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2화

ผู้เขียน: 적매화
그 목소리에 김단은 걸음을 멈추었다.

오래전 무감각해진 줄 알았던 그녀의 심장은 익숙한 목소리에 활력을 얻은 듯 천천히 뛰었다.

그녀는 천천히 마차 안의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린 나이에 호국 장군이 된 그녀의 옛 정혼자, 소한이다.

그녀는 얼른 예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장군님이시군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소한의 시선이 다시 그녀의 발목을 향했다.

“낭자, 진산군댁에 가는 길이었소?”

고개를 숙인 그녀는 자신의 무릎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소한은 그녀가 다시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그가 알고 있던 그녀는 항상 곁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여인이었다.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그는 집안에서 정해준 혼사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인내심을 가지고 견뎠었다. 가끔은 지치지 않고 떠드는 그녀의 입을 막기 위해 떡을 집어넣기도 했지만, 그 순간조차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었던 그녀였다. 떡으로 입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반 시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활달했던 여인이었다.

못 본 사이, 김단의 입은 굳게 닫혀있었고 전처럼 떠들지 않았다.

마차에서 내린 소한은 그녀를 부축하는 대신 냉랭하게 말했다.

“마침, 궐에 들던 길이었소. 이 마차를 타고 돌아가시오.”

그녀가 거절하기도 전에 그가 한마디 더 했다.

“다쳤으면 무리하지 마시오. 본인은 몰라도, 그 댁 큰 마님께서 속상해할 것이오.”

그의 목소리에는 반박할 수 없는 위엄이 담겨 있었다.

조모님은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무수리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조모님께서 중전마마께 간청했기 때문이다.

만약 다리를 절뚝거리며 힘겹게 돌아온 그녀를 보게 되면, 조모님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라 여긴 김단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쇤네, 장군님께 감읍할 따름입니다.”

말을 마친 김단은 천천히 마차로 다가갔다.

가까이선 본 소한은 3년 전과 달리 키가 훌쩍 커져 있었고 체격도 다부져졌다.

최근 전쟁에서 승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아직도 전장의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그를 스쳐 지나는 순간, 김단은 자기도 모르고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한때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내였다. 비록 그녀에게 아무런 답도 주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 사내가 좋았다. 모두에게 얼음처럼 차가운 사내이니, 자기만 노력하면 언젠간 얼어붙은 그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임원을 바라보는 그의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에,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세상에는 자기가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누군가는 평생을 바쳐서도 얻을 수 없는 것을, 또 다른 누군가는 아무런 노력 없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임원을 보호하기 위해 그녀에게 차가운 경고의 눈빛을 쏘아붙이던 소한을 바라보며 김단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삼켰다.

부모님과 오라버니 그리고 정혼자까지 모두 임원의 편에 섰다.

‘그러고 보면 오라버니의 말씀이 일리가 있구나. 임원 대신 15년간 복에 겨워 살았으니, 이 3년으로 그 빚을 갚은 셈이구나.’

납득을 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억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던 사람들이 아무 잘못도 없는 자기의 등에 칼을 꽂았는데 어찌 분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차 안은 밖보다 훨씬 따듯했는데, 안에서 소한이 자주 사용하던 향로의 향이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옆에는 손난로와 수정과 한 상자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임원이 좋아하는 방앗간의 것이었다.

친딸이 집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임씨 부인은 그녀에게 소 장군과의 혼례를 자신의 친딸에게 양보하라는 눈치를 은근히 줬다.

임씨 가문의 적녀와 소씨 가문의 적자가 가문 대 가문으로 맺는 혼례였으니 이치대로라면 임원이 혼례를 올리는 게 옳았으나, 김단은 이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확고한 부인의 태도에 김단은 어쩔 수 없이 양보하는 수밖에 없었다.

3년이나 지난 지금 두 사람이 혼례를 올렸는지, 안 올렸는지 알 수 없었다.

소한만 마주하면 저릿하게 아팠고, 이 감정이 투기인지, 억울함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봤자 상관없는 일이다.”

얼마 안 가, 마차는 진산군 관저 앞에 멈추었다.

마부의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서 내리는 그녀가 몸을 가누기도 전에 누군가 부드럽게 외쳤다.

“단아!”

임씨 부인, 그녀의 모친이었다.

