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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Author: 달빛
이런 졸렬한 수법을 쓰는 여자를 보니 순간 승오가 생각났다.

권아 같은 여자한테 홀린 것만 봐도 참 썩어빠진 배추나 다름없다.

하지만 건빈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건빈은 깨끗한 기운을 풍겼다.

그는 밤낮으로 유흥에 빠져 있지 않고, 술을 좋아하지도 않으며, 술집 같은 곳에 가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이런 남자는 솔직히 말해서 세상에서 찾아보기 드물다.

하지만 이런 여자가 접근한다고 홀려버리면 얼마나 비참할까?

“그 잘생긴 오빠, 그쪽 남친 아니지? 내가 볼 때 두 사람 그냥 친구 사이 같던데.”

하니는 깜짝 놀랐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그쪽이 그 오빠를 바라보는 눈빛에 전혀 소유욕이 없었거든. 하지만 그 잘생긴 오빠는 그쪽 꽤 좋아하는 것 같던데. 그런 남자가 어떤 여자를 못 만나겠어?”

“그런데 그쪽 같은 여자를 곁에 둔다는 건, 관심이 있거나 갖고 놀려는 거겠지.”

하니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순간 뇌가 멈춰버렸고, 무언가 막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한 번 생각해 보는 게 어때? 나한테 그 오빠 양보해. 딱 하룻밤이면 되거든.”

화장을 짙게 한 여자의 얼굴을 마주하자, 방금 먹었던 꼬치가 속에서 요동을 치며 속이 메스꺼워났다.

하니는 차가운 얼굴로 성크성큼 여자 앞에 다가갔다.

“꺼지라는 걸 말로 해야 알아듣겠어요?”

여자는 화가 치밀었다.

자기보다 훨씬 왜소해 보이는 여자가, 자기한테 함부로 말하는 게 퍽 자존심이 상했다.

“내가 그쪽 체면 살려주느라 이런 말까지 하는 거야. 안 그랬으면 바로 빼앗았을 거라고! 내가 손 쓰면 네가 그 남자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

하니는 냉소를 지으며 상대의 뺨을 때렸다.

“꺼져.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내가 그 사람 여자 친구든, 그 사람이 내 남자 친구든, 중요한 건 여긴 내 방이라는 거야. 당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지금 당장 경찰 불러 그쪽 잡아가게 할 수 있는데. 벌금 내기 싫지?”

“혹시 작은 카드 비슷한 거 가지고 있지 않나? 그럼 벌금만으로 끝나지 않을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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