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엘쉬온으로 가던 도중,문득 궁금해진 애드가 아이테르에게 물었다. “근데 성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어?” 아이테르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아니? 몰래 들어갈 건데.” “……” 그의 대답에 애드는 경악했다. “몰래 들어가다 잡히면 죽는다고 들었는데?!” “합법적인 방법도 있긴 해.” “뭔데?” 아이테르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나만 믿으셔.” 아이테르가 당당할수록 애드는 점점 더 불안해졌다.잠시 후. 세 사람은 엘쉬온 수도 루엘에 도착했다. 아이테르는 메티스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메티스! 상자 하나 만들어 줘.” “무슨 상자?” “애드 들어갈 만한 크기.” “응! 해 볼게!” 메티스가 손을 모으자 푸른 마력이 모여들며 커다란 종이상자 하나가 나타났다. 애드는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이게 왜 필요해?” 아이테르는 상자를 툭툭 두드렸다. “들어가.” “뭐?” “일단 들어가.” 애드는 불안한 얼굴로 상자 안에 쭈뼛쭈뼛 들어갔다. 아이테르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메티스, 상자에 글씨 적어.” 메티스는 펜을 꺼내 상자 겉면에 큼지막하게 글씨를 적었다. [키워 주세요.] “…………” 그 문구를 본 애드가 버럭 소리쳤다. “내가 고양이냐!!!!!” “쉿.” 아이테르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댔다. “조용히 해.” 아이테르는 애드가 들어 있는 상자를 성문 근처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잘 들어, 애드.” “누가 지나가면 최대한 슬픈 눈으로 쳐다봐.” “…진짜 그걸로 되는 거야?” “된다니까.” 아이테르와 메티스는 멀찍이 숨어 애드를 지켜봤다. 잠시 후, 한 남자가 성문 앞으로 걸어왔다. “어? 뭐야. 버려진 건가?” 귀족 차림의 남자는 애드가 들어있는 상자를 조심스레 열었다. 애드는 아이테르의 말대로 최대한 처량한 눈빛으로 남자를 올려다봤다. 남자는 순간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홀린 듯 애드를 번쩍 안아 들었다. “아이고, 이런
"이제 슬슬 시작해볼까."수평선을 바라보던 아이테르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서늘한 바람이 그의 손끝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기류가 소용돌이치며 회오리를 만들더니, 곧 그의 손안에 활과 화살 한 자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광경을 본 애드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 “아빠랑 같은 무기 쓰네?” 애드의 말에 아이테르가 피식 웃었다. “아, 네 아버지가 헬리오스라고 했었지.” 아이테르는 활시위를 천천히 당겼다. 조금 전까지 세 시간이나 훌쩍이던 남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눈빛이 날카롭게 가라앉았다. “잘 봐라! 나의 활 실력을.” 퉁-! 화살이 수평선 너머를 향해 쏘아졌다. 그리고. 촤르르르르륵-!!!! 거대한 굉음과 함께 바다가 양옆으로 갈라졌다. 바다의 물벽이 좌우로 밀려나며 한가운데 길이 열렸다.잠시후 첨벙-!! 갈라졌던 바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졌다. “어…?” 애드는 넋이 나간 얼굴로 방금 전까지 갈라져 있던 바다를 바라봤다. 아이테르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헬리오스와 나는 신계 활 실력 1위, 2위를 다투던 라이벌이었거든.” “진짜…?!” “그래!” 아이테르는 애드의 머리를 툭 쓰다듬으며 웃었다. “그 자식, 내가 대회에서 1등 한 뒤 갑자기 사라졌길래.” “나한테 져서 도망간 줄 알았더니 인간계에서 아버지 노릇 하고 있었던 거였네?” 그 말에 애드의 가슴 한쪽이 먹먹해졌다. 아이테르는 잠시 애드의 표정을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깊게는 안 물을게.” “네가 나한테 수련을 부탁했다는 건…” 그의 목소리가 살짝 낮아졌다. “…헬리오스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겠지.” 애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침묵이 흐르며, 파도 소리만 주변에서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리고 아이테르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 “좋아.” “네가 기본적으로 싸울 수 있게 될 때까진 내가 도와줄게.” “정말?!” 애드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훈훈한 분위기가 흐르던 그 순간.
