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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거기까지 하지

مؤلف: 花柳響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8-02 00:25:19

 유라가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태윤이 내 옆으로 한 걸음 나왔다.

“거기까지 하지.”

 목소리는 낮았지만 매장 안이 조용해졌다.

 유라가 눈을 크게 떴다.

“강 대표님, 저는 그냥 사실을……”

“무슨 사실.”

 태윤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윤서린이 무슨 일을 했고 지금 어떤 형편인지 네가 평가할 권리는 없어.”

“하지만 대표님 옆에 있는 이유가……”

“내가 설명해야 할 이유도 없고.”

 태윤은 잠깐 나를 돌아봤다.

“그리고 회사에서 어떤 일을 맡을지는 현강에서 판단해. 네가 아니라.”

 유라의 입술이 굳었다.

“저 여자가 대표님께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이번에는 태윤이 아주 짧게 웃었다.

“그 질문 자체가 우습네.”

“뭐라고요?”

“내 옆에 누가 어울리는지 왜 남이 정하지?”

 유라의 얼굴이 붉어졌다.

 태윤은 더 말싸움을 이어 가지 않았다.

 매장 매니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늘 피팅 기록과 매장 내 촬영 여부 확인해 주세요. 고객 동의 없이 사진이 밖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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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67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지후는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었다.“역시 이게 서린이답네.”“나답다는 게 뭔데?”“예전의 너.”“그건 예전의 나야.” 내가 잘라 말하자 그가 잠깐 눈을 깜빡였다.“지후야. 내 휴대전화 돌려줘. 엄마 상태도 내가 직접 확인할 거야.”“내일 하자고 했잖아.”“왜 꼭 내일이어야 해?”“지금은 강태윤 쪽이 움직이고 있을 테니까.”“그럼 병원에 연락할 방법만 만들어 줘. 네 전화로 걸고, 스피커폰으로 해도 돼.” 지후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나는 그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안 되는 이유가 뭐야?”“서린아.” 그가 가까이 다가왔다.“지금 네가 해야 할 건 쉬는 거야. 먹고, 자고, 생각을 정리해.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내가 알아볼게.”“내 일인데?”“그래서 내가 대신 보고 있는 거야.”“대신 보지 마.” 말이 튀어나왔다.“내가 볼게.” 거실이 조용해졌다. 지후가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강태윤한테도 그렇게 말했어?”“응.”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그래서 싸웠고, 그래서 나왔어.” 그의 입꼬리가 굳었다.“그런데 네가 똑같이 하면, 내가 여기 온 이유가 없어.” 잠시 뒤 지후는 웃었다.“피곤해서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66화 웃지 않는 미소

     실내는 지나치게 깨끗했다. 흰 벽, 회색 바닥, 형태가 단정한 가구들. 생활하는 사람이 있다기보다 언제든 촬영할 수 있게 꾸민 쇼룸 같았다. 나는 현관 쪽으로 돌아가 문손잡이를 눌러 봤다. 열리지 않았다.“왜 잠겼어?”“보안 때문이야.” 지후가 외투를 벗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밖에서도 쉽게 들어올 수 없고, 안에서도 인증 없이 열리지 않아.”“내가 나가고 싶으면?”“지금 나갈 이유가 있어?” 질문으로 돌아온 답에 가슴이 식었다.“산책을 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경호가 정리되면 같이 나가자. 혼자 움직이는 건 위험해.” 나는 더 묻지 않았다. 지금까지 태윤에게서 도망치려 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말들이었으니까. 그런데 지후는 자기가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옷 갈아입자.” 그가 테이블 위에 놓인 상자를 가리켰다.“병원에서 나온 옷 그대로잖아.”“씻고 내 옷 입으면 돼.”“여기엔 네 옷이 없어. 준비해 뒀어.” 상자 안에는 아이보리색 원피스와 얇은 카디건, 새 속옷까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문제는 디자인이었다. 7년 전, 집이 무너지기 전 내가 즐겨 입던 스타일과 너무 닮아 있었다.“이걸 왜 골랐어?”“네가 이런 옷 좋아했잖아.”“스물두 살 때.” 나는 원피스를 다시 상자에 내려놓았다.“지금 나는 스물아홉이야.&rdquo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65화 숨겨 두는 집

     지후의 손은 허공에 잠깐 머물렀다. 표정에서 온기가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사이 다시 부드러운 미소로 돌아왔다.“……그래. 아직 많이 놀랐겠지. 좀 쉬어.” 그는 손을 거두고 앞을 봤다. 나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왜 이렇게 불편할까. 지후는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고, 오늘 나를 집 밖으로 나오게 도와준 사람이다. 그런데 손이 다가오는 순간 몸이 먼저 거부했다. 태윤의 손이라고 언제나 편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두렵고 싫었던 때도 많았다. 다만 최근의 태윤은 내가 멈추라고 하면 멈췄고, 기다려 달라고 하면 기다리려고 했다. 그 차이가 지금 와서 선명하게 느껴졌다.‘태윤아…….’ 이름을 생각하자 가슴이 아팠다. 지금쯤 내가 병원에서 사라진 걸 알았을 것이다. 화가 났을까. 상처받았을까. 아니면 또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나를 찾으려 할까. 그 생각은 무서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정말 나를 찾고 있을 거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을 붙잡았다. 나는 그 모순이 싫었다.◇ 차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산길로 접어들었다. 가로등이 줄고, 마주 오는 차량도 드물어졌다.“……지후야, 아직 멀었어?” 불안해져 시간을 보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끝이 빈 천만 훑었다.“어?”“왜?”“내 휴대전화가 없어.” 가방 안도 확인했다. 없었다. 병원에서 나올 때는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64화 다정한 피난처