임학과 임원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온 부인은 두 팔을 벌리며 그녀를 품에 안으려 했다.

마음이 무거워진 그녀는 부인이 자기를 끌어안기 전에 얼른 인사를 올렸다.

“마님, 문안 올립니다.”

그녀의 말에 부인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들은 아마도 김단이 세답방에 온 지 사흘이 되던 날, 나인을 통해 진산군이 전하를 알현하여 그녀가 자기 친딸이 아님을 알린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눈치였다.

진산군은 그날, 그녀의 성이 임씨가 아니라 김씨라 아뢰었고, 그날부터 임단은 김단으로 개명하였다.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부인은 잠시 당황하더니 눈물을 훔쳤다. 비통함의 눈물인지, 속죄의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임씨 부인은 김단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얼굴도 타고 너무 말랐구나.”

애지중지 키웠던 여식이 3년 만에 흉한 몰골로 돌아오자 부인은 안쓰러웠다.

“어머님, 속상해하지 마셔요. 이리 돌아온 거로 충분합니다.”

임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임원은 3년 전에 비해 피부가 훨씬 백옥 같아지고 윤기가 흘렀다.

김단을 바라보던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3년 전과 다를 바가 없었고 김단은 그녀를 못 본 체하며 시선을 깔았다.

“그래, 돌아왔으니 되었다. 이리 돌아온 거로 충분하다.”

임씨 부인은 그녀가 타고 온 소씨 가문의 마차를 힐끗 쳐다보았다.

잔뜩 화가 나서 집으로 들어온 아들을 발견한 부인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녀는 아들을 흘겨보더니 김단의 손을 잡아 어루만졌다.

“네 오라비가… 네 마음도 모르고 매정하게 굴었구나. 어미가 제대로 혼냈으니 마음에 두지 말거라. 이제부터 아무도 네게 큰소리치지 못하게 이 어미가 지켜주마!”

눈물이 맺힌 얼굴로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부인에게서 김단은 손을 거칠게 빼냈다.

이 행동은 임학의 심기를 또 한 번 거슬리게 했다.

“어찌 이리도 속이 좁은 것이냐!”

고함을 지르는 임학을 힐끗 쳐다본 김단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부인이 목소리를 낮춰 그를 꾸짖었다.

“누이가 돌아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성질부터 내는 것이오!”

“어머님! 저 모습을 보고도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김단에게 쏘아붙였다.

“돌아오기 싫으면 다시 세답방으로 가라고 그리 일렀거늘! 우리가 네게 무슨 빚이라도 졌느냐? 오히려 15년간 호사를 누리게 해줬거늘, 내게 얼굴을 붉히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부모님께 그리하면 아니 되는 것이다! 그곳에서 고생하는 네 생각을 하며 하루가 멀다고 눈물을 흘리신 어머님께 이 무슨 불손한 태도더냐!’

‘불손한 태도?’

‘더는 사대문의 아씨도 아닌 내가 감히 지체 높으신 가문에 어찌 불손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굳게 입을 다문 그녀의 모습에, 부인은 얼굴을 찡그리며 임학을 나무랐다.

“아직 적응을 하지 못하여 그런 것이오. 더는 탓하지 마시게!”

부인은 손을 들어 몸종을 불러왔다.

“네 조모님께서 손녀가 오늘 돌아온다는 것을 아시고 줄곧 기다리셨다. 먼저 별당에 들어 몸단장을 한 뒤 문안 올리러 가거라. 여전히 네가 큰아씨이니 시름 놓거라.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고개를 끄덕인 김단은 예를 갖춰 인사를 한 뒤 걸음을 옮겼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지언정, 다시는 예전처럼 이 집에 머물 순 없겠지요.’