다음 날 아침.엘쉬온 근처 해변에는 잔잔한 파도 소리가 퍼지고 있었다.메티스는 아침부터 신난 얼굴로 편지를 팔랑팔랑 흔들며 애드에게 달려왔다.“애드! 아이테르한테 답장 왔어!”애드는 눈을 반짝이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진짜? 언제 온대?”메티스는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안 온대.”“……왜?”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애드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메티스는 그런 애드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머쓱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전서에… ‘헬리오스님의 아들을 맡고 있으니 너도 와서 도와라.’ 라고 썼거든.”잠시 정적이 흐르고,애드는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거 거의 납치 협박문 공범 모집 아니야?”“에이~ 설마.”메티스는 아무 생각 없는 얼굴로 웃었다.애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아니야 메티스.”“이번엔 내가 말하는 대로 그대로 써 줘.”“어? 알겠어~”메티스는 곧바로 물결처럼 푸른 마력을 피워 올리더니 허공에서 종이 한 장을 소환했다.애드는 진지한 얼굴로 천천히 내용을 불러 주기 시작했다.“아이테르. 나는 헬리오스의 아들을 돕고 싶어.”메티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받아 적었다.“아이테르… 내가 헬리오스 아들을 데리고 있어…”“……?”애드는 뭔가 미묘하게 이상했지만 일단 참고 계속 말했다.“나는 무력에 재능이 없으니, 네가 와서 도와주길 바란다.”메티스는 또 열심히 적었다.“…나는 못 싸워. 네가 와서 싸워.”애드는 결국 말을 잃고 시선을 아래에 두다 아주 천천히 메티스를 바라봤다.“메티스.”“응?”“마음대로 이상한 의역하지 마.”메티스는 억울하다는 듯 입술을 삐죽였다.“문학적 감각인데…”“그 감각 버려.”“응…”시무룩해진 메티스 옆에서 애드는 결국 직접 편지를 수정하기 시작했다.잠시 후.완성된 전서는 다시 푸른 빛에 휩싸인 채 하늘 저편으로 날아갔다.메티스는 애드에게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번 답장은 내일쯤 올
메티스는 애드에게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혹시 헬리오스님도 같이 온 거야?”애드는 메티스의 말을 듣고 시선을 아래로 떨군 채 조용히 말했다.“…아빠는 돌아가셨어.”메티스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어…?”“정체 모를 남자에게 죽었다고 들었어.”“그리고 난… 에리스에게 공격받아 여기까지 떨어졌고.”“…에리스?”메티스는 조용히 그 이름을 되뇌었다.“혹시 알아?”“…에레보스의 장녀라는 것 정도만.”“에레보스는 누구야?”“어둠의 신.”애드는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생각했다.정체 모를 그 남자의 이름이, 에레보스일지도 모른다는 것을.애드는 급히 메티스를 바라봤다.“혹시… 그들이 어디 있는지 알아?”하지만 메티스는 미안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미안.”“난 바다 밖으로는 잘 나가지 못해서 잘 몰라…”“다만 아이테르라는 친구가 있어.”“여기저기 떠돌아다녀서 소식에는 엄청 밝거든.”애드의 눈빛에 다시 희망이 스쳤다.“…그럼 소개해 줄 수 있어?”그의 목소리에는 절실함이 묻어 있었다.“제발… 나를 도와줘.”“에레보스와 에리스를 찾아서… 복수할 수 있게.”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애드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지만, 억지로 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이모… 이게 무슨 상황이야?”“설마… 그놈이 또 습격한 거야?”애드는 비틀거리며 로테에게 다가가려 했다.그 순간.