를 써서 대인을 다른 곳으로 빼돌릴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자는 날 다른 곳으로 보내려 하겠지.”“그럼…”“너희는 걱정할 것 없다. 내게 다 방도가 있으니.”화랑과 령이의 걱정은 진심이었지만 그저 걱정만 할 수 있을 뿐, 이 일을 해결할 만한 힘은 전혀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고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66화

    “무슨 말씀이십니까?”양세봉이 용강한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는 눈앞의 사내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영남에는 이휘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아내와 딸을 압송 관원에게 제물로 바쳤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막상 영남에 도착하고 나니, 그는 아내를 대왕에게 바치려 하지 않았다.대왕에게 아내를 바친다면, 앞으로 영남에서 틀림없이 훨씬 더 탄탄대로를 걸을 텐데 말이다.분명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은 명백한 거절이었고, 대왕이 자신을 시켜 그를 붙잡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제 부인을 찾으러 갈 생각은커녕 여기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이나 던지고 있지 않은가.담담한 표정에 여유롭고 침착한 태도였다.용강한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토록 여색에 눈이 멀어 남의 아내까지 강제로 빼앗으려 드는 자를, 양 장군께서는 정말 믿고 따르며 충성을 바치실 생각이십니까?”“이 대인…”양세봉은 긴장한 기색으로 막사 밖을 살폈다. 다행히 밖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고 있어, 이쪽을 주의 깊게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그런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혹여 다른 이의 귀에라도 들어간다면… 비록 이곳이 상운국만큼 강대하지는 않으나, 그분은 이 영남의 하늘이십니다.”양세봉이 말했다.“다들 그자를 그토록 맹신하는 것입니까?”“그분은 진 도사께서 친히 세우신 대왕이십니다. 오직 그분만이 대대로 죄인의 낙인을 짊어진 저희 후손들을 이끌고 영남을 벗어나게 해주실 수 있습니다. 훗날 저희 자손들이 몸에 새겨진 죄의 굴레를 벗고, 떳떳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실 분은 그분뿐입니다.”“진 도사라… 그는 상운국 전 감정의 사형이자 사문에서 쫓겨난 배신자에 불과합니다. 그런 자에게 무슨 재주와 자격이 있어 소항이 대왕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말입니까?”소항이라니!!!양세봉은 두 눈을 부릅떴다. 그가 감히 대왕의 이름을 직함도 없이 함부로 부르다니!양세봉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 날 곤란하게 하지 마십시오.”“양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65화

    화랑은 령이를 바라보며, 그녀가 한 말을 곱씹었다. 속으로 자신의 아내의 배포가 꽤나 커졌다고 생각했다. 상황의 이해득실을 분석하고 소 대장에게 그 이유를 이리도 또렷하게 따져 묻다니 말이다.소 대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라고 어찌 골치가 아프지 않겠는가?대왕이 왕 대인에게 품은 집착은 이제 그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이 일은 조만간 이휘와 소성진 두 사람의 귀에 들어갈 터였다. 그때가 되면, 소 대장은 이휘와 소성진 두 사람이 알아서 눈치껏 그녀를 바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뒷감당은 그들이 온전히 져야 할 테니까.소 대장이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 일은 너희가 더 이상 입에 올릴 것 없다. 앞으로 대왕께서 오시면 너희 둘은 알아서 물러가거라.”화랑이 뭐라 더 항변하려 했지만, 령이가 그의 옷깃을 슬며시 끌어당기며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대인 말씀대로 하십시오.”“그래야지.”소 대장이 말했다.화랑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애가 탔다. 사람이 이리 꼼짝없이 붙잡혀 있으니, 대체 어떻게 빠져나가 이 대인께 알린단 말인가?령이 역시 초조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녀는 소 대장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는 슬쩍 운을 뗐다. “두 분 차라도 드시겠습니까? 아니면 대왕께서 계신 곳에 한 번 가보시는 게 어떠신지요. 만에 하나 대왕 전하와 왕 대인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 뒷수습은 참으로 곤란해지실 텐데요.”소 대장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렇지. 대왕께서 참으로 변하셨어.”그러면서 소 대장은 아갑을 쳐다보며 지시했다.“네가 가서 지키고 있거라. 아무도 대왕과 왕 대인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예.”아갑이 두 손을 모아 읍하고는 몸을 돌려 나갔다.령이가 소 대장에게 차를 올리는 동안 화랑은 틈을 타 몰래 빠져나가려 궁리했다. 하지만 도무지 기회가 나지 않아, 결국 뒷간에 간다는 핑계를 대고서야 간신히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모닥불 연회장.양세봉은 용강한을 붙들고 소우연이라는 이 새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64화

