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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작가: 주 한잔
정연은 아령이 무슨 일을 떠올리고 있는 건지 어느정도 짐작은 갔으나, 더 이상 말은 잇지 않았다.

괜히 말을 덧붙였다가 실수라도 하면 곤란할 터였다.

“임 부인?”

정연이 두어 번 불러서야, 아령이 정신을 차렸다.

“아 그렇군요. 그러니 황후 마마께서 특별히 아껴주실 만도 하네요.”

“제가 운이 좋은 거지요.”

정연이 웃으며 말했다.

“소 장군과 진 장군, 또 임 부인의 남편 되시는 세안 공자까지 다들 사이가 깊다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왕래하시지요.”

아령은 바로 화답했다.

“그럼요, 앞으로 주 부인께 폐를 끼칠 일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폐라니요. 우림은 늘 그러더이다. ‘임 부인과 더 가까이 지내라’고. 제가 그저 미천한 몸이라 감히 다가서지 못했을 뿐, 혹시 임 부인께서 불쾌히 여기실까 염려되어서요.”

“천만에요. 세안도 자주 말하곤 했어요. 다만 그간 제가 일이 많아 그리하지 못했을 뿐이지요.”

“그럼 이제부터라도 더 자주 왕래하도록 해요.”

“좋지요.”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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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우연의 온몸에서는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듯한 위엄이 느껴졌다.소우연은 자신감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그녀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언니, 황태자 전하께서도 아직 혼수상태이신데, 궁에 들어가 보지 않겠어요?” 소영아가 웃으며 제안했다.소우연은 소영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자신을 향한 악의가 없다는 것은 분명히 느껴졌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자꾸만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소영아는 슬며시 화가 났다.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사랑스러운, 부모님이 애지중지하며 키운 금지옥엽이었는데, 어째서 저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일까? 설마, 자신이 싫어진 건가? 대체 왜?소영아는 심경이 바스러질 지경이었다. 꿈에도 몰랐다. 그저 소설을 썼을 뿐인데, 느닷없이 소설 속 세계로 끌려 들어오게 될 줄이야!이 세계로 완전히 끌려오기 전, 그녀는 스스로 현세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두었다. 바로 여주인공 소우연과 남주인공 이육진이 이 세계에서 혼례를 올리는 날이었다. 하늘의 문이 열리고 기이한 빛이 쏟아져 나오는 그 찬란한 순간, 현세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하지만 시간이 촉박했던 탓에 더 많은 내용들을 배치할 새도 없었고, 심지어 혼례를 올릴 날짜조차 정해두지 못했다.그러니 언제 돌아갈 수 있는가는 전적으로 두 사람이 언제 결혼하느냐에 달려 있었다.어쨌든 소영아는 두 사람이 석 달, 다섯 달 혹은 일 년쯤 뒤에 결혼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남주인공과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니까... 어차피 이 또한 아주 드물고 소중한 여행 같은 시간일 테니 말이다.그리고 용강한도 있었다.애초에 그녀는 현대 사회의 일부일처제를 고수하고자, 용강한을 남주의 전생 중 한 생의 기억으로만 남겨두려 했다. 누가 알았으랴. 용강한의 능력이 그토록 대단할 줄이야! 세 사람은 순순히 따르는 척 자신이 정해둔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듯하더니, 마지막 순간에 그녀의 뒤통수를 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7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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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앙!”“할바마마, 할마마마!”“으앙앙!”어린아이들이 일제히 목놓아 울부짖기 시작했다. 정연의 품에 안긴 어린 담이마저 자지러지게 울어 댔다.아이들의 서글픈 울음소리에 이천과 이영 등 어른들 역시 참았던 눈물을 주르륵 쏟아냈다.소우연이 아이들을 향해 손을 내밀자, 아이들은 다투어 소우연과 이육진, 용강한의 품으로 파고들며 더욱 크게 목놓아 울었다.“울지들 마라.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이런 날을 맞이하는 법이란다.”소우연은 가슴을 비틀어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참아내며 아이들에게 나직하게 속삭였다.아이들의 통통한 뺨을 하나하나 쓸어내린 그녀는 이내 정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정연은 황급히 어린 담이를 품에 안은 채 소우연에게 다가갔다. “마마…”소우연은 어린 담이의 고운 뺨을 가만히 어루만졌다.“우리 담이가 앞으로도 부디 평안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이영은 끝내 참지 못하고 통곡을 터뜨렸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이토록 가슴이 찢어질 듯한 슬픔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어마마마, 제발 그런 말씀 마셔요! 오라버니, 어서 어마마마를 구해줘요. 어서!”이천이라고 어찌 어마마마를 구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어마마마의 상태는 이미 손쓸 수 있는 범위를 한참이나 넘어선 뒤였다. 조금이라도 살릴 가망이 있었다면 용강한이 진작 손을 썼을 터였다!“정연아, 령이야.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거라.”정연은 치밀어 오르는 오열을 참지 못했다. 소우연은 어린 담이를 안고 있는 정연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였다.“어서 가거라.”정연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이제 방 안에는 이천과 이영, 이진을 비롯해 심초운과 심연희, 주익선 등 몇 사람만 남았다.이영과 이진은 소우연을 끌어안고 목놓아 울었다. 그러나 소우연의 기력은 이미 바닥나고 있었고, 생명마저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다. 입가에서는 붉은 피가 끊임없이 조금씩 흘러나왔다.“어마마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733화

