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했던 지우는 아침 수라를 보는 순간,
어쩌면 잘 지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수라에는 육해공의 음식이 고루 차려져 있었고,
그 맛 또한 훌륭했다.
다만, 자신이 밥을 먹는 모습을 궁녀들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어색하고 불편했다.
지우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수저를 들었다.
그러나 한 숟갈을 뜰 때마다 시선이 따라붙는 듯한 느낌에,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이렇게까지 지켜볼 일인가…’
속으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살짝 들었을 때였다.
“입에 맞으십니까.”
조용하지만 또렷한 목소리가 방 안의 공기를 가르듯 울렸다.
지우는 순간 수저를 멈췄다.
말을 건넨 이는 다른 궁녀들과 달리 한 걸음 뒤에 서 있던 여인이었다.
고개는 공손히 숙여져 있었지만, 시선만은 분명 지우를 향하고 있었다.
잠시 망설이던 지우는 조심스레 답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궁녀들이 너무 많은데, 한 명만 남기고 나가게 할 수는 없을까요?”
지우의 말에 여인은 숙였던 고개를 조금 들어 올려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예, 그리하겠습니다. 그리고 마마께서 저희에게 존대를 하실 필요는 없사옵니다.”
“아… 그래? 그럼 그렇게 하겠네.”
“예, 마마.”
짧은 대답을 마친 여인은 다른 궁녀들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말 한마디 없었지만, 그 눈빛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내 궁녀들 중 한 명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조용히 문밖으로 물러났다.
그 모습을 어색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지우는 문득 깨달았다.
이곳에서는
말보다 눈빛이,
설명보다 침묵이 더 강한 힘을 가진다는 것을.
“마마, 어서 수라를 마저 드시지요.”
남겨진 궁녀가 어느새 밥상 가까이 다가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저기, 그렇게까지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지 않나…?”
“마마께서 수라를 다 드실 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니 심려치 않으셔도 됩니다.”
또박또박 정돈된 말투였다.
지우와 비슷한 또래로 보였지만, 태도만큼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그래.”
지우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수저를 들었다.
그러나 음식을 입에 가져가려던 순간, 문득 손이 멈췄다.
‘확실히… 내가 살던 곳이랑은 다르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지우의 시선이 슬며시 궁녀에게 향했다.
‘근데… 나랑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아주 잠깐의 망설임.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
‘한 명쯤은… 내 편으로 만들어 두는 게 좋겠지?’
“저기… 너도 같이 먹을래?”
“마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이 수라는 마마와 폐하, 그리고 기미상궁이 아니고서는 감히 손을 댈 수 없는 것이 원칙이옵니다.”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말고, 한 입 정도는 괜찮지 않아? 배고플 텐데.”
“아니 되옵니다, 마마.”
궁녀의 대답은 짧았지만, 더 이상의 여지를 남기지 않을 만큼 단호했다.
백현은 백윤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통나무로 지어진 집 안에는 작은 횃불 몇 개와 중앙에 놓인 탁자 하나가 전부였다.사람이 오래 머무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간소한 공간이었다.“그동안 이곳에서 지낸 것이냐?”“아, 그건 아닙니다.”백윤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원래 머물던 곳은 이미 노출될 위험이 있어 흔적을 모두 없앴습니다.그래서 얼마 전 이곳으로 옮겼지요.”“흔적을…… 모두 없앴다고?”“예. 지금은 조정에서 아무리 찾아도 발견하기 어려울 겁니다.”백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그러나 백현은 그런 아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분명 웃고 있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웃음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아우의 웃음과는 너무도 달라 보였다.예전의 백윤이 웃을 때는 장난기라도 느껴졌지만, 지금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에서는 좀처럼 속내를 읽을 수 없었다.‘……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백현의 표정이 서서히 어두워졌다.“저번에도 그렇고 지금도…… 넌 여전히 내 눈에는 행복해 보이지 않는구나.”백윤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형님께서 말씀하시는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나름 잘 지내고 있습니다.”백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하고는 탁자 위의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백현은 그런 아우를 말없이 바라보았다.“그래. 너는 늘 그렇게 말했지.”“…….”“괜찮다고. 잘 지내고 있다고.”백현의 시선이 백윤의 얼굴에 머물렀다.“하지만 정말 잘 지내는 사람은 자신의 형을 만나기 위해 이런 깊은 산속까지 숨어들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백윤은 대답하지 않았다.다만 찻잔을 내려놓는 그의 손길이 조금 전보다 무거워져 있었다.“형님도 기억하시지 않습니까.”백윤의 입가에서 웃음기가 조금씩 사라졌다.“우리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춥고 배고팠던 기억뿐이었습니다.”“…….”“적어도 이제는 그럴 일 없지 않습니까?”백현의 표정이 굳어졌
