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낯선 얼굴이었다.도경진으로서는 생전 처음 보는 여인이었다.그 자리에서 정체를 들킨 여인은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서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는 그대로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도경진은 옷소매를 쥔 채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누가 시켜서 단비 행세를 하며 나를 기만한 것인지 밝히지 않겠다면, 당장 관아로 끌고 갈 것이다."그는 비록 글을 읽는 선비이나 사내였다.여인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자, 그녀는 옴짝달싹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방금 그 여인의 입에서 그 말이 튀어나왔을 때, 그는 정말 누군가 가슴을 난도질하는 것 같았다.정말 강유영이 자신더러 다른 여인과 혼인하라고 명한 줄로만 알았다.하지만 정신을 차리자마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그와 강유영은 지금 어디까지나 벗일 뿐이었다.강유영은 성정이 조용하고 사려가 깊어 남의 일에 함부로 참견할 사람이 아니었다. 하물며 그의 혼사에 끼어들어 이 여자와 혼인하라 마라 할 리가 없었다.더군다나 조사예는 어릴 적부터 강유영을 괴롭혀온 이가 아니었던가. 그런 그녀를 위해 강유영이 나설 리 없었다.그는 이 일에 뭔가 숨겨진 곡절이 있음을 단박에 알아차렸다.차라리 강유영이 진정으로 그의 혼사에 참견해 주었더라면 오히려 기뻤을지도 모른다.최소한 그녀가 그에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저, 사예 아씨께서 시키신 일입니다…."여인이 덜덜 떨며 자백했다.도경진은 조사예의 이름을 떠올리기만 해도 치를 떨며 혐오감을 드러냈다.여인은 그가 방심한 틈을 타 팔을 거칠게 뿌리치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도망쳤다.눈 깜짝할 사이에 진국공부 대문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도경진은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묵묵히 바라볼 뿐 쫓아가지 않았다.아니, 뭔가 이상했다.정말 조사예가 보낸 사람이라면, 이미 정체를 들킨 마당에 혼비백산하여 줄행랑을 칠 이유가 없었다.이것은 그 여인이 애초에 조사예의 사람이 아니라는 방증이었다.그렇다면 대체 누구의 수작이란 말인가?아마도 조연화의 짓일 것
그는 이전 몇 번처럼 밖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그때, 문득 웬 여인 하나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도 대인."여인이 그를 불러 세우며 입을 열었다."누구시오?"도경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눈앞의 여인은 청회색 무명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얼굴을 면사포로 꽁꽁 가린 채 눈만 겨우 드러내고 있었다.몸을 웅크린 채 잔뜩 몸을 웅크린 모습이 몹시 추워 보였다. 여인은 조심스럽게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저를 못 알아보시겠습니까? 저는 유영 아씨를 모시는 단비입니다."여인은 그렇게 말하며 도경진에게 허리를 숙여 예를 행했다."단비라." 도경진은 순간 멍해졌다가 다시 그녀를 눈여겨보았다. "유영이 나를 찾기라도 한 것이오?"