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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1 화

Penulis: 닥훈
모두가 숨죽인 채 기다리고 있었고 연승우가 카운트다운을 마치자, 다 죽어가던 어린 남자아이가 갑자기 반쯤 일어나 앉아 입을 벌리고 짙은 가래를 뱉어냈다.

“으아아앙!”

남자아이의 우렁차고 힘찬 울음소리가 수술실에서 오랫동안 메아리쳤다.

남자아이가 기적처럼 깨어나자, 무균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감동이 벅차올랐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한달음에 달려가 남자아이를 껴안고 흐느끼며 울었다.

“아들, 괜찮아? 너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유한민도 감격스러운 나머지 목이 메었다. 그는 연승우의 손을 붙잡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당신은 우리 가문의 은인입니다. 유씨 가문은 당신에게 목숨을 빚졌습니다! 어떻게 사례를 해야 할까요? 뭐든 편하게 말씀하세요.”

연승우는 손을 빼며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휴, 그럴 필요 없어요.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걸요.”

유한민은 황급히 명함을 꺼내, 연승우에게 건넸다.

“구세주 님, 이건 제 명함입니다. 앞으로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뭐가 됐든 편하게 말하세요.”

연승우가 명함을 받자, 유한민은 다시 윤 교수를 바라보며 농담조로 말했다.

“저기 윤 교수, 교수라는 타이틀을 이분께 드리는 게 낫겠어요. 이분이야말로 교수님으로 불려 마땅한 것 같은데요?”

윤 교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청장님 말씀이 옳습니다. 저는 교수라 불리기에 아직 부족한 실력이네요. 의술에 이렇게 뛰어난 조예가 있으신 이 청년은 어느 명의를 스승으로 모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연승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단지 몇 권의 의학서적을 본 것뿐이고 스스로 의술을 익혔을 뿐이니 의술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럴 리가!’

윤 교수는 속으로 연승우의 말을 믿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할게요. 조금 전과 같은 상황이라면, 저의 은사인 ‘의신님’ 께서 오신다고 해도 만회할 능력이 안 됐을 겁니다. 혹시 이런 치료법을 어떻게 구상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별거 없어요. 금봉디톡신의 원재료는 거의 다 산성을 띤 약물입니다. 대성인의 체질은 산성을 띠므로 산성 약물까지 복용하면 체내에 산성이 과다한 상황을 유발할 수 있겠죠. 담배에는 알칼리성을 띠는 다량의 니코틴이 함유되어 있지 않습니까? 어린 남자아이에게 간접흡연을 하게 하고 담뱃재를 삼키게 하는 방법으로 체내에 과량으로 생성된 산성 물질을 중화시켜 해독하는 효과까지 보게 된 거죠. 외국인의 체질은 원래 알칼리성을 띠기 때문에 이 금봉디톡신이 해외 임상시험에서 보여준 효과는 완벽 그 이상이었던 것입니다.”

연승우는 단 한마디로 사람들의 의혹을 풀어주었다. 윤 교수는 힘껏 자기 이마를 짚었다.

“어이, 저는 노망이 들었나 봅니다. 이렇게 간단한 병리를 생각지도 못했네요. 덕분에 의료사고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제 명함입니다. 앞으로 제가 도울 일이 있다면 주저 말고 연락해 주세요.”

“그럴게요.”

연승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남자아이를 껴안고 연승우에게 무릎을 꿇었다.

“은인이십니다! 저희 모자의 큰절을 받으세요...”

연승우는 급히 두 사람을 부축했다.

이때, 유한민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오늘 밤 킹 호텔에서 술 한잔을 대접할 기회를 주세요. 이 기회를 빌어 제가 거물급 인사 한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연승우가 막 거절하려던 찰나, 주가인이 그를 대신하여 승낙하였다.

“유 청장님 감사합니다. 시간 맞춰 킹 호텔로 찾아뵙겠습니다.”

연승우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갈지 말지를 왜 당신이 결정해?’

그제야 주가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가인은 이미 온몸이 식은땀에 흥건히 젖어 있었다. 그녀는 방금 지옥문 앞까지 갔다 온 기분이었다. 위급 상황이 뜻밖에 나타난 낯선 사람의 도움을 받아 쉽게 해결될 줄이라고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윤 교수님, 임상시험 대상자의 후속 치료와 재활 등은 계속 맡아 주시고 고생해 주세요. 조금전에 이분이 주신 조언에 따라 연구팀은 금봉디톡신을 개선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이어서 주가인은 연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봐요, 이 자리에 있는 분들과 통성명만 마치고 제 사무실로 찾아오세요.”

...

“자, 받아요!”

연승우가 사무실로 찾아오자, 주가인은 연승우에 차 키 하나 건네주며 말했다.

“축하합니다.”

“잠시만요, 저는...”

연승우는 ‘진북왕’ 의 신분을 밝히려다가 고민 끝에 말끝을 흐렸다. 이제 모두가 주가인이 진북왕의 대리인인 것을 알고 있으니, 분명 많은 세력이 주성 그룹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연승우는 진북왕의 신분을 스스로 밝히는 것은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에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해의 진범들을 추적하는 일에도 백해무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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