백현은 사내의 말에 잠시 젊은 군사를 바라보았다.단종은 분명 그와 함께 움직이라고 했다.하지만 백윤을 만나기 위해서는 자신 혼자 가야 했다.백현이 어찌해야 할지 망설이던 순간, 젊은 군사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가도 좋다는 뜻이었다.백현은 잠시 군사를 바라보다 이내 사내에게 시선을 돌렸다.“좋소. 그럼 나 혼자 가겠소.”그 말에 사내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그럼 저를 따라오십시오.”사내는 먼저 주막을 나섰다.백현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 뒤를 따라 밖으로 향했다.끼익—두 사람이 주막을 빠져나가고 문이 닫혔다.젊은 군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자리에 앉았다.그리고 천천히 식어버린 국밥을 한술 떴다.하지만 그의 시선만큼은 잠시 전 백현이 사라진 문을 향하고 있었다.‘……이제부터가 내 일이군.’군사는 조용히 숟가락을 내려놓았다.“주모, 여기 국밥 값이오.”젊은 군사는 상 위에 국밥 값을 올려놓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백현과 사내가 주막을 나선 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였다.너무 빨리 뒤따랐다가는 자신을 경계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들킬 수 있었다.군사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주막 밖으로 나왔다.밖으로 나오자 조금 전 백현과 사내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이쪽이군.”군사는 주변을 한번 살핀 뒤 두 사람이 사라진 길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얼마쯤 걸었을 때 군사의 발걸음이 멈췄다.길 한쪽에 작은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이건…….”군사는 몸을 숙여 손가락으로 그것을 살짝 문질렀다.말린 약재를 곱게 빻은 가루였다.조금 더 앞으로 가자 똑같은 가루가 다시 눈에 띄었다.‘백현 의원…… 처음부터 내가 뒤따를 것을 알고 있었군.’그제야 군사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백현은 앞서 걷는 사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손가락 사이에 끼워 둔 약초 한 조각을 슬며시 떨어뜨렸다.툭—얼마쯤 더 걸어간 뒤, 다시 약초 한 조각을 길가에 떨어뜨리려던 순간이었다.“잠깐.”앞서 걷던 사
백현과 김종서 휘하의 젊은 군사는 말을 타고 한양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고 있었다.산길은 외길이었지만 생각보다 험하거나 좁지는 않았다.사람의 왕래가 아주 끊긴 곳은 아닌 듯 군데군데 말발굽 자국도 남아 있었다.백현은 주변을 한번 둘러본 뒤 뒤따라오는 군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큰 나무 한 그루가 나올 것이오. 그곳까지 가면 됩니다.”젊은 군사는 고개를 들어 앞쪽 산길을 바라보았다.“그곳이 백윤과 만나기로 한 장소요?”“정확히는…… 아우에게 연락을 남길 수 있는 곳입니다.”“연락을 남긴다?”백현은 잠시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예. 예전부터 우리 형제가 급한 일이 있을 때 사용하던 곳이지요.”군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소.”두 사람은 다시 말없이 말을 몰았다.다그닥— 다그닥—한적한 산길 위로 두 필의 말발굽 소리만이 길게 울려 퍼졌다.그렇게 얼마를 더 가자 작은 언덕배기 위로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모습을 드러냈다.뒤따르던 군사가 나무를 바라보며 물었다.“저 나무요?”“예. 맞습니다.”백현은 말에서 내려 고삐를 근처 나무에 단단히 묶어두고 천천히 언덕을 올랐다.언덕 위의 풍경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잔잔한 바람이 불어와 나뭇잎을 가볍게 흔들었다.백현은 한동안 커다란 나무를 바라보았다.‘이곳도 그대로구나…….’어린 시절 백윤과 함께 이곳을 뛰어다니던 기억이 잠시 머릿속을 스쳤다.이내 백현은 품에서 작은 단검을 꺼냈다.그리고 나무 아래로 몸을 숙여 땅에 짧은 칼집 몇 개를 남겼다.슥— 슥—그 모습을 지켜보던 군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다요? 쪽지 같은 것은 남기지 않아도 되는 것이오?”백현은 단검을 다시 품에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예.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저 표식을 백윤이 알아본단 말이오?”“이렇게 표식을 남긴 뒤 근처 주막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아우가 그곳으로 찾아올 겁니다.”군사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
‘자네 아우인 백윤이 수양대군과 함께 붙잡히는 과정에서 도주한 뒤 종적이 묘연하다는군.혹시 자네에게 따로 기별이 온 것은 없는가?’백현은 모화관 석실의 탁자 앞에 앉아 차를 마시며 아침에 족장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수양대군을 따르는 이상 언젠가 이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막상 하나뿐인 아우가 도망자가 되어 행방조차 알 수 없게 되자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냐, 백윤…….’백현은 씁쓸하게 느껴지는 차를 한 모금 더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석실 밖에는 마침 쿠란과 사신단 수행원들이 있었다.“쿠란, 혹시 족장께서는 어디 계십니까?”“조선의 왕과 맺을 화친 문서를 살펴보고 계시는데. 무슨 일인가?”백현은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아우를 찾고 싶습니다.”쿠란의 표정이 굳었다.“안 된다.”“쿠란…….”“백윤은 지금 수양대군의 측근으로 쫓기고 있다. 그런 자를 우리가 몰래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화친은 물론이고 수양대군과 내통한다는 오해까지 받을 수 있어.”