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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作者: 석류좋아
심소윤은 순간 충격을 받고 심하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심소윤은 자기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네가 왜 그 목걸이를 하고 있는 거야?”

심하나는 당황하며 본능적으로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이거? 이 목걸이는 형부가 선물로 준 건데... 왜 그래?”

심하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말했으나 심소윤은 그 말이 귀에 심하게 거슬렸다.

박승현이 그녀에게 선물로 준 것이라니.

“승현 씨, 이 목걸이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 물건인지 승현 씨는 알잖아.”

심소윤은 고개를 돌려 박승현을 바라보며 힘겹게 목소리를 쥐어 짜냈다.

“이 목걸이는 내가 수감되기 전에 직접 승현 씨한테 맡긴 거잖아.”

심소윤은 그 목걸이가 굉장히 값비싼 물건이라는 걸 알았기에 혹시라도 감옥에 하고 들어갔다가는 빼앗기기라도 할까 봐 걱정돼서 박승현에게 잘 보관해달라고 신신당부했었다.

그런데 박승현이 그것을 심하나에게 멋대로 줘버린 것이다.

박승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무심하게 목걸이를 힐끗 보더니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고작 목걸이일 뿐이야. 소윤아, 너 예전에는 이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니었잖아.”

‘고작 목걸이일 뿐이라고?’

심소윤은 그에게 완전히 실망했다.

박승현은 그것이 할머니의 유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폭설이 쏟아지던 어느 해 겨울, 목걸이 줄이 느슨해지는 바람에 목걸이가 눈밭에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심소윤은 밤새 눈밭에서 목걸이를 찾았고 그 탓에 손이 얼어 피부가 갈라지며 피가 흘러나와 눈밭이 붉게 물들었었다.

박승현은 분명히 그 모습을 보았었다.

그러나 지금 박승현은 고작 목걸이일 뿐이라고 했다.

심소윤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할머니께서 내게 남겨준 유일한 물건이야.”

“그래?”

심하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언니, 솔직히 말할게. 언니는 심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고 할머니도 내 할머니야. 나도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가 있고 할머니의 유품이 보고 싶을 때가 있어.”

심하나가 웃으며 말했다.

“너는 할머니 유산을 다 물려받았잖아.”

심소윤은 심하나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 목걸이는 할머니가 직접 내게 주신 거야.”

당시 할머니는 심소윤에게 그 펜던트를 건네주면서 비록 심소윤이 심씨 가문의 친자식은 아니어도 친자식과 다름없다며 펜던트뿐만 아니라 유산까지 전부 심소윤에게 물려줄 거라고 했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심하나가 유산을 전부 빼앗아 갔다.

당시 박승현은 심소윤을 설득했고 심소윤은 결국 목걸이만 챙겨서 떠났다.

그런데 심하나는 오히려 적반하장 했다.

“소윤아, 오늘은 그냥 넘어가. 목걸이는 내가 다시 사줄게.”

박승현은 미간을 더 심하게 찌푸리며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는 네 동생이잖아. 따지고 보면 너희 할머니는 하나 할머니야. 그리고 겨우 목걸이 하나일 뿐이잖아. 굳이 속 좁은 사람처럼 굴어야겠어?”

‘내가 속 좁은 사람처럼 군다고.’

심소윤은 심장에 구멍이 하나 생기고 그 구멍으로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나는 내 물건을 돌려받고 싶은 것뿐이야. 그런데 내가 속 좁은 사람처럼 군다고 한 거야?”

심소윤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치솟는 분노 때문에 몸까지 파르르 떨렸다.

“엄마, 엄마 또 질투심 때문에 그러죠?”

박유민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안 좋은 거예요. 엄마는 왜 늘 하나 이모한테만 시비를 거는 거예요?”

심소윤은 박유민에게 항상 엄격했는데 심하나는 늘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재밌게 놀아주었다.

그리고 심하나는 박유민에게 자유를 좇아야 한다고 했다.

심소윤은 늘 심하나에게 불만이 많았다. 혹시라도 심하나가 박유민을 데리고 자유를 좇으러 가면 심소윤은 불같이 화를 냈다.

그건 심소윤이 심하나를 질투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유민은 자유를 좇는 것이 왜 잘못인지를 알 수 없었다.

“엄마, 아빠랑 저도 알아요. 엄마는 출소 후에 장애를 가지게 돼서 자괴감이 크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 이모에게 화풀이를 하면 안 돼요.”

박유민은 또박또박 말했다.

