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09.
랑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울퉁불퉁하던 거친 바위 표면이 스르륵 움직이며 앉기 편하게 평평해졌다.
“자, 이쪽에 편히 앉거라. 과일은 감사히 잘 먹으마. 그런데 해가 졌는데 어찌 홀로 올라왔느냐? 산길이 어두워 자칫 다치기라도 하면 위험할 텐데.”
랑의 염려 어린 부드러운 물음에 해솔은 어깨를 가볍게 으쓱해 보였다.
“그냥요… 잠깐 랑이님 얼굴 보고 싶어서 왔어요. 오늘 낮에 가족들이랑 바닷가에 다녀왔거든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풍경도 봤는데, 문득 랑이님 생각이 나더라고요. 맛있는 걸 챙겨오고 싶었는데 뭘 드시는지 몰라서 우선 과일로 가져왔어요. 혹시 산신님도 사람이 먹는 음식을 드시나요?”
랑은 해솔이 내민 사과를 손에 쥐고 나직하게 대답했다.
“인간들이 차려낸 음식도 아주 잘 먹는단다. 내가 직접 살생하여 동물을 사냥하진 않지만, 인간이 준비한 건 먹을 수 있단다.”
“정말요? 그럼, 나중에 맛있는 거 챙겨올게요. 그런데 산신님은… 아니, 랑이님은 항상 이 산자락에만 계시는 건가요?”
“대부분은 이곳에 머무르지. 이 푸른 산과 아랫마을의 안녕을 지켜내는 것이 내게 부여된 소명이니까. 그래도 가끔은 산을 벗어나 먼 곳을 거닐기도 하니, 혹여 네가 나를 불렀는데도 내가 나타나지 않거든 너무 오래 기다리지 말고 조심히 집으로 내려가야 한다.”
랑의 음성은 낮고 조용했지만, 그 깊은 울림 속에는 오랜 세월을 품어온 신령스러운 묵직함이 들어있었다. 랑은 손에 든 사과를 결 따라 가볍게 반으로 쪼개더니, 더 큰 쪽을 해솔에게 다정히 내밀었다.
“어, 랑이님 다 드셔도 되는데…”
“좋은 음식은 서로 나누어 먹어야 그 맛이 배가되는 법이란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그런데 랑이님, 이렇게 산에 혼자 계시면 외롭지는 않으세요?”
랑은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는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을 바라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이 산이 그리 드넓지는 않으나,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산 짐승들이 함께 숨 쉬고 있지 않느냐. 그리 외로울 틈이 없으니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나저나 바다도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두둑이 먹었다면서, 어찌 네 얼굴에는 어두운 그늘이 깊게 드리워져 있느냐?”
랑의 꿰뚫어 보는 듯한 황금빛 시선에 해솔은 흠칫하며 사과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잠시 머뭇거리며 망설이던 해솔은 이내 깊은숨을 내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이곳 생활이 따스하고 마음에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문득문득 너무 외로워요. 내가 도대체 왜 이곳에 떨어진 건지도 모르겠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지 아득해서요. 그냥… 마음 한구석이 턱 막힌 것처럼 답답해요.”
해솔의 툭 털어놓은 고백에 랑은 손에 든 사과를 나직이 베어 물고는 깊은 황금빛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법도 하구나. 원래 네가 숨 쉬던 세계가 아닌, 낯선 공간에 홀로 떨어져 산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었겠느냐.”
랑은 잠시 고개를 들어 짙은 어둠이 깔린 밤하늘을 조용히 올려다보더니, 이내 해솔을 향해 다정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너무 조급해하거나 자신을 갉아먹지는 말거라. 세상만사 모든 인연과 일에는 저마다의 뜻깊은 연유가 존재하는 법. 그 까닭은 언젠가 반드시 너에게 제 모습을 드러낼 터이니. 그 기다림의 시간이 비록 아득하고 고될지라도, 답을 찾아내는 순간이 분명 찾아올 것이다.”
해솔은 랑의 깊고 진중한 울림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산신과 함께 바위에 앉아 달콤한 과일을 나누며 주고받은 대화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해솔의 지친 마음을 한결 가볍고 포근하게 보듬어 주기에 충분했다.