백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쿠란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그래도 하나뿐인 아우입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데 형으로서 어찌 가만히 있겠습니까?”그때였다.“가게 둬.”두 사람이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족장?”족장이 담담한 표정으로 두 사람 뒤에 서 있었다.그는 백현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조선 몰래 찾지 않으면 될 것 아닌가.”“설마 전하께 허락을 구하시려고요?”족장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처음부터 사정을 밝히고 허락을 구한다면 괜한 의심을 살 이유도 없겠지.”쿠란은 잠시 고민하다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엄연한 이방인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화친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만은 명심하십시오.”“알고 있다.”족장은 수행원에게 시선을 돌렸다.“전하께 보낼 서신을 준비하게.”“예.”백현은 멀어지는 수행원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백윤……
-의금부-수양대군이 갇혀 있는 옥사에 어둠이 내려앉자, 내시 복장을 한 사내 하나가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다가왔다.인기척을 살핀 사내가 옥 앞에 멈춰 서서 목소리를 낮췄다.“대군마마, 접니다.”벽에 기대 눈을 감고 있던 수양대군이 천천히 눈을 떴다.그는 놀란 기색도 없이 눈앞의 사내를 바라보았다.“그래. 뭘 좀 들었느냐?”“예. 전하께서 중전마마를 비롯한 몇몇 사람을 은밀히 불러 대군마마에 관한 이야기를나누셨습니다.”수양대군의 눈빛이 미세하게 변했다.“해서?”“우선 대군마마의 처결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리고…….”사내가 잠시 주위를 살핀 뒤 목소리를 더욱 낮췄다.“백윤이라는 자를 하루빨리 잡아야 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백윤을?”“예. 대군마마께서 옥에 계시면서도 지나치게 평온하시다는 것을 김종서 대감이 수상하게여긴 듯합니다.”그 말에 수양대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김종서답군.”“그리고 전하께서도 대군마마의 처결을 마냥 미루지는 않으실 듯합니다.”“…….”이번에는 수양대군의 미소가 조금씩 사라졌다.“생각보다 시간이 많지는 않겠구나.”“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이상한 이야기?”“중전마마께서 수양대군께서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수양대군의 표정이 순간 멈췄다.“……뭐라?”“마치 대군마마께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하실지 알고 계시는 것처럼 들렸다고…….”“잠깐.”수양대군이 사내의 말을 끊었다.조금 전까지 여유롭던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방금 중전이 뭐라고 했다고 했느냐?”“아, 중전마마께서 대군마마께서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분명 그리 들었습니다.”수양대군의 눈빛이 미세하게 변했다.“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한다…….”“예. 그런데 아무래도 실수로 내뱉으신 말 같았습니다.”“실수?”“예. 사람이 무심코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고 나면 순간 아차 하지 않습니까.”사내는 잠시 당시의 모습을
늘 고요하던 왕의 서재가 오늘만큼은 평소와 달랐다.단종을 비롯해 이번 수양대군의 일을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탤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흠, 조선이라는 나라는 은밀한 공간이 제법 많은가 보오.”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거란족 족장이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말했다.단종은 그런 족장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신 뒤입을 열었다.“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단종이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았다.“다만 왕이라는 자리는 누구도 쉬이 믿을 수 없는 자리이지요.”잠시 말을 멈춘 단종이 서재 안을 둘러보았다.“그러다 보니 선대의 왕들께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을 한두 군데 마련해 두신 것입니다.”“왕이라는 자리라…….”족장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우리와 사는 방식은 달라도 높은 자리에 있는 자가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는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인가 보군.”단종은 그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아마도 그런 모양입니다.”단종의 얼굴에 번진 씁쓸한 미소를 바라보던 지우는 탁자 아래로 가만히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갑작스러운 온기에 단종이 살짝 놀란 듯 지우를 바라보았다.“전하, 너무 씁쓸해하실 필요 없습니다.”지우가 그의 손을 살며시 감싸 쥐며 미소 지었다.“그래도 이렇게 전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맞습니다, 전하.”금성대군 역시 곧바로 지우의 말에 힘을 보탰다.“저와 김종서 대감도 있고, 다른 방에 임시로 머물고 있는 저잣거리 의원 역시 전하의 편이지 않습니까.”단종은 아무 말 없이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지우에게 시선을 돌렸다.조금 전까지 남아 있던 씁쓸함이 그의 얼굴에서 서서히 사라졌다.“……그렇구려.”단종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과인이 잠시 잊고 있었던 모양이오.”그러고는 천천히 지우의 손을 마주 잡았다.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을 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