“진짜 무서운 건 몸의 장애가 아니라 정신적인 장애예요. 엄마, 편견을 버리고 하나 이모처럼 착하고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요!”

박유민의 앳된 목소리가 칼이 되어 심소윤의 마음을 난도질했다.

박유민이 심하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심소윤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이 꼴로 만든 장본인인 박유민이 고결한 척하며 자신을 질타하는 것을 보니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동안 심소윤은 박유민과 박승현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그녀의 모든 노력은 심하나의 미소 한 번보다 못했다.

“왜 그렇게 심각하게 굴어?”

심하나가 갑자기 목소리를 냈다. 그녀는 심소윤의 표정을 보면서 크게 웃으며 말했다.

“장난이었어. 역시 여자들은 너무 예민하다니까.”

심하나는 목걸이를 빼면서 말했다.

“이러다가 언니가 또 나랑 오빠 사이를 오해하겠네. 솔직히 말해서 만약 우리 둘 사이에 뭔가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관계가 달라졌을 거야.”

박승현의 표정이 티 나지 않게 살짝 달라졌다.

심소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목걸이를 빤히 바라보았다.

심소윤이 손을 뻗어 목걸이를 받으려는 순간, 심하나가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놓았고 그렇게 목걸이는 심하나의 손에서 추락했다.

딸깍.

심소윤은 목걸이를 받지 못했고 그렇게 목걸이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졌다.

심소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몸을 덜덜 떨었다. 그녀는 목발을 짚을 겨를도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목걸이를 주우려고 했다.

그런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두 다리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심소윤은 미간을 찌푸린 채 몸의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졌다.

심하나는 자연스럽게 옆에 쭈그려 앉더니 심소윤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하나야!”

“하나 이모!”

걱정이 담긴 목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박승현과 박유민은 긴장한 얼굴로 심하나에게 다가갔다.

심소윤을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박승현은 차가운 얼굴로 심하나를 부축해서 일으키며 거만하게 말했다.

“소윤아, 하나가 목걸이를 돌려줬잖아. 그런데 왜 하나를 밀친 거야? 너 정말 사람이 왜 이렇게 경우가 없어?”

심소윤은 그의 말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덜덜 떨면서 깨진 목걸이를 주웠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맞출 수가 없었다.

할머니가 남겨주신 마지막 유품이 그렇게 망가지고 말았다.

박승현은 고개를 숙이고 산산이 조각난 목걸이 파편을 맞추는 심소윤을 바라보았다. 파편 때문에 심소윤의 손이 피로 빨갛게 물들였다. 마치 그해 겨울 눈밭에서 목걸이를 찾았을 때처럼 말이다.

그 광경에 박승현은 조금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안타까운 눈빛으로 심소윤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윤아, 하나한테 사과해. 그러면 그냥 넘어갈게.”

‘사과하라고?’

심소윤은 고개를 숙인 채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분명히 입은 웃고 있는데 이상하게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사과해야 할 사람이 정녕 그녀란 말인가?

지난 7년 간의 결혼생활에서 심하나는 늘 오늘처럼 손쉽게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을 빚어냈다.

그리고 박승현은 늘 지금처럼 심하나의 편을 들었다.

아무래도 심하나는 박승현이 자기 몸까지 바쳐가면서 지키려고 한 사람이니 말이다.

심소윤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박승현의 진심을 원하는 멍청한 자신을 비웃었다.

이런 결과는 예상했었다. 심소윤은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답답함과 몸이 찢기는 듯한 괴로움을 느꼈다.

통증이 조금 가시니 남은 건 피곤함뿐이었다.

“미안.”

심소윤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실수했어.”

박승현은 아주 잠깐이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함을 느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실수했다는 걸 알면 됐어.”

박승현은 심소윤을 부축해 일으킨 뒤 그녀의 귓가에 대고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는 네 동생이잖아. 괴롭히지 마. 그동안 하나도 힘들었을 거야.”

박승현이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어차피 너희 둘은 가족이잖아. 목걸이 따위가 뭐라고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내가 다음에 비서한테 경매장 가서 똑같은 거 하나 사 오라고 할게.”

“내가 실수했어.”

심소윤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시선을 들어 박승현을 바라보더니 그를 밀어냈다. 싸늘한 그녀의 눈빛에 박승현은 순간 흠칫했다.

“내가 정말 큰 실수를 했어.”

심소윤이 말했다.

“감동을 사랑이라고 여기고, 가짜를 진짜라고 생각한 거. 승현 씨랑 결혼한 거, 박씨 가문에 시집온 거. 그 모든 게 다 실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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