마침 날이 이미 어두워진 터라, 멀지 않은 진국공부 대문 앞의 불빛에 의지해 보니 과연 눈매가 단비와 제법 닮아 있었다.그는 단비를 여러 번 본 적이 있었으나, 온통 정신이 강유영에게만 가 있던 터라 단비와는 거의 말을 섞어본 적도 없고 얼굴이나 겨우 아는 사이였다."그렇습니다." 단비는 고개를 숙인 채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아씨께서 대인께 전할 말씀이 있어 저를 보내셨습니다."도경진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무슨 말이오? 어서 말해보시오."그는 두 손을 비비며 물었다.추위 때문이기도 했지만, 벅차오르는 감정 탓이기도 했다.강유영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전하려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오직 그녀와 관련된 일이라면 가슴속에 일렁이는 설렘을 주체할 수 없었다."저기...."단비는 말을 꺼내기 버거운 듯 머뭇거리며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숨기지 말고 편히 말하시오."도경진이 재촉했다.강유영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었다."아씨께서 말씀하시기를, 저희 가문의 사예 아씨께서 도 대인을 향한 연정이 지극하다고 하십니다. 생김새는 그리 빼어나지 않으나 성품은 곧으시고, 혼인할 때 넉넉한 혼수까지 챙겨가실 수 있을 거라고 하셨죠. 그러니 대인과 사예 아씨야말로
조연화는 짜증이 치밀어 견딜 수 없었다.어머니는 왜 저런 소릴 꺼내는 걸까? 가뜩이나 강왕이라면 진저리가 쳤지만, 이제 와 다른 도리는 없었다. 게다가 그녀에겐 복수라는 목적이 있었다.들을수록 속만 터졌다."그것도 그렇지만, 그래도…."한씨가 말끝을 흐렸다."며칠 전, 전하와 함께 도경진을 만나고 왔습니다."조연화는 말을 끊으며 화제를 돌렸다.더 이상 강왕에게 시집가는 소리를 들었다가는 당장 사람이라도 쳐죽이고 싶을 만큼 넌더리가 났다.한씨는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떠올렸다는 듯 물었다."그 탐화랑 말이냐? 그자가 경성으로 돌아왔어?""조정에서 관직을 맡고 있습니다. 강유영과 눈이 맞아 남몰래 은밀히 만나고 있더군요." 조연화는 대충 자초지종을 털어놓고는 말을 이었다. "강왕을 시켜 도경진을 압박해 조사예와 혼인하라고 했습니다.""그 사내가 조사예를 거들떠보기나 하겠어?" 한씨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 "예전에 조사예가 별별 수단을 다 썼어도 소용없었잖니? 결국 도경진이 혼담을 깨버렸는데, 지금 강왕을 내세워 압박한다고 먹힐 리가 있겠어?""강왕도 명색이 친왕인데, 도경진 따위가 눈치를 안 볼 리가 있습니까."조연화도 지지 않고 되물었다.한씨는 딸 곁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서두르지도 않고 툭 던지듯 물었다."그럼 내 하나만 묻자. 그러고 온지가 며칠인데 도경진은 아직까지 잠잠하냐?"출가를 앞둔 딸을 보는 어미의 마음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여유가 있을 때 조금이라도 처세하는 법을 일러주고 싶었다.어머니의 질문에 조연화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생각해보면 정말 그랬다. 며칠이 지나도록 도경진 쪽은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진짜로 강왕 따위는 안중에 두지 않겠다는 뜻일까?"사실, 도경진이 아예 움직이지 않은 건 아니다." 한씨가 입을 열었다. "벌써 우리 집 대문 앞에 두세 번이나 찾아왔거든. 아마 강유영을 만나려는 속셈이겠지. 시종들이 보고했을 땐 누군가 긴가민가했는데, 네 말을 들으니 그놈이었구나 싶구나.