그녀가 씁쓸하게 웃었다.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ความคิดเห็น (1)
goodnovel comment avatar
ksayzzz
Good novel
ดูความคิดเห็นทั้งหมด

บทล่าสุด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184화

    중전의 미간이 갑자기 날카롭게 찌푸려졌다.“그렇다면 어쩌란 말이냐? 나인은 의술을 알지 못하니 류상과 비슷한 독을 만들어낼 수도 없다.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본궁은 나인이 본궁을 배신했다고는 도무지 믿지 않겠다!”중전의 분노에 비해, 김단은 한결같이 담담하였다.허약한 기색을 가장한 그 태도는 중전으로 하여금 김단이 처음부터 이 일에 대해 전혀 마음을 두고 있지 않은 듯한 인상을 남겼다.김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중전마마 곁에 이처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계시다는 건 분명 다행이옵니다. 다만 소신은 마마와 나인 사이의 신뢰를 잘 알지 못하옵고… 지금 같은 위태로운 때일수록, 조금 더 경계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드린 말씀이옵니다.”중전의 분노는 그제야 조금 누그러졌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무슨 뜻인지 알겠다. 누가 공주께 독을 썼는지, 본궁이 반드시 밝혀낼 것이다. 다만 지금 가장 급한 건 공주의 몸이다. 수혈은 최대한 언제 가능하겠느냐?”김단은 몸을 가볍게 숙이며 공손히 답했다.“소신의 상태는 어제보다 한결 나아졌사옵니다. 공주의 증세 또한 위급하오니,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수혈을 시작할 수 있사오며, 늦어도 내일 정오를 넘겨선 아니 되옵니다. 그때를 넘기면, 설사 소신의 스승이 오신다 하여도 공주를 살리기는 어려울 것이옵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은 깊은 숨을 들이켰다.“알겠다. 어서 가서 쉬도록 하라. 준비가 끝나는 대로 본궁에서 사람을 보내 부르마.”“예.”김단은 낮게 대답하고, 몸을 일으켜 예를 갖춘 뒤 방을 나섰다.김단이 나오는 것을 본 나인은 매섭게 그녀를 째려보며, 콧방귀를 뀌듯 말했다.“내가 중전마마와의 사이를 이간질하려 한다고? 허, 어림없는 짓이지!”김단은 그런 나인을 향해 그저 가볍게 미소 지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오늘 그녀는 비록 완전히 이간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패한 것도 아니었다.적어도 의심이라는 씨앗은 이미 중전마마의 마음속에 심어졌으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183화

    김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미천한 소신이 밤새 생각해보니, 서원 공주가 비록 버릇없고 제멋대로이긴 하나, 약왕곡의 독을 아무나 손에 넣을 수는 없습니다. 대체 어떤 자가 그 독을 갖고 있으면서, 공주께 원한을 품고 죽이려 들었겠습니까? 혹은, 그 자의 목적은 애당초 공주가 아니었던 것은 아닐는지요?”그 말에 지쳐 있던 중전의 눈빛이 번뜩였다.그 목소리에는 이미 서늘한 기운이 스며 있었다.“그 말은… 공주에게 독을 쓴 자의 진짜 목적이 본궁이라는 뜻이오?”김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일부러 주위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았다.중전은 그 눈빛의 의미를 알아채고는, 사람들을 물렸다.그러나 곁의 나인만은 남겨두었다.김단은 곧장 그 나인을 일부러 바라보았다.나인은 불쾌하다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중전도 김단의 의중을 헤아리고는 입을 열었다.“나으리께선 안심하시오. 이 나인은 본궁의 심복이오. 오랜 세월 본궁을 모셔왔지요.”하지만 김단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옅은 미소를 띠었다.“혈육조차 믿을 수 없는 세상에, 심복이란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말끝은 흐렸지만, 그 뜻은 분명했다.나인의 얼굴빛이 굳어졌다.반박하려는 듯 입을 열었으나, 이내 다시 다물었다.김단의 수에 말려들 수는 없었다.지금 이 자리에서 변명하는 건 곧 스스로 수상함을 드러내는 셈이었다.그래서 그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옆에 서있었다.허나 김단의 말은 이미 중전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그렇다. 핏줄도 믿을 수 없는 판국에, 어찌 나인이라 해서 다를쏘냐.곧 중전이 입을 열었다.“너도 나가 있거라.”그 말에 나인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마마!”중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왜, 본궁의 명이 통하지 않느냐?”나인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아니옵니다, 마마. 노종이 감히 불경을 범할 리 있겠습니까. 지금 바로 물러가겠사옵니다.”그렇게 말한 뒤, 조용히 방을 빠져나갔다.넓디넓은 방 안에는, 침상 위에 누운 서원 공주를 제외하면 김단과 중전뿐이었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182화