    “연아…”용강한이 소우연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목구멍에서 핏물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그는 피를 토하며 경문의 부축을 받아 침상 끝에 비틀거리며 앉았다. 이육진과 용강한, 두 사내는 소우연의 양옆에서 그녀를 바짝 끌어안았다.소우연은 떨리는 손을 뻗어 용강한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나직이 속삭였다.“오라버니, 더는 억지로 버티지 마셔요. 제가 먼저 길을 터놓을 테니…”“연아, 어찌 이런 무모한 짓을…”“그럼 오라버니는 어찌 이토록 모질게 고통을 견디시는 건가요?”용강한은 밀려드는 자책감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진정으로 그녀를 놓아줄 수 없었기에, 그 모든 것을 도저히 내려놓지 못했던 것이다.깨어나지 못할까 두려웠다. 설령 다시 눈을 뜬다 해도, 더는 예전의 자신이 아닐까 두려웠던 것이다.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세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소우연은 이육진을 바라보며 나직이 물었다.“부군, 이번 생에 당신은 단 한 번도 저를 저버리지 않으셨지요. 저와 오라버니를 원망하지는 않으시나요?”“어찌 원망하겠느냐.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 세 사람 그 누구도 빠짐없이 다시 만나기를.’이육진은 차마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가슴 깊이 품은 간절한 바람을 똑똑히 읽어낼 수 있었다.경문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세 사람을 바라보다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누렁이는 불안한 듯 침전 안을 이리저리 오가며 애처롭게 낑낑거릴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이내 문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울리더니 이천 일행이 연달아 들이닥쳤다.“어마마마!”“아바마마, 어마마마와 외삼촌께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어마마마, 어찌 된 일입니까? 외삼촌!”소우연과 용강한의 입가에 묻은 피를 본 아이들은 경악했다. 그러나 밀려드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도 그 무엇 하나 할 수 없었다.소우연은 아이들을 향해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이천 일행이 황급히 다가오자, 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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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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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이 모든 것은 공적에 따른 보상이다. 인간 세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가 있다면, 내 직접 그자를 멸하리라.”이육진의 음성은 서릿발처럼 차가웠다. 기 장로가 숨을 고르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마계를 나갈 수만 있다면… 마존께서 품행이 단정한 자들을 인간 세상에 정착하게 하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마계는 줄곧….”“인간과 마족은 본래 양립할 수 없는 존재다.”이육진이 단호히 말을 끊었다.“마족은 타고난 힘이 강하고 수련 또한 용이하다. 인간 세상에 나가면, 자신보다 약한 자를 억누르고자 하는 자가 반드시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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