     차가 병원을 벗어나자 나는 창밖만 바라봤다. 지후는 엄마를 지금 옮기지 않겠다고 했다. 세명의료원에는 의료진과 태윤의 경호 인력이 남아 있다. 적어도 오늘 당장 무리한 전원으로 엄마가 위험해질 일은 없다. 그 사실에 조금 안심하면서도 가슴 한쪽이 비어 버린 것 같았다. 나는 정말 태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차에 탔다. 그 사람이 무서웠고, 의심스러웠고, 그래도 아직 사랑했다. 서로 모순되는 감정을 그대로 둔 채 일단 거리를 만들기로 했다. 창밖으로 서울의 건물들이 뒤로 흘러갔다.‘태윤아…….’ 이름을 마음속으로 부르는 것만으로 통증이 번졌다. 이게 끝인지 아닌지조차 아직 몰랐다. 그저 지금은, 누구의 집도 누구의 품도 아닌 곳에서 생각해 보고 싶었다.◇ 병원 지하 주차장 출구가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박현석이 서 있었다. 경호팀에서 연락을 받고 직접 내려온 참이었다. 그는 멀어지는 회색 승합차의 번호와 차종을 확인하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기록했다. 서린이 차에 오르는 장면도 보았다. 억지로 끌려가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지후가 미리 병원 안쪽 동선까지 알고 움직였다는 점은 분명히 이상했다. 현석은 곧바로 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한 번 가기도 전에 연결됐다.“대표님. 윤 비서님이 한지후 부사장 차량에 탔습니다.” 전화 너머가 조용했다.“강제로 끌려간 정황은 현재까지 없습니다. 다만 비상경보 직후 이동했고, 사전에 준비된 차량으로 보입니다.” 잠깐의 침묵.‘……알겠어.’ 태윤의 목소리는 놀라울 만큼 낮았다.&lsq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63화 닫힌 병동

     지후는 중정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병동을 내려온 뒤에야 문제가 보였다. 경호팀 직원 두 명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내 이동을 막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혼자 이야기할 틈을 줄 생각도 없어 보였다. 숨이 막혔다.“저…… 잠깐 바람 좀 쐬고 싶어요.” 나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옥상정원에 올라가도 돼요?” 직원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한 사람이 인이어로 짧게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네. 동행하겠습니다.” 옥상정원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개방된 공간이었다. 정리된 화단 사이로 바람이 불고, 평일 오후라 사람도 많지 않았다. 나는 벤치에 앉아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경호팀은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주변을 살폈다. 그때 의료진처럼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남자가 화단 옆 통로에서 나타났다. 그는 내 앞을 지나가며 작은 종이 한 장을 벤치 옆에 떨어뜨렸다. 심장이 크게 뛰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종이를 주워 손바닥 안에 숨겼다. 직원들은 그 남자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았다. 종이를 펼쳤다. 익숙한 글씨였다.‘10분쯤 뒤 1층에서 비상경보가 울릴 거야.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동쪽 비상계단으로 내려와. 지하 주차장 출입구 쪽에 회색 승합차가 있어.’ 손끝이 차가워졌다. 한지후. 이건 단순히 병원 안에서 잠깐 이야기하자는 계획이 아니었다. 정말 나를 데리고 나갈 생각이다. 경보까지 이용하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머릿속에 태윤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침 현관에서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62화 병원으로 가는 아침

     다음 날 아침, 엄마를 만나러 갈 준비를 하는데 현관에 태윤이 나타났다. 밤늦게까지 자료를 본 모양인지 눈 밑에 옅은 그늘이 있었다.“오늘 세명의료원 가지.”“응.”“차 준비해 뒀어. 경호팀 두 명도 붙을 거야.” 신발을 신던 손을 멈췄다.“차는 필요 없어.”“알겠어.” 생각보다 쉽게 물러났다.“경호도.” 이번에는 태윤의 얼굴이 굳었다.“그건 아직 못 빼.” 역시. 가슴이 가라앉았다.“한지후가 올까 봐?”“한지후만이 아니야. 병원 일정이 어디서 새는지 아직 못 찾았어.”“그 위험까지 포함해서 내가 결정하고 싶다고 했잖아.”“알아.”“모르잖아.” 태윤은 반박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 쪽으로 다가오지도 않았다.“……돌아왔으면 좋겠어.” 낮은 목소리였다. 명령이 아니라 정말 부탁처럼 들렸다.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대답할 수는 없었다. 휴대전화에는 지후가 보낸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병원에서 만나면 경호팀과 거리를 둘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지후를 믿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직접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 왜 병원 일정을 알고 있었는지. 왜 내가 파일을 읽은 시점까지 알고 있었는지. 나는 현관문을 열었다.“다녀올게.” 잠깐 뒤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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