    마음에 두지 않겠다고?소우연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더 이상 소항과 헛소리를 나눌 기분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비틀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소항은 점점 멀어지는 발소리를 듣고는, 이내 아무런 기척도 들려오지 않자 문가에 잠시 서 있다가 머쓱해져서 발길을 돌렸다.다른 한편, 향 하나가 타들어 갈 시간 전.화랑과 령이 두 사람은 소 대장과 아갑에게 끌려간 후, 소 대장에게 한바탕 조롱과 질타를 당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땅에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렸다.“소 대인, 통촉해 주십시오. 저희는 그저 이 대인의 분부대로 마님을 잘 보살피려 했을 뿐, 결코 대왕 전하께 불경을 저지르려던 것이 아닙니다.”소 대장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아갑은 검을 품에 안은 채 소 대장 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마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 모든 것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표정이었다.“너희들, 설마 자신들이 어떤 신분인지 까맣게 잊은 게냐? 따지고 보면, 올 초부터 너희 둘이 쓸만한 소식을 단 하나라도 전해온 적이 있더냐?”소 대장은 화랑과 령이를 쏘아보며 물었다.화랑이 다급히 대답했다.“이 대인과 마님께서는 모든 것이 정상적이옵고, 오로지 대왕 전하께 충성을 다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소인들이 실로 보고드릴 만한 거리가 없었습니다.”“그러냐?”“예, 그렇습니다.”“그럼 아까 대왕께서 왕 대인과 이야기를 나누려 하셨을 때, 너희 둘이 충심으로 주인을 호위하는 꼴이더구나. 허나 너희들의 마음과 모시는 주인마저 그 노비 문서와 함께 진짜로 바뀌어 버린 게냐? 너희 둘이 이 대인을 따르는 건 좋다만, 너희 부모와 자식들은 어쩔 셈이냐? 대왕께서 너희가 이씨 가문에서 일을 잘 해내면 훗날 반드시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하신 말씀을 잊기라도 한 게냐? 헌데 지금 너희 둘의 충심을 보아하니…”소 대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화랑과 령이 부부를 보면 볼수록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63화