에리스가 검은 창끝으로 애드의 목을 겨눴다.“아니.” 에리스는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죽였어.”“……뭐?”애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거짓말하지 마!”“이모가 왜 엄마를 죽여?”“엄마 안 죽었잖아… 또 둘이서 장난치는 거지?”쉬이익-!!!!에리스의 창이 거칠게 궤적을 그리며 애드의 발밑을 후려쳤다.쾅-!!!!!엄청난 충격과 함께 주변 흙이 폭발하듯 터져 올랐고, 바닥이 갈라졌다.애드는 비명을 삼킨 채 뒤로 넘어졌다.“이… 이모…?”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였다.하지만 에리스는 이를 악문 채 소리쳤다.“이모라고 부르지 마!!!”애드는 처음 듣는 에리스의 목소리에 몸을 떨었다.날카롭고.차갑고.그리고 낯설었다.에리스는 감정을 억지로 지워 낸 얼굴로 말을 이었다.“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너도.”“네 부모도.”“아… 어…?”애드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에리스는 검은 창을 다시 고쳐 쥐었다.“착각하지 마.”“나는 불화의 여신이다.”“잠시 인간 흉내를 내며 놀아 줬을 뿐.”“네 엄마의 친구도, 너의 이모도 아니야.”쾅-!!!!검은 창이 다시 애드를 향해 휘둘러졌다.애드는 본능적으로 몸을 굴려 가까스로 공격을 피했다.생각할 틈도 없었다.애드는 그대로 몸을 돌려 앞으로 달렸다.엄마의 죽음도.배신도.슬픔도.모든 감정이 뒤로 밀려났다.지금은 살아야 했다.“헉… 헉…!”애드의 바로 뒤에서 에리스의 발소리가 들려왔다.빠르고.정확하고.그리고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도망칠 수 없다는 공포가 애드의 목을 조여 왔다.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침을 맞았지만, 애드의 세계만은 여전히 멈춰 있었다.세 사람은 절벽 끝에 버려진 낡은 오두막을 거처 삼아 잠시 몸을 숨기고 있었다.애드는 헬리오스가 죽기 하루 전 자신에게 선물해 준 목걸이를 내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태양의 신이라더니… 신은 원래 강한 거 아니었어…?”애드의 입에서 작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그 순간.조용히 버섯을 손질하던 에리스가 애드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쳤다.퍽-!“아야악!!!”“나이도 어린 게 무슨 늙은이처럼 한숨만 쉬고 있어.”에리스는 시큰둥한 얼굴로 버섯을 다시 다듬기 시작했다.“당장 나가서 좀 놀다 와.”애드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귀찮아… 여긴 아무것도 없잖아.”그때, 옆에서 버섯 하나를 슬쩍 집어 먹던 로테가 입을 열었다.“절벽 아래 돌아가는 길에 바닷가 있더라. 가서 모래놀이라도 하고 와.”버섯을 우물거리며 말하는 로테를 본 에리스의 눈썹이 꿈틀했다.“야. 손 치워.”에리스는 버섯을 집으려는 로테의 손을 냅다 후려쳤다.찰싹-!“아 왜!”“나는 다듬고 있는데 왜 넌 계속 주워 먹냐? 얄밉게.”로테는 에리스의 심술에 볼을 부풀렸다.“먹을 수도 있지. 가족끼리 치사하게.”“버섯 도둑이 말이 많아.”“말 너무 심하게 한다?”“너는 버섯 입장에서 학살자야.”“버섯계의 집착녀.”“오버 좀 하지 마.”“오버 아니다.”둘이 또 티격태격하기 시작하자, 애드는 질렸다는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그냥 놀러 갔다 올게.”끼익-문이 닫히고 애드가 오두막 밖으로 나가자, 로테는 조용히 다듬어진 버섯들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애드가 이제 복수니 뭐니 말 안 해서 다행이야…”그녀는 버섯 하나를 손끝으로 굴리며 작게 중얼거렸다.“루카… 아니, 헬리오스도 이 버섯 좋아했는데…”에리스는 코웃음을 쳤다.“그건 네 착각이야. 누가 버섯을 몇 년째 먹는 걸 좋아하냐.”“버섯이 뭐 어때서?”“너는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