    그 밤, 김단은 침상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창밖의 어둠을 응시하며, 가끔씩 지나가는 급한 발소리를 들으며 날이 밝을 때까지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이튿날, 김단이 행각에서 나서자 곧 들려온 소식은, 유 어의가 지난밤 중전의 명으로 사사되었다는 것이었다.류상의 해독제를 공주에게 먹이자고 부추긴 이가 유 어의였기 때문이었다.물론 그 일을 부추긴 자 중에는 다른 나인도 있었으나, 한 나인은 중전이 맹가에서 데리고 온 인물이었으니, 유 어의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더군다나 그 나인은 약리에 무지하여, 그 말은 곧 무식한 망언에 지나지 않았던 반면, 유 어의는 내의원의 어의로서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할 책임이 있었다.바로 그 ‘어의’라는 신분 때문에, 중전은 그의 말을 믿고 말았고, 결국 모든 죄를 유 어의에게 덮어씌운 것이었다.김단이 이곳으로 오는 길, 땅에 흥건히 퍼진 핏자국을 목격했다.들리는 말에 따르면, 지난밤, 중전마마께서 자신의 비녀로 직접 유 어의의 목숨을 끊으셨다고 한다.그리고 지금, 중전마마는 서원 공주의 침상 곁에 앉아 있었다.그 눈은 심하게 부어 있었고, 그 모습은 유난히도 초췌해 보였다.중전이 비록 야심으로 가득하고, 심지어는 무정하고 잔혹한 면이 있을지라도, 서원 공주에게 있어 중전은 분명 자애로운 어머니였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단의 가슴이 불현듯 울컥하며 저려왔다.그 찰나의 감정은, 어쩌면 ‘부러움’이라 불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그녀는 조용히 심호흡을 한 뒤, 아직 기운이 없는 듯한 모습을 가장하며 다가갔다.“소신, 중전마마를 뵙나이다.”방금 전 내관이 이미 도착 소식을 아뢰었을 터인데도, 김단의 목소리를 들은 중전은 마치 그제야 김단이 온 걸 알아챈 듯, 잠시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왔느냐.”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 한마디엔 지친 기색이 짙게 배어 있었다.김단은 고개를 끄덕이고 몇 걸음 더 다가서며 말했다.“소신이 공주 전하의 상태를 살피고자 들렀사옵니다.”그러자 중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181화

    김단의 말은 중전에게는 온전히 이해되지 않았으나, 단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아들었다.오직 세자만이 공주에게 수혈을 시켜야 한다는 것.중전은 망설였다.세자는 장차 주상이 될 몸인데, 혹여 그로 인해 화를 입기라도 한다면 어쩌겠는가.그녀가 심혈을 기울여 쌓아올린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나인은 중전의 심복이었던 만큼, 중전의 마음을 단숨에 꿰뚫고는 김단을 향해 물었다.“세자께서 공주와 혈맥을 바꾸신다면, 목숨을 잃을 위험이 있습니까?”김단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혈맥을 교체하는 일은 본디 대단히 위험한 일입니다.소신이 십중팔구라고 확신은 드릴 수 없으나, 아홉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세자와 공주, 둘 다 무사할 가능성이 큽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의 눈동자가 미묘하게 빛났다.“정녕 사실이더냐?”김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이 말했다.“소신은 목숨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만일 세자나 공주께 무슨일이 생긴다면, 소신은 죽음으로 그 책임을 지겠습니다.”그 말에 중전의 동요는 눈앞에서 사라졌다.그녀는 주먹을 천천히 쥐며 김단을 바라보았다.“우선 푹 쉬거라. 본궁이 이따가 답을 내리마.”그 말과 함께 중전은 자리를 떴다.넓은 행각은 다시금 조용해졌다.그러나 당 어의는 그 자리를 뜨지 않았다.그는 김단의 맥을 짚는 척 다가오며, 조용히 물었다.“나으리는 정말로 공주와 혈맥을 바꾸려 하시나이까?”그 말에 김단은 입꼬리를 가볍게 올리며 웃었다.“당 어의께서 세자라면, 기꺼이 응하시겠습니까?”당 어의는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나으리는 지금 이간책을 쓰시려는 것이옵니까?”김단의 눈빛은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건만, 세자 저하께서는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신 적이 없습니다. 소신은 지금 주상 행세를 하고 있는 자가 바로 세자 저하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가 공주 전하와 혈맥을 바꾸는 데 응하신다면, 그 틈을 타 역용술을 제거하고 인피면구를 벗겨낼 수 있습니다. 그리되면 다시는 그 가면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180화