“집에 아무 말도 안 하고 몰래 나온 거라… 인제 그만 들어가 봐야겠어요.”
해솔의 아쉬움 섞인 인사에 랑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우아하게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래, 어서 가보거라. 자, 이 녀석이 어두운 산길을 오롯이 밝혀줄 것이다.”
랑의 손끝에서 은은하고 청아한 회색빛 은광이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더니, 해솔의 주위를 맴돌며 몽환적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희미하지만 밤길의 돌멩이 하나까지 환히 비춰주는 신비롭고 따스한 빛이었다.
“와… 이게 말로만 듣던 도깨비불인가요?”
“응. 인간들이 흔히 그리 부르곤 하지. 네가 안전하게 집 안으로 들어서면 자연스레 사라질 터이다.”
해솔은 신기한 듯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활짝 웃었다.
“정말 감사해요, 랑이님! 다음에 맛있는 거 들고 또 놀러 올게요!”
랑은 손을 유려하게 흔들어 주며 나직한 미소를 보냈다.
“그래, 밤길 조심히 가거라.”
랑의 다정한 목소리가 밤바람을 타고 해솔의 귓가를 부드럽게 감쌌다. 몽글몽글한 회색빛 도깨비불이 어두컴컴한 숲길을 환하게 밝혀주는 가운데, 해솔은 가슴 한구석이 훈훈하게 물드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숲 사이로 드높게 뜬 밤하늘의 은하수를 올려다보며 나직이 미소를 지었다.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삶도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만은 않네.’
도깨비불이 길을 따라 은은하게 빛을 흩뿌리며 나아가는 동안, 해솔은 괜스레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을 짐짓 늦추어 걸었다. 왠지 밤의 정령들이 나타나 또 다른 특별한 일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 좋은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록 산에서 내려가는 내내 더 이상의 신비로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해솔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했다. 이윽고 집 마당 앞에 다다른 순간, 해솔을 호위하던 회색빛 도깨비불은 사르르 공중으로 산화하며 조용히 자취를 감추었다. 해솔은 고요한 마당 한가운데 서서 지나온 산자락을 가만히 돌아보았다.
“다음에는 낮에 만나러 가야겠네.”
그는 기분 좋게 픽 웃음을 터뜨리며 현관문 고리를 잡았다. 칠흑 같은 밤의 고요함 속에서 깊은 산길은 다시 아득한 어둠 속으로 잠겨갔지만, 해솔의 마음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온화하고 따스한 빛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52.해솔뿐만 아니라 세 산신과 지호 역시 촌놈처럼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저마다 나지막한 감탄사를 내뱉었다.“랑아, 너는 서울 와본 적 있어?”해솔이 곁에 서서 제 손을 꼭 잡아 오는 랑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랑은 잠시 옛 기억을 더듬듯 묵직하게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도 자주 오진 않았다. 옛날에 왜놈들이 이 땅을 짓밟고 쳐들어왔을 때, 부탁을 받고 서너 번 정도 와서 정세를 살폈을 뿐이다.”“지호는?”“난 서울은 완전히 처음이야. 보통 따뜻한 아랫지방에서 터를 잡고 살아서 와볼 일이 없었거든.”지호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응수하자, 옆에 있던 도웅이 신나서 거들었다.“난 저번에 설범님이랑 한 번 와봤는데… 그땐 밤중에 몰래 온 거라 어두워서 제대로 못 봤어. 낮에 보니까 진짜 넓다!”서울에 여러 번 발을 들여본 랑을 제외하면, 모두가 이 거대 도시의 역동적인 규모와 빽빽한 사람들의 활기에 압도되어 두리번거리기 바빴다.사실 랑 역시 복잡하고 시끄러운 인간 사회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과거에는 할 일만 빠르게 끝내고 산으로 돌아가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제 손을 꼭 쥐고 눈을 반짝이는 해솔의 곁에서 그가 바라보는 풍경을 함께 차분히 눈에 담고 있었다.“내가 왔을 때는 식민지 시절이라 사람들의 표정에 그늘이 깊었는데, 지금은 다들 한결 행복해 보이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인간들의 세상은 참으로 빠르구나. 그때만 해도 이렇
