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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Penulis: 고성하
깊은 밤, 심하온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목이 말라 침실을 나와서 물을 마시려 했는데 마침 강선우의 침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안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어젯밤 그 통화내용을 들은 후, 심하온은 몸이 불편하다는 핑계를 대고 거실로 옮겨 잠들었다.

그리고 지금, 강선우의 침실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애틋한 소리가...

곧이어 강선우가 숨을 헐떡거렸다.

“다인아, 이제 그만해. 여기 우리 집이야.”

“왜요? 들킬까 봐 걱정돼요?”

강다인이 나긋나긋하게 물었다.

“오빠는 뭐가 그렇게 두려워요? 우리야말로 정식으로 혼인 신고한 법적 부부잖아요.”

“다인아!”

강선우의 목소리가 갑자기 엄숙해졌다.

“우리는 이미 끝났어.”

“선우 오빠...”

“네가 전남편의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는 걸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너랑 혼인신고도 안 했어. 하온이는 5년 동안 나랑 함께했고 엄연히 내 여자친구야. 앞으론 진짜 아내가 될 테고. 네 일이 해결되는 대로 우리...”

말은 여기서 멈췄고 애매한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심하온은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자신의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눈에는 냉소가 스쳐 지나갔다.

키 190에 달하는 이 남자가 원치 않았다면 강다인이 과연 강제로 키스할 수 있었을까?

또한 가정폭력 전남편에게서 벗어나게 돕는 방법이 혼인신고뿐이었을까?

이 두 남녀는 명백히 불륜을 저지르면서 그럴듯한 변명까지 늘어놓고 있었다!

“오빠는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그립지 않아요? 내가 오빠한테 줄 수 있는 희열을 심하온은 절대 못 해줘요!”

“다인아...”

강선우의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졌다. 흥분에 휩싸인 게 뻔했다.

방 안에 야릇한 소리가 가득 찼다.

한편 심하온은 그들의 대화를 모조리 휴대폰으로 녹음했다. 그녀는 속이 뒤집힐 것 같아서 결국 참지 못하고 욕실로 달려가 세면대에 토했다.

얼마나 역겹고 우스운 광경인가?

욕실에서 나온 심하온은 클라이언트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는데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 밤새 수정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일을 시작해야 했다.

노트북을 열자 별안간 그때가 떠올랐다. 강선우가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녀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그를 위해 표를 모았고, 갖은 미소를 지으며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었다.

그가 성공적으로 당선된 후에도 심하온은 그의 크고 작은 일들을 도왔다.

또한 졸업 후 강선우의 회사에 들어와 이 남자의 사업을 위해 밤낮없이 애썼다.

속 쓰림에 심하온은 옛 추억에서 깨어났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강선우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와 팀원들이 반년간 쏟아부은 노력 때문이었다.

5년간의 모든 헌신, 2년 전 교통사고 당시의 엄청난 고통, 그녀가 잃어버린 다리와 무용이라는 꿈, 그리고 그 두 남녀의 음란한 소리까지 파노라마처럼 심하온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모든 것을 명확히 밝혀낸 후, 이 인간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심하온은 묵묵히 다짐했다.

새벽.

침실에서 나오자 음식 향기가 풍겨왔다.

뒤돌아보니 강선우가 부엌에서 계란 프라이를 하고 있었다. 옆에서는 죽도 끓이는 중이었다.

강다인은 부엌 입구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몇 년이 지나도 역시 오빠가 해준 아침이 내 입맛에 제일 맞는다니까요.”

“일단 식탁에 가서 기다려.”

강선우가 대답하며 강다인을 뒤돌아보다가 무심코 심하온과 눈이 마주쳤다.

“하온아.”

그는 마치 예전의 평범한 아침처럼 다정하게 말했다.

“좋은 아침.”

심하온의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가 번졌다.

함께한 3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심하온을 위해 요리한 적이 없다. 그녀가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속이 뒤틀릴 정도로 술을 마셨을 때도, 강선우는 죽 한 그릇 끓여주지 않았다. 그저 배달음식을 시켜줄 뿐이었다.

이 남자는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는 그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녀가 대접받을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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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5. 12. 12. AM.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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