    김단은 계속해서 연기하며 말했다. “중전 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공주 마마께서 또 어찌 된 것입니까?”중전의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 내 공주에게 류상의 해독제를 먹였거늘,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공주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검은 피를 토하고, 지, 지금은 혼절했소!”그 말을 들은 김단은 몹시 놀란 듯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나 어지러운 듯 다시 침상에 주저앉았다.이내 안타까워하는 듯한 어조로 질책했다. “소신이 한 번의 실수가 일을 그르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해독 방법은, 소, 소신이 생각해 내야 하는 것입니다! 마마께서는 어찌 이리 조급하십니까? 마마께서는 소신을 믿지도 못하시면서 어찌 다시 소신을 입궁시키신 겁니까?”이 순간, 공주를 해친 사람은 중전이므로 김단은 우위에 서서 그녀를 마음껏 질책할 수 있었다.중전은 마음에 죄책감을 느껴 김단의 질책에 반박할 수 없었고, 그저 울면서 말했다. “내 잘못이오! 김 낭자, 내 그대가 약왕곡 주인의 직속 제자임을 알고 있소. 부디 서원이를 살려주시오! 만약, 만약 낭자가 손쓸 수 없다면, 낭자의 스승님께 부탁해 주실 수 있겠소? 만약 서원이를 치료할 수 있다면, 그대가 원하는 것 무엇이든 줄 수 있소!”김단은 몹시 허약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소신이 돕지 않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스승님께서는 이미 약왕곡으로 돌아가셨으니, 소신이 도움을 청하러 가도 한 달 후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만약 마마께서 공주 마마에게 해독제를 먹이지 않으셨다면 공주 마마께서 버티실 수 있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주 마마의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은 무언가에 크게 얻어맞은 듯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다행히 뒤에 있던 나인이 그녀를 부축해 주어 넘어지지는 않았다.나인은 그 모습을 보고 몹시 걱정스러운 듯 김단에게 말했다. “김 낭자께서는 의술이 뛰어나시니, 어서 공주 마마를 살릴 수 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179화

    보살핀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김단이 꾀병을 부리는지 의심하는 것이었다.당 어의는 그녀의 심복이 아니었지만, 유 어의는 심복이었다.김단이 정말 꾀병을 부리는지 아닌지는 유 어의가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김단은 궁녀의 부축을 받으며 나갔다.대략 한 시진 뒤, 유 어의가 와서 보고했다.“소신, 중전 마마를 뵙습니다.”중전은 아직 서원 공주의 침상 곁을 지키고 있었고, 유 어의의 목소리를 듣고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물었다. “말해보시오.”“김 낭자의 맥상은 허약하고, 육신은 봄누에가 잎을 갉아먹듯 허약하며, 왼쪽 손목의 맥은 비에 젖은 모래처럼 막혀 있습니다. 이는 족태양경이 손상되어 어혈이 수해로 치솟을 때 나타나는 증세입니다.”그 말을 들은 중전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유 어의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정말 낭자가 심하게 다쳤다는 말이오?”유 어의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 “예, 아마도 김 낭자의 머리를 하도 세게 걷어 찬 나머지 요충지에까지 닿았던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어도 중전의 마음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서원 공주가 온몸이 붉게 부어오른 모습을 보며, 그녀는 애가 타 눈시울을 붉혔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그렇게 크게 다친 것이라면 환자를 무슨 정신으로 본 단 말인가? 해독법을 알아내려면 최소 십 일에서 보름까지 걸리지 않겠는가?”하지만 지금도 서원 공주는 온몸의 가려움증으로 몹시 괴로워하고 있었다.어미 된 자로서 이걸 어떻게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옆에 있던 나인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중전 마마, 공주 마마의 독이 류상과 비슷하다면, 어쩌면 류상의 해독제를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은 마음이 움직였지만, 김단의 말을 떠올렸다. “방금 전 낭자가 한 걸음이라도 잘못 디디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 하지 않았소…”그러나 뜻밖에도 유 어의가 말했다. “낭자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김 낭자가 공주 마마의 독이 류상과 비슷하다고 했으니, 류상의 해독제가 공주 마마의 독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