    “무슨 소리입니까?”소우연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소씨 가문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가문인 적이 없었다. 그녀의 기억 속 소씨 가문에는 좋은 사람이라곤 단 한 명도 없었다!크게 심호흡을 한 소우연이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역시 쓸모없는 족속이군요. 그저 여자를 이용해 기회를 얻어내려 하거나, 자기가 갖지 못하는 여자를 탐내기나 하고!”“수미, 너!”“왜죠? 전하께선 감히 생각하고 행동까지 하시면서, 저는 말도 못 합니까?”소우연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소우연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소항이 갑자기 실소를 터뜨리며 그녀를 가리켰다.“간도 크구나. 감히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한 자는 아직 없었다.”“그러십니까? 그럼 상운국의 부대와도 겨뤄 볼 생각이신가 봅니다.”“!!!”멀쩡히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상운국은 왜 들먹이는 거란 말인가?“상운국의 여황제라 봐야 그저 계집에 불과하지. 듣자 하니 나이도 한참 어리다던데!”소항이 혀를 찼다. 만약 언젠가 하늘의 때와 땅의 이로움이 모두 자신을 향한다면, 그는 그 건방진 여황제를 땅에 엎드리게 하여 신하를 자처하게 만들 것이고, 그때가 되면 파격적으로 그녀를 취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 그건 아직 너무 먼 이야기였다.소항은 소우연을 빤히 바라보았다.“수미, 과인이 이토록 한 여인을 갈망한 것은 난생처음이오. 당신만 허락한다면, 훗날 이 대인은 물론 그대의 딸과 사위, 소 대인까지 모두 과인이 영화를 누리게 해주겠소.”참으로 뻔뻔한 허풍이었다!소우연은 피식 웃으며 소항을 향해 손짓했다.소항은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혹시 그녀의 마음이 움직인 걸까?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영 그래 보이지 않았다!그럼에도 소항은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채 두 뺨을 붉히고 몽롱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승낙하는 거…”짝!소우연이 손을 치켜들어 소항의 뺨을 호되게 후려쳤다.“아까부터 제가 치고 싶었던 건 바로 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62화

    소우연의 이 따귀 한 대에 소항, 소 대장, 아갑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경악했다. 한참 뒤, 소 대장은 소항의 매서운 눈빛을 받고서야 소우연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왕, 왕 부인, 노여움을 푸십시오.”“이곳은 군영입니다. 대왕께서 저를 의관장으로 임명하셨으니, 소 대인께서도 저를 동료로 대우하여 칭하셔야지, 왕 부인이라 부르시면 안 되지요.”소 대장은 입을 달싹였으나, 소항이 소우연을 제지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게다가 대왕이 왕수미를 몹시 마음에 들어 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이내 두 손을 모아 읍하며 사죄했다.“왕 대인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소우연은 령이에게 몸을 기댄 채 소항을 바라보았다.“대왕께서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이제 그녀는 어엿한 의관장이 되었으니, 소항이라 한들 제 말을 쉽사리 뒤집을 수는 없을 터였다.설령 그렇다 쳐도, 용강한의 말처럼 그녀가 정말 참지 못하고 소항과 얼굴을 붉히게 된다면, 이깟 영남 쯤은 상운국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월왕인 진이가 두 달도 안 돼 군대를 이끌고 밀고 내려올 테니까!소항은 옅은 미소를 머금더니 소 대장를 힐끗 쳐다보며 화랑과 령이 두 사람을 데려가라는 눈치를 주었다.소 대장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화랑과 령이를 향해 말했다.“대왕께서 왕 대인과 상의하실 일이 있으시니, 너희는 가서 차를 내오너라.”화랑이 막 입을 떼려다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소항의 두 눈을 보고는, 기필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인께 알려야겠다는 생각만 다졌다.부부는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목숨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소항 같은 잡놈에게 마님이 당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소우연은 두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았다. 소항이나 소 대장 같은 자들의 눈에 화랑과 령이는 그저 자신들의 정보원일 뿐이며, 언제든 맘대로 죽이고 살릴 수 있는 하찮은 목숨이라는 것을 말이다!“가서 차를 내오거라.”소우연이 령이에게 말했다.령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35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371화

    “아깝기도 하지. 소우연, 그 계집 진짜 독하던데? 이민수의 그걸 잘라버렸어. 이제 일평생… 내시로 살아야 할 몸이 되었지.”아령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주변을 살폈다. 혹시라도 누가 다가오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그 말을 들은 소우희의 얼굴은 뒤섞인 감정으로 일그러졌다.소우연이 미웠다. 죽도록 미웠다.하지만… 이민수 역시 증오스러웠다. 그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자신을 외면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이렇게까지 처참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이제 그는 ‘그것’을 잃었다.하하하. 그는 더 이상 남자가 아니었다. 인과응보라는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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