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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거짓말 같은 핑계, 잃어버린 강아지

Author: 박쏭쏭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7-15 19:43:49

태연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절로 떨렸다.

"네. 그런데 여기 참 좋군요. 운치 있고."

차우석이 탁자 앞에 가 앉으며 말했다.

운치 있다니.

나는 속으로 픽 웃었다.

저 거실 창 너머 전망은 솔직히 나쁘지 않다.

낮은 지붕들 위로 하늘이 넓게 펼쳐지는 게 나름의 정취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의 널찍한 아파트와 비교하면, 이곳은 여름엔 찜통이고 겨울엔 얼음장인, 그냥 옥탑방일 뿐이었다.

딱 그뿐이다.

나는 찻잔을 그의 앞에 내려놓고 맞은편에 앉았다.

"그럼, 또 의뢰하실 것은 무엇인가요?"

골목에서의 눈빛을 감추고 최대한 사무적으로 물었다.

그의 눈을 똑바로 보기가 어려웠다.

아까부터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어서.

"으흠. 그게… 그러니까."

그가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제 강아지를 찾고 싶습니다."

강아지를...?

"음... 어떻게 잃어버리셨습니까?"

그가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한 박자 쉬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한 달 전에 매니저가 돌봐주기로 했는데, 열어둔 현관문으로 나갔습니다. 그 뒤로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어서요. 혹 이런 일도 맡아주십니까?"

나는 잠깐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너무 진지한 표정이었다.

어딘지 그 눈빛이 무거웠다.

6년 전 우석은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나는 그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장담할 순 없지만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 일 때문이시라면 전화로 하셔도 됐을 텐데, 굳이 여기까지…"

"아, 그것도 그렇고."

그가 머쓱하게 말을 받았다.

"제 차에 두고 왔네요. 유 탐정님 모자를 돌려드리려고."

모자.

그 단어 하나에, 어젯밤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

천천히 손을 뻗어 내 빵모자를 벗겨내던 그 손. 그리고 이어진 것들.

나는 귓가가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휙 돌렸다.

"모자는 나중에 천천히 돌려주셔도 됩니다. 이런 누추한 곳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그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사실… 제가 어제 혹시 실수라도 한 게 있나 싶어서요."

나는 천천히 그를 올려다봤다.

기억을 못하는구나.

나를 채령이라 부른 것도.

내 뺨을 손으로 어루만진 것도.

그리고…

나는 조용히 헛기침을 했다.

"전혀 없었습니다."

"다행이군요."

그가 길게 숨을 내뱉었다.

"얼마나 쫄았는지…"

쫄았다는 말에 나는 피식할 뻔했다.

저 반듯한 얼굴로 쫄았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아서.

그가 다시 방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시선이 책장에서 멈췄다.

"그런데 여기 책이 정말 많군요. 저거… 다 법률 서적들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

"참, 유 탐정님은 보기와 정말 다르시네요."

하.

나는 한때 대형 로펌의 최연소 변호사였다.

그런데 지금은 남장 탐정을 하고 있다.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내 인생에서

무너졌는지를 이 남자한테 말해줄 수는 없고.

그리고 우석은— 배려인지, 눈치인지—

골목에서 내가 왜 사람들을 피해 달아 났는지 묻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자꾸 집 안을 살피는 그가 부담스러웠다.

"별것 아닙니다. 강아지는 단서가 잡히는 대로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서둘러 대화를 마무리 짓고 일어서려 했다.

그런데 우석은 일어날 기색이 없었다.

"아, 그런데."

그가 슬쩍 말을 꺼냈다.

"제가 급하게 오는 바람에 저녁을 못 먹었는데… 혹시 저랑 같이 식사하시겠습니까?"

나는 잠깐 굳었다.

이 사람이 지금 나한테 밥을 같이 먹자고 하는 건가.

"아… 어떡하죠. 제가 누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가 저녁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그 말에 우석의 얼굴에 실망이 스쳤다.

금방 사라졌지만, 분명히 봤다.

그가 마지못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정말이죠? 저한테 저녁 사신다는 말."

아이고. 최우석 당신, 한국 사람이 아닌가?

그저 예의상 한 말인데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다니.

나는 벽시계를 슬쩍 봤다.

6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동생 희찬이가 오기로 한 시간이었다.

차우석이라는 배우가 이 옥탑방에 있는 걸 보면 엄청 호들갑을 떨 게 뻔했다.

나는 서둘러 그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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