51.여행 날짜는 해솔의 휴가에 맞춰 차곡차곡 정해졌다. 둔갑이 자유로운 세 산신에게는 딱히 챙길 짐이 없었기에, 해솔의 옷가지 몇 점을 나누어 가방에 채워 넣었다. 저마다 작은 가방을 하나씩 멘 다섯 명은 기차역에 일렬로 서서, 쿠르르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거대한 철마를 바라보았다.“와, 기차라니! 나 기차 처음 타 봐!”“난 그래도 설범님과 서울에 갈 때 두 번 타 봤지.”석지와 도웅이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거대한 기차를 올려다보는 동안, 해솔은 입술을 다물고 몰래 웃음을 참아야 했다. 다름 아닌, 제 옆에 딱 붙어 서서 껌딱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지호 때문이었다.옆에 바짝 붙어 선 지호가 귀를 쫑긋거리며 해솔의 표정을 하나하나 살피고 있었기에, 해솔은 내심 튀어나오려던 ‘KTX’ 자랑을 꾹 눌러 담아야 했다.부산까지 세 시간도 걸리지 않는 매끈한 고속 열차가 지금도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해솔은 속으로만 아쉬움을 삼키며, 강릉에서 서울까지 한 시간이면 시원하게 쏘아버리던 현실 세계의 현대식 기차를 머릿속으로 떠올렸다.“근데, 서울에 정말 볼 게 있어?”석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해솔은 햇살처럼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강원도 시골보다는 먹을 것도 훨씬 많고 눈이 번쩍 뜨일 만한 것도 많지. 멋진 극장도 있고 말이야. 아마 너희가 보면 신기해서 입이 떡 벌어질걸?”전쟁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시대였지만, 수도 서울은 분명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
평화는 깨지기 마련이다.답답한 고구마 전개 없이 사이다만 가득한 소설 속 사랑 이야기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자각하는 속도조차 시원시원했다. 첫 만남의 설렘부터 가슴 몽글해지는 데이트 이야기까지 듣고 있노라면, 해솔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설악산에 머물고 싶어 할 정도였다.“해솔아, 이제 가야 한다. 너무 늦었어.”랑이 해솔의 옷자락을 살짝 끌어당기며 재촉하자, 해솔은 아쉬운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에이, 조금만 더 듣고 싶은데!”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는 해솔의 모습에 설범은 참지 못하고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어서 돌아가 보세요. 저도 잠시 숨 좀 돌렸다가 새벽에는 서울로 올라가야 하거든요.”“헉, 오늘도 만나요? 와, 좋겠다! 그럼, 다음에 만나면 오늘 만난 이야기도 꼭 해주셔야 해요, 아셨죠?”“알았어요. 조심히 가세요. 랑이님도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음.”사실 랑이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해솔을 데리고 설악산까지 찾아오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해솔을 원래 그가 살던 세계로 안전하게 돌려보내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려 함이었다.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해솔은 이 세계에 오래 머물게 된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설범의 달콤한 연애 이야기에 온 정신을 빼앗겨 있었다. 랑의 눈에는 그런 해솔의 태도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설악산에서 내려오는 숲길, 랑은 해솔을 자신의 등에 온순히 태운 채 조용히
49.랑과 석지는 영물답게 찬사가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은 낯빛을 유지했고, 도웅은 머쓱한 듯 껄껄 웃었다. 반면 지호는 이 상황이 그저 신나는지 꼬리를 치듯 맞장구를 쳤다.“그죠, 아주머니? 우리 얼굴들이 좀 잘생기긴 했죠?”“네놈은 어디 감히 조동아리를 밀어 넣느냐?”랑이 서늘한 눈빛으로 가차 없이 차갑게 쏘아붙였지만, 지호는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피식 웃으며 사뿐히 걸음을 물렸다.그렇게 소란스럽게 웃고 떠드는 사이,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빨간 떡볶이가 큰 대접에 가득 차려져 나왔다.“오, 은근히 맵다!”평소 집에서 해솔의 취향을 가득 반영해 만들던 떡볶이는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편이었다. 생각보다 붉고 알싸한 장터 떡볶이의 맛에 석지가 붉은 혀를 슬그머니 내밀며 입김을 내뿜었다. 지호는 오물오물 떡을 씹더니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형! 우리 더 시켜 먹자!”해솔은 떡볶이를 우물거리다 말고 기겁을 하며 지호를 돌아보았다.“이모님이 이렇게 푸짐하게 주셨는데… 이걸 다 먹고 또 먹겠다고?”“에이, 아직 배고프단 말이야!”해솔이 기가 차서 한숨을 내쉬려던 순간, 옆에 앉아 있던 도웅이 은근슬쩍 거들고 나섰다.“해솔아, 나도 조금만 더 먹고 싶긴 하구나.”“아니, 점심 먹은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어휴.”