단비가 식사를 하라고 다그쳤다.강유영은 밥그릇을 든 채 먹는 둥 마는 둥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밤에 조원철에게 물어볼 참이었다.그라면 무슨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아씨!"한창 밥을 먹는 도중, 밖에서 청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법 급박한 목소리였다."무슨 일이라도 생겼느냐?"강유영은 즉시 숟가락을 내려놓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청란이 평소 얼마나 신중하고 무게감 있는 이인지 잘 알았다. 별일이 아니라면 안에서 기별을 넣고 들어와 아뢰었을 터, 이렇게 무작정 들이닥칠 리 없었다."손씨가 죽었습니다."말을 마친 청란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허겁지겁 뛰어 돌아왔는지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어디서? 어떻게 죽었단 말이냐?"강유영의 낯빛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손씨가 도망친 줄만 알았지, 죽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성동 쪽 도랑에서 물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청란이 대답했다. "밤에 발을 잘못 디뎌 도랑에 처박히는 바람에 변을 당한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에야 시신이 발견되어 관아에서 이미 거두어 갔다고 합니다.""거기 물이 깊으냐?"강유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깊지 않습니다." 청란이 고개를 저었다. "제가 직접 가 보았는데, 물 깊이가 고작 제 무릎 정도밖에 안 될 뿐더러 폭도 그리 넓지 않았습니다. 멀쩡한 사람이 거기서 빠져 죽을 리는 없습니다.""술에 취해 있었다더냐?"강유영은 잠시 고민하다 다시 물었다."그건 확실치 않습니다." 청란이 덧붙였다. "하지만 평소 손씨의 주량으로 보아, 완전히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마시지 않은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누군가 그를 해한 것이 아닐까?"강유영은 심각한 표정으로 나지막이 읊조렸다."저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생각합니다."청란도 고개를 끄덕였다."알았다. 너는 일단 물러가거라."강유영이 몸을 돌렸다.청란이 예를 올리며 물러나려던 찰나였다
강유영은 족히 칠 일을 기다렸다.손씨 홀아비 쪽은 아무런 이상도 없었고 더 이상 단서도 나오지 않았다.삼 일 전, 손씨는 아침을 사러 나갔다가 하루종일 종적을 감추었다.나중에 돌아온 이후로는 두문불출했다.그녀는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 방 안에서 손난로를 품에 안은 채, 서성이며 생각에 잠겼다.이 일을 깊게 파헤칠 다른 방도를 구해야 했다.그녀는 이 일만큼은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었다.전당포에서 한씨가 빼돌린 은자의 행방뿐 아니라, 어쩌면 그녀의 출생과도 얽혀 있을지 모른다.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상을 캐내야 했다.“아씨, 청란이 왔습니다.”단비가 들어와 고했다.“내가 나가 보마.”강유영은 성큼성큼 문밖을 나섰다.“아씨, 이것 좀 걸치셔요.”단비는 허겁지겁 망토를 들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어찌 되었느냐? 손씨는 돌아왔고?”강유영은 청란을 보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청란은 그런 그녀에게 공손히 예를 행했다.“예는 되었으니 어서 말해 보거라.”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초조한 눈빛으로 청란을 바라보았다.“송구합니다, 아씨.”청란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부끄러운 기색을 내비쳤다.“지난 이틀 동안 밤마다 손씨의 집에 불이 꺼져 있기에 창호지 위로 어른거리는 그림자만 보고 내내 방 에 처박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오늘에야 그 그림자가 늘 같은 자리에 멈춰 있다는 걸 눈치채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는데....”“그래서?”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답을 재촉했다.“방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청란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침상은 싸늘히 식어 있었고 아궁이도 차가웠습니다. 술을 마시던 그릇은 탁자 위에 엎어져 있었는데 바닥에 먼지가 내려앉았더군요. 저희가 감시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아침을 사러 나간 틈을 타 도망친 모양입니다.”그 말을 들은 강유영은 인상을 찌푸렸다.“도망쳤다니?”손씨는 무척이나 평범해 보이는 인물이었는데 겉보기와는 많이 다른 모양이었다.청란 일행은 허투루 움직이는 자들이 아니라 미행을 들키는 법
