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프런트 직원은 그 순간 진짜 재벌가의 정략결혼을 실제로 마주하는 기분이었다.“사모님, 죄송합니다. 제가 예전에 뵌 적이 없어서요.”임미도는 부드럽게 말했다.“괜찮아요. 지금 바로 올라가서 유 대표님을 찾아뵈어도 되죠?”프런트 직원이 황급히 일어섰다.“사모님,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임미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업무 보세요. 혼자 올라가도 돼요.”말을 마치고 임미도는 보온병을 든 채 엘리베이터에 탔다.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16층에 도착했다. 이곳이 바로 대표 부서였고 유정우의 대표실도 이곳에 있었다.카펫 위를
다음 날 아침 임미도는 잠에서 깼다.몸을 일으키다가 자신이 침대에서 자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는 잠깐 멈칫했다.어젯밤 늦게까지 작업하다 책상에 엎드린 채 잠들었는데 어떻게 침대에서 깬 건지 의아했다.유일한 가능성은 유정우가 그녀를 안고 침대에 눕힌 것뿐이었다.침대 옆은 이미 비어 있었고 유정우는 출근한 것 같았다.임미도는 휴대폰을 꺼내 보다가 깜짝 놀랐다.8시였다. 그녀가 8시까지 잔 것이다.평소라면 6시쯤 일어나 조깅을 하고 커피와 아침을 먹고 일을 시작했는데 오늘은 8시까지 자버린 것이다.요즘 어쩌다 잠이 많아진 건
유정우는 잠든 그녀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어떻게 책상에 엎드린 채로 바로 잠든 건지 의아했다。그는 다가가 임미도 손에 여전히 펜이 쥐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책상 위에는 온통 디자인 도안들뿐이었다.유정우는 한 장을 집어 들었다.임미도가 디자인에 가진 재능과 감각은 이미 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그녀는 이름값을 충분히 하는 사람이다.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빛나는 부분만 보았지만 유정우는 달랐다. 그녀의 묵묵한 노력을 본 것이다.남들보다 몇 배는 더 땀 흘리고 더 노력하는 모습이었다.유정우는 도안을 내려놓고 깊게 잠든 그
유정우가 말했다.“미도 씨가 생각하기에 내가 뭐 때문에 화난 것 같아요?”임미도가 바로 받아쳤다.“나 알아요! 내가 정우 씨가 밖에 다른 여자가 있다고 오해했어요.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중요한 건... 내가 질투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정우 씨를 충분히 신경 쓰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낀 거 맞죠?”유정우는 비웃듯 웃음이 터졌다.그는 그녀가 모르는 줄 알았는데 다 알고 있었다.하긴 그녀 같은 사람이 모르고 지나갈 리가 없다.유정우가 낮게 물었다.“미도 씨, 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잘
임미도가 살짝 웃으며 옆의 유정우를 바라봤다.“보니까 나 진짜 좋은 남편한테 시집온 것 같네요!”유정우가 임미도를 보았다. 그녀는 붉은 입술을 살짝 말아 올리며 눈웃음까지 지어 보이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딱 봐도 비위를 맞추려는 티가 났다.유정우가 얇은 입술을 끌어 올리더니 가볍게 웃었다.임미도는 그가 좀 비웃는 것 같다고 느꼈다. 오히려 조롱하는 느낌까지 들었다.차가운 행동에 임미도의 마음도 점점 어두워졌다.평생 남자를 달래본 적도 없는 임미도한테 그는 너무나도 달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여자가 달래기 어렵다고들 하
소희가 말을 꺼내려 했다.“저... 저는...”유정우는 임미도의 손을 꼭 잡은 채 또렷하게 말했다.“당신이 사과해야 할 사람은 내 아내예요. 내 아내에게 죄송하다고 해요.”소희는 그대로 얼어붙었고 유정우가 비웃으며 말했다.“말하기 싫어요? 기회를 줬는데도 이렇게 날려버리겠다는 거죠?”그의 낮고 냉담한 목소리는 분명한 협박이었다.누가 봐도 임미도에게 사과하라는 뜻이었고 임미도는 유정우를 바라보며 생각했다.자기편에 서서 이렇게 나서 줄 줄은 생각도 못 했다.소희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그녀는 유정우의 힘을 동경했고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