48.저녁까지 거르고 다음 날 아침 해가 어스름히 떠오를 때까지 두 사람은 굴 안에서 밤새도록 서로의 몸을 진득하게 탐했다.정사가 끝난 후, 랑의 신력 덕분에 해솔의 몸에 남았던 정사의 흔적은 깨끗하게 씻겨 나갔고 근육통도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밤새 사정없이 몸을 뒤흔들린 탓에 아랫도리와 허리께로 찌릿하게 밀려드는 특유의 뻐근한 피로감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결국 해가 산꼭대기에 높이 뜬 점심때가 되어서야 어슬렁어슬렁 일어난 해솔과 랑은 저택으로 돌아왔다. 간단히 점심을 챙겨 먹은 그들은 지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을 장터로 내려갈 채비를 마쳤다.집을 나서기 전, 랑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걱정스러운 듯 해솔의 허리춤을 다정하게 쓸어내리고 토닥였다. 그 은밀하고 달콤한 애정 표현을 가만히 지켜보던 지호의 주홍색 여우 눈빛이 오묘하게 반짝거렸다.마을 사람들의 경계심을 피하고자 머리카락 색까지 어두운 검은빛으로 둔갑한 네 사람과 마을로 내려간 해솔은 시장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에서 수없이 쏟아지는 시선 세례에 제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해야 했다.“…아, 진짜 눈에 띄어도 너무 눈에 띄잖아.”해솔은 머리 위로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 햇살보다도 길거리 사람들이 꽂아대는 매서운 시선이 훨씬 더 부담스러웠다.시장 상인들과 길을 가던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지나가는 자신들을 힐끔거리며 소곤소곤 수군거리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아무리 소란스럽고 활기차게 북적거리는 시골 장터라 해도 그들 다섯이 한데 모여 걷는 모습은 1953년 아늑한 시골 마을의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이질적이었다.
47.그 자리에는 위압적인 크기로 단단히 부풀어 올라 두꺼운 핏줄이 기괴하게 불거진 랑의 성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랑은 손가락을 툭 빼내자마자, 채 숨을 돌릴 틈도 없이 그 거대한 성기 끝을 해솔의 젖은 구멍 입구에 맞대고 망설임 없이 단숨에 쑥 삽입했다.“아아아윽!”찢어질 듯한 충격과 뒤이어 밀려드는 압도적인 팽창감에 해솔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비명을 내질렀다. 랑의 기다란 성기가 좁은 내벽을 헤집고 들어와 끝까지 꽉 들어찼다.“하아… 하… 해솔아, 오늘따라 왜 이리 음란해 보이는 게냐. 내가 참을 수가 없잖느냐.”랑은 낮게 짐승 같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해솔의 떨리는 허벅지를 단단히 잡아 제 허리춤에 바짝 밀착시키고는 무섭게 허리 짓을 시작했다.“아읏, 앙! 하아, 랑, 랑아…! 너무, 너무 깊어… 아응!”해솔의 입에서 이성이 모조리 날아간 음란한 신음이 끊임없이 마구 흘러나왔다. 내벽을 무자비하게 헤집으며 들어오는 랑의 거대한 성기에 몸 전체가 흔들릴 때마다, 뇌수가 녹아내릴 듯한 쾌감이 전신을 타고 짜릿하게 퍼져나갔다. 해솔은 완전히 홀린 듯 랑의 단단한 목을 끌어안고 눈물이 고인 채 중얼거렸다.“더, 더 깊게… 랑아, 더 깊이 넣어줘… 아응!”해솔의 자극적인 애원에 랑의 황금빛 눈동자가 짐승처럼 번뜩였다. 랑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해솔의 젖은 뺨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낮게 중얼거렸다.“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