강왕은 그를 힐끗 살피더니 옆으로 몇 걸음 옮겨 조연화에게 바짝 다가붙었다.조연화는 차마 몸을 피하지 못하고, 치밀어 오르는 혐오감을 억누르며 그와 나란히 섰다."도 대인, 제 동생이 전해달라 부탁한 말이 있습니다."조연화는 도경진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조 소저의 어느 동생분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도경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낯빛이 붉게 달아올랐다.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강유영이었다.행여 유영이 자신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생겼단 걸까?하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다.아니, 그럴 리 없다. 강유영에게 용건이 있다 한들 조연화에게 말을 전하라 부탁할 리 만무했다.조연화는 어릴 적부터 강유영을 헐뜯고 괴롭혀왔다. 훗날 그가 강유영과 혼담이 오갈 때조차 조연화의 핍박은 번번이 이어졌다.생각이 이에 미치자 그는 돌연 경계심이 일었다.조연화가 대체 무슨 꿍꿍이로 걸음을 했으며, 행여 유영에게 해를 끼치려는 수작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당연히 도 대인과 한때 혼약이 오갔던 넷째이지요. 대인께서는 대체 누구라 생각하신 겝니까."조연화가 소리 내어 웃었다.도경진은 시선을 내리깐 채 입을 다물었다.조연화는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음은 명백했다. 그는 조사예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었다."우리 넷째는 우직하고 믿음직한 데다 정이 깊습니다. 대인을 향한 그 애의 마음은 대인께서도 잘 아시겠지요. 저와 전하께서 중매를 서볼까 하는데, 대인의 뜻은 어떠하십니까."조연화는 속내를 터놓는 척 가장하며 목소리를 낮췄다."아시다시피 저와 전하는 곧 한 식구가 됩니다. 대인께서 우리 넷째를 아내로 맞이하신다면, 훗날 관직에 오르셨을 때 저와 전하께서 큰 힘은 못 되어도 어느 정도 보탬은 되지 않겠습니까."그녀는 말을 맺으며 강왕의 팔을 살짝 건드렸다."그렇고 말고."강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그는 조연화가 무슨 말을 하든 무조건 수락할 기세였다.도경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단칼에 거절하려 했다.그가 권력에 빌붙는 성정이 아님은 둘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꾸나.”한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강유영은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머리털이 곤두서고 정신은 아찔해져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오직 문이 열리면 둘 다 끝장이라는 생각만 맴돌 뿐이었다. 온몸은 얼어붙은 듯, 꼼짝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손을 뻗어 조원철의 어깨를 밀었다.그녀는 안간힘을 쓴 것이었지만, 조원철에게는 그저 간지러울 정도였다.투명한 두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히고 길게 말린 속눈썹에는 눈물방울이 맺혀 처연하기 그지없었다. 축 처진
초여름의 이른 아침.경성 진국공부의 사당 주변은 아침부터 자옥한 안개로 휩싸였다.조용한 사당 안에서는 승려가 경을 읊는 소리가 이따금씩 흘러나오고, 정원 내 청동로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사당을 지키는 시녀와 하인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강유영은 치맛자락을 들고서 처마 길을 따라 뒤뜰을 나오고 있었다. 온몸에 퍼진 근육통 때문에 걸음걸이가 다소 어색했다.좌측 쪽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커다란 손이 뻗어 나와 가늘고 여린 그녀의 허리를 가로챘다. 상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녀를 끌고 뒤뜰에
강유영은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돌아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다리가 바닥에 꽁꽁 얼어붙은 듯, 움직여지지 않았다.“들어오거라.”조원철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명령했다.강유영은 누가 보기라도 할까 두려워,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내실로 들어갔다.“언제 오셨나요?”잠깐 오씨 어멈의 저녁을 챙기러 나갔다 온 사이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지금쯤이면 밖에서 왕 소저와 저녁 식사를 해야 하지 않나?’조원철이 다가오더니 문을 닫았다.강유영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서서 그와 거리를 벌리고 고개를
“기특하기도 하지. 어서 이리 와서 앉으렴.”한씨는 웃으며 강유영을 향해 손짓하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밖에서 강유영에게 잘해주는 것은 인자한 진국공 부인의 명성을 위해서였다.강유영은 약상자를 장 의원에게 건네고는 고분고분 그쪽으로 다가갔다.장 의원은 그녀와 시선을 교환하고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유영의 처지를 잘 알기에,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았다. 장 의원은 손을 뻗어 한씨의 손목에 대고 진맥을 시작했다.한씨의 옆에 앉은 강유영은 불안하게 병풍 뒤쪽을 힐끔거렸다.조원철은 탁자 앞에 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